소설리스트

레이드 만물상점-37화 (37/167)

<-- 37화 : 기적의 화장품-01 -->

바야흐로 여름의 시작인 6월 중순이었다.

대학들은 이맘때쯤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유경 패밀리가 모두 모인 건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혜주 패밀리에 더 가까웠다.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은 천성적으로 활달한 혜주였기 때문이었다.

멤버는 유경과 혜주를 포함해서 모두 5명이었다.

당시엔 홍대보다 신촌이 젊은 사람들에게 더 각광을 받던 때였다.

그녀들은 신촌에서 만나 밥도 먹고 카페에 들어가 차도 마셨다.

원래 보통은 저녁 때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룸을 밀려서 춤을 추곤 했지만, 오늘은 저녁에 친구 중 한 명인 유나에게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오늘 나 어떤 것 같아?”

“흐음. 어디 보자……. 화장이 약한 거 아냐?”

“그, 그런가?”

“해준 선배라면 나도 조금 아는데, 그 선배 은근히 화려한 거 좋아해.”

“진짜? 난 보수적인 성격인 줄 알았는데.”

“참 나.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다 조신하고 수수한 거 좋아하는 줄 알아? 그렇다면 세상에 변태가 어디 있게?”

“야, 강혜주! 너 말이 좀 이상하다? 지금 선배님이 변태라는 소리야, 뭐야?”

“말이 그렇다는 거야. 아무튼, 오늘 데이트에 성공하려면 화장을 조금 화려하게 고쳐야 될 걸?”

“끙! 그런 건 너희들에게나 어울리지.”

유나는 울상을 지었다.

섹시한 것과는 거리가 너무 먼 유나였다.

숍에서 관리를 받고 온 게 지금 이 수준이었던 것이다.

패밀리 중에서 가장 미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단연 유경이었다. 그 다음이 혜주라면 유나는 꼴찌나 마찬가지였다. 조금 귀여운 외모에 키가 작은 편이었다. 몸매도 그렇다. 유경처럼 육감적인 몸매가 아니어서 섹시한 콘셉트를 하려고 들었다간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에 반해 해준은 K대학교 경영학과 킹카였다.

그래서 유나는 더 걱정이었다.

어찌어찌 해서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하긴 했지만, 도저히 자신의 외모로 해준의 마음을 사로잡을 자신이 없었다.

혜주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녀는 동아리 문제로 해준을 몇 번 만나본 적이 있지만, 그는 육감적이면서도 섹시한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도 해준이 유나를 만나는 것은 어장 관리 차원일지도 몰랐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마음 같아서는 만나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에효, 그걸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유경은 친구들의 말에 적당히 웃어 주며 반응을 보였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그녀의 가방에는 일전에 동하와 학교 축제를 즐기면서 받은 영화 예매권이 2매가 있었다. 사용기한은 이번 달까지였다.

날짜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깟 영화 예매권이 아까워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니었다.

이 영화 예매권이 아니면 솔직히 동하에게 전화를 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전화하기엔 이미 3주나 지난 뒤였다.

지금 전화하면 너무 생뚱맞다고 생각할 것이 뻔했다.

“서유경! 너 오늘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결국 혜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에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가 않은데? 혹시 그 남자 때문이야?”

“그 남자라니?”

“동하 씨말이야. 동하 씨.”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

“호오?”

혜주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냥 한 번 찔러본 것뿐이었는데, 저런 반응이라니. 이건 동하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대답이었다.

“너희들 그동안 한 번도 전화 통화 안 한 거야?”

“어? 으, 응.”

“그럼 그때 받은 영화 예매권은?”

“가방에 있어.”

“와! 동하 씨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혜주는 어떻게 유경이 같은 미녀에게 관심이 없는지 신기한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대박이라는 표정으로 의자를 바싹 끌어 당겼다. 한창 화장 문제로 걱정을 하던 유나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유경을 쳐다보았다.

“유경이에게 남자가 생긴 거야?”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럼, 방금 그 동하라는 사람은 누군데?”

“영화 예매권은 또 뭐고?”

친구들은 쉽게 물러날 표정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유경의 입에서 남자 이름이 나온 것이다.

이보다 더 놀라운 일도 없을 터였다.

유경은 하는 수없이 커피숍에서 사기를 당할 번한 일과 동하가 도와주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다. 그러자 옆에서 혜주가 한 가지가 빠졌다며 3주 전에 동하의 학교에 찾아가 신나게 축제를 즐겼던 일도 말해 주었다.

“영화 예매권은 그때 생긴 거야.”

“대학교 2학년이라고? 그럼 우리보다 1살 어리네.”

“그렇긴 한데 막상 보면 어리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 왠지 큰 오빠 같은 느낌이라니까.”

“한마디로 듬직하다는 소리네.”

“그나저나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그러게. 그 사람 유경이가 누군지 알고 그런 거야?”

“당연히 모를 걸?”

“한데, 그 사람 관상 볼 줄 안다면서?”

“그게 정말 신기하더라. 나를 딱 보는 순간 내가 어디 학교를 다니는지 바로 알아맞혔다니까.”

“진짜 신기한 사람이네.”

말을 하면 할수록 다들 동하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우리 이러지 말고 그 사람한테 연락해서 나오라고 하면 어떨까?”

당연히 유경은 펄쩍 뛰었다.

하지만, 혜주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이미 뜻이 하나로 정해진 상태였다.

“유나야, 너 시간 괜찮아?”

“응. 해준 선배는 6시에 만나니까 아직 시간은 많아.”

“오케이.”

혜주는 유경을 돌아보며 말했다.

“핸드폰 줘봐. 동하 씨 전화번호 저장되어 있지?”

“그, 그렇긴 한데 정말 전화하려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가만히 있어.”

혜주는 유경을 믿고 지켜보고 있다가는 답답해서 암이 생길 판이었다.

☆ ☆ ☆

마법 3서클

내공 4성

불사지체 18% 복구

거인의 힘 18% 복구

이것이 지금 현재 동하의 능력치였다.

마나가 3서클이 되면서 마법 주문서도 자동으로 각인이 된 상태였다.

이제 현실에서도 1서클 주문을 몇 번 정도 사용해도 상관은 없지만, 괴수들의 사체와 마법의 용광로를 생각하면 최대한 봉인해 두는 편이 좋았다. 마법의 용광로를 사용하려면 3서클 마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무려 10분 이상이 걸린다. 단 한 번의 사용으로 마나가 방전이 되는 셈이었다.

내공은 20년짜리 플러스 환약을 복용해서 30년이 되었지만, 이번엔 고작 1성 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거 왠지 내공을 5성으로 올리려면 30년짜리 플러스 환약을 복용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었다.

그래도 아쉬움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내공이 4성으로 오르면서 백보신권의 성취가 단숨에 극에 이르렀다.

이제는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개 되었고, 그 위력도 평소보다 배는 더 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무공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검법, 도법, 권법, 장법, 지법, 금나수 조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로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동하는 이미 백보신권을 배우지 않았던가?

한데, 선택 카테고리에는 권법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한번 배운 초식 카테고리를 다음에 다른 무공으로 또 배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동하는 이번엔 검법을 택했다. 마침 싸구려 낭인검을 신검으로 강화시켰기에 그 위력을 확인해 볼 겸, 또 다음 필드에서 괴수들과 시기적절하게 싸우기 위해서도 검법을 배우고 싶던 참이었다.

동하가 검법을 택하는 순간 청운적하검법이 자동으로 다운로드 됐다.

청운적하검법은 화산파의 절기 중 하나로 검법만 놓고 보면 무림 종족 내에서 10대 검법의 반열에 오른 전설적인 무공이었다.

불사지체와 거인의 힘은 예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상태.

동하는 자이언트 쇼트 페이스드 베어의 이빨로 자신의 팔뚝을 그어 보았다. 살짝 따가운 느낌과 함께 희미하게 혈흔이 보이는 정도였다.

이 정도면 대만족이었다.

이젠 적어도 괴수들의 공격 한방에 몸이 꿰뚫리는 일은 없을 터였다.

“돌아왔네.”

공간이 일렁이며 그 안에서 동하가 걸어 나왔다.

누군가 이 모습을 보면 기겁을 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과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동하가 과실의 문을 단단히 잠가 놓기도 했지만, 이미 방학을 해서 캠퍼스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마법의 용광로를 사용하려면 당분간 학교에 오는 게 낫겠군.”

때마침 방학이 되어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래도 일단 집에는 들렀다가 다시 학교에 오는 게 좋겠지.

현실에서는 단지 만하루가 지났을 뿐이었고, 어쨌든 가족들은 어제 집에 들어오지 않고 과실에서 잔 것으로 알고 있다.

동하가 과실을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따르릉!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동하 씨, 나 기억하죠?

“누, 누구시죠?”

현실에서 혜주를 만난 이후 3주가 흘렀다.

게다가 필드에서 거의 9일을 보냈으니 동하에게는 거의 한 달이 지난 셈이었다.

당연히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와! 너무하시네. 저 혜주에요.

“아! 혜주 씨, 안녕하세요?”

다른 남자였다면 개수작 떨지 말라고 소리쳤을 것이었다.

하지만, 혜주는 겨우 한 번 만난 사이지만 동하가 이런 것 가지고 밀당 할 남자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동하 씨 지금 어디에요?

“학교에 있습니다.”

-그럼, 잘 됐네요. 저희 신촌에 있는데 이쪽으로 나오실래요?

“예?”

-설마 제 목소리도 잊어 놓고서 시간이 없다고 말을 하려는 건 아니죠?

다른 남자였다면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문자로 당장 튀어와 하면 남자들이 알아서 허겁지겁 달려 나왔다.

하지만 동하는 그녀도 처음 겪어보는 별종이었다.

이렇게 무심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동하는 쓴 웃음을 지었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게 만드는군.’

그래도 이렇게 잊지 않고 전화해 주는 게 어딘가?

사실 필드에 가서 8일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계속 긴장하며 지내왔더니 사람을 만나며 여유를 갖는 시간도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 ☆ ☆

이건 뭐, 예비 처제들 소개받는 자리가 따로 없었다.

혜주는 그렇다 쳐도 유나와 다른 두 친구가 쉴 새 없이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동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옆에서 유경이 미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눈에 보였다. 동하는 제법 눈치가 빨라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짐짓 불쾌한 표정을 지어 유경을 놀려줄까 하다가 그럼 저 순진한 여자가 진짜로 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짓궂은 장난은 하지 않았다.

대신 여자들의 행동에 박자를 맞추어 주었다.

그녀들이 물어보는 건 성심성의껏 대답을 하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재치 있게 한 마디 툭 터뜨려 주었다. 그럴 때면 여지없이 여자들이 까르르 웃었다. 줄곧 미안한 표정을 짓던 유경도 킥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자들 틈바구니에 있다 보면 자칫 오버하기 쉽다.

그것이 꼭 아니더라도 주눅이 들거나 어색해서 말 한 마디 꺼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유경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 입고 있는 옷부터 시작해서 신고 있는 구두 하며 들고 온 가방까지. 아예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혜주가 타고 온 차가 람보르기니였지?’

동하의 집이 한창 잘 살 때도 람보르기니는 타기 어려운 명차였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혜주의 집안이 보통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동하는 이미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세계에서는 오직 동하만이 마법을 하고 무공을 펼칠 수 있는 특별한 존재였다.

그래서였다.

아무리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 있다 해도 그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말 한 마디에도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다섯 명의 여인들 틈바구니에 끼어 있어도 은연중에 그녀들을 압도하는 기세가 흘러 나왔다.

‘잘 생겨서 그런가?’

‘뭐가 저리 자신감이 넘쳐?’

그렇다고 딱히 오버하는 행동도 아니어서 여인들은 새삼스러운 눈길로 동하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동하 씨 관상에 조예가 깊다면서요?”

“조예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은 볼 줄 압니다.”

“그럼 저희들 관상도 좀 봐줄 수 있어요?”

“그럼, 틀려도 비웃으시면 안 됩니다.”

일단 유나부터 시작했다.

그녀의 지갑에 오늘 날짜의 영화표가 있었다.

“유나 씨, 오늘 영화 보실 일이 있는 것 같군요.”

흠칫!

유나는 깜짝 놀랐다가 이내 실소를 터뜨렸다.

“풉! 유경이가 가르쳐 주었군요? 아니면 혜주인가?”

“우린 아니야.”

“피이! 누가 그 말 믿을 줄 알고?”

유나는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았다.

하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아무리 관상에 조예가 깊어도 그렇지. 오늘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을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흐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유나 씨 며칠 후에 병원에 갈 예정이죠?”

“무, 무슨 병원이요?”

“글쎄요. 그것까지는 저도 모르죠. 강남역 쪽에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그걸 어떻게…….”

유나는 깜짝 놀랐다.

이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사실 방학을 맞아서 그녀는 성형수술을 받을 생각이었다.

평소 유경을 동경하던 그녀는 유경처럼 청순하면서도 섹시해지고 싶은 게 소원이었다.

유경과 혜주 등이 이상한 표정으로 유나를 쳐다보았다.

“유나야, 너 어디 아파?”

“잠깐. 강남역 쪽이면 혹시……?”

“끙!”

유나가 새빨갛게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진짜 족집게시네.”

친구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유경은 이미 동하를 몇 번이나 보았지만, 볼 때마다 놀랍기 짝이 없었다.

“동하 씨, 그럼 오늘 유나가 만나는 사람과 잘 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나요?”

“예?”

“사실 유나가 오늘 만나는 사람을 아주 오래전부터 짝사랑해 왔거든요.”

“아, 예!”

유나가 어느새 고개를 들고 동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뭔가 모를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성형수술을 받게 된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진 것이 창피하긴 했지만, 해준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그게 더 궁금했던 것이다.

“흐음. 글쎄요.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이 수수한 스타일을 좋아하나보죠?”

“그건 아니에요. 혜주 말로는 섹시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예에?”

그럼 뭐, 굳이 관상을 안 봐도 결과는 ‘뻔할 뻔’자였다.

그의 반응에 유나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안 되는 거죠?”

“그, 그건…….”

순식간에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금까지 신통력을 발휘했던 동하의 말인지라 여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동하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제 와서 관상을 보지 못 한다고 해봤자 믿어줄 것 같지도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동하의 머릿속에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약간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를 섹시한 스타일로 변신시켜 주는 기적의 화장품을 유나에게 바르게 하면 어떻게 될까?

그 효과는 동하도 궁금했다.

하지만, 만물상점 물건이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걸 잘만 활용 하면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돈이 많은 집안의 여인들이니 이런 쪽으로 돈을 아끼지는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동하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유나 씨, 제가 메이크업을 조금 할 줄 아는데요. 스타일을 확 고쳐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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