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31화 (131/201)

#131. 대박!! 대박!! 대박!!

인파를 가르고 당당히 나타난 인공이는 멋있기보다는 창피했다.

"당당하다. 당당해."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휴먼."

모든 시선이 둘에게 쏠려 있는데.

중요하지 않을 리 없었다.

"발견했습니다."

창피함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가까이."

인공이가 가까이 다가왔다.

"인기 많아 보이는 물건이야?"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끝까지 팔리지 않을 것같은 물건입니다."

"그럼,여기부터 정리하자.내가 하고 싶은데 다리가 풀려서 일어날 수가 없어."

순간 인공이의 눈이 반짝였다.

"확인했습니다. 한계까지 빙의 팔찌를 가동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쪽 부탁 좀 할게. 경매 시작할 텐데 참가조건을 걸어."

지금 분위기라면 가능한 일이었다.

"업 맞습니까?"

현규는 대답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인공이가 제대로 이해한 것 같았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그걸 나한테 왜 물어!)"

구경꾼들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대화를 끝낸 인공이는 앞으로 나섰고,

현규는 회복하기 위해 다시 눈을 감았다.

"(지친 휴먼을 대신해.경매를 주관하게 된 인공입니다.)"

"(오오오!!! 경매 하는 거야!?)"

"(참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경매라는 말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계약서를 한 장 받겠습니다. 당신의 KARMA를 주신다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대놓고 업을 요구했다.

"(KARMA? 뭐야 그건?)"

"(잠깐! 저 채널을 알고 있는 시청자가 있는데?)"

"(여러분! 카르마를 달라는데요? 이쪽 내용 아시는 분 있어요?)"

KARMA.낯선 개념이었는데.

저들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유명 유튜버는 개인인 경우가 드물다. 스텝으로 보이는 다른 사람들이 뛰어와 정보를 주거나 채팅창에서 정보를 획득했다.

웅성거리던 분위기가 진정됐다.

"(쉽게 생각하시면 됩니다.KARMA. 우리 채널에서만 사용되는 자원입니다.)"

업을 이해시키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좋아! 이해했어!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업을 이해하고 우리가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닫자. 바로 딜을 걸어왔다. 이 흐름을 끊는 건 현규의 몫이었다.

"우리 3일 영업한다 인공아!"

3일 영업. 이것으로 많은 것들이 변한다.

"(이 그림이 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 잠깐! 더 그려!?)"

"(아니. 이런 걸 그리고 더 그린다고!?)"

"(유튜버라며!? 준비된 게 더 있어!?)"

1개의 그림에 참가할 수 있는 계약서가 아니었다. 이건 3일 동안 벌어질 모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계약서였다.

"(짐승 같은 체력과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지쳤다고 해도 3일 동안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제의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

유튜버들의 표정이 변했다.

"(그림은 리퀘스트가 가능한 거야!?)"

"(당연합니다. 그림의 크기는 작아지겠지만,그만큼 빨라지고 요청도 수용 가능합니다.)"

인공이가 결정타를 날리자.

"(가져가!!계약서 가져가라고!!)"

"(야 비켜!!내가 먼저야!!)"

무수한 계약 요청이 쏟아졌다.

***

"(좋아!! 이번 승자는 나라고!!)"

"(우우우!!!)"

주위의 야유에 오히려 기쁜 표정이었다.

야유가 바로 승리의 증거였다.

"(총 325만 플레이 버튼에 퓨리파이 님이 낙찰받으셨습니다.)"

"(이거지!! 우리가 승리했습니다!!)"

피뢰침-ㅎㄷㄷ…325만?!

악마2호-오졌다!! 다들 물건 골라라!!

인공연합- 이건 막 구매해도 가능할 듯?ㅋㅋ

325만 플레이 버튼.

퓨리파이가 가진 모든 버튼이었다.

"(휴식을 위해 잠시 폐장하고,1시간 후에 다시 영업을 시작하겠습니다.)"

"(1시간!? 그 전에 물건 팔아서 플레이 버튼 모은다!!)"

"(다들 매장 열 준비해!!)"

플레이 버튼을 모으기 위해.

다들 상점을 개장하러 이동했다.

이건 기회였다.

"여기 모여 있던 유튜버들 상점은 못 봤지?"

"그렇습니다."

1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가볼까?"

"바로 안내하겠습니다."

업 확인기를 건네받고 바로 이동했다.

<우주의 미스테리.>

도착한 곳은 입구부터 불안했다.

"여기야?"

"그렇습니다. 끔찍한 물건이 있습니다. 업 확인기로 보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아실겁니다."

무언가 차이점이 있는 모양이었다.

현규는 업 확인기를 착용했다.

"(샘!손님이야!)"

"(로봇!?)"

안쪽에서 상반되는 남자 둘이 나타났다.

샘과 리처드였다.

"(안녕. 내 친구가 여기 재미있는 물건이 있다던데?)"

"(오오오!!! 랜덤박스 채널의 주인이잖아!!)

기대하지 않았던 격한 환영에 깜짝 놀랐다.

"(우리 채널을 알아?)"

"(그럼!! 우주와 연결된 채널이잖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인공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이어갔다.

"(휴먼, 아까 보여준 물건 구매하고 싶습니다.)"

"(로봇! 내 물건을 알아주는 건 너뿐이야!)"

인공이의 반응은 상상 초월이었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옆에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난 리처드야. 이 친구는 샘이고,다소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

이걸 어떻게 받아야 할까.

현규는 컨셉을 정했다.

"(난 랜덤박스의 주인. 이쪽은 그 상자에서 나온 인공지능이야. 일단은 그래.)"

"(일단은?)"

느끼한 미소를 짓고, 일단은 이란 말을 강조했다.

"(그런 거지.)"

"(맞아! 그런 거지!)"

그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피뢰침 -ㅋㅋㅋㅋ 우리형 컨샙 지키는거 봐라.ㅋㅋㅋㅋㅋ

ㄴ 악마2호-ㅋㅋㅋ여기선 누가 정상인임? ㅋ

김초롱-리처드 멋진데?

ㄴ 여구독자연합 -오빠가 더 멋져요!

ㄴ 김초롱 -응 ㅋㅋㅋ 취향은 존중할게 ㅋㅋ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보고 있었다.

"(휴먼. 안쪽의 물건을 봐도 된다고 합니다.)

"(알겠어.리처드 우린 안쪽으로 들어갈 생각이야.괜찮지?)"

그는 카메라를 들고 말했다.

"(얼마든지!우리가 고맙지!)"

***

어째서 관리자는 이런 심부름을 시켰을까?'

그 해답은 노트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거 뭐야.)"

"(외계와 통신을 하며 적어둔 노트라고 합니다.)"

"(방법은 알려줄 수 없어! 이건 내 독자적인 방법이야!)"

독자적인 방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성공한 모양이었다.

"(저거, 괜찮은 거야?)"

"(제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없다. 그 말이 딱 맞았다.

"(저거 얼마예요?)"

"(지구를 위해서라면 그냥 가져가도 돼!)"

도대체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

그냥 준다고 말하는데 그건 안될 일이었다.

"(우린 약탈하러 온 게 아니야. 거래하러 온 거야. 어때 리처드?)"

버튼을 낭비할 생각이 아니었다.

거래는 깔끔하게 해야 했다.

어떠한 문제도 생겨선 안 된다.

"(샘! 저 말이 맞아! 네 노력이 들어간 노트야.적당한 가격을 받고 파는 게 좋지 않겠어?)"

"(하지만, 지구를 위해선데?)"

이런 순진한 친구에게 그냥 받아가는 건.

약탈이나 다름없었다.

"(좋아! 100만 플레이 버튼 어때?)"

"(100만!?)"

"(아니! 너희 구독자 300만밖에 안 되지 않아?!)"

피뢰침 -ㅋㅋㅋ이게 랜박 클라스다 이거야!

악마2호-우리가 구독자가 부족하지 가오가 없냐! 버튼 많다.

이거야!!

100만을 제의하니 전혀 생각하지 못한 요구가 튀어 나왔다.

"(뭘 판 거야?)"

"(그림. 재미있는 그림을 팔았거든.)"

리처드는 눈을 빛내며 질문했는데 어째서 이 채널이 커졌는지 알 것 같았다.

"(좋아! 샘! 좋은 생각이 있는데 들어 볼래?)"

"(좋은 생각?)"

"(노트 대신 그림을 하나 그려달라고 하자! 외계의 모습!그런 거! 어때?)"

"(오오오오!!! 정말?!)"

리처드는 판매한 물건을 단서 삼아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3일간 경매권을 이미 팔아치웠어. 이 행사 끝내고 따로 그려서 보내줄게. 어때?)"

"(그림 따로 리뷰하면서 촬영해도 되지?)"

리처드가 물어본 건 촬영 여부였다.

"(상관없어. 채널에서 소개해준다면, 우리가 영광이지.)"

"(샘! 어때?)"

지금까지는 리처드의 방송 감각에 놀랐다면,샘의 대답은 다른 의미로 현규를 놀라게 했다.

"(빙의 팔찌!? 그걸 사용하는 거야!?)"

"(어!? 알고 있어!?)"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샘은 알고 있었다.

"(좋아! 난 완전 찬성이야!!)"

"(좋아! 그럼 거래해 볼까?)"

"아니. 잠깐만! 샘! 이 노트에 비견될 만한 다른 물건 있어? 팔지 않고 숨겨둔 게 있으면,모두 사고 싶어.)"

꼭 가져가야 하는 물건이 하나일 리 없었다.

"(그 정도 물건은 나도 그거 하나뿐이야. 여기가 기부 행사가 아니었다면, 꺼내지도 않았을 거야.)"

"(기부라서 이걸 꺼낸 거야?)"

"(당연하지! 피스! 외계를 탐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야.)"

"(이게 우리 샘이야! 절대 싫어할 수 없는 남자지!)"

음모론자가 평화를 사랑한다니.

샘도 대단했지만 리처드도 마찬가지였다.

두 남자는 환상의 콤비였다.

"(좋아! 그럼 없다는 거지? 이게 마지막?)"

"(노리고 있는 물건은 있어!)"

"(어떤 물건인데?)"

(골동품 모으는 아저씨! 경쟁상대니깐 여기까지만 알려줄게!)"

그쪽까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우리 거래는 된 거지?)"

"(응! 이거 가져가!)"

샘이 노트를 들고 내밀었는데.

현규는 소스라치게 놀라 뒷걸음질 쳤다.

절대 만지고 싶지 않았다.

"(제가 받겠습니다.)"

인공이가 나서서 공책을 받았다.

인공짜응 -도대체 어떻게 보이길래 저렇게 놀래는 거야!?

여구독자연합 -오빠 진짜 놀랐어요.연기가 아닌 게

확실해요.

ㄴ탐정연합-형에 관해선 여구독자연합 믿는다. 그럼 저

물건이 이상하다는 거네.

시청자들의 생각은 정답이었다.

***

"여러분,제가 쇼하는 거로 보이실지 모르겠지만,안경으로 보이는 모습은 정말 불길합니다."

"안경으로 보이는 모습을 방송으로 공개해도 되겠습니까?"

인공덕후-오오오!!누님 얼른요!!

수호대-도대체 어떻길래 저러는거야!? 보여주세요!!

김운정-진짜 궁금함!!

현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업 확인기로 보는 노트의 모습이 나타났다.

피뢰침-이건,너무 극혐아니야?

설정연합 -뭐지? 업이 원래 이래?

명탐정고난 원래 이러진 않을 듯.

업 확인기로 본 노트는 불길해 보이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공간이 뒤틀린 것처럼 일그러진 모습이었다.

"보통의 업을 지닌 것도 보여줄게요."

"저쪽 부스 물건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음악 유튜버의 부스에 걸린 악기들에는 업이 스며 있었다.

설정연합-하얀빛?

ㄴ 씰룩홈즈-00… 일반적으로 하얀빛이 나오는 듯. 보통의 업은 하얀빛이 연하게 뿜어져 나왔다. 그런데 노트는 비정상적이었다.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해 보입니다."

"맞습니다. 휴먼. 이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길래.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안에 내용은?"

"우리가 받은 지시는 물건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해석이 아닙니다."

단호한 인공이의 거절에 정신 차렸다.

안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맞아.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지!30분 정도 남았는데! 골동품점!! 빠르게 돌겠습니다!"

"좋은 판단입니다."

두 사람은 골동품점으로 이동했다.

***

<골동품 수집가>

구독자 1,120만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컬렉터였다.

이 채널의 운영방식은 좀 독특했는데,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 골동품을 구매하는 채널이다.

"(실례합니다. 골동품을 사고 싶은데요?)"

"(오! 드로잉 마스터! 환영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물건을 사고 싶은데요.)"

"(골라보세요! 진짜가 있을 수도 있고, 쓰레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그게 골동품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독특한 컨셉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무엇을 사든! 가격은 모두 같습니다.)"

"(얼마요?)"

"(30만 플레이 버튼.)"

이곳은 도박장이나 마찬가지다. 멋들어진 콧수염을 만지며 컬렉터는 미소를 지었다.

"(물론! 만질 수 없습니다! 오직 보기만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 있게 외쳤는데.

"(보는 건 가능한 거죠?)"

업 확인기가 있는 현규에게 이곳은 노다지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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