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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자깡!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너굴너굴!"
공지도, 설명도 전부 끝났다.
바로 상자를 열면 된다.
현규는 상자 위에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오픈합니다!"
"너굴!"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상자를 열 때 들리는 음악과 함께.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사타란 사막 모래 5kg을 획득하였습니다.
"상자를 자꾸 까다 보니. 특이한 능력이 생겼습니다."
"너굴?"
획득 알람이 떴는데도. 현규는 이상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딱! 느낌이 와요. 좋은 거구나. 조졌구나."
"너굴!?"
그만큼 많은 상자를 열었다.
"사타란 사막 모래 5kg. 느낌부터 조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굴너굴."
현규의 경험과 직감이 발휘됐다.
"그렇지 인공아?"
-말 그대로 입니다. 휴먼. 특별한 물건은 아닙니다.
역시나 직감대로다.
현규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들어 꽝 비율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너굴."
너굴맨도 동감이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나가 꽝이라면! 두개를 까면 된다!"
"너굴!!"
현규는 상자를 하나 더 꺼냈다.
녹화가 밀리면서 오늘 도착한 상자였다.
"여러분!! 안심하세요!! 아직 상자가 남았습니다!!"
"너굴너굴!!"
다시 상자 위에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예. 오픈 합니다!! 이번엔 제발!!"
간절함을 담아 소리쳤다.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오늘 보는 두번째 알림이었다.
"나와라!! 쫌!! 방송 분량 좀 신경 써줘라!!"
"너굴!!"
너굴맨까지 합세하여 소리쳤다.
그들의 간절이 가득 울려퍼지고.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청소달인의 앞치마를 획득하였습니다.
"여러분 알림창 보이시나요?"
"너굴?"
편집 된 영상을 보는 구독자들은.
현규가 보는 알림을 그대로 볼 것이다.
"여러분이 보기엔 이번에 나온 느낌어떠세요?"
"너굴너굴!!"
너굴맨은 좋다는 듯 열렬히 환호했고,
현규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대로 입니다!!"
"너굴너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너굴맨은 주위를 뛰어다녔다.
"네!! 망했어요!! 이번 상자깡 둘다 똥망입니다!!"
"너굴!?!"
뛰어다니던, 너굴맨이 현규의 말에 그대로 굳었다.
"청소달인!? 이걸 어따 써먹어!!!"
이렇게 녹화를 끝낼 예정이었다.
2.
"들어나 보자. 이거 뭐야 도대체?"
-휴먼. 그렇게 단순히 생각할 물건이 아닙니다.
청소달인의 앞치마.
어딜봐도 복잡하게 생각할 물건이 아니엇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예. 진심입니다. 휴먼. 그 앞치마는 명작으로 불리는 물건입니다.
명작?
앞치마와 명작.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어딜봐서? 딱 봐도 공장제 앞치마인데!!"
"너굴너굴!!"
-너굴맨님 말씀이 맞습니다. 휴먼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아까부터 묘하게 신나하던 너굴맨은 이 물건을 아는 모양이었다.
"너굴맨 이거 알아?"
"너굴너굴! 너굴!!"
설명하는 모습만 봐도 이 물건을 좋아한다는 게 느껴졌다.
"도대체 뭐길래?"
이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휴먼. 인간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
앞치마와 매치가 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설명은 아닐 것이다.
-글로 지식을 남기는 걸 넘어서, 감정과 경험, 지식을 온전히 넘겨주도록 전달하는 방법은 계속해서 발전했습니다.
"설마."
-맞습니다. 이 앞치마는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말도 안 되는 말 이었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대단한 일이었다.
"이 앞치마를 입기만 하면 바로 달인이 되는거야?"
-그렇게 형편 좋은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저 편린을 느낄 뿐입니다.
불완전했지만, 이대로도 대단한 물건이었다.
"그저 편린 뿐이면 단숨에 실력이 늘진 않겠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연구와 습득을 반복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생각할수록 아쉬운 일이었다.
"상자를 미리 열었으면, 연습해서 어떻게 활용을해봤을 텐데 이건 아깝다."
-동감입니다. 휴먼. 단기간에 써먹기에는 제한이 있는 물건입니다.
인공이도 현규와 같은 생각을 했다.
괜찮지만, 시간이 필요한 물건.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한 번 써볼까?"
-편린을 느끼고, 몰입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공이의 조언을 되새기며 앞치마를 착용했다.
"묘한 기분인데?"
-앞치마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휴먼.
집중해라.
다시 말하면, 전해주는 감각에 몰입하란 소리였다.
"착용 중에 특성 발동해도 상관없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몇 가지 해볼 만한 것들이 있었다.
'앞치마와 <교감>한다.'
전해주는 감정과 지식이 더욱 강렬해진다.
'받는 것들을 <사고>한다.'
전해주는 감정과 지식이 빠르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너굴맨! 거짓말 탐지기 가져다줘!"
"너굴너굴!!"
지켜보던 너굴맨은 안으로 뛰어가 거짓말 탐지기를 가지고 나왔다.
"인공아 이거 설정할 수 있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설정을 하나 추가한다.
"무조건 벌칙. 앞치마가 인도하는 대로."
-지시를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교감>으로 더 강하게 전수받고,
<사고>로 전수 받은 것들을 이해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강제로 몸에 때려 박는다.
현규는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미숙한 모습은 빠르게 숙달되었다.
청소가 끝날 때 쯤.
처음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미친. 이런게 가능해?"
-저장된 기록에서는 전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왜!? 내가 떠올린 방법은 다른 사람들도 생각했을텐데."
-제한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답변이 불가능합니다.
언제나처럼 중요한 대답 앞에서 또 멈췄다.
"아오! 진짜! 속터지게!"
화가 나기 보다는 답답했다.
그렇다고 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엇다.
"됐어. 안되는 거 붙잡고 있을 생각은 없으니깐."
-현명한 판단입니다. 휴먼.
인공이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다.
"영상 붙일 수 있지? 아까 끝난 장면에서?"
-방금 청소한 영상을 붙여 올리면 되겠습니까?
그건 안될 말이었다.
"안되지 그건. 말도 안되고, 결정적으로 재미도 없어."
재미와 흥미.
둘을 채울 방법이 있었다.
"송희씨 아직 출발 안 했지?!"
-기다리라고 하겠습니다.
인공이는 현규의 말을 바로 이해했다.
"너굴맨!! 카메라 챙겨!! 송희 씨 집으로 갈꺼야!"
"너굴너굴!!"
괜찮은 그림이 나 올것 같았다.
3.
"청소달인!? 이걸 어따 써먹어!!!"
절규하는 현규의 모습이 사라지고,
화면이 전환됐다.
"그럼 집도를 시작하겠습니다."
수술을 앞둔 의사처럼.
마스크와 장갑, 앞치마 까지 착용했다.
"우선 견적을 뽑습니다."
현규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주위를 확인했다.
집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아기자기 했다.
녹화하는 현규의 집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보다는 '여자'의 집 같아 보였다.
"깨끗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가구의 천장, 가전제품의 뒷부분.
현규의 손이 닿자. 먼지가 쓸려나왔다.
"보이는 곳은 깨끗하지만, 실제론 먼지가 가득하죠."
현규는 먼지를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청소는 간단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무조건 큰것 부터.' 이렇게 2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설명을 하고 청소 도구들을 꺼냈다.
"신속하고 빠른 청소를 원한다면, 지식이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특별한 게 아니었다.
듣고 보면 어처구니 없을 만큼 간단한 해답.
"사람이 많으면 더욱 빠르게 진행됩니다. 저 만큼은 아니지만, 숙련된 조교를 불러보겠습니다. 조교!!"
"너굴너굴!!"
군기가 바짝든 너굴맨이 뛰어왔다.
"조교와 함께 실제로 보여드리겟습니다.조교 청소 앞으로!"
"너굴!!"
아무리 봐도 전혀 도움 될 것 같지 않았지만.
너굴맨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청소를 실시한다! 위에서 아래로! 무조건 큰 것부터!"
"너구울 너구울! 너굴너굴 너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둘이 움직일 때마다 확연하게 변했다.
"먼지와 찌든 때, 곰팡이 이 3가지만 없어져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너굴너굴!"
깨끗해 보이던 집도, 둘이 청소하자 극적으로 변했다.
집이 더 화사해지고, 맑아졌다.
"마지막으로 화장실 청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너굴!"
둘이 화장실 문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현관문이 열렸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이곳의 송희의 집이었다.
"뭐 하세요!!!?"
"죄! 죄송합니다!!"
"너굴너굴!"
입고있는 옷은 거짓말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거기다, 그녀는 현규와 너굴맨의 모습을 보고 바로 눈치챘다.
"청소 하신 거에요!?"
"죄송합니다!!"
"너굴!"
사죄하는 현규의 모습과 함께.
글씨가 화면에 떠올랐다.
<최강 지옥 선발전. 구독자 중 최고 더러운 집을 뽑아라!>
-선정시! 직접 청소해 드립니다!
그렇게 영상이 끝났다.
4.
rlaalswo-인간, 미쳤습니까? 너굴맨님께 앞치마 드리십시오.
ㄴ새롬이-오늘도 너굴맨 광신도가 댓글의 시작을 여는구나
김호찬-ㅋㅋㅋㅋ역시 특수효과 없을 때가 멋지다. ㅋㅋㅋㅋ
ㄴ윤성-아재. 취업하셔야죠!! 특수효과가 많아야 자리 생기죠!!
ㄴ김호찬- 역시 특수효과가 없으니 허하구나!
ㄴ윤성-ㅋㅋㅋㅋㅋㅋㅋ미치셧나 진짜.
청소업체직원-우리형 각 보임? ㅋㅋㅋ 어디 전문가 밑에서 배운듯.
ㄴ루시-ㄹㅇ? 제대로임? 방송적으로 잘해보이게 한거 아님?
ㄴ청소업체직원-ㅇㅇ 제대로임. 체력도 좋고, 기술도 상급은 되는듯.
ㄴ르네썅놈-ㅋㅋㅋㅋ청소부심이세요?ㅋㅋㅋㅋㅋㅋ
하쿠하쿠-오빠? 신랑수업 하는거에요? 저랑 결혼하고 싶다는!!?
ㄴ미연쓰-ㅋㅋㅋㅋㅋㅋ망상 오지네 진짜 ㅋㅋㅋㅋ
ㄴ하쿠하쿠-우리 오빠 조신하게 집에서 청소만 시킬꺼임.
ㄴ호창호-어엇!! 전 어떠세요!?
최강자-어머....총각이...청소를 잘하네여...^0^!
미로수-근데 여자 집을 마음대로 청소해도 됨? 아 불-편.
ㄴ김철수-ㅋㅋㅋ과몰입하지 말고, 리액션 반응 얻을라고 회사차원에서 그런거 딱 보면 모르겠음? ㅋㅋㅋㅋ
ㄴ강호댕-방송은 방송일뿐! 과몰입 하지 말자!
ㄴ윤성-ㅋㅋㅋㅋㅋ 우리형 성격봐서는 싹싹 빌고 있을듯.
시청자들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죄송합니다!! 청소 관련 소재라서요!!"
"저 화났어요!"
현규는 송희에게 싹싹 빌고 있엇다.
"워낙 집청소를 잘하셔서 제가 치울 것도 얼마 없었어요!"
"지금 그게 문제에요!?"
그녀가 화 낼거라 생각한 건.
모두 예상하고 있엇다.
"요즘 녹화 때문에 정신 없으시니깐. 겸사겸사 치운거에요. 또 준비한 것도 있어요."
"준비요?"
그녀의 화를 풀기위해 준비한 물건.
"방송을 위해 청소만 해드리는 건. 못된거죠! 그래서 반찬까지 낭낭히 준비했습니다."
"반찬이요!?"
혼자 살면, 반찬을 만드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시간, 돈 모든 게 문제다.
"네! 오래 놓고 드실 수 있는 녀석들로 준비 했습니다! 부디! 화를 풀어주세요!"
"일단, 반찬 부터 볼게요."
어느새 그녀의 화가 누그러졌다.
이것이 송희 씨의 집을 선택한 이유였다.
5.
현규의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 됐다.
<당첨자 발표.>
정장을 입은 현규와 너굴맨이 인사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너굴너굴."
마치 뉴스앵커 처럼 격식있게 인사했다.
"어제 영상이 올라가고, 인공이의 SNS로 수 많은 사진이 도착했습니다."
"너굴너굴."
벌써 메일이 온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저희는 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너굴."
너굴맨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화면에 수십장의 사진이 떠올랐다.
"이 끔찍한 광경이 보이시나요."
"굴!!"
사진은 전부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나, 벽지에 묻은 알 수 없는 자국까지.
절반 이상은 모자이크가 처져 있었다.
"매일매일 랜덤박스 채널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너굴!"
이건 출사표다.
"사진 보내주신 분 들 중 심각한 집을 선정해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너굴너굴!"
현규는 카메라를 직시했다.
"촬영이 가능한 곳부터 먼저 가겠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하는 검증방송!"
"너굴!"
화면에 영어가 떠올랐다.
Coming soon.
라이브방송-10. 청소하고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