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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시아이기에 만들어질 수 있는 대회.
서로 한 대씩 귀싸대기를 교환하고.
최후까지 버티는 사람의 승리.
무식해 보이지만, 막상 대회를 보면 조금 다르다.
시원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치열한 공방을 나누고, 마지막엔 선수들끼리 악수와 뜨거운 포옹으로 감정을 털어낸다.
이것이 러시아식 싸대기 때리기 대회였다.
“멋지지 않습니까? 호쾌하고! 재미도 있네요. 추천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클락스-ㅋㅋ 형. 입술 떨리는데? ㅋㅋㅋ
ㄴ윤쓰-ㅋㅋㅋ카메라 안 들고 있는 게 천만다행.ㅋㅋㅋ 손도 떨고 있을걸?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말이 맞았다.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었다.
“솔직히. 태어나서 제일 떨리는 거 같아요.”
긴장을 숨기기보다는 그대로 보여줬다.
“이쪽 현장 분위기는 뜨겁습니다. 거기다 러시아 형님들 덩치가···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쿠하쿠-오빠! 안 해도 돼요!!
ㄴrlaalswo-ㅇㅇ...웃자고 하는 건데. 목숨까지 걸 필욘 없음 ㅋㅋ 와.. 나까지 손바닥에 땀남.
ㄴ사탄연합-이건 우리도 동의한다. 형 표정에서 긴장감 그대로 전해짐 ㅋㅋㅋㅋ 1회전 탈락해도 인정임 ㅋㅋㅋㅋ
ㄴ랜빡의원-ㅋㅋ이 마귀야!! 하지 말라고는 안하네 ㅋㅋㅋ 1회전은 나가야 함?ㅋㅋ
긴장감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여러분 들리세요?”
피뢰침-‘제가 우승하는 소리가?’ 이딴 개소리 하려는 건 아니죠? 형!?
정답이었다.
“제가 우승하··· 에라이! 갑니다! 가요! 나머지는 인공이에게 맡기겠습니다!”
카메라 화면이 전환되고.
-길고, 노잼인 인터뷰였습니다.
인공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인공짜응-?!. 우리 누님 어쩜 저렇게 맞는 이야기만!!
ㄴ방타이-ㅋㅋㅋ ㅇㅈ..역시 인공지능이라 거짓말 안함 ㅋㅋㅋㅋ
-그럼, 전문 해설가를 모시겠습니다. 격투관련 면허증 소지. 이족 보행 병기 1급 면허 소지. 살아있는 전투병기. 너굴맨님 이십니다.
“너굴너굴!!”
인공이의 진행을 도와줄 구원투수.
“너굴너굴! 너굴!”
-격투하지 않으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설명이 부족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고 하십니다.
팀 랜덤박스의 최고 전문가였다.
rlaalswo-?!..당근 빠따죠! 저 용맹한 얼굴! 날카로운 발톱! 격투 전문가가 맞습니다!
ㄴ사탄연합-아앗.. 그건 좀... 악마세요? 어딜봐도 귀여우신..
ㄴrlaalswo-조용히 봐라. 너굴맨 추종자들이 총출동 하기 전에.
ㄴ사탄연합-넵;;
동물조련사-안녕하세요! 친구들? 라쿤은 생각 외로 흉포하고 무서운 친구예요!
ㄴ초롱이-설명요정님 그건 쫌..아닌 듯. 너굴맨 얼굴 보고 이야기해요! 거짓말 나빠요!
ㄴ동물조련사-야생 라쿤들은 정말 무시무시해요!! 너굴맨이 그렇단 소린 아니랍니다!
ㄴ요망한너굴-ㅋㅋ맨 마지막에 쓴 말 때문에 용서해줌ㅋㅋㅋ
칠링스톤-과몰입 좀 하지마. 이것들아!! 설정팀 다 죽겠다!!
너굴맨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살아났다.
2.
-첫 라운드가 시작합니다.
“너굴너굴! 너굴너굴. 너굴!”
-체급에서 차이가 나지만, 가망이 없는 건 아니라고 하십니다.
“너굴!”
첫 라운드.
필로스-ㅋㅋㅋ상대방이랑 키 차이 얼마나 나는거임?ㅋㅋㅋ 자세히 설명 좀 해줘!!
상대는 러시아 사람이었다.
-빠르게 비교 들어가겠습니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 너굴!!”
-이번에 상대하게 될 러시아인의 키는 187cm 몸무게는 95kg 정도로 추정됩니다.
“너굴!”
체급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라탄-우리형은 어느 정도됨?
-자칭 키 180cm 몸무게 78kg입니다.
3대200-몸무게가 생각 외로 나가네? 형 운동하는 듯?
ㄴ필로스-ㅇㅇ.. 그런 듯. 그래도 체급 차이가 너무 크다. 툭치면 억할 삘인데.ㅋㅋ
ㄴ3대200-사실 상 못 이긴다고 보면 됨. ㅋㅋ그나마 기대해 볼만한 건. 이건 프로가 없다는거? ㅋㅋㅋ
윤태랑-ㅋㅋㅋ근데 자칭 180 뭐임?ㅋㅋㅋ
숫자를 비교할 땐. 어렴풋하던 것들이.
서로 마주 보니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붓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ㄴ취화선-ㅋㅋㅋ 스포 하지 마세요!! ㅋㅋ
몸무게는 17kg밖에 나지 않는데. 실제 덩치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두 선수가 입장했습니다.
“너굴! 너굴너굴.”
바로 경기가 진행되진 않았다.
심판이 나와서 룰을 설명했다.
-귀 쪽은 절대 때리지 말고, 기절하거나, 항복을 선언하면 패배입니다.
“너굴너굴!”
마초맨-이것이! 러시아식 스포츠다!!
ㄴ뿌리첼-ㅋㅋ스포츠라고 할 수 있나ㅋㅋ
설명이 끝나고, 경기가 시작됐다.
그렇다고 특별한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싸대기를 교환하는 것. 그뿐인 경기다.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선공은 러시아 선수네요. 때렸습니다!
러시아 선수는 풀스윙으로 싸대기를 날렸다.
-짜-악!!
맑은소리와 함께 거칠게 고개가 돌아갔지만, 현규는 괜찮은 듯 웃어 보였다.
“너굴. 너굴너굴.”
-예상외로 충격이 커 보이진 않습니다.
크라타-ㅋㅋㅋ어디가 안 커 보임?ㅋㅋㅋ 형 새빨간 사춘기로 빙의했구만ㅋ 볼 터질 듯ㅋ
ㄴ랜슬록-ㅋㅋ우리형 허세 어디 안 가지? ㅋㅋㅋ 웃었다. ㅋㅋ 상대 좀 빡친 듯 ㅋㅋㅋ
이제 현규가 때릴 차례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현규의 입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상대방에게 무언 가 이야기한 것 같았다.
스트랑-형 입 움직였지? 뭐라고 한거임?ㅋㅋㅋ 아 허세남 또 뭐라고 한 거야.
시청자들도 본 모양이었다.
-‘미안해. 친구. 우승은 내꺼야.’라고 했습니다.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정말 뻔뻔합니다.
“너굴너굴!”
-너굴맨님께서 좋은 패기라고 하십니다.
rlaalswo-이걸 너굴맨님이 커버 쳐 주시네 ㅋㅋㅋㅋ 패기는 ㅋㅋㅋ 허세 풀충전이지.
현규는 그대로 싸대기를 날렸다.
우아한 선을 그리며, 아래턱에 적중했다.
-퍼-억.
소리부터 상대의 반응까지 모두 달랐다.
상대는 의식을 놓고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심판이 경기 종료를 외쳤습니다.
““““우와와아아아---!!!!””””
대회장에서도.
사탄연합-개쩜!!!! 미쳤다!!!!
3대200-아랫턱에 그대로 꽂힘.
팔라스-ㅋㅋㅋㅋㅋ개쩜!!!
.
.
.
채팅창에서도.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3.
-어떻게 보십니까. 너굴맨님.
“너굴너굴!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은 흥분했는지 반쯤 소리를 질렀다.
-그렇군요. 서로 타격 범위가 달랐다고 하십니다. 러시아 선수는 뺨 전체에 힘이 집중됐다면, 휴먼은 전혀 달랐습니다.
“너굴!”
경기가 끝난 후 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3대200-ㅇㅇ... 딱 맞음. 어떤 선수는 기권하고, 어떤 선수는 기절하고 끝나고 하는데. 이게 차이가 있음.
ㄴ윤타르-진짜? 맺집 차이 아님?
ㄴ3대200-너굴맨님이 설명해 주실 듯ㅋㅋ
“너굴너굴! 너굴. 너~굴. 너!굴... 너굴!”
-정확하게 아래턱을 타격하면서, 뇌를 강제로 흔들고 기절시킨 거라고 합니다.
“너굴!”
너굴맨은 손바닥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너굴너굴!”
-예. 이 경기에서 중요한 건, 손바닥 아래쪽이라고 하십니다. 이쪽에 힘을 실어 정확하게 타격한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
-바로 이것이 한 방에 쓰러트린 비밀이라고 하십니다.
너굴맨의 설명은 탁월했다.
3대200-캬! 너굴맨님 짱짱맨! 딱 맞음. 손바닥 아래 딱딱한 부분 있지? 거기로 턱을 때린거랑. 손바닥 전체로 볼을 때리는 거랑 차이임.
ㄴ김호찬-그럼 소리는 편집이 아니네? 진짜 타격음인 거야?
ㄴ3대200-ㅇㅇ..맞음. 편집 아님. 형은 타격기였고, 러시아 선수는 소리만 컸음.
ㄴ초롱이-그럼, 안 아파? 소리가 크면?
ㄴ3대200-ㅋㅋ그럴 리가. 완전 아프지. 아까 빨개진 거 봤잖아 ㅋㅋ 아프긴 한데. 기절은 안 한다는 거지 ㅋㅋㅋ
-다음 경기가 진행됩니다.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그 사이 다시 현규의 경기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선공이었고,
-퍼-억.
당연히 한방에 끝이 났다.
““““우와와아아아---!!!!””””
경기장에는 환호성이 쏟아졌지만.
rlaalswo-아.. 형 생각보다 잘한다?
이인수-안전 자산이라며!! 이 나쁜 놈들아!!
랜빡의원-ㅋㅋ쫄지마. 이제 시작이야....근데 나도 좀 걸었네?...
채팅창엔 불안감이 차올랐다.
-퍼-억!!
상대 선수들은 모두 한 방이었다.
4.
윤태호-ㅋㅋ 역시, 형이 우승하는 건 말도 안 되지. ㅋㅋㅋㅋ
ㄴ피뢰침-ㅋㅋㅋ. 어우야. 난타전 미쳤다. 진짜. 속도감 장난 아님.
너굴맨은 잔뜩 흥분해 소리쳤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 너굴!!”
-다시 공방이 오갑니다. 벌써 5대씩 주고받았습니다.
결승 상대가 문제였다.
“으아아아---!!”
현규가 소리 지르며 상의를 벗자.
“(오! 꼬맹이! 크하하하하!!)”
상대방도 웃으며 상의를 벗었다.
-‘꼬맹이’ 이건 도발이 아닌 팩트입니다. 팩트 공격에 자칭 180cm이 울컥한 모양입니다.
“너굴너굴!!”
경기장의 열기 때문인지.
둘의 몸은 땀으로 번들거렸다.
-짜-악!!
현규가 자신의 가슴을 거칠게 때렸다.
하얀 피부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꼬맹이?)”
둘이 대화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심판이 대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둘의 눈이 마주치고, 현규가 입을 열었다.
“(빠르게?)”
“(좋지! 좋아! 빠르게 가자고!)”
심판이 깜짝 놀라 둘을 쳐다봤다.
-퍼-억!!
-짜-악!!
더욱 스피드하게 진행됐다.
3대200-ㅋㅋ 이건 진짜 상대방이 미쳤다. 상대는 별다른 기술도 없음. 그냥 맷집으로 버티고, 막 때리는 거임 ㅋㅋㅋㅋㅋ
ㄴ세뮤엘-진짜? 이게 그냥 체급차이라고?
ㄴ3대200-응. 그냥 체급차이. 이건 우리형이 진짜 미친 거야. 버티고 서있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ㅋㅋㅋ
윤호석-개 대박. 자세히 봐라. 형 맞는 순간 눈 풀린다.
ㄴ김호찬-리얼?
ㄴ윤호석-어. 풀려. 회복이 워낙 빨라서, 아닌줄 알았는데. 이건 경의롭다.
ㄴ김호찬-영상 따서 뜯어본다.
-퍼-억!
-짜-악!!
때리고,
맞는다.
“(와라!)”
“(꼬맹이!!)”
둘의 얼굴은 색이 변한 걸 넘어서.
점점 부어올랐다.
-퍽.
타격의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짝.
둘 다 피해가 누적됐지만, 버텨냈다.
“우오오오!!!”
“크아아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퍽.
-짝.
다시 서로의 뺨을 때린다.
현규는 굳건히 버티고 있었지만, 눈이 풀렸고. 상대는 휘청거렸지만, 의식이 맑아 보였다.
하쿠하쿠-눈물 날 거 같아....
ㄴ3대200-예능 하라고 보냈더니. 다큐를 찍고 있네. 아 진짜... 멋지긴 하다.
ㄴ새로미-오빠 괜찮겠지?
칠리스-진짜 이게 남자다.... 땀! 열정! 교감! 거기다 끈기.... 소년만화가 별거냐!!?
사탄연합-오늘 우리형이 다 찢었다.
ㄴ핫태태-찢긴 우리형 볼이 찢기겠구만ㅠㅠ
“(미안. 내가 이긴 거 같네.)”
“(뭐?)”
-휴먼이 승리 선언을 했습니다.
“너굴!!? 너굴너굴!”
-이번이 마지막 공격입니다. 휴먼은 지금 한계 상태입니다.
승리 선언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능 조종기로 몸은 잡아놨지만. 정신은 아니었다. 벌써 여러 번 정신을 잃고, 깨어나길 반복했다.
현규는 이미 한계였다.
강제로 모든 기운을 집중해.
그대로 후려쳤다.
-짜?악!!!
3대200-잘 못 쳤다! 소리가 달라!
김호찬-아니! 잠깐만!?
잘 못 때린 게 아니었다.
“(경기 중지!!)”
상대방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5.
김호찬-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입안이 터져서, 경기가 중지될 경우.
다른 규칙이 존재했다.
-선수가 상처를 입어 경기 진행이 불가능 할 경우. 심판들의 판정으로 승패가 결정됩니다.
“너굴!?”
승패는 심판들의 손에 넘어갔다.
피뢰침-이거 형이 노린 거야?! 상처가 터질 걸 계산해서 때린 거라고!?
ㄴ김호찬-승리 선언 후. 상처 터짐. 합리적 의심이 들긴 하는데, 저 상태로 그게 돼?
ㄴ3대200-그치? 그게 되면 UFC나가지.
“너굴너굴! 너굴!”
-너굴맨님께서 말씀하시길, 완벽한 계산과 힘 조절. 냉정한 판단으로 이뤄낸 결과라 하십니다.
노린 게 확실하다는 이야기였는데.
rlaalswo-ㅇㅇ.. 뽀록이네.
하쿠하쿠-뽀록이지만, 멋졌어!
필로소-럭키 펀치가 이렇게 들어가네. ㅋ
피뢰침-오늘 너굴맨ㅋㅋ 우리형 무조건 커버치는 게 컨셉이야?ㅋㅋㅋ
취호선-그런 듯 ㅋㅋㅋ
아무도 믿지 않았다.
-휴먼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정산받으러 갈 거니깐. 준비들 하세요.’
사탄연합-아... 좋아할 때가 아니였네...
현규는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있었다.
러시아 일정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