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44화 (144/201)

#144. 아! 이게 자꾸 나오면 안 되는데.

산길을 올라가는 길은 고요하고 풀 내음 가득한 아름다운 길이 아니었다.

삐--!! 삐---!!!

금속 탐지기 때문에 시끄럽고 땅을 파느라 흙 내음이 가득한 전투적인 길이었다.

"아니! 왜 또 나와!!"

피뢰침 - ㅋㅋㅋㅋ탄피만 자꾸 나오죠? ㅋㅋㅋ

수호대 - 동전은요!? 우리형 부자된다고 하지 않았나? ㅋㅋㅋㅋㅋㅋ

PYRO - 좀 놀랍다. 발밑에 전쟁의 흔적이 있는 거잖아.

ㄴ月光- 신기해! 저건 무슨탄이야? 또 탄피가 나왔다.

"M1 그렌트 탄피로, 아래 마크를 봤을 때 아이오와주의 디모인이란 도시에서 제작된 탄피입니다."

"그게 중요해!?"

"보여줘서 설명했을 뿐입니다."

나오라는 동전은 안나오고 탄피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밀리덕후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밀리덕후 - 형!! 탄 하나씩 나온 곳은 상관없는데, 밀집되어 있으면 그 포인트 꼭 체크해주세요!>

후원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밀집된 곳이요? 거긴 왜요?"

밀리덕후 - 그런 곳에서 보통 유해 나옴. 군 생활을 할 때 유해발굴 나간 적 있음!!!

ㄴPYRO - What the 진짜?

ㄴ악마2호 - ㅋㅋㅋㅋ 한국은 징병제라 다들가는거임 ㅋㅋㅋ 유해발굴 나갔던 애들 꽤 있을걸? ㅋㅋㅋㅋ

CMike - 어메이징 코리아. 이게 주모의 위력인가.

ㄴ수호대 - ㅋㅋㅋ 그건 아니고, ㅋㅋㅋㅋㅋ

ㄴ月光 - 일본에 한국 군인 덕후들도 있을 정도야! wwwwww

ㄴ밀리덕후 - ㅇㅇㅇ……일본쪽에도 밀리덕후 많음 ㅋㅋㅋ한국은 2년 밀리터리 경험한 사람이 많?ㅋㅋ

악마2호 - ㅋㅋㅋ많은 게 아니라 대부분 아님? ㅋㅋㅋㅋ

유해발굴은 생각지도 못한 요소였다.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체크하면서 가고 있습니다. 유해발굴 관련해서는 말을 좀 아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인공이까지 현규의 말을 거들었다.

밀리덕후 - 어!? 설마 나 스포한거임!?

ㄴ인석정 - 하필 6월 호국보훈의 달이죠? ㅋㅋ

ㄴPYRO - 그게 뭐야?

ㄴ인석정 - 나라를 위하여 목숨 바친 분들을 기념하는 날인데. 한국은 6월을 통으로 사용함.

ㄴPYRO - 오!! 정말 좋은 뜻인데!?

ㄴ인석정 - ㅋㅋㅋㅋ문제는 지금 앞뒤 너무 딱딱 맞고 있지 않음? ㅋㅋㅋㅋ

ㄴ악마2호 - 동전 찾으러 왔는데, 탄피가 막 나오고!? 하필 호국 보훈의 달이고!? ㅋㅋㅋㅋㅋ

ㄴ수호대 - ㅋㅋㅋㅋ콘텐츠 밑그림 그리고 있는데 ㅋㅋㅋㅋ 반쯤 스포됐죠? ㅋㅋㅋㅋㅋㅋ

ㄴ구독자연합 - 일단 모두의 협조 부탁드립니다.

ㄴ악마연합 - ㅋ아무렴요 ㅋㅋㅋ 협조해 드려야죠 ㅋㅋㅋㅋㅋㅋㅋ

ㄴ취호선 - ㅋㅋㅋㅋ미치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오키 협조함. ㅋㅋㅋㅋㅋㅋ 호국보훈의 달 콘텐츠.

현규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오해를  유도했다.

"흠! 여러분! 부자되러 가죠!?"

"좋은 생각입니다. 휴먼."

너무나 어색한 그 모습에,

수호대 - ㅋㅋㅋ 가즈아!! 동전 찾으셔야죠!

악마2호 - 오이오이! 부자 될거라 믿고 있었다고!! ㅋㅋㅋ 찾으러 고고고!!!

시청자들의 비웃음이 날아왔다.

더는 동전 찾기 방송이 아니었다.

"가즈아!!"

현규는 금속 탐지기를 들고 다시 산을 올랐다.

***

랜덤박스에서 나온 물건을 써먹기 위해 콘텐츠를 짜내서 나왔는데, 막상 와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펼쳐졌다.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

삐---!! 삐---!!

"여기서도 탄피가 나올까요?"

방송이 그렇게 쉽게 진행될 리 없었다.

"동전!? 이 타이밍에!? 이 분위기에!?"

"500원짜리 동전으로 특별한 가치가 있는 동전은 아닙니다."

인공이의 설명이 추가됐다.

피뢰침 - ㅋㅋㅋㅋ 이제 탄피가 나와야 할 타이밍에 동전이 나오죠? ㅋㅋㅋㅋㅋㅋ

ㄴ수호대 - 어허!! 어서 부자가 되지 못할까!! 어디서 탄피를 찾는 것이냐!!

ㄴ악마2호 - ㅋㅋ이 랜빡이들 진짜 ㅋㅋ

여구독자연합 - 오빠! 표정!! 표정!!

ㄴ인공짜응 - ㅋㅋㅋ우리형 당황한 거 ㅋㅋㅋ 실화냐? ㅋㅋㅋㅋㅋㅋ

채팅창은 축제 분위기였다.

"인생… 진짜."

"인생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인공짜응 - ㅋㅋㅋ캬!! 누님 맞습니다!!

채팅부터 인공이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다시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 없었다.

아직 고갯길은 한참 남아 있었다.

수호대 - ㅋㅋ오! 멘탈 관리 좋습니다! 다음이 있습니다!

악마2호 - ㅋㅋㅋㅋ맞아요! 형 파이팅! 뭐 형이 탄 묻어 놓은것도 아닌데! 어캐 바로 찾겠어!! ㅋㅋㅋㅋㅋㅋㅋ

PYRO - 오늘 진짜 재밌는데? :)

바짝바짝 속이 타는 현규와 달리.

채팅창은 유난히 즐거워 보였다.

***

탄이 나와야 할 타이밍에 동전이 나오긴 했어도 아직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었다.

"이거 걱정입니다."

수호대- 응? 무슨 걱정??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다.

"동전은 방문한 사람이 많을수록 주울 확률이 높을 텐데. 위로 올라갈수록 방문한 사람이적지 않겠어요?"

악마2호 - ㅋㅋㅋ그렇네!? ㅋㅋㅋ 그런데 형 왜 웃고 있음? ㅋㅋㅋㅋ

웃음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숨어있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동전이 나올 확률은 줄어들고 탄피가 나올 확률은 올라간다. 이건 예감이 아닌 명확한 이유가 있는 사실이었다.

"여기 묘한 장소가 있네요."

김동주 잠깐!? ㅋㅋㅋㅋ 저거 진지 아님?

ㄴ수호대 - 아!!! 이래서 웃고 있었구만!!!

ㄴ정민호 - 진지 맞아? 그냥 구덩이 아님?

ㄴ김동주 - 님. 군생활을 떠올려 보세요. 진지공사 나갔던 그 때를!!

ㄴ정민호 - ……PTSD 떠오를 뻔. 저거 폐급진지 맞음.

고지로 올라올수록 진지처럼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진지요!? 그게 무슨 소리세요!?"

취호선 - ㅋㅋㅋ 시치미 떼는 거야? ㅋㅋㅋㅋ

ㄴ이인자 - 생각해보면, 한국전쟁은 고지전투 아님? 이거 위쪽엔 엄청 많을텐데.

ㄴ악마2호 - 이러니깐 꿋꿋하게 올라왔구만!!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고지전'이란 영화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탄피가 나올 확률은 급격하게 올라간다.

"저는 진지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쪽을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수호대 - ㅋㅋㅋㅋ이건 너무 노골적인거 아님? ㅋㅋㅋㅋ 아 진짜 우리형 왜캐 귀엽누ㅋㅋ

진지 안과밖에는 별다른 신호가 없었지만 진지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자,

삐---!!! 삐---!!!

금속 탐지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어이쿠! 이런 신호라니!"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둘의 발연기가 돋보였다.

인공덕후 - ㅋㅋㅋ난 모르겠다 ㅋㅋㅋㅋ 개웃기네 오늘 진짜 ㅋㅋㅋㅋ

ㄴ피뢰침 - ㅋㅋㅋㅋ너무 어처구니가 없으면 ㅋㅋㅋ 웃기다는 걸 오늘 첨 알았다 ㅋㅋㅋㅋ

수호대 - ㅋㅋㅋ 이제 어디까지 하나 ㅋㅋㅋ 궁금할 정도임 ㅋㅋㅋㅋㅋㅋㅋ

초입에서 분위기를 잡은 보람이 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역시나 탄피가 나왔습니다."

"마크를 확인하겠습니다."

인공이는 마크를 확인하고, 탄피에 관해 설명했다.

"1945년에 제작된 탄피입니다. 미네소타주 트윈스 시티에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탄들. 제작된 곳이 다 다른 거야?"

"그렇습니다."

수호대 - 미국, 영국 나라만 2곳에 도시만 3곳? ㅋㅋ 그것도 1940년대에 만들어졌던? ㅋㅋㅋㅋ

현규는 찾는 속도를 높였다.

"진지를 중심으로 쭉 찾아보겠습니다."

"휴먼. 진지가 아닙니다."

"아! 이 구덩이를 중심으로 찾아보겠습니다."

악마2호 - ㅋㅋ 이제는 대놓고 진지라고하죠? ㅋㅋㅋ

ㄴ인공연합 - ㅋㅋㅋ아니다!! 구덩이라고 말 바?다! ㅋㅋㅋㅋㅋㅋㅋ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탄피가 발견되었고 그보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도 탄피가 발견됐다.

"이거…"

진지에서 점점 멀어졌지만 꾸준히 발견되고 있는 탄피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었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쏘면서 올라간 거 같은데요?"

"모두 같은 탄피입니다."

진지를 향해 총을 쏘며 올라간 것처럼.

"길이네요."

말 그대로 탄피로 만들어진 길이었다.

***

"휴먼. 그쪽은 길이 없습니다."

"아, 그러네. 미안 너무 몰입했나 봐."

탄피를 찾다 보니 길을 완전히 이탈했다.

몰입한 건 현규만이 아니었다.

밀리덕후 - 탄피의 길. 기분이 좀 이상하다.

악마2호 - 경사 봐. 산길인데 쏘면서 왔다는 거잖아.

ㄴ수호대 - ㅇㅇ…거기다 여기 최전방도 아님.

현규와 시청자들은 신기하면서도 묘한 기분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이거 참. 뭐랄까. 이상한 기분입니다."

인공짜응 - 나도 그래 형. 딱 잡아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느껴짐.

현규의 말에 시청자들이 공감했다.

"감동이나, 먹먹한 기분은 아니고 그저 묘한 기분이 느껴지는… 아 진짜. 표현력 후지네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주제를 알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휴먼."

왠지 뭉클하면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가슴을 간지럽혔다.

"6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수호대 - 기다렸습니다!!!!

악마2호 - ㅋㅋㅋㅋ 빌드업을 이렇게 짜놓았던 거임? ㅋㅋㅋㅋㅋ

PYRO - 신기해:)

취호선 - ㅋㅋㅋㅋ미쳤냐구 진짜. ㅋㅋㅋㅋ

크라나 - 아 바빠서 채팅 안 하려고 했는데 ㅋㅋㅋ 진짜 ㅋㅋㅋ 오늘 빵터지네 ㅋㅋㅋㅋ

ㄴ인공짜응 - 외계인까지 등판하게 만듬 ㅋㅋ

시청자들 덕에 만들어진 빌드업이었다.

"호국.'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을 위해.'보훈.' 그 공훈에 보답한다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고루하고 뻔한 이야기이지만.

"한국 분들은 오늘 영상을 보시면서 호국보훈을 떠올려 주시고, 다른 나라 분들은 '이런 역사가 있는 나라구나.'라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너무 오래 돼버린 일이지만 이렇게나마 그때를 느끼고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럼, 진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휴먼치고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지한 건 이 정도면 충분했다.

"랜덤박스에서 나온 물건치고, 너무 약한 게 아닌가 생각 드시죠?"

설정연합 - 어!? 그냥 호국보훈 빌드업 아니었음?

수호대 - ㅋㅋㅋㅋㅋ미친. 형 뭐할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현규가 할 일은 아니었다.

"제가 보지 못하도록 디스플레이를 가려놨지만. 금속 탐지기에는 추가로 달린 남다른 탐지 장치가 있습니다!"

"화면에 출력하겠습니다."

시청자들이 보는 화면에 대략적인 지도와 금속 물체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수호대 - 오오오오!!! 이거 굉장한데?!

악마2호 - 진짜야 이거?!

명탐정고난 - 랜빡 규모를 생각하면, 어제 미리 탐사해서 지도를 만들었을 수도? ㅋㅋㅋㅋ

ㄴ인공짜응~ ㅋㅋㅋㅋ 스포하지 말고!!!

취호선 - 이거 엄청 상세한데?

ㄴ밀리덕후- ㅇㅇ… 일정크기 이하는 발견 안 되게 세팅해서 소리 안 울린 거 같은데. 지도상에는 작은 쇠조각까지 나온 거 같음.

딱 봐도 지도가 굉장한 걸 알 수 있었다.

"저희가 오늘 방송을 진행하면서 모은 자료들은 전부 국방부, 유해발굴팀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모르지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피뢰침 - 캬!! 마지막에 좋은 일까지? ㅋㅋㅋ

이인자 - 호국보훈의 달 특집다워!!! 모은 자료를 썩힐 필요 없었다. 도움이 될 수도 있었고, 의미도 있는 일이었다.

"그럼, 이제 제가 무슨 말 할지 아시죠?"

수호대 - ㅋㅋㅋ방종임? ㅋㅋㅋㅋ

정답이었다.

"오늘의 방송은 여기까지!!"

그렇게 방송이 종료됐다.

***

다음 날 아침.

어제의 보상을 해달라는 듯이 아침부터 인공이는 옆에 와서 울어댔다. 덕분에 현규는 평소와는 다르게 바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왼손으로는 인공이를 쓰다듬고.

"냐앙!"

오른손으로 인터넷 기사를 확인했다.

"이게 무슨…"

처음엔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

<유명 유튜버. 호국보훈을 전 세계에 알리다.>

"뭘 알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 다른 곳에서도 기사가 났습니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였습니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

아니었다. 이건 시청자들이 착각하면서 만들어진 콘텐츠였다.

"개꿀?"

- 개꿀입니다. 확실합니다. 휴먼의 기획력으로는 나올 수 없는 결과입니다.

가슴 아픈 팩트가 날아왔지만 그걸 신경 쓰기에는 즐거움이 압도적으로 컸다.

"난리 났네! 난리 났어!"

- 유해발굴단에 자료도 보낸 것이 결정적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일 하면 복이 온다!! 맞지!?"

- 결과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동전을 줍기 위해 시작한 일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정도의 일이 되어버렸다.

"크!! 좋아."

- 좋은 소식이 또 있습니다.

"또 있어!?"

- 외계 시청자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외계 시청자들에게 연락 올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송출권!?"

- 다음 시청자가 결정된 것 같습니다.

좋은 일과 더 좋은 일이 연달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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