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21화 (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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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활용?”

-그렇습니다. 휴먼. 광선검에 포함된 부품들은 모두 고급 제품들입니다. 폐기하기엔 아깝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폐기만 고집할 필요는 없었다.

“새로운 기계를 만드는 거야? 아니. 부품만 따로 빼서 도움이 되나?”

-복잡한 설명과 간단한 설명이 있습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는 선택이었다.

“간단히 부탁해.”

-광선검은 에너지 출력과 제어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만 따로 빼서 사용할 생각입니다.

출력과 제어.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는데?”

좋은 건 알겠는데, 어디에 쓰이는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전기세가 절약됩니다.

“뭐?”

“너굴!?”

현규보다 너굴맨이 더 격하게 반응했다.

“너굴너굴!! 너굴!”

-예. 너굴맨님. 음식생성기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너굴!! 너굴!!”

너굴맨은 방방 뛰며 좋아했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음식생성기 사용 금지하지 말걸 그랬나.”

괜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더 있어?”

전기세 절약만으로도 충분했는데.

-물론입니다. 휴먼. 말씀드렸듯 광선검은 굉장히 고급 상품입니다.

아직도 더 써먹을 구석이 남아있었다.

“역시!! 인공님!! 믿고 있었다구!”

-그 자세입니다. 휴먼.

평소라면 얄밉다고 생각했겠지만.

“당연하신 말씀입니다! 추가사항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인공님’ 그 자체였다.

-CPU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CPU? 무슨 소리야?”

-CPU와 유사한 장치가 안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대충 이해가 됐다.

“20년 전 컴퓨터보다 스마트폰 성능이 훨씬 좋듯이?”

-기술의 차이는 그보다 훨씬 크지만, 정확한 비유입니다.

이건 획기적이었다.

“나중에 돈 벌어서 슈퍼컴퓨터를 사줘야 하나 했는데.”

-들어가는 재화를 생각하면 랜덤박스에서 나오는 물건들의 재활용을 통해 성능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인공이 능력의 걸맞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들어갈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대···대박!!”

“너굴?”

위험한 광선검을 치우는 대신.

천문학적인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광선검을 포기했기에 얻을 수 있는 이득입니다. 휴먼.

“아이고! 이 모든 건 인공님 덕분입죠!!”

2.

“여러분. 오늘 방송도 재밌게 보셨어요?”

요섹남-오늘도 요리 망치느라 수고하셨음!ㅋㅋ 물 안드심? ㅋㅋ그 짠걸 먹었는데!ㅋㅋ

묘양-언니!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굳?-오늘 방송 너무 알찼다! 인공이 누님도 넘나 좋고!

미영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평소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굳톡님! 인공이 언니 진짜 좋죠? 저도 너무 좋아요!”

지금은 방송을 종료하기 전.

시청자와 잠깐 대화하는 시간이다.

“인공이 언니도 합류했는데, 오랜만에 질문 한 번 받아볼까요?”

채팅창에는 ‘네’라는 글자가 가득했다.

미영이가 방송 종료하기 아쉬운 만큼.

시청자들도 아쉬운 모양이었다.

-휴먼. 저한테 좋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진짜요!?”

-그렇습니다. PC 제어 권한 요청을 보내겠습니다.

클릭 한 번에 프로그램 설치가 완료됐다.

“언니!! 진짜 멋져요!”

-이 정도는 별거 아닙니다. 휴먼.

이제 질문을 받을 차례였다.

“질문 해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청자 한 명이 뽑혔다.

하쿠하쿠-어!? 저에요!?

“네! 하쿠하쿠님! 당첨이에요!”

미영이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하쿠하쿠-우으...언니! 합방하셨을 때 물어봐도 돼요?

시청자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합방요? 그러고 보니 합방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했네요?! 괜찮아요! 나이스 질문이에요!”

오히려 잘됐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하쿠하쿠-고마워요!! 오빠 어때요!?

“앗!! 제 팬이 아니라. 저쪽 방송 팬이신가요!”

미영이는 장난스럽게 화내며 말했다.

하쿠하쿠-원래 랜덤박스 쪽인데 합방보고 언니도 좋아서 팬 됐어요! 구독했어요!

“그렇다면! 우리 구독자님 궁금증을 해결해 드려야겠네요?”

구독했다는 말에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쿠하쿠-진짜요!? 언니! 사랑해요!!

“대신 제 채널 계속 사랑해 주셔야 해요?”

하쿠하쿠-그럼요!!

미영이는 합방을 떠올리며 이야기했다.

“랜덤님이라고 할게요. 랜덤님을 떠올리면 뭐가 떠오르세요?”

하쿠하쿠-섹시해요!! ?!! 넘 섹시!!

ㄴ김호찬-ㅋㅋㅋ관종임. 진짜 얄미움.

ㄴrlaalswo- 중2병 그 자체!!

이별목-ㅋㅋ랜덤쪽 시청자들 겁나 숨어 있었네 ㅋㅋ

향초수-언니 생방 시청자ㅋㅋ 갑자기 많이 늘었다 싶었음ㅋㅋ

채팅에 여러 의견이 올라왔지만.

그건 모두 방송 할 때의 모습이었다.

“섹시하고, 얄밉고, 중2병이고, 이건 모두 방송 중 모습이잖아요. 진짜가 어떤지 알고 싶으신 거죠?”

하쿠하쿠-네!! 언니!! 센스 터져요 진짜!!!

미영이는 현규를 떠올렸다.

“정 반대에요. 순수하시고, 맑아 보이고, 예의도 바르세요. 합방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진짜 그날···”

현규가 없는 곳에서.

그의 미담이 퍼져가고 있었다.

3.

“너굴~”

너굴맨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 보였다.

“너굴너굴~ 너굴~”

“노래!?”

얼마나 신났는지 노래까지 불렀다.

너굴맨의 노래는 현규에게 충격이었다.

“너굴?”

‘뭐가?’란 표정으로 보는 너굴맨.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놀라서.”

현규는 반사적으로 핑계를 댔다.

“너굴~ 너굴너굴!”

너굴맨은 아무렇지 않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요리를 했다.

“내가 죄인이다. 죄인이야. 그놈에 전기세가 뭐라고.”

“너굴~ 너굴~”

반성하는 와중에도 노랫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저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제 영상 반응은 어떠려나.”

요리되기 전에 반응을 볼 생각이었다.

-휴먼.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최우선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응? 메일?”

메일을 확인해 달라는 말은 처음이었다.

“어디 메일?”

-Gmail 계정입니다.

“Gmail? 구글 메일? 나 쓰지도 않는데?”

유튜브 개설을 위해 만든 구글 아이디.

애초에 메일이 목적인 아이디가 아니었다.

“잠깐!!”

-눈치채셨습니까?

유튜브. Gmail.

두 가지를 떠올린 순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좋은 소식이지!?”

-물론입니다. 그것도 빠른 확인이 필요한 일입니다.

현규는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실버?”

-예. 실버버튼입니다.

인공이의 말을 듣자마자 유튜브 페이지에 들어가 구독자를 확인했다.

100,341

“10만 넘은 거 언제야!?”

-어제 새벽 2시경입니다. 10만 달성하고 바로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이건 좀 이상했다.

“요즘엔 실버버튼때문에 메일을 보내지 않는 거로 아는데?”

-메일 확인 안 하십니까 휴먼?

메일을 열면 정답이 있다는 소리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

“아. 영어.”

메일을 열고도 읽을 수가 없었다.

“인공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인공이 말이 기다려지긴 처음이었다.

-유튜브에서 주목하고 있는 채널.

“주목!?”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 주 구독자 최고 급상승 채널.

“고렇취!”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 기분이지만.

이제 유튜브를 시작한 지 10일 차였다.

-앞으로도 특별한 컨탠츠를 기대한답니다.

“크! 기대해야지! 기대하셔야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칭찬이었다.

노래 부르던 너굴맨의 심정이 이해됐다.

-휴먼. 유튜브 측에서 저희를 주시하고 있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잠깐만. 그걸 어떻게 알아?”

회사의 사정을 알 방법은 해킹뿐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직접적인 범죄 행위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인 모양이었다.

“회사에서 집중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

-외국에도 직장인 익명 사이트가 존재합니다. 소문과 자료를 종합하여 내린 결론입니다.

기쁘기도 하면서도 의문이 떠올랐다.

“실제로 유튜브 측에서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왜?”

-대규모 자본으로 만들어진 고퀄리티 컨텐츠. 집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랜덤박스의 물건을 특수효과라고 생각하면서 벌어진 착각이었다.

“완전 착각이잖아.”

-그렇습니다. 하지만 랜덤박스의 물건을 설명하려면 특수효과가 필수적입니다.

“특수효과는 비싸기 마련이고?”

그렇다면 도출되는 결과는 하나다.

-그래서 모두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됐다고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우리는 주목받고 있다?”

-그렇습니다. 휴먼.

오해와 착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4.

“과연 이 일이 나쁜 일일까?”

벌어진 일을 고민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오해 속에서 이득을 찾는 겁니까?

“응. 어차피 오해는 풀면 안 되니깐.”

랜덤박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오해는 절대 풀리면 안 된다.

-유튜브 측에서는 최대한 편의를 봐주고 있습니다.

“실버버튼에 대해 메일을 보낸 것처럼?”

-그렇습니다. 휴먼.

유튜브 측에서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은.

다른 유튜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가 나오자 계속 터져 나왔다.

“갑질은 절대 안 당하겠네.”

-그렇습니다. 오해한 상태라면 쉽사리 갑질을 하거나 피해를 주지는 못 할 겁니다.

대화를 이어갈수록 묘한 기분이 들었다.

“광고가 들어와도 광고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고.”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사기 광고나 가짜 광고는 접근 자체를 하지 못할 겁니다.

따지면 따질수록.

“나쁠 게 없는데?”

전혀 나쁠 게 없었다.

오히려 좋은 점만 가득했다.

-대신, 대가가 필요합니다. 휴먼.

“알고 있어.”

현규도 알고 있었다.

“가짜를 진짜로 만들어야지.”

-그렇습니다. 휴먼.

오해는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다.

그 전에 ‘오해’를 ‘진실’로 만들어야 했다.

-휴먼. 어제 회사를 만든다고 하셨던 이야기 기억하십니까?

“급할 필요 없어. 아직 아니라니까.”

회사를 만들어 전면에 내세우긴 일렀다.

-조금 다른 회사를 세우는 건 어떨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다른 회사?”

현규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제안을 했다.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여러 페이퍼 컴퍼니를 세울 생각입니다.

“내가 아는 그 페이퍼 컴퍼니?”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

-그렇습니다.

“야! 너 범죄는 절대 못 한다면서!”

현규는 놀라 소리쳤다.

-휴먼의 처참한 기억력이 안타깝습니다. 전 직접적인 범죄 행위를 하지 못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간접적인 범죄 행위는 가능하단 소리야?”

-그건 옳지 못한 표현입니다. 휴먼. 사회제도의 시스템을 정교하게 사용하는 것이라 표현 부탁드립니다.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었다.

“일단 좋아. 만들어서 뭘 하려고?”

-간단하게 설명해 드립니까. 휴먼?

“얻을 수 있는 이득만 간단하게.”

복잡한 설명을 듣는다고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오해가 쉽게 풀리지 않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필요한 일이었다.

다만, 직접적 이득이 없는 건 아쉬웠다.

-끝이 아닙니다.

“응?”

아직 실망할 때가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얻은 수익을 손쉽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응? 그냥 찾으면 되는 거 아니야?”

유튜브에서 출금하면 끝날 일이었다.

지금도 손쉽게 운용할 수 있었다.

-세금 문제, 팀원 문제, 분배 문제, 자금의 이동 문제···.

하나를 말하기 시작하자 문제들이 끝도 없이 튀어나왔다. 인공이의 말을 끊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이거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진행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는 뭐야?”

-휴먼의 지식수준에 맞춰 설명하겠습니다. 100원을 벌었다고 하면 휴먼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3원 정도입니다.

단 3%.

현규는 당황해 소리쳤다.

“말이 돼!?”

-우리가 사람들이 오해하는 그런 팀이라면 3%도 많은 겁니다.

이제야 이런 일이 왜 필요한지 깨달았다.

“문제를 처리하면?”

-98%까지는 마음껏 운용할 수 있습니다.

현규는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허리를 숙이고 손바닥을 비볐다.

“아이고! 인공님 진행하셔야죠!”

-계좌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요청합니다. 휴먼.

들어올 돈을 생각하면 투자는 당연하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팍팍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좋은 자세입니다. 휴먼.

더욱 허리를 숙였다.

돈 앞에 장사 없는 법이다.

“아이고! 잘 좀 부탁드립니다요!”

너굴맨은 그런 현규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너굴너굴.”

-삐! 삐! 삐! 삐!

요리가 완성됐다는 소리가 아련히 울렸다.

5.

<공지사항>

오늘 랜덤박스 상자깡 방송은 없습니다.

왜냐!?

너무 엄청난 물건이 나와버려서.

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득이하게 공지를 올리게 됐습니다.

대신 저녁 10시에 생방송을 진행합니다.

무슨 물건이 나왔길래 이러냐고요?

영화 <인셉션> 보셨나요?

오늘 그 이상을 보실 겁니다.

궁금한 건 인공이에게 물어보세요!

*

“야! 이거 진짜 되는 거야!?”

-휴먼의 상상력이 너무 빈약합니다.

현규와 인공이는 싸우고 있었다.

“개 같은 거! 뭐 이딴 물건이 나와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라고 했습니다. 휴먼.

라이브방송- 4. ???검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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