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9화 (19/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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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 너굴너굴!”

“너굴너굴!”

생방송에 사용한 인사를 그대로 사용했다.

“상자까는 방송이 돌아왔습니다!”

“너굴!”

빠르게 끝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오늘은 합동방송은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너굴!”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을 건드렸다.

간단한 합동방송 후기.

“꿀잼이었습니다! 넘나 재밌었고, 넘나 맛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너굴?”

너굴맨이 갸웃거렸다.

현규는 그 모습을 보고 말을 바꿨다.

“예. 죄송합니다. 넘나 맛있진 않았습니다. 사실 랜덤박스에서 나온 환상의 조미료와 와인이 그 음식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역시 신의 상자!!”

“너굴너굴!”

이제야 너굴맨도 동의해주었다.

“업로드가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못 보신 분들은 생방 편집본이 올라오면 확인해 보세요!”

“너굴너굴!”

후기는 이 정도면 충분했다.

“그럼 상자 깡 시작해 볼까요?”

“너굴!!”

망설임 없이 상자 위에 손을 올렸다.

-랜덤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오픈합니다!”

멜로디와 함께 알림창이 떠올랐다.

-랜덤박스를 오픈합니다.

“오늘은 뭐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웬만하면 간단한 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오늘 굉장히 피곤하네요!”

“너굴너굴!!”

너굴맨까지 현규의 말에 동의했다.

간단하면서 신기한 물건을 원했지만.

-에너지 광선검을 획득하였습니다.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2.

길이 60cm.

한 손에 버겁게 들어오는 굵기.

손이 크면 한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에너지 광선검이라는데 이거 묘하게 낯이 익네요.”

광선검 몸체를 살펴보며 현규가 말했다.

“광선검 하면 떠오르는 게 있죠?”

“너굴?”

너굴맨은 모르지만, 지구인이라면 우연히라도 봤을 만한 영화.

“스타X즈의 제다이가 쓰는 라이트 세이버랑 비슷하네요.”

“너굴?”

스타X즈의 라이트 세이버.

“그래도 외관은 이쪽이 더 세련됐습니다. 훨씬 깔끔하고 심플하네요. 그럼 관찰은 여기까지 하고 진짜 설명을 들어 볼까요?”

-에너지 광선검에 대해 설명합니다.

대기하고 있던 인공이가 등장했다.

“간단하게 부탁할게!”

-휴먼이 생각하는 라이트 세이버란 물건과 사용법은 유사합니다.

역시나 생각한 대로였다.

“그런데 사용법만 유사한 거야? 원리는? 그런데 광선검이 다 똑같은 거 아니야?”

-미쳤습니까 휴먼? 음식을 잘못 먹어서 그렇게 된 겁니까?

가볍게 던진 질문에 독설이 날아왔다.

“몰라서 그래! 뭐가 다른 건데?”

-스타X즈쪽은 특수한 광석의 도움으로 플라즈마 광선을 생성합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습니까?

현규가 이해할 건 ‘원리’가 아니다.

‘차이’를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

“대충. 중앙에 있는 광석의 힘으로 광선검이 만들어진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은 조금 다릅니다. 저장된 에너지를 분출합니다.

둘의 차이가 대략 이해가 됐다.

“하나는 돋보기로 빛을 모으는 거고, 다른 하나는 그냥 에너지를 뿜는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대략 그렇습니다.

설명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잠깐. 그럼 위험한 거 아니야? 에너지를 뿜으면 불안정할 거 아니야.”

현규가 떠올린 것은 화염방사기였다.

통제되지 않은 에너지의 움직임.

-멍청한 질문입니다. 휴먼.

“응?”

되돌아온 대답은 전혀 아니었지만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만큼 정교한 에너지 출력과 제어를 가진 제품입니다.

인공이의 말도 맞았다.

제품으로 나왔다면, 쉽게 떠올릴 문제를 안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 작동은 어떻게 해?”

-바닥을 손바닥으로 두드리면 에너지가 출력됩니다. 사용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제어는 완벽하지만 사용 시 위험은 여전합니다.

인공이의 말에 긴장이 됐다.

광선검을 꽉 쥐고 바닥을 두드렸다.

-탁탁.

-파지직. 파츠츠.

스파크 소리와 함께 광선이 나타났다.

“이거 전기 아니야?”

-그렇습니다. 휴먼.

스타X즈의 광선검과는 달리 깔끔한 광선이 아니었다. 광선검은 ‘파직’ 소리를 내며 조금씩 움직였다.

“왜! 전기야!?”

-이곳에 전기 말고 다른 에너지가 있습니까? 생각하고 말하셔야 합니다. 휴먼.

현실적인 이유가 튀어나왔다.

“아깝다!!”

현규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너굴!?”

-무엇이 말입니까?

너굴맨과 인공이는 동시에 물었다.

“광선검은 우웅~ 하면서 나와야 간지인데! 아깝다 아까워! 여러분! 이건 너무 아깝습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휴먼.

인공이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게? 그으게? 방금 그게라고 하신 겁니까. 인공님?!”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현규는 잔뜩 비꼬면서 말했다.

-광선검 시험해보시겠습니까?

“인공님! 대답해보세요!”

슬쩍 넘어가는걸 현규는 용납하지 않았다.

-실수를 인정합니다. 휴먼. 시험해보시겠습니까?

만족스러운 사과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방송에 쓰기엔 충분했다.

“시험? 지금은 안 돼.”

-탁. 탁.

현규는 광선검을 바닥을 두드려 껐다.

-지금 시험하지 않는 겁니까. 휴먼?

‘나이스 타이밍.’

“여러분! 제가 광선검으로 무엇을 베어내든 이게 조작이나 편집이라고 생각하실 거에요. 진짜는 생방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카메라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근데 이대로는 섭섭하죠?”

-탁.탁.

바닥을 두드리자.

-파지직. 파직.

전기로 이뤄진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현규는 가볍게 휘둘렀다.

-서걱.

책상의 한쪽 끝부분이 베어져 떨어졌다.

“내일 정오에 있을 생방 기대하세요.”

그렇게 녹화가 끝났다.

3.

“편집 부탁해. 어그로도 잔뜩 끌어주고.”

광선검은 신기하면서도 뻔한 소재였다.

생방으로 얼마나 관심을 끌지, 쉽게 예상되지 않았다.

“아! 소재가 너무 뻔한데···”

폭발적인 반응까진 기대도 하지 않는다.

부디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휴먼.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어? 질문?”

갑작스러운 질문에 깜짝 놀랐다.

먼저 질문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요리못하는채널에 저를 지원해준 이유가 궁금합니다.

“갑자기? 왜? 설마 안 되는 거야?”

혹시나 자신이 모르는 제한이 있나 싶었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그런 건 아니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필요한 일이라고?”

-예. 상대방의 ‘목적’을 알아야 올바른 써포트가 가능합니다. 현재까지 규정한 사항에서 저를 외부에 빌려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너 성실하구나?”

지나치게 성실하기에 나온 질문이었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인연을 남겨둔 거야. 나중에도 써먹을 수 있도록.”

-관리 차원에서 남겨둔 겁니까?

정확하진 않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고. 우선 요리에 관련된 물건이 나오면 차후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거기다 지속적으로 노출도 되고.”

-[지속적인 우리 채널의 노출],

-[관련 물품 획득 시 활용].

-이렇게 2가지가 맞습니까?

정리하고 보니 완전 이용만 하고 있었다.

“그렇지. 그 외에도 생각이 있긴 한데. 이건 아직 잘 모르겠어.”

-지금 이야기 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금 이야기를 해두면 인공이는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이다.

“우리 채널에 팀이 있는걸 좀 더 확장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

-팀으로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까?

설정팀, 시나리오팀, 촬영팀처럼 유튜버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어. 나중에 돈을 좀 벌고, 인공이 너 시스템 좀 빵빵하게 확장하면. 회사 운영할 수 있지 않아?”

현규가 직접 할 필요는 없었다.

든든한 인공이가 뒤에 있었다.

-그렇습니다.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도 소규모 회사 정도의 능력은 지금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생각대로였다.

“지금은 괜찮아. 어차피 시간이 필요해.”

-회사를 운영할 거면 지금부터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현규가 생각하기엔 아직이었다.

“효율적이긴 하겠지만, 임펙트가 없을 거야. 차라리 지금은 우리를 둘러싼 루머들을 진짜로 만드는 게 먼저인 거 같아.”

‘거대자본이다.’

‘큰 회사가 들어왔다.’

‘중동 부자의 유희라더라.’

날이 갈수록 소문은 커져만 갔다.

소문이 진짜로 보일만한 성과가 필요했다.

-휴먼의 의견에 납득합니다. ‘인연’이란 표현을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나중을 위해 인연의 끈을 남겨둔다.

지금은 소문이지만, 진짜가 되면.

인연을 회수할 것이다.

“앞으로 잘 부탁해.”

-전력으로 써포트 하겠습니다. 휴먼.

4.

“너굴너굴!”

너굴맨에 목소리에 눈을 떴다.

“무슨 일이야?”

핸드폰을 확인하니 새벽 6시였다.

“너굴!”

“응? 왜 이렇게 급해?”

너굴맨의 이끌림에 거실로 나왔다.

컴퓨터와 거실 불이 켜져 있었다.

-휴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인공이가 말하는 동안에도 컴퓨터의 화면에 새로운 창이 떠오르며 계속해서 바뀌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잠깐만.”

정신을 일깨우고 [사고] 발동을 준비했다.

심호흡과 함께 입을 열었다.

“준비됐어.”

-스타X즈. 영화 알고 있습니까?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대답했다.

“알고 있어. SF영화.”

-우리는 그 영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영화?’

의아함이 먼저 떠올랐다.

“무슨 소리야? 그냥 고전 명작이야.”

-스타X즈 팬덤의 규모에 대해 아십니까?

영화 다음엔 팬 규모.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우리나라엔 별로 없어. 많아도 외국에 많을 거야. 근데 지금 무슨 이야기 하는거야?”

-그 외국이 문제입니다. 화면에 띄우겠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었다.

어제 녹화본 영상이 올라와 있었고, 그 밑으로는 수많은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뭐야 이거?”

한글로 된 댓글도 많았지만, 외국어로 된 댓글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번역을 시작합니다.

댓글들이 한글로 변했다.

-미쳤네! 저거 라이트 세이버야!?

ㄴ그건 잘 모르겠어! 전기라니! 멋지잖아!

ㄴ만든 것 같아. 근데 어떻게 만든거야?

-포스가 함께하길. 드디어 구현됐구나!

ㄴ아니야. 저건 특수효과야 가짜라구!

ㄴ가짜는 아닌 것 같아. 원리는 모르지만.

-뭐하는 애들이야!? 동양에서 나오다니!!

ㄴ유튜브 채널 운영중이야. 근데 여기 이상해. 뭔가 기묘한 것들이 많아.

ㄴ와우! 전부 자막이 있는데? 진짜 뭐야 여기?

-유튜브 봐! 이 멍청이들아! 진짜라구!

ㄴ응. 아니야. 이 똥꼬야!

ㄴ욕설은 좋지 못하다구 친구.

눈에 띄는 댓글만 읽는대도 한참 걸렸다.

“어떻게 된 거야?”

-어그로를 위해 스타X즈 관련 웹사이트들을 찾아 글을 올렸습니다.

듣고 보니 평소와 다른건 없었다.

그저 똑같은 어그로일 뿐이었다.

-사이트 이용자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팬심과 수많은 이용자들.

작은 차이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이 사람들 왜 이렇게 흥분한 거야?”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습니다.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스타X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극심하게 차이납니다.

이건 상상도 하지 못한 결과였다.

“대···대박!?”

-정답입니다. 휴먼. 이보다 급한 일이 있습니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없습니다! 인공님!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너굴님도 직접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너굴너굴!”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휴먼.

5.

-기대가 높아진 만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저 좋아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맞아! 준비가 필요해. 이번엔 대규모로 가자. 우리 예산은 충분하잖아?!”

-그렇습니다.

현규는 상기된 얼굴로 빠르게 설명했다.

“야외에서 해도 되지? 세트 만들자!”

-야외에서 생방 진행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는 지금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일찍 깨운 거구나?”

-그렇습니다. 휴먼. 시간은 충분합니다.

일찍 깨운 이유가 이것이었다.

현규는 바로 움직였다.

“예. 철로 된 거요. 아니 ‘철문’이 필요하다니깐요! 오늘까지 되나요!? 더 드릴게요.”

“대형 천막을 빌리고 싶은데요! 예! 다 막힌 거요. 설치할 사람까지 보내주세요. 예. 11시 30분 전까지 해주시면 추가금 드릴게요”

생방송 세트 구성.

“예. 잘 지내셨어요? 야외에 카메라 세팅좀 부탁드리려고요. 아니요. 추가 설치가 아니고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시간이 안 나서요. 시간 맞춰서 해주시면 3배 드릴게요!”

생방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네. 물품 배달 좀 시키려고요. 물품이 좀 많은데 괜찮으세요? 아! 저야 감사하죠. 물품이랑 주소 불러드릴게요.”

생방송에서 사용할 소품 구매.

전화로 요청한 것들이 하나씩 도착했다.

“예! 천막은 마당에 쳐주시면 됩니다.”

“문은 천막 입구에 해주시겠어요?”

무대가 만들어지고,

“장비들은 천막 안에 설치해주시면 돼요!”

생방송 장비들이 준비되고,

“안에 빛 안 들어가게 암막 커튼으로 둘러 쌀 거야! 너굴맨 당겨!”

“너굴너굴!”

디테일을 추가됐다.

-휴먼. 생방송 준비 완료됐습니다.

라이브방송 -3. 광선검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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