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50화 (150/201)

#150. 선물, 선물, 선물! 개꿀?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이 되면, 믿을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

현규의 지금 상태가 그랬다.

생존 본능이 발동하고, 사고가 움직이면서.

두뇌가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채팅 관리자님 맞지?"

-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 - 저런 마귀 같은 생각을 하는 놈이 또있네 ㅋㅋㅋㅋㅋ

짧은 채팅이었지만, 많은 정보를 담고 있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문제가 생긴 거네. 그러니깐, 기록이 삭제되고 호출까지 하신 거지 맞지?"

- 락이 걸려 있습니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대답보다 더 확실한 말이었다.

이미 인공이의 정보를 통제한 상태였다.

"대충 감 잡았어. 바로 이동할게."

생각을 정리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싶었지만. 호출된 상태로 시간을 끌 수 없었다.

현규는 외계를 통하는 문을 열었다.

'어떤 지옥이 펼쳐져 있을까.'

여러 관리자가 모여 끔찍한 존재감을 뿜고 있진 않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왔느냐?"

그런 예상과는 달리,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어여쁜 아이야. 오늘 정말 잘해주었다."

관리자는 환한 미소를 짓고, 현규를 환영해 주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지만,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표정을 고치고, 반성의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관리자는 의아하다는 듯 질문했다.

"왜 죄진 표정을 하고 있는게냐."

"제가 위험한 생각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분위기를 보면 예상과 달리 칭찬을 위한 자리인 것 같았지만, 일단은 사과하고 상황을 봐야 했다.

"생각이 죄라면 이 우주 죄인이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생각은 죄도 아니며, 통제할 대상도 아니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뿐이며, 실제 실행에 옮겨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렇네요?"

얼빠진 현규의 대답에.

"물론, 외계에는 이 정보가 '*****'이기 때문에 강제로 삭제가 됐지만, 이낡아빠진 법칙은 정말이지 끔찍하구나."

이건 현규가 알 필요 없는 정보였다.

"예. 어떤 뜻인지 알았으니. 그만 설명해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궁금할 터인데, 이번에도 참는구나."

역시나, 알면 문제가 생기는 정보였다.

"잘못이 아니라면, 무슨 이유로 호출하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칭찬을 해주려고 불렀다."

금기를 건드리고 반쯤은 난리가 난 상태였는데. 어째서 칭찬을 받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민한 문제를 건드린 거 같은데. 이게 칭찬받을 일인가요?"

"왜. 칭찬해주니 싫은게냐?"

장난스런 그녀의 질문에 황급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저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네가 내 체면을 살려 주었다."

"체면이요?"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왜 보냐고 시끄럽게 떠들던 영감탱이들이 입을 다물었구나. 다른 관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

관리자들의 관심을 끌고 랜덤박스 채널을 시청하게 만든 것이다.

"그게 왜 영감들의 관심을 끌었는지 궁금하지 않으냐?"

너무 궁금했지만 귓가에 울리는 위험 신호에 입을 꾹 다물었다.

"이래도 넘어오지 않는구나."

"이번 건 좀 힘들었습니다."

현규가 너스레를 떨자 관리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손을 내밀어 보거라."

한참을 웃던 관리자가 돌연 손을 요구했다.

현규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덕분에 관리자 중에 한 영감이 선물을 보냈구나."

"네!?"

무슨 선물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믿을 수 없는 통증이 손가락에서 느껴졌다.

"크아아아악!!!!"

현규가 비명을 지르는 동안.

관리자는 설명을 이어갔다.

"사념을 발견하면 손으로 움켜쥐거라. 나쁜 념이 사라지고, 업만 남을 것이다. 영감탱이의 유산에 가까운 물건이니. 요긴하게 쓰일 게다."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도 관리자의 설명은 머릿속에 각인이 됐다.

"크아아악!!"

"이리 아파하는데. 이리 오거라."

현규는 비명을 지르며, 관리자의 품에 안겼다. 그렇다고, 고통이 사라지지도 관리자님의 품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으아아악!!!!"

통증과 아쉬움을 동반한 아련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 와중에 응큼하구나."

관리자의 표정은 굉장히 만족스러워 보였다.

***

"너굴너굴!"

"괜, 괜찮아."

현규는 초췌한 얼굴로 지구로 돌아왔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의 얼굴에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현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너굴맨을 쓰다듬었다.

"괜찮아. 오히려 상을 받고 왔으니깐. 별일 없었어."

"너굴!! 너굴너굴!!"

그래도, 못 믿겠는지. 너굴맨이 허공에 소리쳤다.

- 휴먼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정말로 상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너굴."

그제야 안심이 된 얼굴로 현규를 쳐다봤다.

"괜찮아."

너굴맨을 쓰다듬는 현규의 손은 전과는 조금 달랐다. 검지에 반지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줄 거면 진짜 반지를 주던지. 문신이 뭐야 진짜. 중2병도 아니고."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는 몰라도 반지 문신이라니.

최악의 센스였다.

"인공아. 이거 정리 좀 하고 넘어가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야."

- 알겠습니다.

아릿하게 남아있는 고통을 참고, 관리자의 대화를 떠올렸다.

"위험한 걸 건드린 게 다른 관리자들의 관심을 끌었어."

- 대답할 수 없는 답변입니다.

인공이가 대답할 수 없는 건 알고 있었다.

이건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었다.

"듣고, 기록만 해줘."

- 알겠습니다.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은 끼어들겠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관심을 끈 이유는 둘 중 하나야. 위험 자체가 신기하거나. 위험이 있다는 게 중요하거나."

위험이 생기고, 관심을 가진 이유는 둘 중 하나였다. 신기해서 보거나, 위험 그 자체가 중요한 거였다.

"신기하다는 건 너무 희망 사항이고, 만약 위험이 중요한 거라면? 지구에서 벌어지는 위험 그게 왜 중요하지?"

퍼즐이 하나씩 정리되고, 맞춰지기 시작했다.

"외계에서 지구는 어떤 위치야?"

- 환경 보호구역입니다. 접근도 간섭도 불가능한 보호구역입니다.

<보호구역에서 일어나는 위험.>

이게 관리자들이 관심을 두는 이유였다.

"이거 우리가 행운을 잡은 거 같은데?"

-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소가 뒷걸음질하다 쥐를 잡듯. 랜덤박스에서 나온 물건으로 고민하다 우리는 행운을 잡았다.

"다른 관리자님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 거추장스럽고, 비정상적인 존재입니다.

정확했다. 우리는 그다지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균형이나 법칙을 위해서는 우리는 없는 게 나은 존재였다.

"그런 관리자들에게 우리 관리자님이 우리의 필요성을 설득했을 거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규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증명한 거 같은데?"

지구에는 위험이 있고, 그것을 다룰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현규였고, 스스로의 필요성을 증명한 것이다.

- 비약이 있고, 이야기에 허점이 있지만,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 판단됩니다.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거 맞지!?"

-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확실했다. 다른 관리자들도 납득하고 현규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손가락에 새겨진 문신이 그 증거였다.

"관리위원회를 뒷배로 삼는다던 농담이 진짜가 된 거 같은데?"

-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어쨌든, 첫발을 뗀 건 맞잖아!"

- 그건 맞습니다.

당장 우리를 지지해 주진 않겠지만,

"뭐,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사소한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 이 반지처럼."

그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게 중요했다.

"좋아! 안경은 어떻게 됐어!?"

- 걸작이 나왔습니다.

이미 선물을 받은 상태였는데.

"진짜!?"

또 다른 선물이 튀어 나왔다.

***

- 안경을 손보면서 지노스의 아이디어를 받아, 장치를 달기 전에 작은 개조를 했습니다.

"개조?"

안경을 개조했다니. 어떻게 한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 외눈 안경이었던 업 확인기 기억나십니까?

"기억하지. 업 보이던 안경이잖아."

사념 관측 안경과 업 확인기.

둘 다 안경이었다.

어떤 작업을 한 건지 예상이 되기 시작했다.

"둘을 합친 거야!?"

- 까다로운 작업이었지만, 지노스족의 도움이 컸습니다. 중간중간 필요한 물품을 지녹스족이 후원해 주었습니다.

그저 장치를 연결하라고 했더니 둘이서 마개조를 한 모양이었다.

"거기다 장치까지 달았고?"

- 그렇습니다. 걸작이란 표현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묘하게 들뜬 인공이의 목소리.

그만큼 자신 있다는 표현이었다.

"캬! 빛의 인공님! 여기서 또 이런 선물을!!"

- 별거 아닙니다. 휴먼. 더 찬양하길 요청합니다.

"인공님! 그대는 랜박의 지혜요 빛입니다!!"

인공이는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볼 수 있겠습니까!? 이거 너무 대단한 물건이라 보다가 실명하는 거 아닙니까!?"

- 조심하길 요청합니다. 휴먼. 너굴맨 님 부탁드립니다.

"너굴!!"

너굴맨이 안경을 가져왔다.

"테가 두꺼워졌네?"

- 그렇습니다. 두 개를 합치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검은색 뿔테안경이었다.

"이건 어쩔 수 없었나 보네?"

- 장치를 뜯어서 연결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워크맨만 한 크기의 장치가 안경에서 나온 선과 연결되어 있었다.

"훌륭한데?! 외눈 안경도 자연스럽게 합체했고, 원래 이랬다고 해도 믿겠는데?"

- 역시, 물건을 보는 눈이 있습니다. 휴먼.

정말 멋진 물건이었다.

"이름은?"

- 수거자의 안경. 지노스족이 지은 이름입니다.

뭔가 중2병스럽긴 했는데.

목적과 용도에 딱 맞는 이름이긴 했다.

"이제 시험해보기만 하면 되네!?"

- 맞습니다.

***

랜덤박스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왔다.

제목:내일 방송을 위한 공지사항.

작성자: 주인공.

안경이 업그레이드되었고, 사념을 처치할 방법까지 완벽하게 준비가 끝났습니다.

여러분이 생각지도 못한 장소를 가볼 생각입니다. 내일 방송은 다소 무섭거나, 과장이 포함되어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속해주시기 바랍니다.

보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섭외된다면, 그 장소도 포함하겠습니다.

[댓글]

피뢰침 - ㅋㅋㅋㅋ 미친 여름 다가온다고 갑분 공포물로 가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악마2호 - ㅋㅋㅋ하루만에 준비가 끝났다고? ㅋㅋㅋ 사념 처리는 어떻게 하는건데!?

김초롱 - 무서워. 호러물 싫은데!!

ㄴ여구독자연합 - 적극 동감입니다.

취호선 - 캬!! 오져버렸다. 내일 어디가려나? 사념이 쌓일라면, 아니 쉽게 생각하면. 그냥 사람 많이 죽은 곳 가면 되잖아!!

ㄴ이인자 - 한국 좁은 땅덩어리. 사람 많이 죽은 곳 진짜 많다…ㅎㄷㄷ……

설정연합 - 캬!! 사념 어떻게 풀어냈을지. 엄청 궁금하다. 어딜가는지야. 그건 난 상관없음.

탐정연합- 이거 어디 갈지 분석해봐? ㅋㅋㅋ

ㄴ악마2호 - 오오오오!! 좋아여!!!

ㄴ명탐정고난 - 일단 정치적요소가 포함된 곳은 못감. ㅇㅈ?

ㄴ수호대 - ㅋㅋㅋ그건 그렇지. 엔터테이먼트 요소로 사용하긴 어렵겠지.

ㄴ씰룩홈즈 - 역사적으로도 문제있는 곳은 힘들다. 이것도 ㅇㅈ?

ㄴ취호선 - 아. 그렇네. 서대문교도소 같은 곳은 쉽지 않겠네. 허락이 나올지도 의문이고,

ㄴ노년탐정김전일 - 그럼, 그럼 사회적 역사적 사건이 아니면서, 불특정다수가 죽은 장소를 가야하는데. 이거 어렵다 ㅋㅋㅋ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ㅋ 그래서 어디냐구요.

ㄴ탐정연합 - 마포대교, 자살의 명소.

ㄴ악마2호 - 오오오오!! 여긴 느낌있다.

호러조무사 - 솔직히 상품백화점 옛터 가면 사념 쏟아져 있는거 아님?

ㄴ인석정 - ㅋㅋㅋ 거기 지금 아파트 들어서 있음 ㅋㅋㅋ 못 간다. 그랬다가 땅값 떨어지면 ㅋㅋㅋ 사회 문제 된다 ㅋㅋㅋㅋㅋ

탐정연합 - 하여간, 어디갈지 엄청 궁금하다. 어디든 좋지만, 어디든 문제가 있으니 ㅋㅋㅋ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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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갈지.

추리가 끊임없이 이어져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라이브를 위해 아침부터 일어나 준비했다.

"이게 선물이냐!! 선물이야!!?"

오늘 라이브를 생각하니.

출발도 전에 짜증이 밀려왔다.

- 사념이 완벽하게 분리되었고, 업도 획득했습니다. 굉장한 물건입니다. 그게 선물이 아니라면 우주에 선물이 몇 개 없을 겁니다.

인공이 말대로 능력은 정말 뛰어났지만.

약간의 부작용이 있었다.

"특성 없었으면 정신병 걸렸어! 진짜!"

- 충분히 견뎌낼 수 있습니다.

자기 일 아니라고, 쉽게 말하고 있었다.

그 끔찍한 감각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아 진짜. 이걸 버릴 수도 없고…"

- 시간이 촉박합니다. 지금 출발해야 합니다. 휴먼.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해선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아…"

"출발입니다."

"너굴너굴!"

어느새, 인공이가 휴머노이드에 탐승해 다가왔다. 이렇게 방송하기 싫은 건 처음이었다.

인공이와 현규 그리고 너굴맨까지.

방송을 위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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