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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아니지!”
다시 인사했다.
“랜빡이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랜박이란 이름이 선정됐지만.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랜빡이로 결정됐습니다! 뭐가요? 조금 다른 거 같다구요?”
“너굴너굴!”
동의하는지 너굴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발음기관 문제입니다! 뭐요! 뭐!”
“너굴.”
“너굴맨! 너 내가 부끄러워!?”
“너굴너굴.”
너굴맨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우리 너굴맨이 그럴 리 없죠! 그럼! 오늘 뭐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너굴.”
현규의 말과는 달리.
너굴맨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너굴맨을 잡았던 카메라는 화면이 전환되고, 거실 전체를 보여줬다.
“보이시나요?”
“너굴너굴!”
박스와 쇼핑백이 가득했다.
“어제 팬미팅, 아니 가위바위보 대전이 끝나고 받았습니다. 정신 나간 시나리오팀이 전리품이라 적어놨지만, 정말 감사한 선물들입니다.”
“너굴너굴.”
현규의 감격스러운 표정은 원래의 장난스런 표정으로 변했다.
“느낌 오셨나요!? 오늘은 선물 상자깡입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랜덤박스보다 더 떨립니다. 우리 랜빡이 여러분의 악의가 들어 있을지. 아니면 사랑이 들어있을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너굴!!”
-휴먼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잠깐! 왜 그런 말을 해!? 인공님!? 인공님!? 잠시만요!!”
그렇게 상자깡 방송이 시작됐다.
2.
“그럼 첫 번째 가보겠습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전부 개봉할 예정이었다.
“앞에 있는 쇼핑백 구역부터 먼저 열겠습니다! 첫 번째 쇼핑백은 가볍네요?”
무게는 가벼웠고, 밖으로 삐져나온 것도 없었다.
“열어보겠습니다!”
긴장한 것과 달리.
안에는 책이 한 권 있었다.
“책? 우리 랜빡이 여러분 중에 이런 고급 취미를 가지신···.”
도중에 칭찬이 끊길 수밖에 없었다.
“이거 무슨 뜻이에요?”
안에 들어 있던 책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였다.
“랜빡이! 너 이거 무슨 뜻이야!? 선물을 주면서 무소유 하라는 게 어디 있어!! 왜! ‘버리고 떠나기’ 책을 주지 그랬냐!!”
‘무소유’라는 첫 물건과 달리 그다음부터는 무난한 물건들이었다.
“캬!! 영양제! 제 건강 챙기라고! 이렇게 챙겨주시고! 감사합니다!!”
“너굴너굴!”
영양제.
“일용할 간식!! 정말 감사합니다!”
과자들.
“돈!? 만원 감사합니다! 아니, 잠깐만요.”
돈은 돈이었는데, 쪽지가 있었다.
[형. 그랜절 한 번만 더 보여줘.]
“아니! 후원을 이렇게 한다고!?”
직접 포장한 선물.
거기다 후원 형식으로 전달된 쪽지.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여드리겠습니다!”
“너굴너굴!”
팔로 머리를 받치고, 몸을 일직선으로 세웠다. 그랜절의 정석이었다.
“영양제와 간식들에 제가 너무 긴장을 푼 모양이군요! 나머지 선물들도 계속 열어보겠습니다!”
마귀들을 상대하며, 방심하다니.
멍청한 실수였다.
“홍삼 선물 감사합니다! 그런데 바로 긴장 풀라고!? 그냥 정리한 건데 이거 순서 왜 이래요!? ”
긴장한 것이 허무하게. 일반적인 선물이 계속해서 나왔고. 결국, 마지막 쇼핑백에 도달했다.
“이렇게 작은 건 보통 쥬얼리 계열이죠!?”
마지막 쇼핑백은 가장 작은 사이즈였다.
“아!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그럼 한 번 열어보겠습니다!”
반지, 목걸이, 귀걸이 여러 물건이 떠올랐다. 그건 시청자를 얕본 행동이었다.
“천? 잠시만요.”
돌돌 말려 있는 천이었다.
쇼핑백에서 꺼내서, 풀어본 순간.
“이거 선물 준거! 오팬무! 너지!? 너 청주 사는 거 내가 기억한다!!”
T팬티가 들어있었다.
“여러분. 속옷 선물해주셔도 되는데! 이런 건 안 됩니다! 어처구니가 없네! 진짜 실물은 처음 봅니다. 남성용이 있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이 창의적인 랜빡아!”
그리고, 자연스럽게 팬티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본 너굴맨이 책을 들고 왔다.
-무소유입니다. 휴먼.
“실수야! 실수! 아니지! 선물인데 이걸 버려!?”
“너굴너굴!”
너굴맨이 책을 흔들었다.
“죄송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박스 존에 도달했다.
3.
“쇼핑백까지는 예고편이었습니다. 이거 보이시죠. 여러분?”
“너굴!”
모든 박스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들 구하신 건지. 사실 신기할 정도입니다.”
“너굴너굴!”
랜덤박스와 정말 비슷했다.
“이거, 단체로 주문하신 건 아니죠? 아 불안합니다. 쇼핑백이 이 정도였는데, 랜덤박스를 겨냥하고 준비해오신 저 상자가 정상일까요?”
“너굴!”
너굴맨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하나씩 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
“오늘 진짜 하나를 못 맞추네요.”
“너굴?”
시청자들에게 완전히 당하고 있었다.
첫 번째 상자 안쪽에는 알림창처럼 글이 적혀 있었다.
[-너굴맨님 간식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첫 번째. 상자엔 간식이 가득했다.
“잠깐만요. 굳이 너굴맨 간식이라고 적을 이유가···”
“너굴?”
시청자와 현규.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달랐다.
현규에겐 외계에서 온 ‘너굴맨’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겐 너굴맨의 정체는 ‘라쿤’이었다.
“이거, 애완동물 간식이잖아요!!”
“너굴너굴?!”
간식은 간식이었는데.
전부 애완동물 간식이었다.
“그리고! 이거 고양이 간식 아니에요? 저도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이거 츄르 맞죠!?”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이 화낼 정도였다.
“그보다, 너굴맨이 츄르 먹어도 돼?”
-관련 정보를 검색합니다. 라쿤이 츄르를 좋아한다는 자료가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세상은 요지경이었다.
“진짜!?”
-그렇습니다. 관련 유튜브 영상까지 존재합니다.
“너굴너굴!”
너굴맨의 거친 항의는 당연했다.
“너굴맨. 진정해!”
“너굴너굴.”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시청자분이 보내주신 건데, 입만 대볼래?”
“너굴!?”
“아니. 또 널 사랑해서 그런 거잖아. 맛없어하면 다음부터 안 보내실 거야!”
다음부터 보내지 않는다는 말이 결정적이었다.
“너굴!”
“그래. 딱 입만 대고 퉤퉤 하는 거야! 알았지!?”
현규는 카메라를 보고 다시 한번 말했다.
“우리 너굴맨은 이런 거 먹지 않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혹은 고기를 먹어요. 정말 싫어하는 거 보여드릴 테니. 다음부터 보내지 말아 주세요!”
“너굴너굴!”
믿지 않고 계속 줄 것 같아 선택한 방법이다. 츄르를 하나 뜯어서 너굴맨에게 내밀었다.
표정을 찡그리고, 바로 뱉으리라.
“자! 너굴맨.”
“굴? 너굴!!? 너굴!!!!”
작은 손으로 츄르 봉지를 잡고,
홀린 듯이 먹기 시작했다.
“너굴맨!? 괜찮아! 연기 안 해도 돼! 야!! 야!! 너굴맨!!!”
대답도 없었다.
츄르를 부여잡은 손은 절박했고.
작은 눈이 동그랗게 커져 있었다.
“너굴맨?”
“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츄르를 짜라는 듯. 손등을 두드렸다.
“어?”
그렇게 시작된 먹방은.
“너굴!”
“안돼! 보내주신 분이 하루 2개만 주랬어! 염분 많다니깐!”
“너굴너굴!!”
2개를 먹고 나서야 끝났다.
“너굴맨. 츄르 좋아하네요. 매일 간식으로 챙겨주겠습니다! 간식세트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굴너굴!!”
방금 한 말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무지한 주인이라 내가 미안하다!!”
“너굴!”
“근데 처음엔 너도 별로라며!”
너굴맨은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
4.
쇼핑백은 부피가 작은 대신 많았고,
상자들은 부피가 큰 대신 몇 개 안됐다.
“우리형 간식 세트! 너굴맨 간식 다음에 나오니깐. 묘한 기분이네요. 감사합니다! 내용물은 전부 정상입니다!”
타이밍 때문인지 묘한 기분의 간식.
“물놀이 세트 감사합니다! 여름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자 수영복은··· 설마. 에이 인공이꺼 아니죠!?”
“너굴!?”
-제정신입니까. 휴먼?
물놀이 세트.
“옷이네요!? 방송 때 입어 달라고 보내주신 거 같은데! 잘 입겠습니다! 그럼 하나 꺼내 볼까요?”
“너굴너굴!”
방송 의상 세트는 조금 이상했다.
“선생님들. 이거 V넥이 좀 많이 파였는데요? 제가 패션을 잘 몰라서 이상하게 보는 거겠죠?”
V넥 티셔츠 외에도 여러 옷이 들어있었다.
“남자 옷도 이런 스타일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거 괜찮은 거 맞죠!? 아니! 랜빡이 여러분의 사랑을 의심한 게 아닙니다! 너무 생소해서 그래요!”
“너굴?”
의문을 가질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건 너무 달라붙을 거 같은데 진짜 괜찮은 거죠!?”
“너굴?!”
너무 쫙 달라붙거나,
“이게 그 TV에서만 나오던 2019년 밀라노 유행컬러 그런 건가요?”
“너굴너굴.”
너무 원색 계열이었다.
“패션전문가분이 보내주신 거 같은데, 다음 방송 때, 컨셉에 맞춰 입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괜찮은 거 맞죠?”
“너굴너굴.”
묘한 의문을 남기고, 마지막에 도착했다.
걱정과 달리 상자들엔 사랑이 가득했다.
“드디어, 마지막 상자입니다! 진짜 여러분의 사랑을 못 알아보고, 처음에 의심하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너굴너굴!”
긴장하고 경계한 게 미안할 정도였다.
“망설일 필요 없죠!? 바로 열어보겠습니다!”
“너굴!!”
경건한 마음으로 상자를 열었다.
“어? 어!? 야!! 이 랜빡이들아!!!”
“너굴너굴!!”
마지막 상자엔 악의가 가득했다.
5.
rlaalswo-너굴맨님! 간식! 봤느냐! 이건이 신앙심이다!
ㄴ연하-ㅋㅋㅋ츄르 좋아할 줄이야 ㅋㅋㅋ
ㄴ강준상-꼭 부여잡은 손 봄?ㅋㅋㅋ 완전 귀여웠다. 너굴맨 빠돌이 이번엔 추천이야!
ㄴ도끼빠-ㅋㅋㅋ인공누님 이야기 진짜더라. 유튜브 영상 진짜 있음 ㅋㅋㅋ
찌찌매니아-형!! 현장에선 아이디 챙피해서 다른 거로 바꿨어! T팬티 형이 좋아하는 색으로 했어!!
ㄴ김지석-ㅋㅋㅋ도랐ㅋㅋㅋ시청자가 형 취향을 우째알고!?
ㄴ니얼굴-ㅋㅋ오팬무 장인ㅋㅋ
ㄴ허정욱-ㅋㅋ선조절 잘해라 ㅋㅋ 형이 한 번은 받아줄 텐데. 다음엔 혼난다 ㅋㅋㅋㅋ
ㄴ찌찌매니아-ㅇㅇ. 딱 한 번이라고 생각해서 진짜 심혈을 기울였음. 저거 엄청 고른거임. ㅋㅋㅋ 빛에 따라 색 약간씩 변함.
ㄴ베네-아.. 디테일한 정보는 됐다고 ㅋ 이 미치광이야!! ㅋㅋㅋㅋ
공백-그래도. 우리 랜빡이들 형 건강 생각 많이 하네 ㅋㅋㅋ 오래오래 구르란 소리지!?
ㄴ나비-ㅋㅋㅋㅋ사랑과 짓궂은 장난ㅋㅋㅋ 진짜 교차하는데 ㅋㅋ 센스 미쳤다!
ㄴ쿠룩-ㅋㅋ우린 형을 사랑해!! 단, 장난은 칠꺼야!! ㅋㅋ 마음이 그대로 느껴짐 ㅋㅋㅋ
ㄴ튜브-이게 랜빡이들 밀땅이다. 이거야!
하쿠하쿠-오빠!! 옷은 진짜 올해 유행하는 것들이에요! 다소 사심이 섞이긴 했음!
ㄴ썽은이-ㅋㅋㅋ사심 대 폭발ㅋㅋㅋㅋ
ㄴ도라-형이랑 같은 입장이다. 도대체 저게 유행한다고? ㅋㅋ 어디서요!!
ㄴ인직-아아 오묘한 패션의 세계여 ㅋㅋ
?밀-마지막 대박이네 ㅋㅋㅋ 미쳤냐 니들?
ㄴ뭘봐-ㅋㅋ 제정신이냐 진짜로!? ㅋㅋ 감동에 벅찬 표정 진짜 실시간으로 개박살남ㅋㅋ
사탄연합-악마들이 그저 즐겁게 보고 갔을 거라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이다!
ㄴ아저밭-ㅋㅋ진짜 악의로 똘똘 뭉쳤?ㅋㅋㅋㅋ?
ㄴ김성빈-코스프레 세트. 다 좋은데 ㅋㅋㅋ 미친 왜? 여자옷?ㅋㅋㅋㅋㅋ
ㄴ사탄연합-그게 우리들 매력입니다.ㅋㅋㅋ
ㄴ두부86-형 성격에 무적권 입는다 ㅋㅋㅋ
ㄴ수호대-형이 고마워해야지 ㅋㅋㅋ 콘텐츠 무료로 얻었죠?ㅋ
인공짜응-ㅎㄷㄷㄷ...100만 돌파. 인연시 오픈! 공지 떴다!!!
ㄴ건전건전-미친!! 갑자기!? 한참 남았었잖아!!!
ㄴ유승주-일본에서 인연시 난리남 ㅋㅋㅋㅋ
ㄴ이승원-ㅋㅋㅋ미쳐버렸네.ㅋㅋ 댓글 달 때가 아니구나. 인연시 하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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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아! 인연시 현재 상황은!?”
-가파르게 접속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쪽 접속량 증가는 경이적입니다.
인공이 연애 시뮬레이션.
이걸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야 했다.
“상금 및 상품들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다른 방송에서 사용해도 괜찮다고, 꼭 이야기하고! 한국에 한정되지마!”
-이미 진행 중입니다.
시청자를 위한 헌정 이벤트이지만.
본질은 홍보용이었다.
인공이의 작은 날개짓이.
인터넷에 폭풍을 일으켰다.
-휴먼. 미궁 탐험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라이브 공지 띄워줘. 너굴맨! 준비하자!”
“너굴너굴!!”
100만 돌파를 기뻐할 시간도 없었다.
100만 구독자 이벤트-미궁탐험 라이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