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해줄게!! 아니,해준다니깐!
악마2호- ㅋㅋㅋㅋㅋㅋ어제 마지막에 미쳤는 줄 알았음ㅋㅋㅋㅋㅋ
ㄴ취호선- ㅋㅋㅋ우리형 그렇게 당황한 건…자주 보나? 아니지 ㅋㅋㅋ 그만큼 허둥거리는 건 처음이었음.
ㄴ수호대ㅡ ㅋㅋㅋ우리형 쉽게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구독자연합- 어제 오빠 멋졌어. '우선, 미안하다고 말할게요. 저에게 과분한 사람이에요.' 크!! 진짜 너무 좋았음.
ㄴ피뢰침- ㅋㅋㅋ 이유가 진짜 골 때렸잖아 ㅋㅋㅋㅋ
ㄴ김보라- 쏭님 이유가 '랜박 안에서 크기에 재능이 엄청나다'는 거였지?
ㄴ파쏭쏭계란탁- 크!! 괜히 우리형이 아니더라고 ㅋㅋㅋ 쏭님 재능이야 월클이지 ㅋㅋㅋ
ㄴ피뢰침- ㅋㅋㅋ 진짜 칭찬을 그렇게 고급스럽게 해줄 줄이야 ㅋㅋㅋ
ㄴ요섹남- 요못누님 ㅋㅋㅋ 이유가 진짜 골 때렸지 ㅋㅋㅋㅋ
ㄴ취호선- 형 얼굴 창백하게 질려서,'나! 잡아서 뭐할려고!! 그랬잖아 ㅋㅋㅋㅋ
ㄴ김보라- ㅋㅋㅋ요 못님 대답도 골때렸음. 잡아보고 생각해보죠 뭐^^?' 이런 느낌이었음 ㅋㅋㅋ
ㄴ여구독자연합- 오빠가 한 말도 웃겼어요 ㅋㅋㅋ 자긴 쉽게 안 잡힌다고 ㅋㅋㅋ 우리 평생 쫓고 쫓길 운명이라 ㅋㅋ 과분하다고 ㅋㅋㅋ
ㄴ인공연합- 그래도, 인공님이랑은 궁합 완전 좋다고 ㅋㅋㅋㅋ 놓치지 말라고 한 건, 진짜 빵터졌음 ㅋㅋㅋ
ㄴ수호대- ㅋㅋㅋ요못님 고개 야물딱지게 끄덕이더만 ㅋㅋㅋㅋ 웃겨가지고 진짜.
한참 이어지던 댓글에 구독자연합이 등장했다.
구독자연합- 어제, 마지막에 나왔던 이야기.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하신 분 있습니까?
ㄴ탐정연합- 아, 이거 고민해봤는데.
ㄴ랜박의원- 마지막에, 했던 질문
ㄴ취호선- 0 0… 다 같이 어떤 방송을 해야 궁합이 좋을까.
ㄴ취호선- 형 대답은 심플했잖아?
구독자연합- 랜덤박스 어셈블, 랜덤박스 집합 이란 뜻입니다.
ㄴ수호대- ㅋㅋㅋ이거 마빌의 복수자들 패러디임? ㅋㅋㅋㅋ 어벤져스! 어셈블!!
ㄴ랜빡의원 그걸 모르겠음. 그거 말하고 방종 돼서 ㅋㅋㅋ 뭐 하나 확실한 게 없음.
ㄴ취호선- 랜덤박스 어셈블, 대규모 팬싸인회?
ㄴ피뢰침- 그걸 모르겠음. 해외팬 특집인가?
ㄴ여구독자연합- 해외팬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받지 않았어요?
ㄴ탐정연합- 진짜 대규모 아닐까?
ㄴ김보라- 어떻게?
ㄴ탐정연합- ㅋㅋㅋ그건 이제 이야기 해봐야지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댓글을 계속해서 올라왔다.
'랜덤박스 어셈블'
현규가 던진 떡밥이었다.
난리가 난 건 시청자만이 아니었다.
방송이 끝나고, 뒷마무리가 끝날 때까지 조용했던 그녀들은 차에 타자마자 질문을 쏟아냈다.
"그게 뭐예요?"
"오빠!? 어셈블이요?"
그녀들의 표정을 보니.
지금까지 참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음… 랜덤박스! 어셈블!!! 이런 느낌?"
"…장난치지 마시구요."
"맞아요!!"
장난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여기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현규였다.
"마빌 영화처럼 영웅들이 모여요?"
"시청자가 영웅이에요!?"
"그건, 아니야. 뭐라고 해야 하지? 영감? 그런 건데…"
현규의 표정이 진지해지자. 그녀들은 닦달을 멈췄다.
"영감이요?"
"언니, 진짠 거 같아요."
웬만하면 의심하지 않는 송희마저 미영이와 쑥덕 거리고 있었다.
"일단, 스케줄과 계획이 정해지는 대로 연락해줄 게. 너희가 시작한 일이니깐. 시간은 꼭 비워줘."
"네!?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요!?"
"잠깐만요."
송희는 그저 놀랐지만, 미영이의 표정이 날카롭게 변했다.
"지금 아무 계획도 없는 일을 시간까지 빼놓고 기다리란 소리예요? 그것도 우리 핑계를 대고!?"
"에이. 언니 아니겠죠. 오빠가 그 정도로…"
그녀들에 시선이 현규에게 꽂혔다.
"아닙니다!! 저에게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 시면!!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빠. 그거 송희는 몰라요."
"저것도 무슨 드립이에요?"
해맑은 송희의 표정에 조금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들을 설득해야 했지만, 지금 준비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시간을 벌어야 했다.
"좋아! 사과의 의미를 담아! 회사 카드로 쇼핑 쏘겠습니다!!"
현규가 던진 승부수였다.
"쇼핑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오빠."
"맞아요. 우린 궁금한 거예요. 쇼핑은 안 해도 상관없어요."
마지막 카드였던, 쇼핑이 통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시간."
"그런 거라면 좋아요."
"네! 기다릴 수 있어요!"
현규의 말에 그녀들의 시선이 꽂혔다.
생각을 정리하는 동안 차 안에 같이 있는 건 부담이 됐지만, 별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주세요!"
"네! 주세요!"
"어!? 쇼핑 필요 없다며!?"
미영이와 송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거구요! 이건 이거예요!"
"생각 정리하는데, 저희가 방해할 수는 없죠. 천천히 다녀올 테니. 충분히 고민해 보세요."
마냥 동생 같던 그녀들이, 처음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들은 바로 집에 가야 한다는데 별수 없지. 아이들 것까지 쇼핑할까?"
"좋아요. 언니!"
밖으로 나간 그녀들의 대화가 들렸다.
"당했네."
그냥도 아니고, 완벽하게 당했다.
"인공아. 그때 어떻게 된 거야?"
조합을 본 건 현규였는데, 현규 본인이 모르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쏟아져 들어온 게 너무 많았어. 질문이 폭넓기도 했고."
그녀들이 던진 질문이 문제였다.
< 다 같이 모여, 방송한다면 어떤 방송이 제일 궁합 이 맞을까요? >
너무 폭넓은 질문이었고, 애초에 조합이나 궁합을 찾을 수 있는 질문도 아니었다,
- 어쩔 수 없었습니다.
"완전히 때려 맞추기지. 그 와중에 찾아낸 것도 신기하긴 하다만."
수십, 수백의 선택지를 띄워놓고, 일일이 비교하는 수밖에 없었다.
긴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니 빠르게 확인한 게 문제였다.
정답은 찾았지만, 너무 많은 감정이 쏟아져 들어와 무엇이 정답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랜덤박스 어셈블.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때 당시 휴먼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분석했습니다.
"크! 빛공님!!"
시선이 머문 곳에 정답이 있다.
인공이의 선택은 탁월했다.
"그래서 어디야?"
―랜덤박스 페스티벌. 이 항목입니다.
랜덤박스 페스티벌.
랜덤박스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축제.
"잠깐만, 우리가 보여줄 게 그렇게 많아? 대규모 팬 사인회 정도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의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랜덤박스 어셈블. 랜덤박스 총집합 정도로 해석됩니다.
랜덤박스 총집합.
"예를 들면?"
-랜덤박스에 소속된 유튜버들을 초청하고, 대규모로 진행하는 행사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좁은 의미의 랜덤박스가 아니었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의미였다.
"아! 그, 랜빡이들이 유튜브 올리고 하는 채널들?"
-그렇습니다. 구독자가 100만이 넘는 유튜버들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현규가 뿌린 씨앗들이었다.
"열매가 맺혔다는 거지?"
- 정확합니다. 지금까지 뿌린 씨앗들에 열매가 맺혔습니다. 대규모 축제입니다. 휴먼.
"대규모!?"
-그렇습니다. 랜덤박스 소속으로 꾸미는 축제. 조합의 눈이 찾은 정답입니다.
랜덤박스 페스티벌.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는 축제였다.
"좋아!! 느낌 왔다!! 좋아!! 이건 진짜 좋아!!"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대형프로젝트 입니다.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현규가 신난 것처럼, 인공이도 흥이 났는지. 목소 리에서 뜨거운 감정이 느껴졌다.
"대형프로젝트? 이번엔 제대로 준비해서 해보 자."
-알겠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고 드리겠습니다.
"오케이!! 미영이랑 송희한테 연락해!"
-알겠습니다.
랜덤박스 어셈블의 시작이었다.
다음날 오후,
랜덤박스 채널에 라이브가 시작됐다.
"여러분! 랜하!!"
"너굴너굴!"
=너굴너굴입니다!!
두 현규와 너굴맨의 인사를 시작으로,
피뢰침- 랜하!! 형!! 어제 뭐야뭐야!!
취호선- ?G?! 어제 무슨 이야기인지! 해명해!
여구독자연합- 랜하!! 오늘도 오빠가 둘! 시작 너무 좋아요!
랜박의원- 랜하!! 어제 어떻게 된거임?
탐정연합- 랜하!! 얼른 썰 풀어 줘!! 어떻게 된 거야!!!
크라나- 랜하!!! 랜덤박스 어셈블이 뭐임!? 외계도 총집합함!?
시청자들이 빠르게 접속했다.
"오늘은 일반적인 방송이 아닙니다!!"
"너굴!"
=공지사항으로 날먹하는 방송입니다!
"날먹 아니라고! 너는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취호선- 공지!?
ㄴ악마2호- 공지가 뭐냐에 따라 날먹해도 인정임!!
ㄴ랜박의원- 맞음. 뭐임!! 얼른 이야기 해주셈!!!
ㄴ천사연합- 진짜 ㅋㅋㅋ 그냥 날먹이면 용서안함. 하여간 ㅋㅋㅋ 잘 생각하고 말해 형.
공지란 말에 채팅창이 술렁거렸다.
"일단, 죄송하다는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어제 너무 많은 감정이 쏟아져 들어와서 한계였습니다."
"너굴."
=크… 밑밥 까는 솜씨가 아주!
악마2호- ㅋㅋㅋ인정 ㅋㅋㅋ 일단 아픈 것부터 이야기하죠? ㅋㅋㅋ
여구독자연합- 오빠!! 아플 정도로 방송은 하지 마세요!!! ㅠㅠㅠ 너무 슬픔.
ㄴ설정연합- ㅋㅋ과몰입하지 말고 ㅋㅋ
ㄴ피뢰침- 세상에 저런 물건은 없죠? ㅋㅋㅋ
수호대- ㅋㅋㅋㅋ그러니깐 뭐냐고!!!!
현규는 진지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여러분. 우리 랜덤박스 채널이 얼마나 커졌는지 혹시 알고 계시나요?"
"너굴?"
=크!! 자랑질까지!! 요즘은 이런걸 인성질이라고 한다죠?
"아 쫌!! 넌!!"
김보라- ㅋㅋㅋㅋㅋ인성질ㅋㅋㅋㅋㅋ
설정연합- 설정상으론 외계와 지구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유일무이한 채널 정도?
ㄴ악마2호- ㅋㅋㅋ그걸 또 친절하게 ㅋㅋㅋ 대답하냐? ㅋㅋㅋㅋ
탐정연합- 개인 유튜버 순위 한국 1위는 탈환한 지 오래고 구독자도 1000만대 진입도 했잖아.
명탐정고난- 거기다 랜박에서 시작한 유튜버들도 요즘 꽤많이 생겼고 ㅋㅋㅋㅋ 중소기업이 키운 그 과장님 ㅋㅋㅋ 그분 요즘 포텐터짐 ㅋㅋㅋ
ㄴ취호선- 금속탐지 하는 미국 아조씨도 ㅋㅋㅋ 짱재밌음 ㅋㅋㅋㅋ
ㄴ랜박의원? ㅋㅋㅋ 그 대신맨도 ㅋㅋㅋ 개 웃기잖음 ㅋㅋㅋㅋ 완전 빵터짐 ㅋㅋㅋ
노년탐정김전일- 요즘 한국 유튜브 채널은 랜박 강점기란 말이 나오는 게 괜히 나오는 게 아님. 자랑질이나, 인성질은 아니었다. 이건 사실이었다.
랜덤박스 채널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다.
"맞습니다. 랜덤박스에서 시작한 하위 채널도 계속 쌓이고 있고, 제휴나 지원하는 채널도 수없이 많습니다."
"너굴너굴!"
=그건 맞지. 이야!! 너 좀 컸다?
랜덤박스가 쌓아온 결과물들이었다.
"그 모든 것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랜덤박스 어셈블! 랜덤박스 축제입니다!!"
"너굴너굴!!"
=이것도 하루 만에 준비돼?
악마2호- 헐… 리얼 하루만에!?
취호선- 아니 ㅋㅋㅋㅋ 하루 만에 준비해서 하는 것 좀 그만해!! 우리도 가고 싶다고!!
PYRO- 옳소!!! 우리도 가고 싶다!!
랜박의원- 맞어!! 그냥 뚝딱하지 마!!!! 다행히 원하던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으흠. 랜박 스타일에 맞지 않는데요?"
"너굴?!"
=크!! 하루 만에 뚝딱! 얄짤 없지!
<구독자연합 님이 1,000, 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구독자연합 제발, 시간 좀 넉넉하게 주세요.>
현규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너굴!!"
=어!? 이거 원래부터 시간 넉넉하게 주려고 했구만!!
"아니야!!!"
악마2호- ㅋㅋㅋㅋ딱걸렸네 ㅋㅋㅋㅋ 생각해 보니깐 이게 하루 만에 될 리가 없지 ㅋㅋ
ㄴ취호선- ㅋㅋㅋㅋㅋㅋ랜박이라 혹시나 했는데 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지.
구도자연합- ……!!?
ㄴ천사연합- ㅋㅋㅋㅋㅋ당했네!! 당했어!!!
ㄴ피뢰침- ㅋㅋㅋㅋㅋ미쳤냐고 진짜 ㅋ
시청자들이 웃음이 터졌을 때 웅장한 BGM이 나오기 시작했다.
둥둥! 둥!!
"랜덤박스 페스티발이 개최됩니다!! 랜덤박스 소속 모든 유튜버가 참여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충분히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모두 일정을 비우고! 찾아와 주세요!!"
"너굴너굴!"
악마2호- 그래서 언젠대 ㅋㅋㅋ 형.
가장 중요한 건 개최 날짜였다.
"그… 회장을 지금 빌리고 있습니다. 뭐요! 어제 나온 의견이잖아요!! 왜 그렇게 봐요!!"
"너굴너굴!?!?"
=야!! 이 대책 없는 놈아!!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한 공지사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