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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가수당 지급을 요구합니다.”
“야!! 여기 꿈속이야!! 꿈속!”
현규는 허둥대며 인공이 입을 막았다.
인공덕후-추가수당 지급하라!! 누님 뛰어오셨나 보다!!ㅋㅋㅋ
ㄴ레진-꿈속 컨샙은 유지하는거?ㅋㅋ
ㄴ라라소-ㅋㅋㅋ언니 표정ㅋㅋㅋㅋ
“일단,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해!”
“휴먼들. 반갑습니다. 진짜 주인공. 인공이입니다.”
채팅창은 터질 듯 빠르게 올라갔다.
현규와 비교되지 않는 반응이었다.
“아 진짜! 여러분! 나 섭섭해질라 그래!”
관심을 옮기기 위해 말해봤지만.
전혀 소용없었다.
인공덕후-누님!! 절 가져요!!!
휴이스-ㅗㅜㅑ 몸매 ㅎㄷㄷ...
ㄴ향초-ㅋㅋㅋ미친새끼신가ㅋㅋㅋㅋ
초이스-섭섭한 김에 나가면 될 듯 ㅋㅋ
여전히 인공이에 관한 이야기만 올라왔다.
“여러분 지금 저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현규는 엄격, 근엄, 진지하게 말했다.
뮬라-응 아니야. 비켜ㅋㅋㅋㅋ
생각과 달리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면 직접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인공이. 앉아.”
“제자리에 앉습니다. 휴먼.”
인공이는 그 즉시 자리에 앉았다.
“놀랐어요? 근데 생각해 봐요. 인공이는 제 A.I.죠? 제 말을 듣겠어요. 안 듣겠어요?”
순간, 채팅창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공손하게 채팅 쳐 보세요.”
인공덕후-아이고!! 어르신!! 저희가 주제를 모르고 입을 함부로 놀렸습니다요!
미로스-전 항상 충성이었습니다. 충성충성!^^7
ㄴ휴이-ㅋㅋㅋㅋ아 이건 쫌.
이제야 만족스러운 채팅들이 올라왔다.
“크! 이게 올바른 채팅이다 이 말입니다!”
거만한 웃음을 흘리며 현규가 말했다.
인공덕후-아이고!! 신이시여!! 소인들이 부탁이 있나이다!!
휴스-그치! 부탁 있어요!! 잘생긴 형!!
미로-말하지 않아도, 알지 형!? 사랑해 형! 우리 맘 다 아는거 알아!
주도권은 현규에게 완벽히 넘어왔다.
“좋습니다. 인공이가 해줬으면 하는 거 채팅창에 올려보세요. 랜덤으로 하나 선택하겠습니다.”
인공덕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조건을 덧붙였다.
“단! 19금 안 되는 거 아시죠?”
인공덕후-까비!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왔다.
“인공아 랜덤으로 하나 선정해줘.”
“알겠습니다. 프로그램을 기동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팅 하나가 선정됐다.
산타모-인사 다시 받자!! 완전 귀여운 여자 아이돌 버전으로!!!
“산타모님 창의력 대장이세요?”
아이돌 인사라니 상상도 못한 주문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인공아. 여자 아이돌 인사법. 최고의 자료를 참고해.”
“자료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인공지능에게 이정도야 간단한 일이다.
“시청자들의 요청입니다! 카메라를 보고 여자 아이돌 인사 한 번 해주세요!”
막상 시켜놓고도 기대가 됐다.
“니코니코니~♪ 당신의 하트에 니코니···”
“잠깐!! 뭔 개 짓거리야!!”
분명 아이돌 인사를 보여달라고 했다.
“시켜놓고 왜 말리는 겁니까 휴먼?”
“아니!! 여자 아이돌이라니까 뭔 이런 걸 하고 있어?!”
인공이의 반응은 너무 당당했다.
“아이돌 인사법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을 참고하였습니다.”
“그게 아이돌 인사라고?”
“그렇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아이돌 인사법입니다.”
여자 아이돌.
가장 조회 수가 높은 동영상.
전부 맞는 말이었다.
딱 한 가지 문제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이거 애니메이션 아니야?”
“문제 있습니까 휴먼?”
성우. 애니메이션 대사. 이쁜 얼굴.
“난 모른다.”
“무엇을 말입니까?”
“채팅창 봐.”
결과적으로 보면 이득이었다.
인공덕후-역시 우리 인공쨩!!! 최고임!!
니코짜응-쿨럭.. 쿨럭.. 사랑스러움에 피를 토한다랄까? 지금 거의 패닉이라죠.(어이!)
미나미-후.. 안 좋아 하는 척은 이정도로 해둘까... 사랑한다 인공쨩.
인공이에게 새로운 팬들이 생겼다.
2.
“인공이가 보고 싶다느니. 아이돌 인사법을 보고 싶다느니. 이런 거 말고 진짜 대단한걸 봐야 하지 않겠어요?”
김호찬-응. 아니야. 그건 영화에서 보면됨.
ㄴ유진-ㅋㅋㅋㅋㅋ정답이네 ㅋㅋㅋㅋㅋ
미나미-솔직히 인공쨩 니코니코니 넘모 좋았다. 어이 다들 인정하라구!
현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준비한 거 있는데. 한 번 볼실래요?”
rlaalswo- 어허! 네놈! 어디 목을 세우고 말하느냐!! 공손히 말해보거라!
ㄴ복무신조-ㅋㅋㅋㅋㅋ전세역전ㅋㅋㅋ
사람은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었다.
“고귀하신 시청자님들 한 번 봐주시겠습니까? 저희 제작비도 많이 들어···아니. 준비한 게 많습니다.”
rlaalswo-안돼!! 돌아가! 어딜 꺼낼라고!
ㄴ프리즘-이 방 시청자들 왜이럼ㅋㅋㅋㅋ
초롱쓰-ㅋㅋ안돼!! 돌아가!! 안 봐줘!!ㅋㅋ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인공아. 시청자님들 '강하게' 설득해줘.”
“봐라. 휴먼들.”
슈뢰미-넵! 돌쇠 뭐하느냐! 해보거라!
리중톡-돌쇠야!! 게으름부리지 말거라!!
인공이의 부탁이 통하긴 통했는데.
“혹시 돌쇠가 저는 아니죠? 에라이! 물어본 내가 멍청이지! 시작하겠습니다. 후딱 할 거니깐 그냥 봐요!!”
드디어 준비한 것들을 꺼낼 수 있었다.
(-트리니티 컬리지 도서관 구현합니다.)
“인셉션을 봤을 때. 저는 한 장면에 매료됐습니다. 너무 멋있더라고요.”
하얀 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무로 된 복도가 생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특수효과가 아니라 실제 촬영했던 장면이 있었어요.”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 생기고,
천장과 지붕이 생겼다.
“카페에서 이야기하다가 책이랑 과일, 보도블럭 터졌던 장면 기억하세요?”
무수히 많은 책장이 생겼다.
하얀 방은 이내 도서관이 되었다.
“눈치채셨어요? 제가 보여드릴 장면이 그 장면이랑 비슷합니다.”
-펑!!
책장이 터져나가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여긴 꿈속이잖아요.”
-팡!!
튀어나온 책들도 터져 종이가 뿌려진다.
“잠깐 멈춰 볼까요?”
시간이 멈췄다.
“뭐라고 쓰여있나 볼까요?”
허공에 멈춰있는 종이 한 장을 집었다.
“이걸로는 내용을 알 수가 없네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여긴 꿈속이잖아요.”
터져나갔던 책이, 책장이.
시간을 돌린 것처럼 돌아갔다.
책 장에서 책을 하나 꺼냈다.
“BIBLE. 성경이네요.”
현규는 차분한 표정으로 책을 읽었다.
“세상은 온통 어둠뿐이었으며, 이 세상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주위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방금 전까지 있던 도서관이 사라졌다.
주위엔 어둠 뿐이었다.
“그때 신께서 말씀하셨다.”
짙은 어둠 속 작은 빛이 피어나고,
“빛이 있으라.”
빛이 온 세상을 밝혔다.
“그러하니 세상의 빛이 생겼다.”
어둠이 걷힌 현규의 앞에는.
작은 지구가 떠 있었다.
“부디 제 꿈이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현규는 멋들어지게 인사를 했다.
“휴먼. 성경의 내용은 땅과 하늘을 만들고 그다음에 빛을 만들었습니다. 잘 못 읽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완벽한 마무리에 인공이가 끼어들고.
“야!! 지금 완벽했는데!! 방송 은 왜 안 껐어!!”
“사람은 반성을 통해 성장한다. 모르십니까 휴먼?”
“너!! 일단 방송부터 꺼!!”
현규는 당황한 표정으로 화를 냈다.
“그러니 성장을 못 하는 겁니다. 휴먼.”
아련한 인공이의 말을 끝으로 종료됐다.
3.
“크!! 고생했다! 인공아!!”
“중간에 돌발변수가 있었는데도 완벽했습니다. 휴먼. 완벽한 대처였습니다.”
몇 가지를 제외하면 생각대로 흘러갔다.
“육체 구현은 진짜 깜짝 놀랐어.”
“그건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준비하면서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대신, 이득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맞아. 니코니코니 임팩트가 더 강했지?”
“그렇습니다. 예상보다 더한 파급력이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니코니코니는 처음부터 설계된 것이었다.
“성우라고 예상할 텐데 이런 걸 해줘야 팬이 팍팍 붙는 거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충분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인정합니다. 휴먼.”
캐릭터 대사를 따라 하는 것은 이쪽 팬들을 모집하는데 특효약이다.
“영상편집이랑 어그로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휴먼. 이번 어그로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의미심장한 말까지 남겼다.
“그럴만하지. 오늘 대박이긴 했으니깐.”
“너굴?”
곁에 있던 너굴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팔찌 작동하고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
현규는 오른손 팔목에 채워진 팔찌를 가리키며 너굴맨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인공이 얼굴 봤어? 못 봤지!?”
“너굴너굴!?”
둘은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4.
“아침은 뉴욕 스타일로 갈까?”
“너굴!”
뉴욕 스타일을 이해했는지 너굴맨은 음식생성기로 뛰어갔다.
-삑! 삐빅! 삑!
너굴맨이 음식 생성기를 조작하는 동안.
“어제 영상 반응 어때?”
현규는 유튜브 반응을 살펴봤다.
-화면에 댓글을 띄우겠습니다.
이름하야효튜브-목소리 정말 좋네요!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누군지는 모르겠어요ㅠㅠ
ㄴ인공덕후-서효리 누나!! 진짜 등장!!
ㄴ동물사전-ㅋㅋㅋㅋ진짜 성우 등판?! ㅋ
설반-업계인이 모른다면 아마추어가 확실하네 ㅋㅋㅋ 성우 지망생 쪽인 듯?
ㄴ혼밥러- ㅋㅋㅋㅋ벌써 추적들어감?
??-성우가 인정한 성우ㅋ인공누님ㅋ
“이거 진짜야?”
-그렇습니다. 이름하야효튜브 채널에서 남긴 댓글입니다.
대박이었다.
아니 대박이란 말로도 부족했다.
“서효리 씨가 우리 채널엔 왜!?”
-SNS에서 시작해서 카페, 커뮤니티 3단계를 걸친 어그로의 성과입니다.
기대해도 좋다더니 대박을 물고 왔다.
“노린 거야?”
-서효리를 대상으로 노린 건 아닙니다. 성우 업계 쪽에 뿌린 어그로 였습니다.
약간의 행운은 있었지만 이건 대박이었다.
“외국 쪽은?”
“스타워즈 때처럼 격한 반응은 없지만, 시청자 유입은 꾸준히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기대하던 반응이 남았다.
“어제 라이브 영상 편집본 반응은?”
-댓글 창을 출력합니다.
휴스타프-ㅋㅋㅋ니코니코닠ㅋㅋㅋㅋ철이 좀 지나긴했는데 ㅋㅋㅋ저만한게 또 없?ㅋ
ㄴ루팡99세-ㅋㅋㅋㅋㅋ인정. 아이돌 인사법을 러브라이브에서 가져오네 ㅋㅋㅋㅋ
미로스-야. 특수효과는 나만 놀램?
ㄴ휘슬-이건 다 놀래서 댓글 안 다는 듯.
김호찬-특수효과팀 우리나라 애들 아닌거 같음. 진짜 이해가 안될 정도로 고퀄이다.
ㄴ유리구슬-그 정도임?
ㄴ김호찬-ㅇㅇ종이 떠있는건 디테일 진짜 미쳤음. 영화면 어떻게 이해를 해보겠는데. 라이브였잖음.
하쿠하쿠-오빠 마지막에 당황할 때 엄청 귀여워!♥
ㄴ은솔-2222. 장난아니야 진짜.
rlaalswo-이번 라이브 반성해라. 너굴맨님 너무 조금 나옴.
댓글의 개수는 2000개가 넘어갔다.
댓글 대부분은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현규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좋아. 우리 구독자 수는?”
-113,281명입니다.
어그로, 댓글 반응, 구독자 증가까지.
모든 게 순조로웠다.
“이대로만 가자!”
-삑! 삑! 삑! 삑!
“너굴너굴!!”
아침식사 준비가 됐다는 소리가 들렸다.
5.
녹화가 시작됐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너굴너굴!!”
오랜만에 정상적인 오프닝이었다.
“크으! 어제 남겨주신 댓글들 전부 확인했습니다. 그중 한 댓글을 읽어드리겠습니다.”
“너굴?”
너굴맨이 궁금하다는 듯 갸웃거렸다.
“rlaalswo님이 남겨주셨네요. 너굴맨님 너무 조금 나옴.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도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너굴너굴!!”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신난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야외 방송이나 이번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여전히 나오지 못합니다.”
“너굴.”
너굴맨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너굴!?”
현규는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너굴맨님 관찰 카메라가 오늘부터 업로드됩니다!!”
“너굴너굴!?”
당황한 너굴맨을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너굴맨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촬영하는 건 아닙니다.”
“너굴.”
이야기를 듣고 너굴맨은 진정했다.
“집 안에 설치한 카메라로 너굴맨의 모습을 찍어놓고 적절히 편집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너굴너굴.”
너굴맨은 현규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크흡. 알겠습니다. 추가수당 드려야죠.”
“너굴!!”
만족한 너굴맨을 고개를 끄덕였다.
공지를 겸한 꽁트는 여기까지였다.
“그럼 상자를 열어 볼까요?”
“너굴너굴?”
현규는 바로 랜덤박스에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예! 오픈 하겠습니다!”
“너굴너굴!!”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알림창이 떠올랐다.
현규의 표정은 어딘가 오묘했다.
“여러분. 이건 연구 좀 해봐야겠는데요?”
“너굴?”
기묘한 물건이 상자에서 나왔다.
랜덤박스-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