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82화 (182/201)

182. 랜덤박스 39.

- 조합의 눈.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방송이 시작되고, 언제나처럼 현규와 너굴맨이 인사했다.

오늘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 여러분! 랜하!!

"여러분 랜하입니다.

가짜 현규와 인공이의 인사도 이어졌다.

취호선- 랜하!!???

악마2호- 랜하! 오늘 시작부터 왜 이래!?

여구독자연합- 랜하! 오빠아아아!?!?! 둘!?

천사연합- 크!!! 랜하!! 어제 영상 꿀쨈!!??? 뭐야!!! 시작부터!!

인공연합- 랜하!! 인공님이 시.작.부. 터..!!

시청자들은 들어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제부터는 같이 해볼 생각입니다. 솔직히 저 가짜 놈은 별로긴 해도 시청자분들 반응이 좋아서 참여시켰습니다!"

=크!! 이 부끄럼쟁이가 시청자분들 핑계 대는 데 아닙니다!! 저를 이용해서 꿀 빨려는 게 보입니다.

악마2호인정. 난 요청한 적 없음 ㅋㅋ

ㄴ취호선 그치? ㅋㅋㅋㅋ 나도! 우리형 완전 꿀쟁이네!

ㄴ 여구독자연합 미안해요! 내가 요청했어요! 둘이면! 행복이 두배!!

ㄴ취호선- ㅋㅋㅋㅋ아니. 지금 그거 아니라고! 아무튼 시청자가 요청한거 아님! 우리형 꿀쟁이임!

둘이 되니 시청자들의 놀림도 두배가 되고, 방송도 2배 풍성해졌다.

"꿀쟁이라뇨!!"

"너굴?"

=크! 제가 잘 감시하겠습니다. 저 친구 당뇨 오는 거 아닐지 걱정이 되네요.

시작부터 분위기가 괜찮았다.

"됐어요!"

"너굴너굴."

삐진 현규를 너굴맨이 달래주고, 이쯤에서 시청자들도 현규를 달래줘야 했지만. 그런 우쭈쭈는 이제 필요 없었다.

=그럼, 오늘 방송 뭐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짜 현규가 진행을 가로챘다.

악마2호ㅡ 크!! 진행 물 흐르듯 넘모 좋고!!

여구독자연합- 오빠!! 괜찮아요!! 제가 요청했어요!!

ㄴ취호선- 그래도 ㅋㅋ 위로해주는 착한 분이 계시네.

수호대- 오늘 방송은 뭔가요!!

크라나- ㅋㅋㅋㅋ진짜 홀로그램 거울 야무지게 써먹네 ㅋㅋㅋㅋㅋ

"어!? 아니!! 놀렸으면 달래도 주고! 해야지! 그냥 넘어갑니까!?"

=삐져버린 저 친구는 내버려 두고! 바로 가겠습니다.

"야!! 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제가 진행하겠습니다! 오늘은 랜박 상자깡입니다!"

현규는 허겁지겁 책상 아래에서 상자를 꺼냈다.

"어딜! 끼어들라고! 그럼 상자깡 가겠습니다!"

=다 왔는데! 까비.

"너굴너굴."

크라나- 새로운 상자깡 가자!!

취호선- ㅋㅋㅋ혼란하다! 혼란해!

새로운 상자를 열어볼 차례였다.

현규는 상자 위로 거침없이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 4개를 오픈하시겠습니까? 동시 개봉 알림이 나타났다.

"가짜는 못 하는 상자깡!! 진짜의 힘을 보여드리 겠습니다!!"

"너굴!!"

=크. 반박할 수가 없네.

-정말 동시에 오픈하시겠습니까?

"오픈합니다!!"

"너굴너굴!!"

현규와 너굴맨이 동시에 소리쳤다.

바밤! 빠밤!

동시개방 전용 BGM과 함께.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동시개방을 선택하셨습니다.

-랜덤박스 하나가 합성용으로 소모됩니다.

"제발, 이번엔 평범한 거!! 이번엔 힐링 가자!!"

"너굴너굴!!"

사심 가득한 외침이었다.

-조합의 서.

눈빛이 깊어 보이는 특수렌즈.

-감각 증폭의 반지.

책. 렌즈, 반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혀 상관없는 물건이 쏟아졌다.

"또!? 이번에도 또야!!?"

"너굴?"

= 어떻게 한번을 쉽게 안 주냐. 또 뭐야 이건.

-눈빛이 깊어 보이는 특수렌즈에 합성합니다.

-조합의 서가 합성됩니다.

-합성대상 렌즈, 사용법을 변경합니다.

-사용방법을 감각으로 대체합니다.

-감각 증폭의 반지가 합성됩니다.

-감각이 증폭되고 '조합의 서' 사용이 쉬워집니다.

-조합의 눈을 획득하셨습니다.

조합의 눈. 이름은 멋있어 보였다.

"보셨죠? 조합의 눈이라는데. 뭔지 감이 안 잡히 네요."

=조합? 서로 어울리는 걸 보여주는 건가?

"너굴?"

크라나- ㅋㅋㅋㅋ미친 이게 의미가 있나?

ㄴ지노스- 없을 것 같군.

ㄴ취호선- 뭔데그래?

ㄴ설정연합- 그러게 ㅋㅋㅋㅋ 뭔데 또 그럼.

외계 쪽에서 의미 없다는 말이 나왔다.

"의미가 없어요? 아니. 이제 시작인데 벌써 쓸데없다는 이야기 하시는 건 아니죠?"

=똥망 확정이네.

"아! 넌 좀 조용하고!"

벌써 똥망으로 확정은 안 될 일이었다.

"좋아요. 설명부터 들어볼게요. 바로 이야기 해주세요."

"너굴!"

확인이 먼저였다.

크라나- 조합의 서. 이게 ㅋㅋㅋ 좀 웃긴데. 뭐라고 해야 되지? 요리할 때 소금 얼마나 넣어야 할지. 그런 걸 정해줌.

ㄴ지노스- A에 B를 조합할 때. 얼마나 넣어야 할지. 둘이 어울리는지 보여주는 도구라 생각하면 된다.

용도가 조금 애매해 보였다.

"잠깐만요. 용도가 딱 정해진 게 아니에요? 요리면 요리, 제작이면 제작, 뭐 이렇게요."

플로나- 둘을 비교해서, 어울리는지 알려주는 도구입니다. '서'라는 이름과 달리 태블릿이에요. ㅋㅋㅋㅋ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ㄴ크라나 ㅋㅋㅋㅋ그치. 조합법이 적혀있는 책이 아니야. 두 가지가 어울리는지, 얼마나 섞어야 할지 알려줌. 엄청 범용성 있는 물건이야. 우리는 요리나, 연금, 제작할 때 사용함.

제작 쪽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는 물건이었다.

"잠깐만요. 그럼 계량이나 계측이 제일 중요한 건 데…"

=이건 감각으로 알려준다고 하지 않았어??

"너굴!?"

수치가 아닌 감각으로 전해지면,

크라나- ㅋㅋㅋㅋ그러니깐 ㅋㅋㅋㅋㅋ 똥망이지 ㅋㅋㅋ 이걸 어디다 씀.

ㄴ취호선- ㅋㅋㅋ그렇네? ㅋㅋㅋㅋ 이거 쓸데가 있긴 함?

ㄴ수호대- ㅋㅋㅋㅋ미쳤냐고 진짜.

ㄴ휴라타- 용도, 없음. 큰일. 똥망.

ㄴ설정연합- 끝났네 ㅋㅋㅋ 휴라타님이 똥망이랍니다!!

구독자연합- 방송 마무리하고, 팬사인회라도 하시겠습니까?

ㄴ 천사연합 구독자연합 마저 ㅋㅋㅋㅋㅋㅋ

ㄴ 취호선 ㅋㅋㅋ수습 불가. 포기 판정! ㅋㅋ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아 얘 또 현실부정 들어갔네.

"너굴너굴."

크라나- ㅋㅋㅋ현실부정. ㅋㅋㅋ 뭐 고민해봐 형 ㅋㅋㅋ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지 모르는 일이니깐 ㅋㅋㅋ

ㄴ취호선- 적어도 요못님에게 가져다 드리면 ㅋㅋㅋ 둘이 어울리는지. 감은 잡으실 수 있지 않겠음? ㅋㅋㅋㅋ

악마2호- 천잰데?

ㄴ요리못하는여자-!!!?

ㄴ수호대- ㅋㅋㅋ진짜 등판 ㅋㅋㅋㅋ

이러면 안 될 일이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아니에요! 다른 것들 이야기 들어볼게요!! 조합된 건 하나가 아닙니다!!"

=하긴, 섞여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일이지!!

"너굴!"

아직 2개가 남아 있었다.

플로나- 좋습니다! 베이스가 눈빛이 깊어 보이는 특수렌즈. 이건 제가 전문입니다!

ㄴ크라나- 어!? 이게 왜?

플로나- ㅋㅋㅋ사서 사용해 봤거든요.

ㄴ수호대ㅡ ㅋㅋㅋ고럼! 도서관 사서들도 꾸미고 살아야지!!!

다행히 물건을 사용해본 외계인이 있었다.

"좋습니다. 설명 해주세요."

플로나- 이렇게 설명해달라고 판을 깔아주실 게 아닌데…복잡하게 생각하실 거 없이. 물건 이름 그대로입니다.

ㄴ수호대- ㅋㅋㅋ진짜 꾸미는 용도임? ㅋㅋㅋ

ㄴ플로나- 넵! 맞습니다. 도서관 쪽에 사서는 역시 눈빛이 깊어야지! 하는 열풍이 불어서요 ㅋㅋㅋㅋ 아직도 착용하고 있습니다.

ㄴ지노스- 연출된 눈빛이었다니!!?

ㄴ악마2호- ㅋㅋㅋㅋ피해자 등장 ㅋㅋㅋㅋㅋ 아니 그럴싸하긴 하다 ㅋㅋㅋ

현규는 채팅을 잘못 본 줄 알았다.

"제가 똑바로 본 게 맞아요? 그냥 눈빛이 깊어져 보이는 렌즈?! 그런 물건이라구요?!"

플로나- ……넵! ^^ 그게 끝! 다른 기능 없음!!

ㄴ김보라- ㅋㅋㅋ아 탐나긴 하네 ㅋㅋㅋㅋ 미치겠네 ㅋㅋㅋ 우주도 외모 관리해야지 ㅋㅋㅋㅋㅋ

ㄴ플로나- 종족이 많다보니, 눈빛! 목소리! 이쪽 보조도구들이 많습니다.

ㄴ설정연합- ………이런 정보는 안 궁금한데. 이 얼마나 끔찍한 설정인가!!

말 그대로 눈빛이 깊어 보이는 렌즈였다.

희망이 꺾였지만, 아직 하나 남아 있었다.

"그럼! 이 감각 증폭의 반지는요!?"

=이야. 아직도 희망을 안 버리네.

"너굴너굴."

크라나- 이건. 음… 다용도로 쓰이긴 하는데. 모든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짐.

악마2호- 오우야…넘모 야한 물건이네.

ㄴ취호선- ㅋㅋㅋ미친사람아!! 하지마!! 음란마귀가 가득하다 못해 넘치네!!

설정연합- 촉감, 미각 이런 단순한 걸 떠나서, 정신적 감각도 예리해 질 듯?

ㄴ탐정연합- 어차피 감각에 의존하는데, 이게 추가됐으니 칼 같은 계량은 안 돼도, 나름대로 보완이 될 거 같은데?

쓸데없는 소리도 있었지만, 중요한 이야기가 나왔다.

조합의 서를 보완해주는 역할.

"맞네요. 이렇게 되면 완전 나쁘진 않을 것 같은 데요?"

=희망사항 아니야? 그래도 조합에 써먹기엔 부족해. 냉철하게 생각해. 그걸로 뭘 보여주게.

악마2호- 음. 가짜 형말에 동감. 형의 능력으로 조합을 하는지. 아니면 진짜 렌즈 도움인지. 우리가 보기엔 그게 그거 일 듯?

ㄴ설정연합- 그렇긴 하네. 재미는 어떻게든 뽑겠지만, 요리나 제작 이건 흥미유발 별로임.

ㄴ탐정연합- ㅋㅋㅋ야이 랜빡이들아! 형이 할거 다 막으면 우쩌누!!!

ㄴ크라나- ㅋㅋㅋ지구인들 ㅋㅋㅋ 완전 똑똑하네 ㅋㅋㅋ 그렇게 말하면 우리형 할 수 있는게 없는데? ㅋㅋㅋ

다음 콘텐츠가 모두 막혔지만, 시청자들의 말이 맞았다. 그저 뻔한 콘텐츠를 할 생각은 없었다.

"맞습니다. 조합 쪽 물건이라고 여기서 제작하면, 너무 뻔하겠죠?"

=그치! 중요한 건 재미다!! 이 말이야!

중요한 건 재미였다.

쉽고, 적당히 선택하는 건 안 될 일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뭘 해야 할지 감이 잡 히지 않습니다. 조금 더 연구해보는 건 어떠세요? 착용하고, 간 좀 보겠습니다."

=고렇지! 랜박에 대충, 적당히는 없다!!

"역시 이 친구가 뭘 아네!! 여러분! 잠깐만 기다려 주십쇼! 두뇌 풀가동입니다!!"

크라나- 아니, 둘이 왜캐 심각함 ㅋㅋㅋ

취호선- ㅋㅋㅋ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방송의 재미다!? ㅋㅋㅋㅋ 미쳤냐고 ㅋㅋㅋ 너무 프로자너!

악마2호- 우리형. 믿는다!! 우리형은 기가막힌 걸 뽑아낸다!!

수호대 인정. 좋아 형! 찬찬히 해보숑!!

여구독자연합- 오빠 믿어요!!

천사연합- 솔직히. 이래놓고 못 찾았을 때가 기대된다. 지옥을 각오하셔야 될겁니다!! 지옥같은 재미 뽑아드림!!!

ㄴ 멜랑연합ㅡ ㅋㅋㅋㅋ 이것도 맞지. ㅋㅋㅋㅋㅋ

다행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렌즈 착용하겠습니다!!"

=야. 근데 너 착용할 줄 알어? 내 기억엔 한 번도 껴본 적 없는데?

"누굴 바보로 아나. 대충 눈에 집어넣으면 되지. 보세요!"

당당했던 말과는 달리.

"흐읍!"

렌즈가 들어갈 때만 되면, 눈이 감겼다.

"아 눈이 왜 자꾸…"

=쯧쯧. 내 저럴 줄 알았다.

"너굴너굴."

아무리 부릅떠도 쉽지 않았다.

무릎을 때리면 다리가 튀어 올라가는 것처럼, 이건 반사작용의 문제였다.

렌즈가 가까이 오면 눈이 저절로 감겼다.

"휴먼. 제가 속이 터져서 안되겠습니다."

"어!? 도와주게?"

"주시면 제가 넣어드리겠습니다."

인공이까지 나서고 나서야.

"또 감으면 구독자 떡락할 겁니다."

"어!?"

렌즈를 낄 수 있었다.

크라나- ㅋㅋ반사작용이요? 구독자 떡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ㄴ취호선- ㅋㅋ우리형 뭐임? ㅋㅋㅋ 방송에 미친거임? ㅋㅋㅋㅋ

ㄴ악마2호- 응…ㅋㅋㅋ미친거임.

렌즈를 낀 현규는 눈을 감았다 뜨며 이물감에 적응했다.

"끼기만 하면 작동이야?"

"아닙니다. 바로 가동합니까?"

"어. 바로 해줘. 지금은 바뀐 게 없네."

여구독자연합- 오빠 눈빛이 깊어요…

ㄴ취호선- ㅋㅋ아직 작동도 안했다!!

겉보기에도 바뀐 게 없었다.

"조합의 눈이 가동됩니다."

"어!"

현규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지만, 시청자들은 아니었다.

현규의 눈이 클로즈업됐다.

크라나- 오오!! 저 눈빛이야!! 보이지?! 도서관 사서들 다 겉멋충이었구만!

ㄴ플로나- 아닙니다! 깊은 눈빛이신 분이 있어요!

여구독자연합- 너무 여뻐요. 눈동자가…

ㄴ취호선-이건 대박이네.

ㄴ수호대 멋지다…

똑같은 눈에 렌즈만 착용했을 뿐이었는데 깊이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우."

현규는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시청자들에겐 가장 큰 변화가 눈이었겠지만, 진 짜 변화는 그런 게 아니었다.

감각이, 그리고 시야가 달라졌다.

"여러분. 조합은 A와 B가 어울리는지 보는 겁니다."

조합이란 단어에 갇혔던 게 실수였다.

"음식이나, 제작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조합은 어떨까요?"

현규는 너굴맨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굴?"

너굴맨과 현규 자신을 떠올리자 온몸에 행복한 감각이 느껴졌다.

"사람과 사람의 조합을 볼 수 있다면, 이건 조합 을 보는 걸까요? 궁합을 보는 걸까요?"

사람과 사람의 조합을 볼 수 있다면.

"사람과 직업의 조합을 볼 수 있다면?"

사람과 직업의 조화.

"가족과 당신의 조합을 볼 수 있다면?"

가족과 사람의 조화.

"제가 보는 건 조합일까요? 궁합일까요? 아니면 당신의 미래일까요?"

조합의 눈은 대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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