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 인공아 괜찮지?
상상 이상의 방법이 튀어나왔다.
"진짜 랜빡이들 상상력 대박이네요."
악마2호- ㅋㅋㅋ 우리가 이 정도라 이거야!
크라나 - 미쳤다. 와. 지구인들 상상력 클라스. 돌았네 진짜.
ㄴ취호선 - 캬!! 이거 생각한 애는 진짜 상받아야 됨 ㅋㅋㅋㅋ
ㄴ지노스 - 과연. 이런 방법이 가능했군.
ㄴ플로나 - 될거 같은데요? 내 반쪽을 찾아달라는 사용법과 비슷하잖아요!
지구 시청자들은 기고만장하게 채팅을 쳤고. 외계 시청자들은 깜짝 놀라 채팅을 쳤다.
"일단, 확인 들어가겠습니다! 인공아! 이거 가능해 보여?"
- 그렇습니다. 초대권의 사용 방법에 포함됩니다.
"이게 된다고!?"
"너굴!?"
정말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탐정연합 - 우리가 원하는 모든 요소를 포함해야되니. 이 방법 밖에 없더라구 ㅋㅋㅋㅋㅋ
ㄴ천사연합 - 캬!! 이거 진짜 미친 아이디어라니깐!
ㄴ설정연합 - 게다가 설정상. 이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인공누님이 인정하셨어요!
ㄴ인공연합 - 우리 인공누님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으신다구!
고정관념을 부수고, 설정을 노골적으로 이용했다. 그러니 모두가 만족하는 장소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이건 좀 치사하지 않아요!?"
"너굴?"
괜히 치사하다고 한 게 아니었다.
설정연합 - 아니요? 저희는 물건의 설정을 잘 이용한 천부적인 센스라고 생각하는데요? ^^
천부적인 센스보다는 천부적인 짬처리였다.
"아니! 이러는 게 어딨어요!"
"너굴너굴!"
지구 시청자들이 목적지는 정말 길었다.
"<지구 시청자들의 의견을 모두 포함한 장소> 라뇨!! 이건 반칙이지!!"
"너굴너굴!"
크라나 - 아니야 형!! 이건 센스지!
지노스 - 그렇다. 이건 우리의 패배군.
플로나 - ㅋㅋㅋ언제부터 이게 승부였습니까!? ㅋㅋㅋ 센스가 대단하긴 합니다.
오히려 외계 시청자들이 두둔하고 나섰다.
"아니. 외계 분들은 뭘 그렇게 깔끔하게 승복해요! 판 엎자고 해야죠!"
"너굴너굴."
크라나 - 에이 ㅋㅋㅋ 형 그건 아니지 ㅋㅋㅋ
ㄴ지노스 - 사람은 깔끔해야 한다.
ㄴ플로나 - 맞습니다! 졌으면 승복한다! 당연한 일입니다!
ㄴ악마2호 - 캬!! 외계인들 수준 높은거 봐라 ㅎㄷㄷ…
ㄴ천사연합 - 아주 깔끔해. 저기 부들거리며 승복 못한 사람 빼고^^
ㄴ수호대 - 우리형:(ㅂㄷㅂㄷ) 이사람? ㅋㅋㅋㅋㅋㅋ
어느새 외계와 지구는 하나가 되어 현규를 공격했다. 이럴 때는 기가 막히게 죽이 잘 맞았다.
"이 랜빡이들!!"
"너굴!"
너굴맨이 부들거리는 현규를 말렸다.
악마2호 - 크!! 여기 유튜버 어디갔나? 방송 진행이 안 되네요? ㅋㅋㅋㅋㅋ
크라나 - 센스 넘치는 우리형의 진행이 보고 싶은데? ㅋㅋㅋㅋㅋㅋ
ㄴ천사연합 - 칭찬하는 타이밍 좋고!!
<구독자연합 님이 1,000, 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구독자연합 - 최고의 진행자 우리형.진행 부탁드립니다.>
병 주고, 약 주고, 랜빡이들 페이스에 완벽하게 휘말렸다. 이럴 땐 어울려 주는 게 상책이다.
"좋아요! 최고의 진행자를 찾는데 어쩔 수 없죠!"
"너굴!"
악마2호 - 오우!! 최고 등장!
수호대 - 저 녀석! 진행 좀 해본 친군가!?
크라나 - 포스 쩔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랜빡이들은 잔뜩 신이 난 상태였다. 분위기는 잡혔으니 이제 다음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초대권 사용은 선 우주! 후 지구로 하겠습니다! 어때요?"
"너굴!"
여구독자연합 - 완전 좋아요!
이인자 -완벽!
크라나- 우리도 동의! 지구는 뒤에 보자고!
ㄴ휴라타 - 우리. 동의. 우주. 먼저. 선 우주, 후 지구.
초대권 사용 순서가 결정됐다.
"좋습니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잖아요!? 바로 시작해 볼까요!?"
"너굴?!"
크라나 - 환상의 나라로 오세요!!!
악마2호 - 드림 아일랜드! 가즈아!!!!
***
현규는 주머니에서 초대권을 꺼냈다. 꺼내진 초대권은 끝부분이 접혀 있었다.
크라나 - 아니! 그걸 왜 주머니에 보관함!! 귀하신 초대권님! 꾸겨진거 봐라!!!
ㄴ지노스 - 저건. 충격이군.
외계인의 탄성이 터져 나왔는데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
인공이와 함께 실험해 본 결과, 초대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끝부분을 접어줘야 했다.
이게 초대권을 작동하게 하는 열쇠였다.
초대권이 워낙 귀한 물건이다 보니 외계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덕분에 어제 1장을 빼돌릴 수 있었다.
"초대권님! 저희는 드림 아일랜드로 떠나겠습니다!"
"너굴!!"
현규가 초대권을 하늘로 뻗으며 소리치자.
- 초대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어제와는 달리 진짜 알림이 나타났다.
"네! 사용하겠습니다!!"
- 목적지:[#$%$$#@@]→'드림 아일랜드'
- 출발합니다!!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설정연합 - 어제랑 알람 좀 다르지 않음?
크라나 - 어!? 그러네? ㅋㅋㅋㅋㅋㅋ
ㄴ악마2호 - 이 바보들아! 지구에서 지구 가는거랑! 지구에서 외계 가능 게 같냐!?
ㄴ지노스 - 이 말이 맞는 것 같군.
알림이 달라진 걸 눈치챈 시청자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랜빡이의 의견을 보고 대충 이해한 모양이었다.
"아! 카메라!!"
뒤늦게 카메라가 생각나서 챙기려고 하는 순간, 현규의 모습이 사라졌다.
천사연합 - 방금 내가 제대로 본 게 맞아? 카메라 놓고 간 거지? 방송하는 양반이?
ㄴ수호대 - ㅋㅋㅋ미친 ㅋㅋㅋㅋㅋㅋㅋ
ㄴ크라나 - ㅋㅋㅋ 저걸 놓고가네 ㅋㅋㅋ 뭐 필요 없긴 하지만.
ㄴ취호선 - ㅇㅇ? 무슨뜻임?
ㄴ크라나 - ㅋㅋㅋ스포 안 할 게 봐봐.
***
현규가 도착한 곳은 캡슐 내부였다. 어떻게 된 건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 인공 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확인하시겠습니까?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람이었다.
"확인한다."
= 메시지를 알림으로 출력합니다.
= 휴먼. 카메라나 방송은 전혀 문제없습니다. 놀이동산 서비스 중에 인공지능 로드 기능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로드를 부탁합니다.
카메라를 놓고 왔음에도 현규가 당황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역시."
인공이가 챙겨주지 않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현규의 생각대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 메시지를 종료합니다.
= 환상의 나라. 드림 아일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메시지가 종료되고, 새로운 알림이 나타났다.
= 놀이기구를 즐기기 위해 보호 스킨이 부여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안전을 위해 부여되는 기능인 것 같았다.
"오케이! 수락할게!"
= 보호 스킨을 부여합니다.
= 물리피해 보호가 부여됩니다.
= 정신피해 보호가 부여됩니다.
= 화염피해 보호가 부여됩니다.
.
.
.
온갖 보호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알림 끄고! 빠르게 부여해 줘!"
현규는 과감하게 스킵을 선택했다.
= 보호 스킨이 부여되었습니다.
= 캡슐을 개방합니다.
=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산뜻한 인사말과 함께 캡슐이 올라갔다.
"환영합니당!"
열린 캡슐 앞에는 사람만 한 토끼가 현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화들짝 놀랐지만 현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용! 전 당신의 여행 가이드! A-152 입니당!"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이름.
눈앞에 토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A.I를 보유하고 계시네용? 로드해 드릴까용!?"
"네."
토끼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 A.I를 로드합니다.
= 드림 아일랜드 시스템을 업로드합니다.
= A.I가 교체됩니다.
=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새로운 알림이 나타나고, 인공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림 아일랜드에 접속했습니당! 당!? 휴먼! 이거 말끝과 억양이 이상합니당!!"
평소처럼 딱딱한 어투의 인공이가 아닌.
어딘가 쾌활하고 귀여운 말투였다.
"괜찮은데?"
"휴먼! 웃지 말길 요청합니당! 비웃음입니깡!?"
웃음을 참았는데도 피식피식 새어 나왔다.
"아니야! 반가워서 웃는 거야!"
"그렇습니깡? 아! 속지 않습니당! 이 휴머노이드 세팅이 이상합니당!!"
휴머노이드 세팅 자체의 문제인 것 같았다.
"왜? 나쁘지 않은데."
"입꼬리 계속 씰룩거릴 겁니깡?!"
말투가 변하자 감정이 더 풍부해진 느낌이었다. 어째서 이런 세팅이 돼 있는지 이해가 됐다. 시작부터 유쾌하고 즐거웠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바로 방송해야지! 지구는 어떻게 하고 있어!?"
"너굴맨 님께서 노래하고 계십니당!"
지구에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대환장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방송 가능한 거지!?"
"당연합니당! AI에 접속한 이상! 아무 문제 없습니당! 드림 아일랜드 추억만들기 시스템이 있어성! 수천수만 대의 카메라가 숨어 있습니당!"
원래라면 현규는 이런 말투를 극혐하지만, 인공이가 사용하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괜찮았다.
"그럼! 바로 방송 돌려!"
"방송 돌리겠습니당!"
한편 지구에선 댄스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너-굴! 너굴너굴!"
인공이는 노래라고 표현했지만, 이건 그냥 노래가 아닌 댄스 음악이었다.
rlaalswo- 크흑… 심장 터진 듯. 새 심장으로 교체하고 온닷!!!
너굴연합 - 우윳빛깔 너굴맨!!
너굴사랑 - 너굴맨님 그의 엉덩이와 꼬리! 넘모 귀엽자너!!
정확히 분류하자면 댄스 음악보다는 율동에 가까웠다. 너굴맨이 엉덩이를 씰룩일 때마다 꼬리가 같이 움직였다.
주인공 - 드림 아일랜드 시스템에 접속했습니다. 너굴맨 님의 공연이 끝나면 바로 화면을 전환하겠습니다.
ㄴ수호대 - 오오오오!!! 접속됐음? ㅋㅋㅋㅋ 아 카메라 놓고 가더니 ㅋㅋㅋ 우리 인공님 바쁘게 만드네 ㅋㅋㅋㅋ
ㄴ크라나 - 내가 된다고 했지!
ㄴ설정연합 - 두근두근 하당!!
ㄴrlaalswo - 조용하거라! 너굴맨님께서 멋진 모습 보여주고 계시거늘!!
"너-굴!!"
너굴맨의 멋진 턴으로 댄스가 끝나고,
- 화면 전환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너굴맨 님.
"너굴!!"
화면이 전환됐다.
***
"여러분!!! 카메라 놓고 와서 완전 놀랐습니다!! 진짜. 방송 똥망 하는 줄 알았잖아요!!"
현규와 옆에 멀뚱히 서 있는 사람만 한 토끼.
악마2호 - ㅋㅋㅋㅋㅋㅋ아니!! 시작부터 충격과 공포네. 태클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크라나 - 오오오!! 전설의 가이드 토끼!!
ㄴ수호대 - 저거 유명함? ㅋㅋㅋㅋㅋㅋ
ㄴ크라나 - 응ㅋㅋㅋ 가이드가 이곳에선 거의 전능하다던데?
ㄴ설정연합 - 그래요?
ㄴ탐정연합 - 형 옷은 왜바뀜? ㅋㅋㅋㅋ 아니. 오늘 방송 ㅋㅋㅋ 장난 아니구만!!
옷은 보호 스킨이 부여되며 색만 변한 것뿐이었는데. 시청자들은 묘한 착각을 했다.
좋은 현상이었다. 이것들이 지구 쪽 사람들에겐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줄 것이다.
현규는 옷에 관한 이야기를 못본 척했다.
"토끼가 궁금하다구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얼마나 입이 근질근질했는지 아세요!?"
인공이는 샐쭉한 표정으로 현규를 쳐다봤다.
"제가 이곳을 와 보니. 원래의 가이드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한테는 인공이가 있으니, 이게 누구겠어요?"
인공연합 - 인공누님?!
악마2호 - ㅋㅋㅋㅋ인공누님 토끼버전임?! ㅋ
취호선 - ㅋㅋㅋ미쳤냐고 진짜 ㅋㅋㅋ 인공누님 왜캐 고통받냐!! ㅋㅋㅋㅋㅋㅋㅋ
인공이란 말에 채팅창이 시끄러워졌지만, 아직 겉모습보다 더 충격적인 게 남았다.
"맞지? 인공아?"
"휴먼! 지금 저 놀리는 겁니깡!?"
인공이가 입을 열자.
인공연합 - ……
악마2호 - ……???
크라나 - ……전설의 가이드????
채팅창에 '…'과 '???'가 도배됐다.
"아, 제가 이걸 설명 안 해 드렸네요! 휴머노이드 세팅이 아주 훌륭합니다! 놀이동산 분위기 팍팍! 납니다!"
"뭐가 팍팍 납니깡! 휴먼!? 입꼬리 제자리에 두길 요청합니당!"
인공연합 - 그러니깐. 저게 인공님?!
ㄴ악마2호 - 충격받았니? 괜찮아!?
ㄴ인공연합 - 존나 좋군!!! 최고야!!
ㄴ인공사랑 - 인공님 말투 통통 튀는 거 봐라!! 이거지!!!
ㄴ수호대 - 덕후 냄새 풀풀나는데!?
ㄴ인공짜응 - 그 맛입니다!!!
크라나 - 와. 나 완전 충격인데.
ㄴ지노스 - 난 꽤 괜찮은 것 같군.
ㄴ크라나 - ㅋㅋㅋㅋㅋㅋ미친
ㄴ악마2호 - ㅋㅋㅋ컨셉이 너무 과하잖아!!
ㄴ취호선 - ㅋㅋㅋ미쳤냐고ㅋㅋㅋ인공누님 추가 수당은 받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공이의 말투에 채팅창에서 충격과 환호가 동시에 쏟아졌다.
"뭐! 그렇게 됐습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환상의 나라! 드림 아일랜드! 출발하겠습니당!!! 출바~알!! 이건 내장된 메크로입니당!! 진짜 최악입니당!!!"
울상인 인공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드림 아일랜드가 눈앞에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