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24화 (2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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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3회권을 획득하였습니다.

‘뭐지?’란 생각에 [사고]가 발동했다.

현규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회권이 나왔습니다. 단 한 번 어떤 질문도 가능한 거 같은데···사실 이게 뭔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3회를 1회로 줄였다.

마치 본능처럼 나온 행동이었다.

“너굴맨 이게 뭔지 알아?”

“너굴?”

너굴맨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이제 물어볼 사람은 한 명뿐이다.

“인공님! 도와주세요!!”

-휴먼. 이건 너무 대단한 물건입니다. 방송해도 되겠습니까?

설명하기도 전에 겁부터 줬다.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길래?”

-세상 모든 질문에 해답을 제공합니다.

‘답변’이 아니라 ‘해답’

게다가 범위도 한정적이지 않았다.

“해답? 어떻게?”

-우주의 모든 정보가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초차원 정보집합소라 합니다.

설명충의 향이 풀풀 풍겼다.

길게 이어지려는 설명을 끊었다.

“간단하게 부탁할게.”

-모든 정보를 가진 곳에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합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말 그대로의 의미였다.

“잠깐. 정말 무엇이든? 타임머신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해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물건이었다.

인공이는 현규에게 겁을 준 게 아니었다.

사실을 말한 것이다.

“좋습니다. 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너굴!?”

현규의 말에 너굴맨이 화들짝 놀랐다.

“여기다 조건을 얹어 볼까요? 질문에 대한 답변. 진짜인지 검증까지 해드리겠습니다.”

“너굴너굴.”

너굴맨은 걱정스럽게 현규를 쳐다봤다.

그런 너굴맨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무엇을 묻든 모두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너굴너굴!”

진지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다면.

써먹을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세계 7대 수학 난제를 물어보고 상금을 받으실 수도 있고, 앞으로 가치가 오를 회사를 물어 투자하실 수도 있겠죠.”

돈을 벌 수 있는 질문.

“아니면 본인의 적성이나 알맞은 직업을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개인의 미래를 위한 질문.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미래의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물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제한이 없어서 모든 질문이 가능하다.

“오늘 저녁에 뵐게요. 저에겐 해답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질문을 기다리겠습니다.”

“너굴너굴!”

이렇게 녹화가 종료됐다.

2.

인공이는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휴먼. 만나고 처음 느꼈습니다.

“뭘?”

뜬금없는 말이었다.

-당신은 휴먼입니다. 더는 짐승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절대 짐승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

“고맙긴 한데 그럼 여태 반쯤은 짐승이라 생각한 거네?”

칭찬인지 아닌지 묘하게 헷갈렸다.

현규의 질문을 무시하고 인공이가 물었다.

-묻고 싶습니다. 왜 3회 이용권을 1회라고 줄인 겁니까?

“모르겠어. 마치 생각하는 과정이 없이 결론이 나온 기분이었어.”

본능이라고 하기엔 구체적이었고.

판단이라고 하기엔 충동적이었다.

“1회 이상은 방송에 사용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휴먼.

인공이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쯤 되니 현규는 궁금해졌다.

“왜 얻고 싶은 해답 있어?”

-제가 필요한 것은 모두 휴먼에게 필요한 것들입니다.

인공이가 찾는건 현규를 위한 해답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거?”

-그렇습니다. 써포트 역할을 하면서 부족한 것들이 있습니다.

현규는 기분이 묘했다.

“그래? 뭔데?”

-돈에 관한 정보입니다. 휴먼. 우리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올라오던 감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갑자기?”

-갑자기가 아닙니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좀 더 빠르고, 폭넓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인공이가 말하는 것은 현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하긴 아까웠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렇게 쓰기엔 좀 아까운 것 같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현규는 차분히 설명했다.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고 해봐야 시간 절약 정도 아니야? 결국, 유튜브 수익이 들어오면 없어질 이득이잖아.”

-휴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돈이 들어올 겁니다.

돈의 액수의 문제가 아니었다.

채널이 커갈수록 어차피 돈은 들어온다.

“몇십억이어도 달라질 건 없어. 우리 채널로 그 정도도 못 벌 것 같아?”

-맞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유튜브 수익이 정보로 얻는 수익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인공이도 결국 인정했다.

당장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었다.

“2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면 돈이 아니라 다른 곳에 투자해 보는 건 어때?”

-휴먼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했지만, 별거 없었다.

“비밀과 미래.”

-멋있는 척 말하지 말고, 바로 말해주길 요청합니다.

“하여간 분위기라곤···”

들으라는 듯 혼잣말하고 설명을 이어갔다.

“비밀은 별다른 게 아니야. 너무 궁금한 게 있는데 다들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고. 랜덤박스. 이거 어디서 온 거야?”

-현 행성에 허가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답변할 수 없습니다.

랜덤박스에 물어도, 인공이에게 물어도.

그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이걸 물어보면 어떻게 될까?”

-해답 해줄 겁니다. 휴먼. 조언을 해주고 싶지만, 이 부분에 관련해서는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역시나, 제한이 걸려 있었다.

“제한이 걸려있구나?”

-답변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질문은 결정됐다.

“미래는 인공이 네가 말한 것과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야. 하지만 더 많은 것들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자신이 떠올린 생각에 웃으며 말했다.

“미래의 스타 유튜버. 우리가 스카웃 하면 되지 않아?”

-기발한 생각입니다. 휴먼.

의외로 인공이의 반응이 괜찮았다.

“그치!? 돈도 되고, 영향력도 확보할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도 있고.”

-영향력, 돈, 채널 성장까지. 하나의 질문으로 전부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정도면 둘다 합격이라고 봐도 됐다.

“이렇게 2가지 질문을 할 생각이야. 어때? 아니. 질문 바꿀게. 다른 방법이 있다면 말해줘.”

제안에 걸리지 않게 질문을 비틀었다.

-다른 의견 없습니다.

“인공님!! 최종승인 감사합니다!!”

우리가 물어볼 질문이 결정됐다.

3.

“그래서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손을 올리고 질문을 하면 됩니다.

사용법은 너무나 간단했다.

현규는 종이 위에 손을 올렸다.

-질문하시면 됩니다. 휴먼.

“내게 매일 도착하는 랜덤박스. 이거 어디서 오는 건가요?”

금지된 질문은 새로운 상황을 몰고 왔다.

알림창이 떠올랐다.

-현 행성에는 허가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상위 법칙.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발동하였습니다.

-답변을 허가합니다.

“드디어!”

현규는 기대하고 소리쳤지만.

-상태창의 이상을 발견합니다.

-지금의 상태창으로는 답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어?”

-강제로 상태창을 확장합니다.

이름: 이현규

체력: 93/100%

특성: <사고>, <패배주의>, <7개 죄악>

상태창이 떠오르고 글자들이 일그러졌다.

“아니! 어디서 왔냐니깐! 상태창은 왜!!”

상태창이 처음 떠올랐을 때가 생각났다.

그리고 묘한 확신이 들었다.

‘바라노니 분노의 소멸을 원한다!’

-7대 죄악 [분노]가 최소화됩니다.

-임계치를 넘어 분노가 사라집니다.

-7대 죄악이 역전됩니다.

-7대 주선이 강제 발동됩니다.

-[분노]->[인내]로 변화합니다.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능력.

-인내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견뎌낸 만큼 더 큰 성과를 얻습니다.

엄청난 고통이 온몸을 덮쳤다.

“크흐읍!!”

인내를 발동한 것은 정답이었다.

인내가 없었다면 현규는 기절했을 것이다.

이내,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상태창이 확장되었습니다.

“개 같은···”

“너굴너굴.”

욕을 내뱉으며 눈을 뜨자 너굴맨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너굴. 너굴너굴.”

괜찮지 않았지만, 너굴맨의 표정을 보니 괜찮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제일 먼저 떠오른 감정은 분노였다.

“그래서 어디서 왔냐고! 이 개 같은 놈들아!”

현규의 말에 반응하듯 알림창이 나타났다.

-답변: 차원 상단.

“차원상단?”

기다리고 기다린 답변은 너무나 간단했다.

-우주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차원상단을 ‘인식’하였습니다.

-상태창에 차원상점을 개방합니다.

-보유하고 있는 ‘업’이 부족합니다.

-최소금액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상점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상태창이 강제로 확장된 이유가 있었다.

“상태창.”

이름: 이현규

체력: 48/100%

특성: <사고>, <패배주의>, <7개 죄악>

스킬: <차원상점>

“스킬? 아 진짜. 답변해 달랬더니 새로운 질문거리를···”

현규는 스킬 항목을 터치했다.

-스킬: 강제로 확장되어 상세정보 출력이 불가능합니다.

“인생 진짜···”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정보 제한이 풀렸습니다. 휴먼.

도움의 손길이 내려왔다.

“나에겐 인공님 뿐이야!!”

현규는 진심이었다.

4.

“스킬이 뭐야?”

-게임 안 해보셨습니까. 휴먼? 생각하고 있는 그게 맞습니다.

현규에게 단련된 인공이의 답변은.

명쾌하고, 직관적이었다.

“파이어볼! 막 이딴거?”

-거의 비슷합니다.

특성은 사람의 재능과 같았다면,

스킬은 기술이나 마찬가지였다.

“좋아. 랜덤박스까지 있는 판국에 스킬이 있다고 쳐! 아니 있어! 여기까지는 어떻게 이해해 보는데 차원상점 이건 뭐야?”

-그토록 휴먼이 원하던 정답입니다.

랜덤박스는 차원상점에서 왔단 소리였다.

“차원상점에서 판매한 상품이다?”

-그렇습니다. 휴먼. 차원상점은 우주의 모든 상품이 모이고 판매되는 상점입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Z마켓 같은 거랑 비슷한 거 같은데?”

-정확합니다. 온라인이란 범위를 모든 차원. 모든 우주로 확장하면 차원상점이 됩니다.

그토록 궁금했던 정체가 밝혀졌다.

“우주 쇼핑몰?”

-그렇습니다.

“진짜?”

-그렇습니다.

허무하고, 화가 나고, 한편으론 개운하고.

오묘한 기분이었다.

-짝!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렷다.

“너굴!?”

“놀랐어? 미안해 너굴맨.”

얼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좋아! 정신 들었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하게 가자.”

오묘한 기분을 떨쳐내고 현재에 집중했다.

“상점 개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랜덤에서 선택으로 변합니다.

대박이란 말조차 필요가 없었다.

‘랜덤이 선택으로 바뀐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수없이 떠올랐다.

“그럼, 이거 어떻게 열어? 돈이 부족하다는 거 같은데. 우리랑 같은 화폐를 쓰진 않을 거 아니야.”

-알림창에 나온 대로 ‘업’이 화폐로 사용됩니다.

“업(業)?”

-예. 다른 말로 카르마라 부릅니다.

들을수록 혼란스럽기만 했다.

“쉽고 직관적으로 부탁할게.”

-‘기록’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록?”

-세상에 영향을 끼친 기록이나, 업적같은 것들을 말합니다.

긴 설명이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철학적, 원론적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그래서 내가 그걸 어떻게 벌 수 있는데.”

-지금도 벌고 있습니다.

“지금도?”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 구독자의 숫자. 사람들이 당신을 보고 즐거워하고 기억하는 것. 그게 모두 업입니다.

복잡한 내용을 걷어내고 핵심만 추렸다.

“구독자를 늘리고 영상 조회수를 늘려라?”

-정답입니다. 휴먼.

순간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잠깐! 업을 사고팔 수 있는 거지?”

-그렇습니다.

“그럼. 다른 유튜버의 업을 내가 사올 수 있나?”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상대방이 업에 대해 완벽히 인식한다면 계약을 통해 거래할 수 있습니다.

대박이 터졌다.

5.

-극도의 흥분상태입니다. 휴먼. 진정하길 요청합니다.

인공이가 말릴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현규는 집안을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개-꿀!!!! 대박이 터졌다!!!”

현규가 뛰어다니자 너굴맨까지 합세했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

“크하!! 너굴맨 너도 신나지!!”

둘은 한참을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다 겨우 진정된 현규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말해 보아라! 지구에서 업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냐!”

-휴먼 뿐입니다.

현규의 입꼬리가 자꾸만 위로 올라갔다.

“인공아. 앞으로 나를 업의 지배자라 불러다오.”

-미쳤습니까 휴먼?

질문하나에 너무나 큰 것을 얻었다.

라이브방송 -5.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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