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덤박스로 유튜브 스타-11화 (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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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laalswo- 우리 도발한거임?ㅋㅋ뒤졌다.

김호찬- 다들 신박한거 생각해. 특수효과팀 뭐빠지게 해보자고.

하쿠하쿠- 오빠!! 슈트 완전 섹시해요!! 오빠를 위한 특별한 옷을 준비할게요!!

ㄴ미라미- 요즘 덜렁이 팬 느는 기분이다?

rlaalswo- 아무리 해도 너굴맨한텐 안됨!

ㄴ미로- 우리 인공 누님한테도 안 됨. 성우 찾고 있는데 현직에 있는 분은 아님!!

구독자들은 전의를 다졌다.

“너희들의 계획은 모두 간파됐다.”

대비책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기껏 해봐야. 잠깐 쪽팔리는 거지.”

아마도 창피한 옷이 튀어나올 것이다.

옷의 범주는 굉장히 넓었고, 상상도 못 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말 전부 대응 가능한 거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영화, 게임, 전 세계 모든 옷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인공이 덕에 마법과 같은 일이 가능했다.

“역시 인공님!! 경배를 받으실 자격이 충분합니다.”

“너굴?”

갑작스런 칭찬에 너굴맨은 의문을 표했다.

“휴먼.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아이고! 인공님만 하겠습니까.”

인간과 기계는 화합을 이뤘다.

“너굴너굴.”

너구리만 혼자 떨어져 고개를 흔들었다.

2.

생방이 시작됐지만 화면엔 아무도 없었다.

rlaalswo- 1빠!! 너굴맨을 내놓거라 이놈!!

첫 번째 접속자가 들어왔고, 참여자의 숫자는 빠르게 상승했다.

“김민재 님. 환영합니다. 시청자들이 들어올 때까지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1명.

rlaalswo- 사스가 AI!! 인간이 르라르스우라고 읽을 때 진실을 찾아내다니!!

100명.

“칭찬하는 솜씨가 제법입니다. 휴먼.”

1000명.

잠깐 대화를 하는 동안 빠르게 늘어났다.

“생방송 오프닝을 맡은 인공입니다.”

rlaalswo- 얼른 시작해라! 준비됐다!

김호찬- 특수효과팀 오늘은 어쩌려나ㅋ

하쿠하쿠- 하?! 오빠. 제가 준비했어요!

미료- 너굴맨은! 어디야!!

녹화가 진행되는 거실로 들어갔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쫄쫄이를 입느라 부득이하게 나중에 등장했습니다.”

현규는 양손으로 너굴맨이 들려있었다.

“그런데 너굴맨은 왜 들고 있냐구요?”

“너굴!”

너굴맨은 삐진 얼굴로 발버둥 쳤다.

“야! 너굴맨! 움직이면 안 돼!!”

들고 있는 너굴맨의 위치가 중요했다.

너굴맨은 아래부터 골반 전체를 가려주고 있었다.

“여러분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청자들의 이해는 굉장히 빨랐다.

rlaalswo- 너!! 너굴맨님을 꼬툭튀 가리는데 쓰는거야!?

김호찬- ㅋㅋㅋㅋㅋㅋ 쫄쫄이 땜에 가리는 듯 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

마츠모토- ㅋㅋㅋ상남자. 얼마나 크길래?

하쿠하쿠- 어머. 너굴맨 다리좀 들어볼래?

나로호- 너굴맨도 타이즈 입은거야? 왜?

너굴맨의 용도는.

아래에 튀어나온 부분을 가리는 용도였다.

“꼬툭튀같은 끔찍한 단어 쓰지 마세요!!”

이것 말고도 할 말은 많았다.

“뭐!! 이거 보여주면 님들 자신감 하락해서 다 나가요!!”

김호찬- 안 나갈게. 인증 ㄱㄱ

rlaalswo- 끔찍한거 보여줄 생각마라!!!

현규는 억울했다.

“진짜 이걸 보여줄 수도 없고. 다들 집중하세요. 쓸데없는 곳에 집중하지 말고!!”

오토나- 쫄? 쫄았네ㅋㅋ 쫄이야 100%

미나리- 인정하는 부분이구요!

조롱이 이어졌고,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킬 차례다.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너굴맨도 타이즈를 입고 있죠? 오늘 저만 옷을 입는 게 아닙니다.”

rlaalswo- 왔-다!!!!!!!

김호찬- 너굴맨까지? 특수효과 팀 전생에 죄졌냐?ㅋㅋ 사람도 힘든데 ㅋㅋㅋㅋㅋ

하쿠하쿠- 오빠! 전 무조건 오빠한테 어울리는 걸로 할 거예요!!

분위기와 어그로는 이 정도면 충분했다.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오늘의 진짜 목적! 검증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너굴.”

공대생- 기운 빠진거 커여워.

rlaalswo- 시무룩한 너굴맨님!!

기운 없는 너굴맨의 목소리로 시작했다.

“인공 님께서 강림하시고, 프로그램을 약간 변형했습니다.”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전부 똑같습니다. 다만, 선택되신 분의 채팅이 화면에 떠오릅니다. 선택되시면 대화가 가능하니. 글을 써주세요.”

간단하게 말하면.

“선정되신 분. 인터뷰한다는 소리입니다. 방사능 콜라 같은 거 나오면 엄격. 진지. 근엄하게 물어볼 겁니다.”

인터뷰. 소소하게 추가된 기능이다.

“선정 시작합니다!! 모두 원하는 옷을 채팅해주세요!!”

검증 방송이 시작됐다.

3.

화면에 커다랗게 글자가 떠올랐다.

<판금 갑옷 풀세트.>

“아주. 창의력 넘치는 구독자분이 갑옷을 요청하셨네요?”

갑옷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필라우- ㅋㅋㅋㅋㅋ판금갑옷ㅋㅋㅋㅋㅋㅋ

드라도- 채널 주인도 구독자도 미친 방송!

미라지- ㅋㅋ갑옷 나오니깐 당황했다ㅋㅋ

구독자들의 상상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인공이는 모든 대비가 끝난 상태다.

“제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사기라고 생각하실 테니.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됐으면 좋겠네요. 짠! 하고 했는데 쫄쫄이면 수치사 할 수도 있습니다.”

채팅창은 ‘ㅋㅋㅋㅋ’으로 도배됐다.

“너굴맨! 눈감아! 변환반지 작동!!!”

“너굴!!”

당당하게 외쳤지만.

“휴먼.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작동합니다.”

인공이의 잔소리와 함께 빛이 뿜어졌다.

넉넉잡아 2초.

“짜잔!!”

-철그럭. 철그럭.

움직일 때마다 갑옷에서 소리가 났다.

“구독자님들. 이 정도론 부족합니다!”

아직 보여줄 게 남았다.

“저만 새 옷을 입을 순 없죠.”

반지를 빼서 너굴맨에게 끼워주었다.

“자. 이번엔 너굴맨입니다!”

다시 한번 빛이 뿜어져 나왔다.

-찰칵, 찰칵.

“너굴?”

너굴맨은 판금 갑옷을 입고 있었다.

작은 너구리가 판금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기묘하면서도 귀여웠다.

히로차- 심장 터졌다.

유로r- 좀 빠져! 너굴맨 가리잖아!

후로라- 귀여움 뿌셔!! 지구 뿌셔!!

채팅창은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갔다. 그럼 하이라이트 시간이었다.

“채택되신 분은 누구십니까!!”

제발 정상인이길 간절히 기도했다.

rlaalswo- 응? 나임?

광신도가 입을 열었다.

“아··· 이 분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너굴맨을 굉장히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rlaalswo- 사랑이 아니다! 경애와 존경!

제정신이 아닌 것 확실했다.

rlaalswo- 역시!! 너굴맨님 갑옷 어울리는거 보임!? 무적권. 너굴맨님을 위한 옷 선정이었음!!

“네. 다음 너굴맨 빠돌이.”

속마음이 튀어나온 것처럼 말했다.

rlaalswo- 칭찬 고맙군!

광신도는 보통이 아니었다.

“아! 진짜 극혐! 진짜 이럴 거예요?”

채팅창은 웃음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럼. 다음 단계로 나아가 보죠?”

여세를 몰아 템포를 한 단계 올렸다.

4.

“이제 빠르게 가 보겠습니다.”

“너굴너굴!!”

얼른 판금 갑옷이 벗고 싶은 모양이었다.

“너굴맨도 동의하네요, 빠르게 가 보죠.”

“너굴!”

김호찬- 뭐야?! 진짜? 아 이러면 옷은 이미 선정된 거 아님? 어떻게 대응하려고?

미로뉴- 그렇긴 하겠지만, 눈이 즐겁잖아.

rlaalswo- 뭐든 좋다! 너굴맨의 변화를!!

채팅창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순서는 너구리 먼저 하겠습니다! 너굴맨이 입었으면 좋겠는 옷! 올려주세요!”

반지를 교체하는 것보다는 혼자가 빠르다.

우선은 너굴맨부터다.

“첫 번째 옷!”

현규가 아니라 너굴맨의 옷이라 그런지.

“야!! 진짜 너무하네! 너굴맨 옷이라고 완전 정상적인 것만 올리네!!”

정상적인 옷만 계속해서 올라왔다.

그리고 첫 번째 옷이 화면에 떠올랐다.

<피카츄 잠옷.>

“진짜. 배신감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나 때는 판금 갑옷이더니!!”

현규는 계속해서 채팅창 분위기를 달궈나갔다. 수많은 ‘ㅋㅋㅋㅋ’들이 채팅창을 채우고, 모두 즐거워했다.

번쩍이는 빛과 함께.

“너굴너굴?”

너굴맨이 피카츄 잡옷을 입고 등장했다.

채팅창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야!! 진짜 온도 차 이렇게 심해도 돼요!?”

너굴맨은 옷이 불편한지 어리둥절했는데.

“너굴너굴?”

그 모습이 기가 막혔다.

“아! 열받지만 센스 인정입니다. 이 옷을 뽑으신 분은 누구십니까!”

최성미- 꺅!!! 저에요!!

“빠르게 갈 거니깐. 선정 이유만 말해주세요!”

최성미- 너굴맨과 피카츄의 콜라보! 그것은 꿈이에요! 심장아파.. 사랑해 너굴맨!

“인정! 귀엽다! 귀여워!”

“너굴너굴!!”

소감을 듣고 바로 다음 옷을 선정했다.

<해리포터 로브>

“이건 또 신박하네요.”

빛이 번쩍이고 너굴맨의 옷이 변했다.

“너굴?”

로브의 모자 사이로 귀가 빼꼼 튀어나오고, 조금 긴 모양인지 바닥에 살짝 끌렸다.

“굳. 초이스.”

“너굴?”

너굴맨은 옷이 끌려서 아장아장 걸었는데.

“100점 드리겠습니다. 누구세요?”

귀여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완벽했다.

헤르미포터- (심장이 멈춰 채팅이 불가함)

“센스. 100점 드립니다.”

박수가 절로 나오는 채팅이었다.

“심장이 멈춰 채팅이 불가하시니. 바로 다음으로 넘어갈게요!”

<모피코트>

콜라곰- 2배는 복슬복슬!

모피코트로 시작해서.

<후드티>

란마루- 로브 입었을 때. 딱 느낌 옴.

후드티를 거쳐.

<집사복>

되면가져- 그래도. 너굴맨은 이게 최고!

집사복으로 끝이 났다.

“그럼. 이제 제 차례네요.”

이제 현규의 차례였다.

5.

시청자 수는 늘고 있지만, 엄살을 부렸다.

“어라? 시청자 수 줄어드는 거 같은데 제 차례라고 나가시는 거 아니죠?”

김유- 응. 아니야. 늘고있어 ㅋㅋㅋㅋㅋ

소나무- ㅋㅋㅋ자기 차례되니깐 쫄았음.

미류소- 은글슬쩍 튈 각 보죠?ㅋㅋㅋㅋ

하쿠하쿠- 오빠 이번에야 말로 기대해요!

채팅창이 다시 한 번 불타올랐다.

“적어도 정상적인 걸로 좀 부탁드릴게요!”

이런 부탁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걸 써달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쪽팔림은 잠깐이고 구독자는 평생 간다.’

마음을 다잡아 봤지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후-아! 긴장되네요. 왜 긴장되냐고요?”

현규가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여러분 덕에 아주! 긴장이 턱 끝까지 올라왔어요! 진짜. 방송정지 될만한 건 안 돼요!”

긴장과는 달리 채팅창은 활기찼다.

미호- 가즈아!!! 구독자의 단!결!력!

하쿠하쿠- 오빠! 이 시간만 기다렸어요!

초이- 가즈아!!

무서울 정도의 단합과 협동이 벌어졌다.

“첫 번째 선정되는 옷은!?”

<발레복-여>

잘못 봤겠거니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여자 발레복? 야 이 또라이들아!!”

현규가 소리치고 반지는 빛을 뿜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뒤로 돌았다.

“너굴맨!! 도와줘!!”

소리치는 현규의 뒷모습은 참혹했다.

등은 허리까지 파여있었고, 치마는 90도로 서 있어서 엉덩이가 그대로 보였다.

“너굴!!”

구원자가 등장하고.

“너굴맨 합체!!”

양손으로 너굴맨을 들었다.

앞을 가리고 나서야 뒤돌아볼 수 있었다.

rlaalswo- ㅋㅋㅋ극혐ㅋㅋ누구?ㅋㅋㅋ

미로리- 오빠 엉덩이!

하쿠하쿠- 하?! 몸 선 야한 거 봐.

김호찬- 아오! 덜렁이들 극혐인거 알지? 물론 ㅋㅋㅋ굳초이스 ㅋㅋ 존나 웃기네.

채팅창엔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진짜!! 여기서 방종해도 무죄인 거 인정하죠?”

“너굴!”

화가 난 듯 씩씩거렸지만 모두 연기였다.

쿠료- ㅋㅋㅋ아 미안. 방종하지마!!ㅋㅋ너굴맨 표정봐 ㅋㅋㅋㅋㅋㅋㅋ

최강창법- ㅋㅋ너굴맨이 비쥬얼이고 ㅋㅋㅋ 이건 개그 파트지?ㅋㅋㅋㅋㅋ

하쿠하쿠- 안돼!! 다음은 진짜 좋은거 고를게요!!

아까 다짐했듯이.

수치심은 잠시고 구독자는 평생이다.

오히려 분위기는 딱 좋았다.

“선정한 사람 누구예요.”

인공누나- 아.. 수치플 오지네.

채팅창엔 ‘영웅등장’이란 말이 올라왔다.

“선정 사유나 빨리 말해요!”

인공누나- 인공누나 사랑해요!! 짱짱!!

“아오! 끝까지!!”

현규가 화낼수록 분위기는 고조됐다.

“다음 갈게요. 진짜 다음 거 심하면 방송종료입니다.”

아마도 더 심한 의상이 나올 것이고 생방은 끝날 것이다.

“그럼 갈게요! 두 번째입니다!”

<비키니 수영복>

역시 생각대로였다.

“야이 미친!! 이 또라이들아!!!”

현규의 비명과 함께 빛이 터져 나왔다.

너굴맨을 내려놓고 뒤로 돌았다.

빛이 사라지고 드러난 모습은.

살색의 향연이었다.

“두고 보자!!”

현규가 소리치고,

“너굴!!”

너굴맨이 호다닥달려와 카메라를 가리면서 방송이 종료됐다.

찡그린 표정과 화난 얼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짙은 미소가 떠올랐다.

“인공아 완벽했어.”

“휴먼의 연기도 완벽했습니다.”

“너굴맨도 오늘 고생했다.”

“너굴!”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두 번째 생방도 완벽했다.

일해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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