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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뢰침-형 나라 잃은 표정인데?ㅋㅋㅋ
ㄴ천사연합-ㅋㅋVLOG 3편의 공을 들였는데 ㅋㅋㅋ 이미 꿰뚫어 보고 있음. ㅋㅋㅋㅋ
ㄴ月光-요리못하는여자? 이분 구독했다. 마지막에 시크한 표정 너무 멋져!
PYRO-확실한 건. 인공님 권한이 생각보다 큰 것 같은데? 우리형 진짜 몰랐던거 같은데?
ㄴ이인자-그런 듯. 한팀이긴 하지만, 서로 이 정도 뒤통수는 가능한 듯.
ㄴ구독자연합-이거 맞는 듯. 저번부터 댓글 못 보게 해달라는 것도 응해주고. 방송적으로 도움되면 가능한 모양인 듯.
취호선-복잡하게 생각하지마 ㅋㅋ 한마디로 마무리 짓자! 오늘 방송 알찼다! 꿀잼이었음.
여구독자연합-오늘 오빠 멋졌던 장면. 하이라이트 다 땀! 송이야. 영아. 카톡음으로 쓰실분 게시판 확인하세요!!
ㄴ인공짜응-이 행동하는 덕후들 ㅎㄷㄷ..
댓글 창을 닫고, 현규가 소리쳤다.
“봤느냐!! 인공지능!! 이것이 휴먼이다!!”
-휴먼의 생각이 적중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영이의 개입은 계획된 일이었다.
“권선징악. 나쁜 짓을 하는 놈은 당해야 맛이지. 이건 내가 당해야 하는 그림이었어.”
-그런데, 여자 휴먼이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눈치챌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나도 깜짝 놀랐어.”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미영이는 눈치챘다.
“그래서 더 자연스러웠지.”
-맞습니다. 게다가 여자 휴먼의 불안정한 멘탈이 안정 되었습니다.
멘탈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멘탈? 왜 많이 안 좋았어?”
-심리상태가 굉장히 불안정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방송을 계기로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이번 방송이 미영이에게도, 도움이 됐다.
“모두 계획대로군.”
-휴먼. 제정신입니까?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정답이었다.
“티 많이 났어?”
-그렇습니다.
미영이의 멘탈은 생각도 못 한 요소였다.
이번 방송이 유독 돌발상황이 많았다.
“특성도 그렇고, 미영이도 그렇고, 이번 방송 대박인데?”
-그렇습니다. 특히 특성 조화를 얻은 뒤로, 연기력이 굉장히 상승했습니다.
7대 주선과 7대 죄악의 조합은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놀라고, 당했다는 연기가 자연스러워 지면서 완벽하게 모두를 속였다.
“이 정도면 만선아니야?”
-적절한 표현입니다. 만선입니다. 휴먼.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서, 배를 가득 채웠을 때. 만선이라고 한다. 어제 방송이 그랬다.
방송 한 번에 이득이 한가득이었다.
“그럼, 방송준비 할까?”
-TRPG로 가시겠습니까?
“아니. 랜덤박스 한번 열고 가자.”
TRPG를 시작하기 전에 확인해야 했다.
-방송준비 시작하겠습니다.
“난 너굴맨 준비시킬게!”
-너굴맨님은 아직 샤워중이십니다.
“아직도!?”
현규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너굴!!”
샤워캡을 머리에 쓴 너굴맨이.
조그만 손으로 몸을 씻고 있었다.
“이러니 오래 걸리지. 너굴맨! 도와줄까?”
“너굴! 너굴!”
“야! 안기지 마! 옷 젖어!”
현규는 너굴맨은 준비시켰다.
2.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방송이 시작됐다.
오늘은 라이브 방송이 아니었다.
크라나-랜하!! 형! 진실의 물약 어땠어!?
지노스-너굴너굴.
휴라타-너굴. 랜하.
무투파-학살자시여! 오늘 멋지십니다!
외계인만 참여하는 녹화 방송이었다.
평소와 똑같은 오프닝 후.
“잠깐 녹화 끊었다 갈게요.”
“너굴?”
크라나-ㅇㅇ? 무슨일임?
다른 외계인은 몰라도.
크라나는 저렇게 물으면 안 됐다.
“무슨 일?! 너 때문이잖아요! 이 능력 좋은 외계인님아!!”
크라나-ㅋㅋㅋ칭찬이야 욕이야 ㅋㅋㅋ
ㄴ지노스-진실물약을 사용한 모양이다.
ㄴ휴라타-우리. 못봄. 속상.
진실 물약의 효과가 너무 뛰어났다.
“물건이 너무 좋아서 문제였습니다!”
“너굴너굴!”
크라나-왜!? 부작용 없고, 문제 될 일이야 형이 알아서 했을테고, 모두 윈윈 했을 텐데.
ㄴ지노스-그렇군. 좋아서 문제라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 크라나님. 진실의 물약은 문제없었죠. 근데 제가 받은 건 2개네요? 이렇게 뛰어난 물건이 하나 더 남았단 말이에요! 진실의 물약 편. 사실 위태위태 했거든요!?”
크라나-ㅋㅋ그래서 걱정이란 거였음?ㅋㅋㅋ 그것도 그렇겠네 ㅋㅋ 아니. 선물이라 좋은거 챙겨갔지! 좋은거 주고 미안할 줄이야!ㅋㅋㅋ
ㄴ휴라타-걱정. 이제. 이해.
남아있는 TRPG가 문제였다.
“솔직히 이야기해요! TRPG 무슨 짓 해놓으신 거예요. 지금이라도 양심고백 해주세요.”
크라나-ㅋㅋㅋㅋ이래서 녹방인거야?ㅋㅋ 왜 라이브가 아닌가 했더니 ㅋㅋㅋㅋ
ㄴ휴라타-꿀잼.
지노스만 대답이 없었다.
“지노스 종족 여러분!! 주무세요!?”
“너굴너굴!!”
지노스-생각지도 못한 부분이군.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를 너무 무시하는 거 같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그건 또 무슨 신박한 소리세요.”
“너굴!”
너굴맨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지노스-크라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고, 지구의 기술을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린 지노스다.
모두 고려해서 선물했다는 뜻이었다.
“오! 고려했다는 뜻이시죠?”
지노스-그렇다.
ㄴ크라나-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 우리 선물 꿀잼 선물이었거든!!
ㄴ휴라타-상황. 보니. 아님. 노잼.
ㄴ크라나-니똥 굵다!
확답까지 받았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근데, 우린 지노스다. 이거 너무 중2병 터지는거 아니에요? 지금 제 발가락 다 오그라 들었습니다.”
지노스-···넘어가도록 하지.
ㄴ크라나-ㅋㅋㅋㅋ중2병이래ㅋㅋㅋㅋㅋ
ㄴ휴라타-캡쳐. 완료. 풉키. 풉키.
현규는 손뼉을 쳤다.
-짝.
편집 점을 잡고.
“그럼, 상자깡 시작할까요?”
다시 방송이 시작됐다.
3.
크라나-오늘은 동시개봉이겠죠!?
지노스-우리형은 동시개봉할 것이다.
휴라타-두근. 두근. 고기. 아님.
녹화 방송을 진행한 또 다른 이유.
“당연합니다! 오늘은 동시개봉 가겠습니다!!”
“너굴너굴!”
라이브로 진행하기 힘든.
동시개봉을 하기 위해서였다.
크라나-오오!! 역시!! 믿고 있었다고!!
ㄴ휴라타-킁킁. 오덕. 냄새.
ㄴ지노스-오덕? 그 다섯 가지 덕을 가진 사람들 말인가?
채팅을 무시하고 상자를 꺼내 준비했다.
랜덤박스 4개가 책상 위로 올라왔다.
크라나-진짜야!! 진짜라고!!
ㄴ지노스-오래 기다렸다. 동시개방 현상은 언제나 흥미진진하지.
“기다릴 필요 없죠? 바로 열겠습니다!”
상자 위로 손을 올리자.
-랜덤박스 4개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오랜만에 보는 알림이 나타났다.
“네!! 열겠습니다!!”
-정말 동시에 오픈하시겠습니까?
“동시개방 가즈아!!!”
“너굴너굴!!”
현규와 너굴맨이 소리치고.
-빠밤! 빠밤!
동시개방 전용 BGM과 함께. 눈부신 빛이 터져나왔다.
-동시 개방을 선택하셨습니다.
-랜덤박스 하나가 합성용으로 소모됩니다.
“어울리지 않게! 머리를 썼으니!! 오늘은 단순한거 가즈아!!! 나와라!!!”
“너굴너굴!!”
진실 물약 방송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전부 토해냈다.
크라나-형!! 진실 물약 진짜 좋은거라니깐!!
ㄴ지노스-좋아서 문제라니깐. 상대의 이야기를 좀 들어라.
알림이 떠올랐다.
-정교한 고양이 모형(지구산)
-신체 보호 슈트
-몰입의 목걸이
딱 봐도 애매해 보이는 물건들이었다.
크라나-ㅋㅋㅋㅋ쓰레기 3종 세트 당첨!!
지노스-몰입의 목걸이는 활용도가 있긴 하지만, 볼품없는 건 맞군.
휴라타-조합. 기대. 각각. 후짐.
역시나, 특별한 물건은 아닌 모양이었다.
“조합이! 조합이 되면 달라질거에요!!”
크라나-ㅋㅋ응. 아니야.ㅋㅋㅋ
ㄴ지노스-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신체 보호 슈트에 합성합니다.
-정교한 고양이 모형(지구산)이 합성됩니다.
-몰입의 목걸이가 합성됩니다.
-합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정교한 고양이 슈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정교한 고양이 슈트?”
“너굴?”
어떤 물건인지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빛이 사라지고, 물건의 형태가 보였다.
“···진짜, 방송에 망조가 들었나.”
“너굴너굴.”
크라나-ㅋㅋㅋㅋㅋ 신체 보호 슈트에 모형을 합성하니 ㅋㅋㅋ인형탈이 되버렸습니다!!
지노스-몰입의 목걸이는 어떤 작용을 하는지 궁금하군.
휴라타-꿀잼. 변수. 좋아.
합성된 물건은 인형 탈이었다.
“인형탈이라니!!! 합성해서 나온 게 인형탈이라니!!!”
“너굴너굴.”
책상 위에는 고양이 인형 탈이 놓여있었다.
4.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간적으로 인형탈은 귀여워야 하는거 아닙니까?”
“너굴너굴”
인형 탈은 너무 실감넘쳤다.
“보세요. 고양이 얼굴 그대로예요. 정밀 고양이 모형이라더니. 그래서 그런거 같은데···”
고양이를 사람 크기로 확대한 것만 같았다.
“인형 탈이긴 한데. 털 때문에 털 뭉치 같아 보이는데요?”
“너굴너굴!”
신체 보호 슈트에 고양이 모형이 섞여 버리니. ‘사람 크기의 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크라나-형!! 입어 봐! 입을 수 있지!?
ㄴ지노스-동의한다. 일단 입어봐야. 확인이 가능하다.
외계인들의 말이 맞았다.
“맞습니다. 일단 입어 볼까요?”
“너굴너굴!”
너굴맨도 얼른 입어 보라고 손짓했다.
“인공아. 이거 괜찮은거야? 특별한 위험은 없어?”
-위험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기능이 있는 인형 탈이라고 봐도 무방한 물건입니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었다.
“바로 입어 보겠습니다!!”
“너굴너굴!”
현규는 고양이 슈트를 들었다.
“일단 무게는 놀라울 정도로 가볍습니다.”
사람 크기의 고양이었다.
머리, 꼬리, 복슬복슬한 털까지 생각하면.
비정상적으로 가벼웠다.
“등 쪽이 뚫려 있네요. 입어 보겠습니다!”
팔과 다리 마지막으로 머리까지 착용했다.
“좀 신기한 기분인데요?”
마치 원래의 몸처럼 위화감이 전혀 없었다.
옷을 입은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크라나-신기하긴 우리가 신기한데?ㅋㅋㅋ
지노스-신체 보호 슈트에 합성되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군.
휴라타-우리형. 귀욤.
“네? 여러분이 왜 신기해요?”
“너굴너굴!”
너굴맨도 신기한지 주위를 맴돌았다.
-휴먼. 위화감은 없습니까?
“어. 인형 탈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없는데? 투명으로 보이는거야? 전혀 이질감이 안 느껴져.”
-잠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어째서 저런 반응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몰입의 목걸이와 신체 보호 슈트 때문에 생긴 현상 같습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신체 보호 슈트는 입지 않은 것처럼, 몸에 밀착하여 신체를 보호합니다.
‘입지 않은 것처럼’이 이해되지 않았다.
“옷을 입었는데 어떻게 안 입은 것처럼 느껴?”
-굉장히 얇은 재질입니다. 피부가 한겹 더 생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됐는데.
지금 상황과 연관은 없어 보였다.
“내가 입은 것과는 전혀 다른 거 아니야?”
-몰입의 목걸이가 신체 보호 슈트의 기능을 강화한 것 같습니다.
“설마···”
무슨 일인지 예상이 됐다.
-몰입의 목걸이가 위화감을 제거한 것 같습니다. 고양이 슈트에 몰입시켜. 원래의 몸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게 말이 돼? 머리 부분은 착용한 거 같지도 않은데.”
-거울을 보면 이해되실 겁니다. 휴먼.
5.
현규가 어리둥절한 이유는 간단했다.
처음 입을 때를 제외하고 아무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입는 순간 옷이 사라진 것만 같았다.
“투명하게 변한 거 아니에요?”
모두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현규를 둘러싼 이질감은.
거울을 보고 나서야 깨졌다.
“이게 뭐야!!!”
거울 속에는 커다란 고양이가 두 발로 서서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알림창이 떠올랐다.
-일시적으로 몰입이 깨집니다.
-몰입도를 복구합니다.
그제야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 손이 아닌 고양이 손.
이질적인 꼬리의 느낌.
복슬복슬한 털까지.
“내가 고양이라고!?”
-몰입도가 복구되었습니다.
소리치던 현규의 표정이 180도 변했다.
“응? 원래 고양이였지?”
“너굴너굴!”
너굴맨은 꼬리를 잡으려고 뛰어다녔고.
크라나-ㅋㅋㅋㅋㅋ진짜 짐승이 되셨군요!?
ㄴ지노스-몰입의 목걸이가 위화감을 지운거 같군.
휴라타-고양이. 좋아. 나만. 없어.
채팅창도 크게 요동쳤다.
“좀 졸린 거 같은데요?”
“너굴?”
현규는 바닥에 몸을 말고 자리를 잡았다.
크라나-ㅋㅋㅋㅋ형!! 방송해야지!!!ㅋㅋㅋㅋ
그렇게 방송이 종료됐다.
고양이 속에는 시커먼 아저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