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 만물상점-1화 (1/167)

<-- 1화: 프롤로그 -->

드넓은 우주에는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은하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외계 종족들이 살고 있었다. 여전히 원시 문명 속에서 살고 있는 종족이 있는가 하면 우월한 능력을 가진 생명체도 있었다.

마법과 정령이 지배하는 종족.

무공과 내공이 난무하는 무림 종족.

괴력의 힘을 지닌 거인 종족.

불사의 능력을 지닌 괴수 종족.

모든 것이 기계로 이루어진 기계 종족 등등.

이들은 우월한 능력을 지닌 대표적인 종족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능력을 가진 종족이 있었다.

샤이언 종족!

그들은 극도로 발달한 과학과 문명의 힘을 앞세워 다른 종족을 공격했다.

그들이 지나간 행성은 초토화가 되었고, 종국에는 흔적조차 남지 않고 멸망하고 말았다.

그들 앞에는 마법의 힘도 무공과 내공의 위력도 통하지 않았다. 괴력의 힘을 지닌 거인 종족이 무너졌고, 불사의 능력을 지닌 괴수 종족도 상대가 되지 못했다.

샤이언 종족의 무서운 점은 극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 상대의 힘과 능력을 연구해 자신들의 것으로 재창조해 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법과 무공을 흡수했고, 거인족의 괴력과 괴수 종족의 불사 능력까지 손에 넣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우주를 전부 뒤져서라도 찾아야 할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들과 비슷한 문명을 지닌 행성과 종족이었다.

극도로 과학이 발달한 샤이언 종족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예언이 있었다.

<샤이언 문명에 의해 샤이언 종족이 멸망하리라!>

대예언가 율리언트의 말이니 틀림없을 것이었다.

그는 평생 동안 정확히 백 개의 예언을 했고, 구십칠 개의 예언이 적중했다.

틀린 두 개의 예언은 누구도 해석을 하지 못해 지금까지 미제로 전해져 논외로 여겼고, 나머지 한 개가 바로 샤이언 종족의 멸망이었다.

이 정도면 백퍼센트의 적중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과학이 극도로 발달한 샤이언 종족이라 해도 율리언트의 예언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율리언트의 예언은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졌다.

일부 해석주의자들은 샤이언 종족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져 행성이 소멸하고 샤이언 종족들이 멸망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샤이언 종족은 범죄 예방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도둑질이나 강도질부터 시작해 누군가 역모를 꿈꾸거나 전쟁이 일어날 확률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고, 샤이언 종족 사이에는 범죄나 전쟁이 생겨나지 않았다.

다른 해석주의자들은 혜성의 충돌이나 자연재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겨났지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샤이언 종족의 과학기술엔 한계가 없었다. 혜성의 충돌이나 자연재해는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와서 전혀 색다른 해석을 하는 자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샤이언 문명이 샤이언 행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은하와 다른 행성에도 있다면?

처음에는 모두가 말도 안 된다며 비웃었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자 그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샤이언 종족은 오래전에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탐사선을 보냈었다.

처음엔 과학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해서 탐사선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과학 기술도 크게 발달했고, 우주선의 속도 또한 빛의 속도와 비슷해졌다.

웜홀을 이용해 차원과 차원을 넘나드는 건 물론이고 시간을 지배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던 중에 자신들의 은하 말고도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은하가 존재하며 외계 생명체들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하나였다.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외계 생명체들이 살고 있고, 우월한 능력을 지닌 종족들도 많지만, 샤이언 종족보다 더 진보한 종족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그때만 해도 그들은 철저히 방관자적 입장을 취했다.

샤이언 종족은 다른 행성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오직 연구하는 것에만 만족했다.

하지만, 가끔씩 탐사선이 고장이 나거나 불가피하게 개입할 상황이 생길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상당한 파장이 생겨나곤 했다.

-우주선이 나타났다.

-외계인이 존재한다.

그런 증언들은 고대 벽화에서 발견이 되거나 당시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한 건축물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율법을 어기고 일부러 다른 행성과 종족에게 샤이언 문명을 전해준 배신자들이었다.

그들은 원시 종족들에게 불을 사용하는 방법.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 등 행성의 문명을 완전히 뒤바꾸어 주었다. 그것이 적발되어 그들은 영원히 샤이언 행성에서 쫓겨났는데, 그것이 수천 년 전의 일이었다.

만약 그들이 우주 어딘가에서 자리를 잡고 또 다른 샤이언 문명을 만들었다면 율리언트의 예언이 실행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었다.

샤이언 종족은 예언의 성취를 막기 위해 샤이언 문명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있는 행성과 종족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행성과 종족에 샤이언 문명의 흔적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곳들을 일일이 찾아가 파괴하는 건 시간적으로도 너무 오래 걸릴 뿐더러 물리적으로도 한계가 있었다.

당장 거인 종족과 괴수 종족만 해도 그랬다.

그들을 죽이고 행성을 파괴하긴 했지만, 워낙 그들이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샤이언 종족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하나 더 큰 문제는 광활한 우주에 샤이언 종족보다 더 진보한 종족은 없어도 거인 종족과 괴수 종족만큼 우월한 능력을 가진 종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을 일일이 찾아가 파괴하는 것은 몇백 년이 지나도 부족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지금까지 그들이 파괴한 행성과 종족들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만들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던전을 만드는 것이었다.

일명 우주 말살 프로젝트!

아직 연구는 초기 단계에 불과했지만, 마침 적당한 실험 대상이 있었다.

바로 지구라 불리는 태양계의 행성 중 하나였다.

샤이언 행성에서 수억 광년 떨어진 곳이었지만, 고대 벽화에 우주선이 그려져 있고, 당시 기술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피라미드나 스톤헨지 등 고대 샤이언 문명과 비슷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지구인들은 지성이 다소 높은 편이었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지구인들은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공이나 마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다른 행성에 비하면 과학 기술이 발달한 편이었지만, 샤이언 문명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실험 대상도 없었다.

우주 말살 프로젝트!

그렇게 첫 번째 대상은 지구로부터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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