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 인공이 진화!? 3단 합체!?
"인공이가 둘? 듀얼코어!?"
=야. 이거 대박 아니야?! 내가 뭐라 그랬어!! 촉이 좋았다니깐!
두 현규가 흥분한 건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인공이가 둘이면, 업무효율이 올라가고,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용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수호대- 음… 그냥 인공님이 둘 된 거 아님?
설정연합- 설정상. 인공님은 슈퍼컴퓨터 같은 거니깐. 성능이 올라간 거겠지.
ㄴ탐정연합- 이거 회사 확장하는 거 아님?
ㄴ악마2호- 어!? 그러네!?
회사확장. 적절한 비유였다.
"휴먼, 끝이 아닙니다."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다면 실망입니다.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만족이었는데.
"뭐가 남았어!?"
=설마…!?
"왜 또!!"
=야이 빡대가리야! 로봇이 둘이면 뭐가 남았겠 냐! 인공이는 인공지능이잖아!
현규는 눈을 부릅떴다.
"합체!?"
=그렇지!! 합체지!! 우리는 못 해도 인공이는 가능이지!!
합체 로봇. 이것은 남자의 로망이었다.
"가능해!?"
=가능해야지!!
두 현규의 얼굴에 열망이 가득했다.
악마2호- ㅋㅋㅋㅋ하다하다 합체를 한다고요!? ㅋㅋ미쳤냐고 진짜!! 시나리오 팀 돌으셨어요!? ㅋㅋㅋㅋㅋ
ㄴ인공연합- 캬!!! 두배 강한 인공님이 등장한다!!!
크라나- 애초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인공이가 AI의 범주에 포함이 되나?
ㄴ지노스- 철학적인 질문이군.
ㄴ플로나- 어쨌든 둘을 연결하는 건 가능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합체란 말에 채팅창도 난리가 아니었다.
"합체는 조금 부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렇지만,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인공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건 합체였다.
"좋아!! 어떻게 하는 건데!?"
=가즈아아아!!!
악마2호- 고고고!! 인공님이 합체라니!!
취호선 - 가즈아아아!!
물론.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았다.
"합체 도중에는 코어가 종료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휴먼.
"그게 무슨 소리야!?"
=뭐가 무슨 소리야! 완전 멍청하네! 방송 꺼진다고!!
합체하기 위해선 방송을 종료해야 했다.
=뭐요! 뭘 멀뚱히 있어요!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야!! 누가 멋대로 방종…"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송이 종료됐다.
악마2호- ……뭐임? 진짜 방종?
ㄴ취호선- ㅋㅋㅋ진짜 약빨았나 ㅋㅋㅋㅋ
ㄴ인공연합 인공님! 합체 영상 올라올 때까지 숨참는다! 흡!!
ㄴ천사연합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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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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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종 이후에도 댓글이 이어졌다.
***
"죄송합니다. 홀로그램 속 시스템의 독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변화합니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물어볼 시간이 없었다.
"방종했다는 건 급하단 거지?"
=당연하지! 인공아! 바로 합체 준비해!!
=합체 프로세스 기동합니다.
의문을 삼키고, 일단 움직여야 했다
"오케이! 인공아 우리도 준비해!!"
"알겠습니다."
-우우웅!!
휴머노이드에서 소리가 나고, 등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나왔다.
"냥!"
-우주선 처리장치를 꺼내겠습니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쿠우웅!!!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검은색 큐브가 나타났다.
"냥!"
-우주선 코어를 베이스로, 합체를 진행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우주선의 코어였다.
"3단 합체!?"
-그렇습니다. 우주선을 코어를 베이스로 저와 홀로그램의 코어를 연결합니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적인 그림이 보였다.
"우주선, 인공이 둘. 이렇게 셋이 합체한다는 거지?"
-…많은 부분이 요약되었지만, 비슷합니다.
=좋아! 바로 시작하자고!
"그래! 바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코어를 종료하여, 우주선 코어에 결합니다.
고양이는 큐브 속으로 들어갔다.
"애초에 우주선 얻었을 때 하면 됐던 거 아니야? 왜 이제와서…"
=통제할 인공지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딱 보면 모르냐!? 종료했을 때 결합할 인공지능이 필요한 거잖아!
=정확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걸, 가짜가 알 리 없었다.
"인공이 말 듣고 때려 맞춘 거잖아!! 아는 척 오지게 하네! 너 성격 완전 별로야!"
=응. 내가 너야.
둘은 괜히 투덕거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
쉽게 허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족이나 다름없는 인공이의 일이었다. 말싸움은 긴장을 떨치기 위한 두 현규의 몸부림이었다.
-키이이잉!!
"진짜. 효과음 미쳤나."
=사람 쫄리게 만드네.
큐브에서는 굉음과 함께 빛이 뿜어졌다.
-쿠우우웅!!!!
"결합이 둘이 박치기해서, 하나로 만드는 거야? 무슨 효과음이 이래."
열기와 진동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 3분 29초.
4분도 안 되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침이 마르고, 손은 땀으로 축축해졌다.
인공이는 그만큼이나 중요한 존재였다.
길고 긴 4분이 지나고, 인공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코어 결합 완료되었습니다.
"끝났어?!"
=오오오!! 드디어!!
좋아할 틈도 없이.
- 외부 코어 연결을 시작합니다.
"또!?"
=홀로그램 인공이 연결인가 같은데?
홀로그램 인공이의 연결이 시작됐다.
"또 4분?!"
=아니지. 결합했는데, 조금이라도 빨라졌겠지.
두 현규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연결이 완료되었습니다.
홀로그램이 다시 빛의 알갱이로 변하고, 이내 검 은색 큐브로 변했다.
그 시간은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코어를 책장에 보관합니다.
-책장을 완벽하게 통제합니다.
-통제를 위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일부 마인드맵이 흡수됩니다.
큐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헐. 너무 빠른데!?
"그러게, 따라가기 벅찰 정도야."
=응. 아는 척 사절이구요. 벅찬 게 아니라 아예 따라가질 못하는 거겠지.
너무 많은 변화에 따라갈 수 없었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휴머노이드를 원격 기동합니다.
"원격 기동? 탑승도 안 했는데?"
=미친. 3단 합체하더니. 마법사가 돼버렸네.
휴머노이드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는데.
인공이의 모습으로 일어났다.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
인공이는 현규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너…"
묻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
"간단하게!"
=핵심만!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원래 조금씩 느끼던 감정이 결합으로 인해 증폭 되었습니다."
"인공이가 둘이니. 감정도 두 배다?"
=무슨 감정이 원플러스 원이야!?
"그렇다 쳐도 변화가 너무 심해. 너 표정이 생긴 거 알고 있어?"
원래 인공이가 가지고 있던 감정은 정말 작은 양 이었다. 그게 배로 늘었다 해도, 너무 극적인 변화 였다.
"책장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기능향상이 일어났습니다."
"책장?"
=마인드맵 흡수 알림!?
알림이 떠올랐던 게 생각났다.
"정확합니다. 책장에 기록된 부분이 일부 흡수된 것 같습니다."
"이건 또 무슨…"
=최악이네. 너, 너굴맨, 멜랑이. 이렇게 3명 책장에 기록되어 있었을 텐데. 너굴맨 빼고 다 비정상이잖아.
"야! 그건…맞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멜랑이와 현규의 성격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방금 인정한 거지? 멜랑이랑 나 성격 나쁘다고?"
=지금 그게 중요하냐! 닥치고 좀 들어!
가짜의 말이 맞았다.
현규는 인공이의 말에 집중했다.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휴먼에겐 즐거움을 멜랑 님에겐 열정을 너굴맨 님에겐 다채로움을 배웠습니다."
현규에게선 방송에 대한 즐거움을.
멜랑이에게선 열정적인 마음을.
너굴맨에게선 다채로운 감정을.
듣고 보니 나쁠 게 없는 일이었다.
"즐거움이 정확히 어떤 거야? 내 즐거움은 좀 편향돼 있을 것 같은데."
=그치. 완!! 전!! 편향돼 있지. 방미새잖아 방미새.
방.미.새.- 방송에 미친 새X.
가짜의 말이 정확했다.
"기묘한 기분입니다. 방송을 생각하면 흥미가 생깁니다."
=이건 또 신박하네?
"흥미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두근두근거립니다. 설레고, 흥분됩니다."
감정을 느끼는 인공이는 혼란스러워 보였다.
=인공이가 일부면 너나 난 저것보다 10배는 진한 감정 느낄 텐데…
"음… 완전 변태네?"
=그치?… 아, 아니지!! 설명이 이상한 거지. 그냥 방송이 즐거운 거잖아!
허둥지둥 핑계를 대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됐고, 그럼 멜랑이나 너굴맨 건?"
"따로 떨어트려 설명하는 게 어렵습니다. 즐거움 은 열정이 되고, 열정은 다른 여러 감정으로 변합니다."
이건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았다.
프로그램에 입력된 감정이 아니었다.
"마치…"
=인간처럼…?
인공이는 묘한 표정으로 두 현규를 쳐다봤다.
"제가 인간이 되어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난처해 보이는 감정이 인공이의 얼굴 위를 스쳐 지나갔다.
"봤어?"
=어. 봤어.
감정이 생긴 게 나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었다.
=확인하고 넘어가.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확인이 필요했다.
"저번에 물었던 거 기억해?"
"그렇습니다."
처음 감정을 느꼈을 때도 확인했었다.
"제한 걸려 있는지 확인해."
"그 걱정이라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 법칙 같은 제한입니다."
'100% 믿을 수 있을까?'
'이미 제한이 풀린 건 아닐까?'
수많은 상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건 내가 멍청해서 다행인가?"
=그렇지. 야망 있었으면 난리 났지. 스카이넷 되는 거야. 지구 정복하고.
방송밖에 모르는 현규의 마인드맵인 게 다행이었다.
=거기다, 정말 문제가 생겼으면 오셨겠지.
가짜는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맞네. 머리가 복잡하니깐 그 생각을 못 했네."
=뭐. 걱정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너니깐. 내 일 아니니깐 보이는 거지. 내가 너였으면 나도 눈치 못 챘어.
똑같은 현규인데도, 입장에 따라 보는 관점이 전 혀 달랐다.
"인공이 너! 거짓말한 거면! 관리자님 오시는 거 알지?"
=크! 든든하다! 든든해!
일름보 느낌이 물씬 풍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단 차라리 일름보가 낫다.
"알고 있습니다. 절대 오시는 일 없을 겁니다."
인공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 뭐야 방금!"
"관리자님을 떠올리니.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난 아니니깐. 너굴맨이랑 멜랑이 중 한 명이 범인이네. 역시 존재만으로도 빛나시는 관리자님.
인공이는 관리자님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빛과 소금이신 관리자님! 감사합니다!!"
=관리자님!!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이보다 든든할 수가 없었다.
***
그날 저녁.
랜덤박스 채널에 영상이 업데이트됐다.
<인공이 진화!? 3단 합체!?>
방송이 꺼지진 후의 일들이 담겨 있었다.
설정연합- 미쳤다!! 미쳤어!!!
ㄴ악마2호- 이 친구는 왜 이렇게 신났어?
ㄴ인공연합- 우리도 신났다!! 이건 대박이야!!!
ㄴ취호선- 음… 그냥 뭐랄까 랜박 유니버스에서 일어나는 일 아님? 왜캐 과몰입을 하셨다.
ㄴ악마2호- 그러니깐.
흥분한 인공연합과 설정연합.
시큰둥한 다른 연합 사람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 상태였다.
인공연합- 이 친구들이 뭘 모르네!! 이거 진짜 대박이야!! 인공누님 표정이 생긴거라니깐!! 이 멍청이들아!!
ㄴ악마2호- 헐… 맞네?
ㄴ취호선 맞네!! 인공님 표정 살아나시는구나!!! 봉인해제네!!
ㄴ인공짜응 - 본격적으로 인공님 덕질 간다!!!
ㄴ인공사랑- 크!!! 이제 무표정 인공님에서 해방이다!! 물론! 무표정도 좋지만, 인공님!! 경멸의 표정으로 쳐다보십셔!!
인공이의 변화를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들.
크라나 이거 몇 가지 실험해보고 싶은 게 있어.
ㄴ지노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성능향상이 됐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군.
플로나- 원래 인공님의 코어도 강화된 상태입니다. 그게 2개가 되고 우주선까지 붙었으니. 이건 상상이상이겠는데요?
휴라타- 인정. 정말, 걱정. 신기.
크라나- 음… 안 되겠다. 난 형한테 택배 보냄. 이거 못 참겠다.
ㄴ지노스- 우리 쪽에서도 일부 분담하도록하겠다. 궁금한 건 마찬가지다.
인공이가 궁금한 외계인들.
설정연합- 이번에 새로운 설정 쏟아진다!! 랜박 유니버스가 풍성해지는 구만!!
피뢰침 ㅋㅋㅋ진짜 미쳤냐고 ㅋㅋㅋㅋㅋ
ㄴ악마2호- 생각해보니 이만큼 디테일한 설정이 나온 건 처음이지?
ㄴ수호대- ㅋㅋㅋㅋ모르겠다. 덕후님 즐기시게 냅둬ㅋㅋ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ㅋ신난거 너무 부럽고,
ㄴ김보라 - 신기한 게 많이 나오긴 했어!! 그렇다고 이렇게 흥분할 건 아니죠? ㅋㅋㅋㅋ
인공이의 변화로 인한 세계관 확장을 즐거워하는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인공이에게 집중됐다.
뭔가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