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영업의 신-02 -->
부아아앙!
람보르기니 한 대가 캠퍼스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쪽으로 쏠리는 순간 차 안에서 두 명의 미녀가 내렸다.
“우와!”
여기저기서 감탄이 쏟아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두 명의 미녀는 도도한 모습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유경아, 그 동하라는 사람이 이 학교 국문학과 다니는 거 확실해?”
“경찰 아저씨에게 몇 번 확인한 거니까 틀림없을 거야.”
“이상하네. 난 이 학교 출신 중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하지만, 그 사람은 그날 내가 너와 만나기로 한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거지.”
그날 혜주는 유경을 만나러 간다고 누구에게 말한 기억이 없었다. 엄마에게도 그냥 친구 만나고 온다고만 말했을 뿐이었다.
유경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당시 동하의 확신에 찬 말투에서 혜주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당연히 유경은 혜주에게 전화를 걸어 동하에 대해 물어 보았다.
하지만, 혜주라고 알 턱이 없었다.
“동하? 그게 누군데?”
“정말 모르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 동하라는 사람이 누구냐니까?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이렇게 시작된 일이었다.
유경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동하의 학교를 찾아가던 길이었고, 혜주는 호기심에 유경을 따라 나섰던 것이다.
“그나저나 유경이 너 아무리 봐도 수상해.”
“뭐가?”
“네가 먼저 남자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 보통 일이니?”
“나 참. 생명의 은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게 이상한 일이야?”
“단지 그 이유뿐?”
“그럼, 그거 말고 뭐가 또 있는데?”
“그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혜주는 짓궂은 표정으로 웃었다.
유경과 혜주는 어려서부터 친한 친구였다.
집안끼리도 자주 왕래하며 지내는 사이여서 스스럼없이 지내는 몇 안 되는 친구였다. 당연히 눈빛만 봐도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유경은 단지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찾아가는 게 아니었다. 평소였다면 그냥 전화 한통으로 끝냈을 것이었다. 지금까지 다른 남자들에겐 쌀쌀맞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동하란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몰랐다.
☆ ☆ ☆
“인문학부와 자연학부 그리고 공과대학에서 싹 쓸어 왔다. 토너들은 사무처에서 가져왔구. 근데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다 쓰려는 거냐?”
의문을 갖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동하는 자세히 말해줄 수 없어서 대충 말을 돌렸다.
“고맙습니다, 선배님! 나중에 한 턱 제대로 살게요.”
“인마, 그건 됐고. 어차피 버릴 것들이니까 그렇게까지 고마워할 필요 없다. 그리고 네가 이번에 우리 국문학과의 위상을 높여 주지 않았냐?”
그게 아니었다면 도와주지 않았을 거란 뉘앙스로 들렸다.
축제기간 내내 국문학과가 식품영양학과의 콧대를 꺾고 승승장구한 사건은 개진상 동하를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건 김인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수는 동하의 5년 선배였다.
지금은 대학원 과정을 밟으면서 국문학과 조교로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하가 인수를 찾아가 부탁한 건 단순하다. 인수는 제법 인맥이 넓어서 자연학부와 공과대학 쪽에도 두루 친했다.
그리고 동하의 눈앞에 펼쳐진 것이 그 증거였다.
라면 박스가 10개나 되었다. 그 안에 다 쓴 잉크와 토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만약 책정된 가격표대로 돈을 지불했다면 팔구십만 원은 족히 주고도 남을 양이었다. 당연히 이것들을 충전 업체에 넘기면 그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
‘150만 원은 넘겠는데?’
어쩌면 토너가 많아서 200만 원까지 나올 수도 있었다.
하루에 200만 원이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학교에서 이 정도면 대기업들은 몇 배는 더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조건 대기업만 들어간다.’
영업의 신이 있는 만큼 대기업들을 정복할 생각이었다.
금액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다 보니 인수에게 사기를 치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이것들이 돈이 된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선배님, 언제 시간 되세요? 편한 시간에 술 한 잔 해요.”
“그래, 알았다. 나중에 시간 되면 연락할게.”
차라리 이게 낫다.
미안한 마음도 떨칠 수 있고,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에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었다.
“동하야, 이것들 옮겨야지. 차는 어디 있어? 차 있는 곳까지 같이 옮겨줄까?”
마음은 고맙지만, 동하는 따로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
“아닙니다. 별로 무겁지도 않은데 천천히 옮기죠 뭐.”
“그럴래? 사실 4시까지 교수님께 찾으셔서 잠깐 밖에 나갔다 와야 하거든.”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편하게 볼일 보세요, 선배님!”
“그럼, 나 먼저 갈 테니까 정리 다 하면 문 잠그고 나가. 알았지?”
인수가 열쇠를 들고 학과실을 나갔다.
동하는 인수가 저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인벤토리를 불러냈다.
차에 싣고 다니는 것보다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는 게 더 편할 것 같았다.
라면 박스 10개를 정리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어지럽던 학과실도 순식간에 깨끗하게 변했다.
동하가 인벤토리를 다시 공간 속으로 집어넣는 순간이었다.
띠리링 하고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저……. 최동하 씨 핸드폰 맞나요?
“제가 최동하인데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저 서유경이라고 해요.
그렇게 말하면 알아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동하의 머릿속에는 서유경이란 이름이 지워진 지 오래였다.
사실 필드에서 보낸 시간이 8일이나 된다. 게다가 현실 세계에서도 4일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모두 합치면 12일이 지난 셈이었다.
“서유경? 죄송하지만, 제가 기억력이 좋질 않아서……. 누구시라고요?”
핸드폰 너머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유경의 입장에선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저기 일전에 커피숍에서 기획사 사칭한 자를…….
“아!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기억이 나네요. 그때, 사건은 잘 해결이 되었나요?”
-예, 덕분에. 그날 제대로 인사를 못 드린 것 같아서 그러는데,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지금 학교에 와 있거든요.
☆ ☆ ☆
“저기 보이는 연못이 저희 학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인영호입니다. 축제 기간에만 개방을 하죠.”
인영호에는 몇 척의 배가 띄워져 있었다.
조정동아리에서 커플을 노리고 기획한 회심의 아이템이었다.
“재미있어 보이네요.”
“축제 명물 중 하나거든요. 두 분도 한 번 타보실래요?”
“아, 아니에요.”
“다음에는 바지를 입고 와야겠다.”
유경과 혜주 모두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있어서 배를 타고 즐기기에는 힘든 옷차림이었다.
동하는 지금 유경과 혜주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 주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저기서 부러운 눈빛으로 동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딜 가든 그녀들의 미모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원래 동하는 학교까지 찾아와준 성의를 생각해서 가볍게 인사만 하고 헤어질 생각이었다.
하지만, 혜주는 적당히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유경이 처음으로 관심을 보인 남자였다. 더구나 그녀는 아직 궁금증을 풀지 못한 상태였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거예요?”
“아, 그거요?”
동하는 정말 혜주라는 사람이 올 줄 몰랐다가 처음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전 생애에서도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동하이기에 변명거리 하나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다.
“화장실을 갔다가 오는데 유경 씨가 마침 혜주 씨에게 문자를 보내고 계시더라고요.”
“동하 씨 생각보다 엉큼하시네요. 여인의 문자를 엿보는 건 실례에요.”
“핫핫! 얘기가 그렇게 되나요? 하지만, 엿보려고 해서 본 건 아닙니다. 유경 씨와 그 사기꾼을 떼어 놓을 명분이 필요했는데, 그러려면 유경 씨에게 믿음을 얻는 게 중요했죠.”
“그래서 저와 아는 사이인 척 했다는 건가요?”
뭔가 거창한 이유를 기대했던 혜주는 왠지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럼, 그 사기꾼의 정체는 어떻게 안 거예요? 유경이 말을 들어보면 주머니 안에 있던 명함까지도 알아 맞혔다던데. 정말 관상을 볼 줄 아는 거예요?”
“뭐, 약간. 혜주 씨가 Y여대 다니는 것 정도?”
“어머?”
혜주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유경 역시 한 번 경험해본 일이지만, 또 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 미안해요, 동하 씨. 혜주가 많이 짓궂죠?”
“괜찮습니다. 제가 혜주 씨라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제가 저녁을 사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세요?”
“글세요. 지금 4시밖에 안 돼서 배가 안 고프네요. 그냥 먹은 것으로 칠게요.”
하긴,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조금 애매했다.
유경은 어떻게 해서든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혜주가 학교를 소개시켜 줄 수 없냐고 동하에게 말을 걸어왔다.
“다른 학교 축제는 처음이라서……. 해 줄 거죠?”
“아, 예.”
그리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다.
더구나 엄밀하게 말하면 그녀들은 먼 곳에서 찾아온 손님인 셈이었다.
그렇게 해서 동하는 두 미녀를 데리고 캠퍼스를 거닐게 되었던 것이다.
☆ ☆ ☆
“덥죠?”
“괜찮아요. 여긴 시원하네요.”
캠퍼스 안에 조성된 가로수길을 걷고 있었지만, 유경과 혜주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동하는 문득 일을 하면서 먹으려고 인벤토리 안에 캔 커피 몇 개를 넣어둔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유경과 혜주가 눈치 채지 못하게 인벤토리를 열고 캔 커피를 꺼냈다. 그리고 다시 공간 안으로 집어넣었다.
다행히 캔 커피가 아직 시원했다.
“캔커피 좋아 하세요?”
“어? 그, 그건……?”
“후후! 잠깐 마법 좀 부렸습니다.”
동하가 그녀들에게 캔 커피를 내밀었다.
유경과 혜주는 캔 커피를 건네받으면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캔 커피는 정확히 3개였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동하는 그 흔한 가방 하나 매고 있지 않아서 캔 커피를 넣어둘 만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들어선 곳은 게임 부스들이 펼쳐진 곳이었다.
유경은 마치 놀이공원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학교 축제에 저런 것도 하나요?”
“축제 안 해보셨어요?”
“대충 주점이 열리는 것 정도는 알지만, 사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이상하네. 신입생 때는 반강제적으로 하지 않나요?”
“그, 그냥 뭐…….”
유경이 말을 얼버무렸다.
그녀에게 강제로 무언가를 시키는 선배들도 없었지만, 그녀 역시 선배들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았다. 또한 학교 측에서도 그녀가 축제에 참여했다가 고생이라도 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그러다 보니 축제가 열려도 유경은 강의실에 들어가 수업을 듣거나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끔 일탈을 꿈꾸고 싶으면 혜주를 만나서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떠는 게 전부였다.
“쯧쯧, 그렇다면 이럴 게 아니네요.”
“예? 갑자기 그게 무슨…….”
“인생 짧습니다. 나중에 이런 경험이 한 번도 없으면 후회할 수도 있어요.”
그건 동하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유경에게 확실히 학교 축제가 어떤 것인지 알려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세요.”
“예?”
“일단 따라오기나 해요.”
동하가 유경의 손을 잡아끌었다.
자연스러운 스킨십에 유경이 얼굴을 붉혔지만, 동하는 성큼성큼 앞으로 내딛을 뿐이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공을 던져 블록들을 떨어뜨리는 게임 부스였다. 블록은 모두 다섯 개였고, 다 떨어뜨리면 커다란 곰 인형을 주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아직까지 곰 인형이 있는 걸 보면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저 보고 공을 던지라고요?”
“일명 축제 속성 마스터입니다. 그러니까 가볍게 맞춘다는 기분으로 던지기만 하면 돼요.”
“아, 알았어요.”
유경은 왠지 동하의 포스에 압도당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기에 설레는 마음도 들었다.
공을 던지는 기회는 딱 2번이었다.
첫 번째 공은 힘이 부족해서 블록 앞에 떨어졌다. 거리가 한참 부족했던 것이다.
유경은 두 번째에는 좀 더 힘을 주어 던졌다.
그때 동하가 팔을 살짝 휘둘러 공력을 내뻗었다. 하나 3성의 내공은 생각보다 강해서 대형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쾅! 콰르르릉!
블록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탁자까지 뒤로 넘어갔다.
그와 동시에 탁자 너머로 진열해 놓았던 인형들까지도 와르르 쏟아지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우와! 유경 씨, 무슨 팔 힘이 그렇게 세요?”
동하는 시치미를 뚝 뗐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유경은 황당한 나머지 자신의 팔을 몇 번이고 쳐다보았다.
아무튼, 곰 인형을 상으로 받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오제미를 던져 박을 터뜨리는 게임 부스였다.
이번에는 세 번까지 기회가 주어진다. 영화 예매권 2매가 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박을 터뜨린 사람은 아무도 없는지 영화 예매권 2매가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자신 없어요.”
“아까 보니까 잘만 던지던데요, 뭘.”
“그게 그러니까…….”
유경이 울상을 지었다.
자신이 한 게 아닌데도 상황이 그러니 뭐라고 대꾸할 말도 없었다.
더구나 동하가 자신을 팔 힘만 센 무식한 여자로 오해할까 두려웠다.
“자자, 너무 부담 갖진 말고 재미 삼아 던져 보세요. 원래 학교 축제는 그렇게 즐기는 겁니다.”
“알았어요.”
유경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콩콩!
연속 두 번 던졌지만, 박은 터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세 번째.
그녀가 입술을 깨물고 있는 힘껏 던지는 순간 동하도 그에 맞추어 살짝 공력을 쏟아냈다.
팡!
박이 터지고 그 안에 들어 있던 꽃가루가 날렸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대폭 힘을 낮추었기 때문에 박이 산산조각 나는 그런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우와! 내가 또 해냈어요?”
유경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한 번도 이렇게 놀아본 적이 없었기에 즐거움이 더 커졌던 것이다.
“유경씨 야구 선수를 해도 되겠는데요?”
“헤! 그래볼까 봐요.”
“우리 이제부터 이곳에 있는 게임 부스들을 모조리 정복하죠.”
“좋아요.”
이제는 유경이 먼저 동하의 손을 잡고 다음 게임 부스로 이동했다.
혜주는 유경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원래는 그녀가 따라다니며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이래서는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유경이 저렇게까지 웃고 떠들며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나저나 저 사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네.”
키 크고 얼굴이 잘생겨서가 아니었다.
박력도 있고, 여자를 리드하는 감도 탁월했다.
왠지 바람기 다분한 선수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어찌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확실히 신비한 구석이 있어.”
동하가 자신의 학교를 알아맞혔을 때는 정말 놀라서 할 말을 잃었을 정도였다.
어떤 남자에게도 관심 없던 유경이 왜 먼저 동하를 만나려고 했는지 이제 확실히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