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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아-하아-”
거친 숨소리.
“옷이 젖으셨네요?”
젖어서 달라붙은 옷.
“제가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현규가 허둥대며 핑계를 늘어놓을 때.
송희는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다.
<개연성 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개연성-지금 너무 변태 같다. 일단, 티셔츠부터 벗을까?>
수라칸-그렇지! 역시 벗어야겠지?
하쿠하쿠-오랜만에 의견이 통일되겠네요!
ㄴ시마라-통일이라니! 상식이지!
ㄴ피카소-역시! 여자와 남가자 만나면 옷을...
ㄴ인공사랑-미치셨습니까? 휴먼?
ㄴ구라하-ㅋㅋㅋ선 넘네.ㅋㅋㅋ
채팅창의 의견이 통일됐다.
“쏭님.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오해하지 말고 들어요.”
진지한 얼굴로 쏭에게 말하던 현규는.
자연스럽게 상의를 벗었다.
“옷은 왜 벗으세요?!”
“이게 벗고 싶어서 벗는 게 아닙니다!”
“뻔한 핑계예요!!”
무엇일 뻔한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면돌파 외엔 방법이 없다.
“야!! 인간적으로 설명은 좀 하자!!”
카메라를 보고 소리쳤다.
“어!?”
“그렇습니다! 지금 방송 중이에요! 혹시 어제 방송 보셨어요!?”
기회다 싶어 설득했지만, 그녀의 시선은 현규의 가슴팍에 꽂혀 있었다.
“왜 그러세요?”
“손가락으로 가리시니깐 더 이상해요.”
무슨 소리인지 고개를 내렸는데.
손가락 두 개로 가슴의 앙증맞은 아이들을 가리고 있었다.
“야이!! 잠깐!! 스톱!! 아니! 이대로 스톱말고! 아 쫌! 왜 이래 진짜. 너희 변태야!?”
<시청자대표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시청자대표-정답!>
새로미-인정이구요!
정답. 인정. 맞다.
온갖 동의가 채팅창에 쏟아졌다.
“으! 손가락을 왜 벌리세요!!”
“지옥이야. 여긴.”
가려주던 손가락은 ‘V’로 열려 있었다.
“아! 쫌! 제발 앉아서 10분만 대화하게 해주세요! 시청자님들! 하늘의 빛이시여!”
<미션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미션-섹시댄스 추면 앉게 해줌. 어차피 설명해야 하는 거 뽕 뽑자! 친구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이었다.
“오오! 잘 추시네요!! 섹시하다!!”
“하지 마세요! 좀 부끄러워 해주세요!”
단지 자리에 앉기 위해 춤을 추고.
“오! 근육 이렇게 가까이서 처음 봐요!”
“조금만 떨어져 주시면 안 될까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육체미를 뽐냈다.
이런 거지 같은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드릴게요.”
“네!!”
드디어 설명을 시작할 수 있었다.
2.
“진짜 목걸이 착용하신 거예요!? 에잇!”
설명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
현규의 팔을 꼬집었다.
“아! 아파요! 통각은 남아 있어요!”
“신기해요!”
신기하긴 현규가 더 신기했다.
“전 소리 지르면서 도망치실 줄 알았어요.”
“나쁜 분이 아닌 거 알고 있어요!”
해맑게 웃으며 말했는데.
-아닙니다. 여자 휴먼의 심장은 평소에 비해 빠르게 뛰고 있습니다.
“언니!! 아니에요!!”
거짓말인 모양이었다.
순하리-ㅋㅋ심장이 왜~빨리 뛸까나~
ㄴ쿠라하-그러게~ 왜~ 일까나~? ㅋㅋ
루이스-갑자기 달달하네! 블랙커피 타 온다!
하쿠하쿠-언니! 괜찮아요! 오빠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 심장이 안 뛰겠어요!?
ㄴ듀라스-ㅋㅋ 이걸 편을 들어주?ㅋㅋㅋ?
피라마-여자 무서워!! 내가 이래서 연애를 안 한다니깐!
ㄴ그그거-ㅋㅋ너도!? 나도!
시청자들이 술렁거렸다.
“포커페이스가 엄청나시네요.”
“맥도날드에서 오래 일해서요. 이상한 분들 앞에선 당황하면 좋아하시는 거 알고 있어요!”
한 마디로 이상한 사람으로 봤단 거였다.
“그 정도였나요?”
“네!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고로치-ㅋㅋ 조곤조곤 팩트로 뚜드려 팸.
김미김-형 표정 봐라 ㅋㅋ 당혹 그 자체.
시청자들 말처럼 현규는 당황하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일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네! 생각해 보니깐 재밌을 거 같아요!”
송나라-ㅋㅋ쏭님 해맑다 진짜.
당혹스러울 땐. 침착하게 대응하고,
지금은 해맑게 대답했다.
세상 물정 모르고, 순수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다.
“저도 재밌게 놀게요!”
“잠시만요!! 우리 운명 공동체예요!! 왜 혼자 결정해요!! 이거 노는 거 아니에요!!”
<소리질러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소리질러-가즈아!! 쏭님도 준비되셨다!!>
설명하는 동안 잠잠해졌던 분위기가 다시 불타올랐다.
<띵작연구소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띵작연구소-모두가 만족할 만한 생각이 떠올라버림!!>
불타는 분위기에.
새로운 아이디어.
“아! 뭐 창의력 학원 다녀요?! 좀! 그만 떠올려요!! 무난하게 좀 가요!! 네!!?”
“전! 궁금해요!”
“너굴?”
시청자들의 생각은 굉장했다.
3.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시청자의 제안은 어처구니없었다.
김묘랑-왱? 느낌 있는데 ㅋㅋㅋ 재밌을 거 같아!! ㅋㅋ 팀 나눠! 검증 간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엄청났다.
“뭔 팀을 나눠!! 하나만 주세요!!”
“왜요! 재밌을 거 같은데요! 저 이런 거에 흔들리는 사람 아니니깐 각오하셔야 할걸요?”
속이 터지는 와중 송희의 도발은.
“각오요!?”
“네! 각오하세요!!”
마지막 이성의 끈을 건드렸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쏭님 바로 저한테 반해서 정신 못 차리고! 막! 어!? 알아요!?”
“에이~ 왜 허세를 부리고 그러세요.”
“허세!? 허세요!? 진짜 뒷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현규의 엄포에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뒷감당이요?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 일도 없을 거 같은데.”
해맑은 얼굴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녀.
“채팅창 빨리 정리해요!! 가자!! 승부다!”
“일찍 오길 잘했어요! 오늘 재밌네요!”
중미-크크 자존심 강한 두 명의 천재!! ㅋㅋㅋ 왜 둘이 싸우고 있음 ㅋㅋㅋ
ㄴ호나라-ㅋㅋ둘이 안 싸움 ㅋㅋ 형 혼자 자연발화 중임 ㅋㅋㅋㅋ
ㄴ수라마-그래서 누가 이김?
ㄴ중미-ㅋㅋㅋ아 궁금하긴 한데.
둘의 신경전은 흥미진진했다.
<새로미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새로미-모쏠인 여러분들을 위해. 여성 측에서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ㅇㅈ?>
찬합-누가 모쏠이야!!
희망수-옳소!! 왜 멋대로 모쏠이라 그래!!
여성측의 의견은 큰 파문을 불러왔다.
<새로미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새로미-아 죄송합니다. 얼마나 연애 중이세요?>
찬합-응! 나 연애 못 해봤어!
희망수-나도! 아직 모쏠이야!
ㄴ새로미-이 정신병자들아!!
결국, 선공은 여성팀이 가져갔다.
채팅으로 교통정리가 되는 동안.
“시청자분들 너무 재밌으세요!”
“나는 멋지다! 나는 섹시하다!! 나는 간지가 넘친다!!”
송희는 채팅창을 보며 해맑게 웃었고, 현규는 자기최면을 걸고 있었다.
4.
-직접적인 신체접촉이나, 폭력적인 행위는 모두 금지하도록···
<극혐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극혐-설명충 아웃!!>
그 유튜버의 그 시청자였다.
인공이의 설명을 칼같이 잘라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쏭님 각오하세요!”
“네!”
생글거리며 대답하는 그녀.
현규는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나는 색욕을 바란다.’
7대 죄악의 ‘색욕’을 전력으로 끌어냈다.
“좋은 향기가 나요!”
현규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가까워요!”
화들짝 놀라며, 송희는 뒤로 물러났다.
다시 다가가고, 물러서고.
어느새 벽에 도착했다.
강인호-야 이거 설마..
현규가 벽에 팔을 뻗었다.
윤석중-이거라고!? 여자들 제정신이야!?
하쿠하쿠-하아.. 오빠 멋져!
ㄴ윤석중-에라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팔꿈치를 벽에 대고, 더욱 밀착했다.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
아무런 말도 없이.
현규는 그녀를 그윽하게 쳐다봤다.
강인호-아니.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ㄴ윤석중-쏭님 얼굴 빨개진 거 봐라ㅋ
ㄴ강인호-ㅋㅋ우리형ㅋㅋ 전력을 다한다. 아까 눈에 꿀 넣었음? ㅋㅋ 꿀 떨어지겠네.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
<마초맨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마초맨-떨어지세요! 어딜 사내놈이 달달함으로 승부하냐 이거야!!>
이만수-동의한다!! 우린 이런 달달함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후원과 함께 여성측 턴이 끝나고.
“아···”
“음···”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둘이 떨어졌다.
승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5.
서로 묘한 분위기가 생기기도 전에.
<마초맨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마초맨-보여줘라!! 진짜 남자!!>
몸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앗! 잠깐만요!”
“아!! 말 좀 하고 시작해요!!”
이번엔 어떤 행동을 할지 긴장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생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아- 하아-”
방안에 현규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했다.
“이 또라이들. 흐름을 보면 이건 아니지! 아니! 인간적으로!!”
현규는 가쁜 숨을 쉬며 격렬히 움직였다.
“굉장해요!”
그녀의 감탄이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아오!! 갑자기 왜 운동을 해!! 이게 뭐야!!”
현규는 격렬하게 운동 중이었다.
붓싼싸나이-남자는 땀 흘리고! 근육 빵빵하고! 고게 남자의 멋이지!
ㄴ김용우-ㅋㅋㅋㅋ나도 동의하긴 했지만, ㅋㅋㅋ뭐 헬스장 운영하세요?ㅋㅋㅋㅋ
ㄴ유아유-ㅋㅋㅋ나도 의견이 웃겨서 선택하긴 했는데 ㅋㅋㅋ 이게 먹히겠냐!?
핼갤러-진짜는 근 손실 나서 여자 안 만남.
ㄴ취호랑-ㅋㅋ진짜다!! 진짜가 등장했다!!
애초에 반할 거라고 생각해서 고른 것도 아닌 분위기였다.
“이 악마들!!”
소리를 지르며 스쿼드를 하고, 버핏 운동을 시작했다.
“우와! 체력 좋으시네요! 멋있어요!”
마초맨-봐라. 감탄 바로 나오지?
ㄴ미로롱-신기한 거 보면 원래 나옴ㅋㅋ
“하아- 하아- 죽겠어요! 운동 누가 짠 거예요!! 너무 빡세잖아요!!”
김호수-ㅋㅋㅋ 전문가에 내 오른팔 건다.
ㄴ마초맨-^^ 위키 복사했어 수고링.
ㄴ수거요원-팔 받으러 왔습니다^^
현규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채팅창은 웃음과 드립이 난무했다.
순식간에 땀이 쏟아지고, 근육이 펌핑됐다.
“끝이다!!”
감탄만 하던 송희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이 모쏠들아!! 이게 먹히겠어요!?”
상식적으로 이게 통할 리 없었다.
마초맨-ㅇㅇ? 왜? 안 통하면 우리 탓하려고? 이거 먹힌다! 100%임.
“아오! 심리전의 귀재네 진짜! 제대로 합니다! 행동에 표정 맞춰 드릴게요!”
설득하려다 설득당했다.
송희에게 다가가는 것까진 다를 게 없었다.
“아..”
그런데 전과는 반응이 사뭇 달랐다.
현규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땀에 젖은 상반신에 핏줄과 근육이 도드라지고, 남성미를 뽐냈다.
이것이 모쏠 상남자들의.
여자를 설레게 하는 방법이었다.
웃음을 터트리거나, 효과가 없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송희는 상기된 얼굴로 숨을 크게 삼키며, 현규의 가슴팍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
손을 뻗어 만져보려다. 간신히 참아냈다.
붓싼의정-봤음? 벽에서 밀착하는 것보다. 순수한 남자의 야수성을 어필한 거다.
ㄴ하쿠하쿠-이것도 좋다...
ㄴ이성호-ㅋㅋㅋㅋ야!!ㅋㅋ 좋긴 뭐가 좋아.
ㄴ윤석정-아니. 쏭님 보면, 약간 상기돼 보이기도 하고.
ㄴ롤랑스-ㅇㅇ. 손 뻗을 뻔한 거 봄?
의외로 효과가 굉장했다.
“쏭님?”
“아, 네!”
푹 빠졌던 모양이었다.
현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건, 제 승리라고···”
<사탄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사탄-움직여라. 악마들이여.>
갑작스러운 후원과 함께.
“어!?”
손이 바지춤을 잡고 내리려고 할 때.
방송 화면이 검은색으로 전환되고.
“꺄아악!!”
-짝!
송희의 비명과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
“이 악마들아!!!”
현규의 고함만 들렸다.
그렇게 라이브 방송이 종료됐다.
6.
“송희씨 수고하셨어요.”
“아니에요! 재밌었어요!”
송희는 귀에서 이어폰 같은 것을 빼냈다.
“잘하시던데요? 슬슬 방송에서 멘트하고 하는 시간 가지셔도 되겠어요.”
“아니에요! 인공 언니 지시 없었으면, 오늘도 패닉이었을 거예요.”
이 악마 같은 시청자들과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대비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
7.
송희가 녹화를 마치고 돌아간 후.
“인공아. 진짜야?”
-그렇습니다. 휴먼. 만능이란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방송에서 말하지 못 한.
숨겨진 기능을 확인할 시간이다.
외계 건물주-3. 남자의 낙원!?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