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콜라보레이션 -
인공이 편.
랜덤박스 게시판에는 추천이란 시스템이 있다.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은, 점점 강조 효과가 나게 되는데.
"세상에 내 사진이 추천 1등을 먹는 건 진짜 오랜만 아니야?"
-축하합니다. 휴먼.
"뭘 축하해!!"
"너굴."
문제는 일반적인 사진이 아니었다.
"아오!!진심으로 당황했다니깐!"
- 제 설명을 안 들은 휴먼의 잘못입니다.
신개념 헤어스타일 단층컷.
1등으로 올라간 사진의 정체였다.
사진보다 가관인 것은 댓글들이었다.
피뢰침 ㅋㅋㅋ우리형.가성비,가성비 하더니.머리도
가성비 있게 잘렸자너 ㅋㅋㅋ
L악마2호 저게 가성비냐?ㅋㅋ 개판인데?ㅋㅋㅋㅋㅋ
ㄴ 피뢰침 -가성비지 ㅋㅋ꽁짠데 ㅋㅋ
ㄴ 취호선 인정 ㅋㅋㅋㅋㅋㅋ 천잰데?
인공짜응 그와중에 누님 실력 빨리 느는거 봤음?ㅋㅋㅋ
이건 기능때문인가! 단순히 누님이 손재주가 좋은 것인가!?
ㄴ마귀2호-ㅋㅋㅋ 그건 아무도 모름ㅋㅋㅋ
인공이의 숙련도 동기화는 손재주로 변했다.
"이걸 이렇게 해석하네."
실제 랜덤박스의 비현실성과 시청자들의 현실적인 시선. 거기서 나오는 차이였다.
"나쁘지 않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좋은 현상입니다.
인공이가 여러 가지 일들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좋아!! 어제 내가 말했던 거 준비는? 오늘 바쁜 거 알지?"
- 전부 끝났습니다. 일이 끝나면 츄르 지급을 요청합니다.
고양이 형태일 때 달라는 요청이었다.
인공이에게 생긴 유일한 취미였다.
"드립니다!그것도! 손수 짜서 줄게."
- 좋습니다. 휴먼, 휴머노이드 기체에 탑승하겠습니다.
"그래. 기왕 비싸게 주고 샀는데. 본전 뽑아야지!!"
10만 포인트.
전 재산을 투입해 구매한 물건이었다.
아직 뽑아 먹을 것들이 한참 남았다.
***
랜덤박스 채널에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콜라보레이션.준비 영상.>
준비 영상. 제목부터 어그로가 가득했다.
그런데, 그런 제목과 달리 내용은 심플했다.
-아쉬워 벌써 11시~
노래에 맞춰.
인공이가 춤을 추는 영상이었다.
첫 오프닝만으로 빠르게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인공짜응 미쳤다. 미쳤어 ㅋㅋㅋㅋ 이거 칼을 갈고
있었구만!
ㄴ 인공덕후 ㅋㅋㅋ 인공누님 섭외하기 전부터 각보고
있었나봄.ㅋㅋㅋㅋ
신기한 점은 춤을 추는 장소는 같았지만, 옷과 조명이 계속 변화했다.
피뢰침 -이거 하루만에 찍은거 아닌거 같은데?
ㄴ 인공연합 -0 0…옷만 10번 넘게 바뀌는데 10일 이상
찍은 것 같음.
처음에는 어설펐던 인공이의 춤 실력은.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점점 괜찮아졌다.
최우종-오오오!! 실력 부쩍부쩍 느는데?
ㄴ 인공연합 -ㅋㅋㅋ 설마 소프트웨어 때문이라고 할
셈인가요.ㅋㅋㅋㅋㅋ
ㄴ 악마2호-설마 그건 아니겠지 ㅋㅋㅋㅋ 이건 누가 봐도
10일이상 연습한건데.
노래가 2절의 마지막에 들어갈 때쯤.
인공이는 능숙하게 춤을 췄다.
고작 4분밖에 되지 않는 영상이었지만.
인공짜응 인공누님 춤추신다!!댄스 커버라니!! 상상도 못한
정체! !!
LPYRO-진짜 프로 레벨은 아닌데. 꽤 잘추는 것 같아.:)
ㄴ 인공덕후-ㅋㅋㅋ숙련자?
LPYRO-lol!! 그거야!!
수호대-ㅋㅋㅋㅋ숙련자란 설정이 여기까지 오다니 ㅋㅋㅋ
노린거야? ㅋㅋㅋ
L 피뢰침 -ㅋㅋ 아니지. 일반인이 연습해서 꽤나 잘하는
수준이 숙련자 정도 되지 않겠어?ㅋㅋ
ㄴ수호대-ㅋㅋ 전문가 까지는 아니고? ㅋ
ㄴ 인공덕후 그거지!!
인공연합-쏭님이랑 콜라보레이션이구나!!
댓글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있었다.
"여기서 한 번 더 비틀어줘야지. 출발하자. 인공아!"
"준비하겠습니다."
뻔한 것은 랜덤박스 스타일이 아니다.
***
<콜라보레이션. 시작.>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고,
인공덕후 하?하?. 쏭님이 노래! 인공누님이 댄스!
콜라보레이션!!
인공짜응-넘나 기다렸다!!!
시청자들은 노래와 댄스를 기대하고 들어왔지만, 전혀 다른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언니! 이다음은요!?"
-조심스럽게 손질해야 합니다. 내장이 터지면, 비린 맛이 강해집니다.
인공덕후……어!? 요못누님 방송!?
ㄴ 인공연합 - ㅎ ㄷㄷ…요못누님 라이브 방송 맞음 ㅋㅋㅋ
그걸 그대로 플레이한다고?ㅋㅋ
ㄴ 인공짜응 협조가 됐겠지 ㅋㅋ 그보다 댄스 커버 영상인데
왜 요리채널이 나와 ㅋㅋㅋ
예상치 못한 영상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아! 언니 이거 터진 거 같은데요!?"
-제가 살살하라고 말했습니다.
"언니! 진짜 어려워요! 이거 언니가 하셔도 터트리실걸요?!"
미영이가 장난처럼 던진 말에.
-제가 하면, 완벽하게 끝낼 자신이 있습니다.
"……믿어볼게요."
-의심하시는 겁니까?
"…절대 아니에요!"
대답은 한 박자씩 타이밍이 늦었다. 미영이의 얼굴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 끼익.
갑자기 문이 열리고,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어, 언니!?"
인공이가 강림했다.
랜덤박스 중계 시작하겠습니다.
ㄴ 피뢰침 -ㅋㅋㅋㅋ 형이야!?
ㄴ 인공짜응 설마!? 진짜 형이야!?
ㄴ 인공덕후-ㅋㅋㅋ 리얼!?
랜덤박스-저 맞습니다!! 인공이 첫 콜라보인데!제가 빠져서
되겠습니까!?
ㄴ 인공짜응 ㅋㅋㅋㅋㅋㅋ아니.형이 왜 채팅을해.
ㅋㅋㅋㅋㅋㅋㅋㅋ
ㄴ랜덤박스……저도 월급 받는데. 놀 수는 없잖아요.
ㄴ 인공덕후-ㅋㅋㅋㅋㅋ 틀린이야긴 아니네. 채팅창에는 현규가 난입했다.
"내장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언니. 터졌는데요?"
인공덕후-ㅋㅋㅋㅋ 당당하게 나왔는데 ㅋㅋㅋ 생각보다
못하죠?ㅋㅋㅋ
ㄴ 악마2호-인생은 실전이라 이거야!! 이론으로 안되는 게
인생이다!!
ㄴ 피뢰침 -ㅋㅋㅋㅋㅋ 인정이지.
랜덤박스-여러분. 지금 동기화 중입니다.금방 익숙해
진다니깐요!
ㄴ김초롱 ㅋㅋ 오빠.뭐가 익숙해져요?ㅋㅋ
ㄴ랜덤박스…… 그 동기화가 돼서 익숙해 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실수하던 인공이가.
"이렇게 하면 됩니다."
"오! 언니! 드디어 성공이에요!"
"적응 끝났습니다. 이제 문제없습니다."
"그렇다면 하나 더 해보실래요?"
그녀의 도발에 인공이는 다시 넘어갔다.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언니. 손동작 너무 멋있어요."
"별거 아닙니다."
랜덤박스-크…저건 어쩔수 없습니다. 이상하게 칭찬에
취약합니다.
ㄴ 피뢰침 -ㅋㅋ 인공지능이 ㅋㅋ 칭찬에 취약해?ㅋㅋㅋ
ㄴ랜덤박스-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듯.칭찬을 싫어하는
인공지능도 없습니다.
ㄴ인공덕후…칭찬……메모…
ㄴ악마2호-ㅋㅋㅋㅋㅋ그걸 메모하고 있냐! ……칭찬 …
메모!
원래라면 미영이의 요리를 인공이가 지도해야 하는데.
"언니!일부러 못하는 척하시는 거죠? 딱 봐도 프로의 느낌이에요. 앞으로는 쉐프라고 부를까요?"
"보는 눈이 있습니다. 여자 휴먼."
칭찬을 당근으로 인공이를 조련하고 있었다.
인공짜응 쿨하지만 어리숙한 인공누님. 멋져. 저게
의외성이란 거지?ㅋㅋㅋㅋ
ㄴ 랜덤박스-의외성은 무슨 가성비의 폐해라고 하는 겁니다.
ㄴ 인공덕후 ㅋㅋㅋㅋ 형. 완벽한 가성비라고 방긋방긋
웃더니 ㅋㅋㅋ 단층컷 이후로는 별로인가 봐?ㅋㅋㅋㅋ
ㄴ랜덤박스-잘 생각해보니깐. 진짜 좋은 물건은 가성비가
좋다고 안 해요. 그냥 물건이 좋다고 하지.
ㄴ 피뢰침 -아이고야!!그걸 이제야!!ㅋㅋㅋㅋ 익숙해지는 동안 인공이는 실수를 연발했다.
"언니! 생선 살 전부 부서져요!"
"침착해야 합니다.당황하면 더부서집니다."
"언니!! 그렇게 막 뒤집으면 안 돼요!"
생선 살은 뭉개졌고,
"언니!! 지금 뭐하신 거예요!?"
"예쁘게 담아서, 눈을 즐겁게 하는 과정입니다."
"이건… 신개념 플레이팅이네요."
요리와 플레이팅. 이론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완성입니다.먹어보길 요청합니다."
"네! 어떤 맛인지 솔직하게 말해드릴게요."
피뢰침 -저게 황천의 지옥생선구이라는 거지?ㅋㅋㅋ
ㄴ 인공덕후 괜찮아!!음식은 내가 하면돼!!
ㄴ 인공짜응 ㅋㅋㅋㅋ야 인공누님 입장도 들어봐야지
ㅋㅋㅋ누님은 무슨죄냐!!
랜덤박스-인공이가 계량이나 조리시간은 완벽하니. 음식은
맛있을 거예요.
ㄴ수호대-아무리 봐도 별로인데?ㅋㅋ
ㄴ 인공연합-그렇지!!우린 인공누님을 믿는다!! 음식을 먹는 미영이의 표정이 변했다. 놀라움과 의아함.마지막엔 감탄이었다.
"언니! 어떻게 맛있는 거예요!?"
"요리는 과학입니다."
"역시! 우리 언니!"
인공연합 -역시!! 과학이지!! 인공누님이 한 요리가 맛이
없을 리가 없지!!
ㄴ 피뢰침 - 와…지옥생선구이가 맛있다고? ㅋ 적당히 먹을만하게 맛있는 게 아니었다.
"소스가 완벽해요! 겉보기와는 전혀 다른데요!? 너무 맛있어요!"
"별거 아닙니다. 저를 전적으로 믿고 따라오셔야 합니다."
"네!! 언니!! 믿을게요!!"
피뢰침 -ㅋㅋ 진짜인가보네. 요못누님 음식 맛에는
타협없기로 유명하잖아 ㅋㅋㅋㅋ
ㄴ 인공덕후-00……괜히 요리유튜버가 아님.ㅋㅋ아니
근데 요리 유튜버가 맞나?ㅋㅋㅋ
영상이 끝날 무렵이 되자.
다들 한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인공짜응 그래서,댄스는 언제 나와!?
그에 대한 해답은 채팅으로 올라왔다.
랜덤박스-콜라보레이션 1탄은 여기서 종료합니다.2탄은
쏭 채널의 방송공지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ㄴ 인공덕후 갑자기요!? 심지어 2탄이 오늘 또있어요!?
ㄴ 천사연합 -갓갓. 그저 빛이시다 우리형.
ㄴ 인공짜응 인공누님 찬양해!!
그렇게, 콜라보 1탄이 종료됐다.
콜라보레이션 2탄.
시간에 맞춰 방송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쏭 채널과 랜덤박스 채널.
동시에 라이브 방송이 열렸다.
피뢰침 -ㅋㅋㅋ아 시작부터 ㅋㅋㅋㅋ
인공짜응 ㅋㅋ미친다. 진짜 ㅋㅋㅋㅋㅋ
인공덕후 아니.거기서 뭐 해 형!!!
시청자들은 들어오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송희와 인공이. 이렇게 둘을 예상했는데.
생각지 못한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악마2호-ㅋㅋㅋ아니. 이건 뭔 컨셉인데?
ㄴ 취호선 -멋진남자? 아니.저건 과하잖아!!
노래를 위해 마이크 앞에 서 있는 송희.
댄스를 보여주기 위해 서 있는 인공이.
여기까지는 정상이었다.
하지만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과한 분위기와 컨셉을 잡는 현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부를 노래는 '정아의 벌써 11시'입니다.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서 조금 색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실 수 있을 거예요. 시작할게요!"
통기타 반주로 노래가 시작됐다.
원곡보단, 조금 느린 템포였다.
"Yeahilike it.
네가 말을 놓는 것도."
송희가 노래를 시작하자.
인공이는 리듬을 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피뢰침-ㅋㅋㅋ아 무슨 컨샙인가 했더니.
인공연합 -노래에 가사가 남자를 보내기 싫다는 거잖아?
ㅋㅋㅋ 유혹? 뭐 그런거야?
ㄴ 인공덕후-ㅋㅋㅋ 그런 듯.
유혹의 댄스, 그 대상은 현규였다.
"아쉬워 벌써 11시.
어떡해 벌써 11시네."
노래 가사에 맞춰. 현규를 유혹했지만,
악마2호 ㅋㅋㅋㅋ형 표정 왜저럼ㅋㅋㅋㅋ
ㄴ 인공연합-ㅋㅋㅋㅋ저게 현실남매인가 하는 표정인거임?
ㅋㅋㅋㅋ
ㄴ 피뢰침 -반쯤은 진심 극혐인 표정인데?ㅋ
ㄴ수호대-ㅋㅋ여윽시! 로맨스 파괴자.ㅋㅋㅋ 우리형 별명
그대로죠?ㅋㅋ 표정 극혐이죠? ㅋ
여구독자연합-철벽인 오빠도 멋져…
ㄴ 천사연합 -그래!우리형 칭찬하는 사람도 한명은
있어야지!!ㅋㅋㅋㅋㅋ
현규는 극혐이란 표정으로 인공이의 춤을 보고 있었다. 인공이 가 다가오면 몸을 빼며, 소파에서 몸부림쳤다.
취호선-ㅋㅋ 부조화 오져버리네.ㅋㅋㅋ
ㄴ악마2호-ㅋㅋ 그러니까.ㅋㅋㅋ 노래 좋고, 춤 멋있고,
인공누님 매력적인데.ㅋㅋ형 표정 왜 저러냐고 ㅋㅋㅋㅋ
ㄴ 김초롱-딱. 우리오빠가 나 볼 때 저런 표정으로 보는데.
ㄴ 인공짜응 '어허!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야!' 이건가?
ㅋㅋㅋㅋㅋㅋ
"알고 있어
How you feel it
Gotta go gotta go 11시"
노래가 끝날 때쯤에는 인공이는 소파의 팔걸이에 걸터앉았고, 현규는 최대한 닿지 않으려고 반대쪽으로 몸을 빼고 있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무리 멘트를 던지고, 현규와 인공이를 쳐다보기 위해 뒤 돌았을 때.
"야! 안 떨어져!?"
"정식 안무입니다. 안무를 만든 사람에게 항의하길 요청합니다."
현규와 인공이는 투닥거리고 있었고,
"오빠!! 언니!!"
송희는 깜짝 놀라 둘을 말리러 뛰어왔다.
피뢰침 -ㅋㅋㅋㅋㅋ 개판이네 개판이야.ㅋㅋㅋ
ㄴ악마2호 ㅋㅋㅋ이건 남매가 확실함.
ㄴ김초롱-ㅋㅋㅋ 확실. 우리 오빠랑 나랑도 저럼ㅋㅋㅋㅋㅋ
그렇게 방송이 종료됐다.
***
"이제 너굴맨도 출동해야지?"
"너굴너굴!"
너굴맨은 자신만 믿으라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역시! 너굴맨이 제일 믿음직해!"
"너굴너굴!!"
냥!"
츄르를 똑바로 짜라는 듯.
인공이가 현규의 손을 때렸다.
"오늘 너 하나만이야."
"냥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