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32화 (132/201)

#132. 응. 호구들 어서 오고!!

문제가 있는 물건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컬렉터, 이건 무슨 물건이에요?)"

"(오! 그건 엄청난 전설을 간직한 물건이지요!)"

조악한 그림이 그려진 석판,

전설이 있다고 하기엔 너무 허름했다.

"(전설? 확실해요?)"

"(이건 중국에서 구한 물건인데.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모습을 그린 석판입니다.)"

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끔찍한 모습이었다.

"(신보다는 악마의 가까운 모습 아니에요?)"

"(신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건 고정관념 아닐까요? 그래서 더 가치 있는 석판입니다.)"

하늘에서 촉수 같은 게 쏟아지는 그림이었는데 저걸 신으로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외계, 신이랑 관련된 물건 더 있어요?)"

"(그림으로 큰돈을 버셨다더니. 이거 큰손이셨군요! 있습니다!)"

설정연합-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 싸구려틱해

보이는거 아님?

인공짜응 -인공님 조용히 계시는 거 보니.문제는 없는거

아니야?ㅋㅋㅋㅋ

ㄴ 피뢰침 - 응. 너 그거 과몰입이야. 인공님도 사람이야!

사람!

ㄴ 인공연합-아니! 우리 애가 인공님에게 과몰입을 할 수도

있지! 왜 그래요!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꽝'이었지만,꽝이 아니었다.석판도 노트와 비슷했다.

"안경으로 보는 모습 방송에 출력해"

"알겠습니다."

맑고 밝은 업이 아닌 어둡고 칙칙한 업이 공간을 일그러트렸다.

노트보다는 약하지만 이것도 같은 종류의 물건이었다.

설정연합-왔다!! 자자. 이게 진짜든 가짜든 그게 중요한 거

아닌 거 알지?

ㄴ 악마2호 ㅋㅋㅋㅋ그럼 뭐가 중요한데 ㅋㅋㅋ 설정덕후들

뜬금없이 급발진하네.

ㄴ 설정충-니들은 눈이 없음!? 이거 엄청난거임.

ㄴ탐정연합 -동감.

ㄴ수호대-또! 또 지들끼리 난리지!!

채팅창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전부 꺼내주세요. 그중에서 골라서 사겠습니다.)"

"(역시! 오늘의 큰손답구만!)"

컬렉터는 물건을 꺼내고, 현규는 소매를 걷었다.

"(자 쇼핑 제대로 한번 해 봅시다!)"

그가 가져나온 물건은 10가지가 넘었는데.

현규가 구매한 건 그중에 3가지였다.

이상한 조각품.

가죽에 적힌 기록.

싸구려 반지.

비정상적인 업을 지닌 물건이었다.

"(120만이죠?)"

"(환불 안 되는 걸 명심하게.)"

"(그럴 일 없어요.)"

깔끔하게 거래가 끝났다.

컬렉터는 호구를 물었다는 표정이었는데.

누가 진짜 호구인지 모르고 있었다.

현규의 얼굴에 짙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림을 그려 대량의 업을 획득하고 플레이 버튼을 얻었지만, 이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 더 큰 이득이 숨어있었다.

"눈에 띄게 시청자와 구독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이의 보고가 그 증거였다.

"외국?"

"외국 시청자들이 압도적입니다."

다른 유튜버들의 방송으로 그림 그리는 모습이 노출되었고, 그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우리 홈페이지 자연스럽게 노출해."

"알겠습니다."

여기에 언어의 제한이 없는 랜덤박스 홈페이지까지 노출시키면 유입된 시청자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 쪽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놀란 모양입니다."

"처음 그림 그린 거 빨리 편집해서 업로드 해,영상 올려놓고 눈치 주면 그쪽에서 알아서 홍보해 줄 거야."

"편집 및 업로드 완료했습니다. 바로 담당자와 통화하겠습니다."

유튜브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 정리됐으면 빨리 움직이자. 시청자들이랑 협의해서 물건 쓸어 담아."

"알겠습니다."

이제 원래대로 돌아갈 차례였다.

현규는 캔버스 앞으로,

인공이는 다른 부스 앞으로,

유튜브 공식 행사는 이제 시작이었다.

***

리퀘스트를 받아 그림을 그리는 건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일 것 같지만,오히려 많은 이득을 가져왔다.

"(혹시, 우리 유튜브 본 적 있어?)"

유튜브는 고사하고 눈앞에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굳이 내색할 필요 없었다.

-(최근 KPOP 노래에 맞춰 안무를 추는 팀입니다.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영상은 BTZ의 FIRE입니다.)

귓가로 인공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BTZ의 FIRE 봤습니다. 대단하시던데요?)"

"(봤구나!?)"

인공이의 도움을 받아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호감을 쌓았다.

"(댄스커버 모습 섞어서 해 드릴까요?)"

"(다른 영상도 봤어!? 혹시 우리 팬이야!?)"

"(당연히 팬이죠. 유튜브를 하는데 제가 모르는 게 이상한 거 아니에요?)"

리퀘스트를 받았는데도 빠른 진행이 가능했다.

피뢰침 -ㅋㅋㅋ 과연 형이 봤을까?ㅋㅋㅋ

ㄴ 악마2호 믿어 쫌 ㅋㅋㅋ 이 랜빡아. 형 노력 생각하면,

봤을 수 있지 않음?

ㄴ탐정연합-우리도 봤다고 생각함.저번에 말했지?빙의

팔찌 구현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들어갔을지 상상이 안

간다고.

ㄴ 피뢰침 -ㅋㅋㅋ 아 맞네. 근데 우리형 사기스킬 생각하면,

안 본고 저러는 것도 가능이긴 한데 ㅋㅋㅋ

ㄴ악마2호-ㅋㅋㅋ그건 맞지.

PYRO-너희 지금 우리형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 만나고

있는지 모르는 거야?

L Mike-나라가 달라서 그런지.반응들이 없음.:0

ㄴ月光-진짜 랜박 밖에 모르는 이 바보 랜빡이들

wwwwwwwwwww

한국 시청자들은 현규에게 집중하고 있었지만 외국 시청자들은 아니었다.

세계에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댄스팀. 미국에서 연예인 만큼 유명한 유튜버의 등장에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이러니! 내가 400만 버튼을 썼지!!)"

PYRO-근데, 사실 유명 유튜버들보다. 형 그림 그리는 거

보는 게 더 좋긴해.:)

L 피뢰침 - 이 랜빡이 겉으론 아닌 척 하지만 속으론 형을

원하고 있었잖아!

ㄴ수호대-ㅋㅋㅋㅋㅋ미치광이야 쫌!!

유명한 유튜버가 등장하고 덤으로 그림 그리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현규가 그림 그리는 모습은 한 편의 영화였다.

땀에 축축이 젖은 티셔츠. 그 사이로 보이는 잔 근육들. 야성적인 남자의 뒷모습과는 정반대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완성되는 그림.

여구독자연합 -오빠.너무 멋있어요!!

ㄴ수호대-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명탐정고난 -하나도 아니고, 계속 그림을 그리는 건 형

실력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우리형은 진.짜.다.

LPYRO-제일 유명하지 않은 유튜버가 제일 유명한 이

상황,너무 신기한 거 같아. 우리형 그는 신이야!!:)

ㄴ 악마2호-진짜 ㅋㅋㅋ 간지 터져버리네.멋있긴 멋있다.

남자인데도 반하겠음.

그림을 그릴 때마다 사람이 모였고,

경매를 할 때마다 가격이 치솟았다.

"(5번째 낙찰자는 필립스&루이스 코미디 채널입니다!!)"

"(경매가 712만 버튼을 갱신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플레이 버튼은 모였고 경매가 열릴 때마다 최고가를 갱신했다.

피뢰침 -이야, 하다하다 경매가 지겨워질 줄이야 ㅋㅋㅋ

당연히 최고가 갱신이겠지 !

3일간 랜덤박스 부스에는 사람들이 항상 북적였다. 하루에 5점씩 총 15점의 그림이 팔려나갔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은 당연히 랜덤박스 채널이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유튜버들의 실시간 스트리밍.

행사 하이라이트 모음.

랜덤박스는 모든 곳에 나오고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3일은 랜박 강점기'였다.

수호대-우리형 너무하지 않냐?

ㄴ 악마2호-이건 또 뭔 소리야?ㅋㅋㅋㅋ

ㄴ수호대-방송 할 줄도 모르는 애들있는데 가서 ㅋㅋㅋ

이건 양민학살아님?ㅋㅋㅋㅋ

ㄴ 악마2호-ㅋㅋㅋ응. 아니야.ㅋㅋㅋ 여기서 우리형이제일

구독자 낮아.

ㄴ수호대-느낌은 우리형이 젤 많아 보이는데?ㅋㅋㅋㅋ

LPYRO-그건 맞아.랜박이 행사장의 왕이야!:)

ㄴ인공연합-캬! 왕. 오졌다. 우리형 멋져부러! 사랑해 형!!!!

***

현규가 멋지게 돈을 버는 동안.

인공이는 다른 부스를 쓸어 담고 있었다.

"여러분. 채팅으로 원하는 물건을 고르시면 구매하겠습니다."

피뢰침 -아아아!! 경매 최고가 갱신!!! 와 지루할 틈이 없네.

누님!! 저는 저 기타여!!

악마2호-ㅋㅋㅋㅋ미치겠다ㅋㅋ 하다하다 인방에서

멀티테스킹을 할 줄이야 ㅋㅋㅋ 난 저 드럼!

수호대-좋아!! 난 저저 가죽점퍼!!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랜덤박스!! 맞지?!)"

"(맞습니다. 구매 가능합니까?)"

"(그럼!!큰손은 환영이지!!)"

쇼핑할 때는 돈 많은 사람이 왕이었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어!?)"

"(여기부터 저기까지입니다.)"

"(뭐가!?)"

"(사겠다는 이야깁니다.)

구매하는 스케일이 달랐다.

"(우리 물건 비싸!!)"

"(플레이 버튼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많이 벌고 있습니다.)"

물건이 제아무리 비싸도 버튼이 쏟아져 들어오는 랜덤박스에겐 그다지 비싼 게 아니었다.

"(다시 말하겠습니다.여기 맨 앞부터 저 기타가 있는 곳까지입니다.)"

"(네!!드리겠습니다!!)"

"(아니, 요청을 수정합니다.)

"(그치!? 우리 비싸다니깐! 하다못해 우리 물건에 얽힌 역사라도 듣고…)"

덜 사려는 게 아니었다.

"(여기부터 저 끝까지로 하겠습니다.)"

"(역사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포장해 드릴까요?!)"

재주는 현규가 부리고 재미는 인공이가 보고 있었다.

"(좋습니다.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만족스러운 기분입니다.)"

인공이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피뢰침 -갓공님!! 역시! 스케일이 아주 크십니다!!

수호대-캬!!누님 멋져요!!

김초롱 언니!!걸크 터져욧!!

인공연합 -하악!! 누님!! 그저 빛빛.물건을 다

구매해주셨다!!

PYRO-린 필드 밴드 기타!! 줄 서봅니다!!

ㄴ 악마2호 ㅋㅋㅋ너 너무 한국화 된거 아님?ㅋㅋㅋㅋ

LPYRO-주모!!샤따 내려!!

ㄴ수호대 - 아 쫌!!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공이의 과감한 쇼핑에 채팅창은 축제 분위기였다. 쇼핑은 3일간 쭉 이어졌다.

첫날의 충격적인 쇼핑이 소문나면서.

"(오셨습니까! 여깁니다! 여기 좋은 물건 많아요!!)"

최하 1,000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극진한 모습으로 영업하는 기막힌 상황이 연출됐다.

피뢰침 -ㅋㅋㅋㅋ전세계 탑 유튜버 구글링해보셈 ㅋㅋㅋ 그

대단한 사람들이 여기서 영업을 하고 있넹ㅋㅋㅋㅋㅋ

ㄴ 악마2호-ㅋㅋㅋ 인공누님 하루만에 VIP등극 ㅋㅋㅋ 미친

실화냐?ㅋㅋㅋㅋ

ㄴ수호대 -갓갓 인공님 ㅋㅋㅋ 그 와중에 표정변화 전혀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공 연합 -아아! 인공님께서 홍해를 가르시고,나타나자.

1000만 유튜버들이 고개를 조아렸다!

ㄴ 악마2호-ㅋㅋㅋ 전설 만들어질 기세네 ㅋㅋㅋㅋ 모두 인공이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아이고!!여기부터 저기까지 맞으시죠!? 감사합니다!!바로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인공이의 트레이드마크가 나왔다.

악마2호-ㅋㅋㅋ저게 걸크러쉬라는 거임? ㅋ

ㄴ 인공연합-아니. 저걸 SWAG이라고 하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수호대-ㅋㅋㅋ 버튼 수액?ㅋㅋㅋㅋㅋ

ㄴ인공연합-ㅋㅋㅋ스웩!!수액말고!!

***

행사가 성황리에 끝나고 프라이빗 파티가 열렸다.방송도 카메라도 없는 그저 축하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현규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림 따로 의뢰는 안 받아!?)"

"(지켜봐서 알잖아. 진짜 너무 힘들어.)"

엄살을 부려 방법을 바꿨다.

"(아! 어떻게 안 될까?)"

"(캔버스에는 못 그려줘, 테블릿으로 그려줘도 괜찮아?)"

"(전혀 상관없어!21세기에!손으로 그리는 게 웃기는 거지!)"

방법이 변하면 그리는 사람도 변한다.

컴퓨터 작업은 인공이가 전문이었다.

"(방송시간 빼서 그려야 되는 거 알지?)"

"(어떻게 안 될까? 전에 썼던 계약서! 그거 얼마든지 써줄게! 방송에서 사용된다며! 제발! 나 그림이 너무 갖고 싶어!)"

"(좋아. 친구. 나한테 하나 빚진 거야.)"

"(물론이지!)"

계약서는 물론이고 빚까지 달아놨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좋아. 원하는 리퀘스트 있으면 메일로 보내줘.)"

"(알겠어!)"

"(잠깐만! 너희 그림 이야기 하는 거야!?)"

새로운 호구가 나타났다.

축하 파티?

현규에겐 호구 낚시터였다.

"(좋아!!그림 필요한 사람들 전부 와! 오래 걸려도 괜찮으면 하나씩 보내줄 테니까!)"

"어!? 진짜!?나도!!)"

업이 굴러들어 왔다.

★★★

파티가 끝나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른 콘텐츠를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바로 한국으로 넘어온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휴식이 필요했고,불길한 물건들을 얼른 치우고 싶었다.

"그림 네가 그릴 수 있지?"

"가능합니다. 휴먼의 그림체를 참고하여 그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계약한 순서대로 보내줘."

"의심하지 못하게 타이밍 맞춰 보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행기에서 모두 나눈 이야기입니다. 휴먼, 정신 차리길 요청합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는 몸부림이었다.

"휴먼. 시간을 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그치?"

카트에 실린 불길한 물건들.

"들어가자."

관리자를 만날 시간이었다.

"아, 기분이 이상하네."

"기분 탓입니다. 휴먼."

심부름을 완벽히 끝냈고 특별히 문제도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꺼림칙한 기분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이렇게 가기 싫은 기분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오늘 진짜 이상하네."

"문을 개방합니다."

한참을 문 앞에서 서성거리자.

인공이가 문을 열었다.

외계로 넘어가는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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