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25화 (125/201)

#125. 외전2 - 평소에 뭘 할까?

<너굴맨은 쉴 때 뭐할까?>

너굴맨이 기상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

"너굴너굴.너굴너굴! 너굴! 너굴너굴."

- 예. 너굴맨님. 이댓글은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격투파의 댓글은 삭제하거나 숨김 기능으로 해놓겠습니다.

바로, 정보통제였다.

"너굴너굴."

의자에 앉아 신중하게 댓글을 확인한다.

"너굴! 너굴너굴!"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명심하겠습니다.

현규가 알지 못하는 너굴맨의 일탈이었다.

"너굴!"

-비밀유지. 명심하겠습니다.

인공이와 너굴맨의 은밀한 거래였다.

그다음에는 정해진 루틴대로 행동했다.

"너굴!"

마치,합체!라고 하는 것처럼.

휴머노이드에 접속하고.

"너굴너굴!"

능숙하게 앞치마를 두른 채.

요리를 시작했다.

"너굴너굴! 너굴!"

-예. 오늘의 아침은 오믈렛과 베이컨.샐러드로 전달하겠습니다.

아이의 몸이지만, 현규가 쉐프에 빙의한 것처럼 능숙하게 요리를 하고 아침을 준비했다.

"너굴!"

모든 요리가 끝나고

간단한 세면과 털 관리는 필수였다.

몸단장에 신경 쓰는 이유는 하나였다.

"너굴너굴!!"

"흐음. 아침이야?"

"너굴!"

너굴맨은 현규의 품속에 안겨,

어리광을 피웠다.

"또, 아침 준비했어?"

"너굴너굴!"

너굴맨의 몸에서 베이컨 냄새와 달걀 향이 났다.고소하고 달콤한 향기.

"하지 말고, 더 쉬라니깐."

"너굴너굴."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면서 뭐가 그렇게 좋아. 고생한 너굴맨을 위해 오늘 한번 긁어줄게."

현규는 복슬복슬한 너굴맨의 배를 살살 긁어줬다.

"굴굴."

"이거 때문에 아침 준비하는 거 아니지?"

"너굴!"

"알겠어. 잘 먹을게."

모두가 행복한 아침이 시작됐다.

"너굴맨! 오늘은 오후에 송희 녹화 좀 도와줘!"

"너굴너굴!"

너굴맨은 현규가 나가는 게 아쉬웠지만, 절대 내색하지 않았다.

물론 그건 너굴맨의 생각일 뿐이었다.

"다음엔 꼭 같이 가자."

"너굴!"

꼬리를 내리고 애써 밝은 척하는 너굴맨을 현규가 살살 달래고 나서야 외출했다.

"너굴!"

-청소물품 준비하겠습니다.

"너굴너굴!"

휴머노이드 신체가 없는데도 너굴맨은 한참을 움직여 집안을 청소했다.

그리고,청소가 끝날 때쯤엔 송희가 온다.

"너굴맨!!"

"너굴너굴!!"

"으으!! 힐링! 힐링!!"

서로 얼싸안고, 얼굴을 비비고.

그런데 묘하게 너굴맨은 귀찮아 보였다.

"너굴너굴!"

너굴맨이 귀엽게 소리치자.

- 녹음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아! 언니! 안녕하세요! 얼른 갈게요! 너굴맨 이따 봐!"

"너굴너굴!"

너굴맨은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오늘 위치는 책장 위입니다.한숨 주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너굴!"

너굴맨은 송희의 노래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다.

-저벅. 저벅.

현규의 발소리에 잠이 깨고,

"너굴!?"

-휴먼이 도착했습니다.

"너굴너굴!"

현규가 오기 전에 문 앞에서 기다렸다.

"너굴맨!!쉬고 있었어!?"

"너굴!!"

너굴맨을 펄쩍 뛰어올라 현규 품에 안겼다.

"같이 씻을까!?"

"너굴!"

현규와 같이 씻고,

"너굴맨 좋지?"

"너굴너굴!"

현규와 함께 털을 말리고,

"이리와!"

"너굴!"

현규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그렇게 현규가 가득한 하루가 끝났다.

"굴굴."

너굴맨의 숨소리가 작게 들렸다.

***

<사기당한 멜랑이>

"공! 꿍꿍!"

멜랑이는 최근 들어 낙담에 빠졌다.

"꿈!꿍꿍! 꿍!"

-거래 위반이 아닙니다. 이 주위에서 가장 싸게 입주를 받았으며. 층간 소음에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 나온 대로입니다.

계약서가 문제가 아니었다.

1층에 자리 잡은 악마가 문제였다.

"! 꿍꿍!!"

-외계에서 정의하길. 관리자님은 자연현상으로 규정합니다. 자연현상은 저희의 잘못이 아닙니다.

"뀨웅."

인공이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도,불법을 저지르지도 못합니다. 저의 판단은 외계의 법에 맞게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정식으로 외계 법무부에 항의하시겠습니까?

"공?! 꿍! 공!!"

촉수들은 격렬하게 좌우로 흔들거렸다.

필사적으로 그건 아니라는 표현이었다.

"꿍! 웅! 꿍!"

-멜 배우님.생각을 바꿔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

인공이는 현규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현규표'설득을 하고 있었다.

- 멜 배우님은 여러 차례 랜덤박스에서 큰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신묘한 촉수의 움직임.과감한 테크닉. 지금까지 배우신 것이 작지 않습니다.

"공!꿍꿍!"

맞다는 듯 촉수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생각의 전환입니다.

"

?"

-매일 마을에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출근하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꿍!"

멜랑이는 아침마다 촉수를 밖으로 보내 안마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렇게 설계된 인공 생명체였다.

-얼마 안 되는 업이 들어오실 겁니다.

"꿍!"

외계인들이 내는 업은 정말 티끌 같은 양이다.월세를 내고 나면 수중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멜 배우로 데뷔를 통해 배우고,연기하고,학습해서 업을 손에 넣었습니다.

"꿍!"

그런 멜랑이가 바뀐 것은 데뷔하면서부터다.

주머니 사정이 굉장히 좋아졌다.

-그렇다면,그걸 관리자님에 대입해 보는 겁니다.

"꿈?"

-많은 권한을 손에 쥐고 계신 분입니다. 이쁨을 받아.티끌만 한 권한을 손에 넣으면 어떻겠습니까?

"뀨웅?"

멜랑이가 이해하기엔 힘든 개념이었다.

인공이는 더욱 쉽게 말했다.

- 예를 들면, 촉수 일부분을 휴머노이드 기체에 태워 지구로 넘어가는 것을 허락받으면 어떻겠습니까?

"공!꿍!"

그건 어렵다고 촉수를 흔들었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휴머노이드 기체에 분열을 방지하는 기술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일부를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권한입니다.

"꿍!? 꽁!꽁!!"

지구를 나간다. 한 행성에서 태어나고 사라지는 굴레를 벗어던질 기회였다.

-많은 업이 들어올 겁니다. 거기다 휴먼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꿍!!꿍꿍! 꿍!"

멜랑이가 항상 그리워하던 현규.

그를 만나러 갈 수 있었다.

"꿈!"

이제 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꿍꿍! 꿍!"

-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공!!"

멜랑이는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었다.

"공! 꿍꿍!"

관리자님에게 인정받고 현규를 만난다.

"뀨웅!!"

그것이 지금 목표였다.

"목소리가 우렁차구나. 오늘의 안마는 아직인 게냐?"

"꿍

!"

그녀? 멜랑이의 자세가 달라졌다.

"꿈-웅! 뀨-웅!"

"진심과 혼을 담는다. 무엇이 너를 이리 만들었을꼬. 시원하구나."

이곳에서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멜랑이가 안마를 하는 동안.

지구에서는 무서운 이야기가 오갔다.

"멜랑이 방 빼고 싶다는 건 어떻게 됐어?"

- 대화와 설득으로 체류를 약속받았습니다.

"어떻게!? 저번에 보니깐.완전 겁 먹었던데."

- 휴먼, 몰라도 좋은 일이 있는 법입니다.

인공이의 대답에 현규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외계 일? 알면 안 된다는 거지?"

-거의 그렇습니다.

'거의'라는 말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인공이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오케이.어쨌든 허락이 됐다는 거로 알고 있을게."

-멜랑 문제는 이렇게 종료하겠습니다.

"그래. 잘 끝났으면 그걸로 된 거지."

그렇게 이 문제는 잊혔다.

홈페이지의 저편.

랜덤박스 홈페이지의 깊고 깊은 곳.

소수만 이용하는 장소가 있었다.

첫 번째는 지구이며.

두 번째는 외계이다.

인공이의 데이터베이스엔.

홈페이지의 저편'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

홈페이지의 저편-지구.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게시판.

이곳에 글을 쓸 수 있는 건.

'연합'을 책임지고 있는 시청자였다.

그런데 글을 읽을 순 없었다.

오직 두 명만이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한 명은 홈페이지 관리자인 인공이었고,

남은 한 명은 '구독자연합'이었다.

이런 구조를 가진 이유는 공지사항에 명확하게 나와 있었다.

[공지]

각 연합의 이벤트 및 추진이 노출되지 않기 위해.게시글의 확인은 '주인공'과 '구독자연합 둘로 한정 짓겠습니다.

천사연합 -동의함.그래도 모든 연합이 모일 수 있는 창구는

있어야 하지 않아?

ㄴ 인공연합 -우리도 동의하긴 하는데.천사연합의 말에도

동의함.

ㄴ여구독자연합 -독자적인 이벤트 보호가 되는 거네요?

연합의 특색을 살리기엔 적절한 것 같네요.저도

동의합니다만,천사연합의 말에도 동의합니다.

ㄴ탐정연합-우리도 동의.공지&천사연합.

ㄴ조무사연합 -우리도!

ㄴ 설정연합-우리도 동의하긴 하는데.채팅창에선 활동 안

해!

ㄴ 너굴연합-오키.우리도 동의함.

ㄴ주인공-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읽은 게시글은 제가

읽었다는 표시가 나타날 겁니다. 읽지 않고 시청자분들게

맡기겠습니다.

ㄴ 구독자연합 -좋습니다. 이대로 유지하겠습니다. 단,

모두의 힘이 필요한 일은, 공지처럼 개방해서 최상단으로

올리겠습니다.

ㄴ천사연합 -ㅋㅋㅋ 일처리 깔끔한 거 봐. 오키. 연합 수장들의 소통 창구였다.

그렇다고 단순한 소통 창구로 보면 안 된다.

[공지]기부 이벤트.

기부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선 넘은 만큼. 되돌려 주는 이벤트입니다.

여구독자연합-기사가 타밍 맞춰 올라가면 어떨까요?

ㄴ 천사연합-재밌겠는데?

ㄴ 인공연합 -아다리 딱 맞춰서 시작하자는 거지?

ㄴ탐정연합-누가 실현할진 모르지만,아이디어 던져봐.

맞춰가자.

====

방송 시작에 맞춰 기부기사가 터졌던 일은 우연이 아니었다. 구독자연합 -타이밍 맞춰 기부기사가 일제히 올라갔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ㄴ 여구독자연합 -익명성 보호, 좋은데요?

ㄴ 천사연합 -ㅋㅋㅋ이 맛이지.

ㄴ 탐정연합-추리는 하지 않겠음. 이 일은 우연히 일어난 일 정도로 해둘까?

ㄴ조무사연합 -ㅋㅋㅋㅋ 중2병 터졌구?ㅋㅋ

홍보 효과를 시청자들이 만들기도 하고,

[공지] 선 넘는 채팅. 자체 정화기간.

인방에 규율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인공누님의 칼보다는 자체 정화가 어떨까요.

대신 선은 넘지 않고, 줄타기하는 행위는 인정하겠습니다. 어떠신가요?

====

천사연합-ㅋㅋㅋ 선넘는 포지션은 우린데. 요즘 우리보다

더한 놈들 많던데?

ㄴ 여구독자연합 -자체 정화에 찬성하긴 하는데, 억지로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ㄴ탐정연합- 어려운 일인데. 이건 장기 프로젝트로 천천히

문화를 만들어 보죠?

ㄴ 구독자연합-장기로 잡겠습니다.

먼저 나서서 채팅방을 관리하기도 했다.

이곳은 함께 방송을 만드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곳을 훔쳐보는 자들이 있었다.

***

홈페이지의 저편 -외계.

크라나0-크하!탐험 끝마침. 지노스, 휴라타,플로나

모두에게 감사를 표함.

ㄴ지노스0-결과는 어떤지 궁금하군.

ㄴ휴라타-두근.두근,정말.궁금.

ㄴ플로나 어떻습니까? 지구의 시청자 연합들은?

이곳은 외계의 수뇌부가 모이는 곳이었다.

크라나0-체계가 딱 잡혀 있음.'구독자연합' 이 사람이

수장인 거 같은데. 장난아님.ㅋㅋㅋ

ㄴ지노스0-자세한 설명을 요구한다.

ㄴ크라나0-업을 쌓고 있을 정도임.ㅋㅋㅋ

ㄴ휴라타0-믿음.불가. 정말. 황당.

ㄴ크라나0-ㅋㅋㅋㅋ나도 보다보니깐 웃겨가지고,

구독자연합이랑 여구독자연합. 이렇게 둘은 업을 쌓고 있음.

ㄴ플로나0-흠… 굉장하군요. 이거 참.저희도 움직이고

싶지만,포인트 외에는 자리가 없으니.

ㄴ 크라나0-ㅋㅋㅋ그게 문제야.다른 외계인 선정으로 업

긁어모을 수도 있겠지만. 걸리면 알지? 우리는 인공이가

지켜보는 게 아님.ㅋ

ㄴ지노스0~그렇군.우리는 관리자님이 보고 계시지.확실히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작다.

ㄴ크라나0-업을 떠나서 우리도 움직여보는 게 어때?

ㄴ지노스0-이해가 안 되는군.

ㄴ크라나0-재밌었잖아. 저번에 포인트로 ㅋㅋㅋ 기록남길

때.그거 기록됐다며?

ㄴ플로나0-놀랍게도 진짜 기록이 됐습니다.

ㄴ 크라나0-우리도 본격적으로 움직여 보자구.

ㄴ지노스0-권한을 늘리는 게 우선이군.

ㄴ휴라타-우리. 방법. 강구, 진심.

ㄴ크라나0-ㅋㅋㅋㅋㅋ너희까지 나서주면 걱정없지.

오케이,우리도 진짜로 움직여보자.맨날 하루하루 허무하게

보내다가. 요즘 너무 재밌다.

ㄴ지노스0-인정한다.

ㄴ플로나0-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ㄴ휴라타-우리. 인정. 행복. 신남.

지구의 시청자들을 벤치마크한 외계인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아아~!관리자님>

관리자는 언제나처럼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

"아이야.아이야. 너는 항상 열심이구나. 언제 어느 때이든 말이다."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달콤한 것이 금지라니. 이 재미있는 아이가 있는 곳에 있을 수 있다니. 행복하구나."

"꿍!?"

"그래. 시원하게 주물러 보거라."

관리자는 얼굴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요즘 들어 많이 시원해졌구나."

"꿈?"

그녀는 위스키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관리자님은 오늘도,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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