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하는 식당-126화 (126/330)

# 126

Restaurant 125. 설탕이 클래스

강지한이 선택한 것은 챌린지 카드였다.

그는 페일 배틀에 참가하기로 했다.

그의 선택에 지원자들이 술렁댔다.

챌린지 카드를 든 강지한에게 최현식이 물었다.

“강지한 씨, 우승을 하면 2000만 원이 주어지지만, 최악의 경우엔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까?”

“네.”

그러자 레이먼 박이 끼어들었다.

“흥미롭네요. 위너가 될 컨피던스(confidence:자신감)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냥 도전해 보고 싶을 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배틀 셰프의 경합 자체를 즐기고 있는 그였다.

한쪽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의 음식을 지켜보는 건 몸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1등은 장담 못하더라도 탈락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말이다.

강지한의 눈동자가 이글거렸다.

그 속에서 확고한 뜻을 읽은 최현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강지한 씨는 본인의 선택으로 페일 배틀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다른 지원자들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강지한이 빠져주는 게 좋았다. 그래야 본인들이 우승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럼 5라운드 페일 배틀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의 마음이 어떻든 경합은 또다시 시작됐다.

그러자 제작진들이 하얀색 천으로 가려진 서빙카트를 밀고 들어와 심사위원들 앞에 놓았다.

한돈선이 대표로 나서서 하얀색 천을 손으로 잡았다.

“5라운드 페일 배틀의 요리 재료는 이 안에 있습니다.”

말을 한 한돈선이 하얀 천을 확 걷어 올렸다.

그러자 여러 접시에 담긴 갖가지 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페일 배틀의 주제는 ‘해산물 요리’입니다.”

주제를 접한 지원자들 중 반은 좋아했고, 반은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해산물 요리에 자신이 있는 사람과 자신 없는 사람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라졌다.

도근한의 경우는 전자와 후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

딱히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그가 자신 있어 하는 종목 또한 아니었다.

그가 슬쩍 강지한의 안색을 살폈다.

자신과는 달리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영 신경 쓰였다.

‘강지한 저 자식은 갈수록 괴물같이 느껴지네.’

과연 이번엔 또 어떤 요리를 탄생시킬지 궁금해지는 도근한이었다.

도근한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한돈선의 말이 이어졌다.

“해산물이 들어가는 요리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단, 주재료는 반드시 해산물이어야 합니다. 완성된 음식에서 해산물의 풍미가 다른 재료로 덮어지거나 그 특징들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다음 라운드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겁니다.”

한돈선은 평소보다 더욱 무게감을 실어 말하고 있었다.

이에 지원자들의 고개가 모로 꺾였다.

어차피 탈락할 인원은 정해져 있는 건데 필요 이상으로 비장한 것 같아서였다.

한데 바로 이어진 한돈선의 얘기에 지원자들 전원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최소 네 명이 탈락합니다. 그 말은 여러분이 내놓은 음식의 상태에 따라 더 많은 인원이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겠지요. 주어진 주제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만큼 약간의 실수라도 저지를 시 여섯이든 열이든 앞치마를 벗게 될 거예요.”

생각지도 못했던 룰에 지원자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한돈선의 말을 레이먼 박이 이어나갔다.

“아울러 이번 페일 배틀이 진행되는 동안 심사위원들은 배틀 셰프 키친을 떠나 있을 겁니다. 그것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하나, 완벽한 공정성을 기하겠다. 우리는 완성된 음식이 누구의 것인지 블라인드된 상태에서 심사하게 될 겁니다. 둘, 지원자 여러분들에게 어떠한 조언도 하지 않는다.”

그동안 심사위원들은 지원자들의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단상에서 내려와 이런저런 참견을 하고는 했다.

지원자들이 요리 구상을 잘못한 걸 지적하거나 잘못된 조리법으로 재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걸 어느 정도는 잡아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겠다 선언했다.

20명의 지원자들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백퍼센트 본인의 실력으로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하는 것.

“해산물은 팬트리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용해도 좋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만들어 내십시오. 시작하세요.”

마지막으로 최현식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지원자들이 바쁘게 팬트리로 향했다.

* * *

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지원자들은 각각의 개성에 따라 혼신의 힘을 다한 해산물 요리를 만들어냈다.

해산물이 들어간 토마토 스튜, 연포탕, 해물 짬뽕, 완탕면, 해산물을 갈아 넣은 라비올리와 리조또, 문어 세비체 샐러드, 관자 그라탱, 도미탕수 등 그 종류가 다양했다.

한데 그 사이에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가 있었다.

바로 강지한의 것이었다.

강지한이 만들어 내놓은 것은 한입 거리로 뭉쳐 놓은 흰 쌀밥과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맑은 스프, 그리고 달래장이었다. 쌀밥은 뭉쳐놓은 모양이 꼭 초밥 같았다.

다른 지원자들은 본인의 요리를 하기 바빠 강지한이 무엇을 만드는지 볼 수 없었다.

심사위원들 역시 배틀 셰프 키친을 떠나 있었기에 그의 조리법을 보지 못했다.

때문에 그가 만든 요리는 정체불명이 됐다.

단상 아래 길에 연결해 놓은 테이블 위에는 20명의 지원자들이 만든 요리가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어떤 요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요리 앞에는 1부터 20까지 숫자판이 놓인 상황.

제한 시간이 끝난 후, 키친으로 복귀한 심사위원들은 가장 우측에 놓인 음식부터 차례대로 시식해 나갔다.

어떤 음식은 먹고 만면 가득 미소를 짓는가 하면, 또 어떤 음식은 먹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 심사위원들은 17번 음식 앞에 섰다.

그것은 강지한의 요리였다.

“이 요리는…… 겉보기엔 무엇을 만든 건지 영 알 수가 없군요.”

“언뜻 봐서는 해물이 들어간 것 같지가 않은데요.”

“드셔 보시죠.”

심사위원들은 우선 초밥 모양으로 뭉쳐진 밥부터 들었다.

한돈선이 그것을 입에 넣기 전 신중하게 냄새부터 맡았다.

그냥 보기엔 뭉쳐 놓은 밥덩이에 불과했는데, 깊은 바다의 향이 맡아졌다.

“이건…….”

한돈선을 비롯, 다른 심사위원들 역시 냄새를 맡고 흥미가 동하는 얼굴이 되었다.

그들이 동시에 밥을 입에 넣고 씹었다.

그러자 입안에서 밥알이 톡톡 터지며 기분 좋은 감칠맛이 퍼져 나갔다.

아무리 밥을 잘 지었다고 해도 밥알이 터지는 식감을 안겨줄 수는 없었다.

심사위원들이 먹은 건 순수한 밥으로만 만들어진 요리가 아니었다.

밥알과 잘 익힌 주꾸미 알을 뭉쳐 놓은 것이었다.

실한 주꾸미 알은 알집을 터뜨리지 않고 잘 익히면 갓 지은 밥알과 비슷한 모양과 색을 갖게 된다.

때문에 겉으로 대충 봤을 때는 그것이 단순히 밥을 뭉쳐 놓은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밥덩이에 감춰진 비밀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밥 자체를 바지락과 다시마로 낸 육수로 지어 바다의 풍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울러 밥알 사이사이에서 잘게 다져진 어떤 해산물의 입자가 씹혔다.

그 양이 많지 않아 간헐적이었으나 그로 인해 다채로운 식감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입자의 정체는 물에 데쳐 다져낸 주꾸미 살이었다.

주꾸미의 알로도 모자라 살까지 밥덩이에 감췄던 것.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레이먼 박이 흡족한 음성으로 말했다.

“시각적으로는 재료를 감추면서 후각과 미각으로는 충분히 그 맛과 풍미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주 훌륭했어요. 호호호.”

한돈선도 강지한의 요리를 칭찬했다.

최현식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긍정의 뜻을 표했다.

“이번엔 이 장에 한 번 찍어 먹어 보도록 하죠.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달래장이네요.”

심사위원들은 밥덩이를 달래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그러자 조금 심심했던 간이 제대로 잡히면서 전보다 더욱 진한 바다의 풍미가 확 살아났다.

“아……. 바지락 육수가 밥에만 들어간 게 아니군요.”

강지한은 달래장에도 바지락 육수를 넣어 만들었다.

해서 밥과 장의 조화가 그만이었다.

“이건 또 어떨지 기대되는군요.”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아무런 건더기도 없는 맑은 스프로 향했다.

그들은 스프를 앞 접시에 적당량씩 덜어 신중하게 음미했다.

“호록. 음……!”

레이먼 박이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다.

최현식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이 느낌은…… 마치 해물로 만든 콩소메 같군요.”

콩소메(consomm?)는 육류와 야채를 푹 고아서 진하게 우려낸 뒤 헝겊 같은 것으로 맑게 걸러낸 스프를 말한다.

지금 강지한의 스프는 마치 육류 대신 해산물로 맛을 낸 콩소메 같았다.

“하하. 해물 콩소메라니. 재미있는 말이네요.”

레이먼 박이 웃었다.

해물 콩소메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기에.

“그나저나 이 해물스프 정말 맛있는데요?”

한돈선이 스프를 연신 떠먹으며 말했다.

그는 이 해물스프와 비슷한 맛을 먹어본 기억이 있었다. 전체적인 맛의 조화나 깊이는 달랐지만 그 안에 자리한 기본 베이스는 확실히 아는 맛이었다.

‘주꾸미 샤브샤브.’

한돈선이 기억 속에서 맛의 정체를 끄집어냈다.

주꾸미 샤브샤브의 육수가 꼭 그랬다.

첫 육수가 아닌, 주꾸미의 맛이 충분히 우러난 마지막 육수의 맛. 멸치와 무 그리고 다른 야채들과 잘 어우러진 주꾸미가 느껴졌다.

오래도록 삶아 진국이 된 액기스는 그 자체에 모든 재료의 풍미를 다 품고 있었다.

그 역시 앞서 먹어봤던 밥처럼 해물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맛으로 충분히 전해지게끔 해주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맛과 향으로만 느껴지는 해물 요리라. 아주 좋은 발상이었어요.”

강지한의 요리를 충분히 시식한 심사위원들이 나머지 요리들까지 시식을 마쳤다.

그렇게 모든 요리를 맛본 뒤 그중 세 개의 음식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왕소홍과 강지영, 그리고 강지한이 선택 받은 음식의 주인공이었다.

특히 왕소홍은 페일 배틀에서 1위 후보로 처음 올라온 입장이라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강지영은 기도하는 것처럼 두 손을 모아 눈을 꼭 감았고, 강지한은 담담하게 심사위원들을 주시했다.

그런 세 사람을 바라보던 최현식의 입이 열렸다.

“그럼 최고의 맛을 선사했던 요리를 발표하겠습니다. 이번 배틀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될 요리는…… 17번 요리입니다.”

감고 있던 강지영의 눈이 힘없이 떠졌다.

왕소홍은 바람 빠지는 신음을 흘렸다.

반면 강지한은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

“요리를 만드신 영예의 주인공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한돈선이 좌중을 둘러보며 말하자 강지한이 단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를 본 심사위원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지한 씨, 매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군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죄송해요.”

“아니요. 이런 훌륭한 음식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의도하셔도 됩니다. 축하합니다. 이번 라운드의 우승자가 되셨습니다. 강지한 씨에겐 다음 라운드 탈락면제권과 첼린지 카드의 보너스 2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강지한의 음성에 다른 때보다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패스 카드를 선택하지 않고 챌린지 카드로 도전해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그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번 경합으로 얻게 된 상금이 2천만 원이다.

아무리 조용조용한 성격의 그라고 할지라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런 강지한에게 다른 지원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도근한도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씁쓸한 표정을 지우지는 못했다.

그런 그의 얼굴이 카메라 앵글에 크게 잡히고 있었다.

* * *

설탕이는 한동안 까미 곁에 붙어 다녔다.

자신이 없어도 까미가 예경천을 보며 짖지 않도록 완벽하게 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입안에 있던 육포가 다 떨어지면 다시 예소린에게 가서 육포 조각을 얻어왔다.

그렇게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나니 이제 까미는 예경천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냈다.

오히려 예소린보다 예경천의 주변에 더 다가갈 정도였다.

예경천은 그런 까미를 보며 실실 웃었다.

“소린아, 까미 이 녀석 완전히 조련 당했다.”

“설탕이 참 대단하죠?”

“대단한 정도가 아니라니까. 얘 아이큐 검사 해봐. 어지간한 사람보다 높을지도 모른다.”

예소린은 그의 말을 농담처럼 웃어넘겼지만, 예경천은 진심이었다.

한편, 까미의 상태가 좋아지자 설탕이는 비로소 곁에서 떨어져 나왔다.

까미를 조련시키는 것이 조금 피곤했던지 하품을 쩍 하는 설탕이의 앞으로 소금이가 다가왔다.

그런데 소금이의 표정이 영 좋지 못했다.

눈에 우울함이 가득하고 어깨와 꼬리가 축 쳐져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설탕이는 소금이를 반기려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설탕이의 입을 소금이가 앞발로 툭 건드렸다. 이어 킁킁거리면서 어디론가 움직이더니 바닥을 엉덩이를 깔고서는 설탕이를 슥 쳐다봤다.

거기는 설탕이가 까미에게 육포를 뱉어주며 교육시켰던 곳이다.

까미는 암컷이었다.

소금이는 설탕이가 까미만 챙겨주자 질투를 느껴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그에 설탕이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예경천은 예소린과 아직 식사 중이었다.

소금이는 설탕이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참았다.

까미도 아직 부엌에 있었다.

괜히 따라갔다가 설탕이가 또다시 까미와 붙어 있는 걸 보면 맘만 더 상할 것 같았다.

설탕이는 한참 동안 부엌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신 예소린의 목소리만 연이어 들려왔다.

“또 간식 달라고? 까미 이제 그만 먹어도 되는데? 자, 하나만 잘라주면 되지?”

“응? 왜 설탕아? 더 줘? 부족해? 그래그래, 알았어. 호호.”

“됐지? 아니야? 어머나, 하나 더?”

“또 달라고?”

“벌써 여덟 개나 잘랐는데. 이제 그만~ 너무 많아. 그래그래. 아유~ 예뻐.”

예소린의 목소리는 거기서 더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토다다다! 하는 설탕이의 바쁜 발걸음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에 소금이의 귀가 활짝 펴졌다.

이윽고 부엌에서 나와 신나게 달려오는 설탕이의 모습이 눈에 담겼다.

설탕이는 소금이 앞에 와서 멈춰 섰는데 볼이 빵빵해지도록 입안 가득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

소금이가 그런 설탕이를 보며 고개를 모로 꺾었다. 그러자 설탕이가 입을 쩍 벌려 바닥에 무언가를 한가득 뱉어냈다. 바로 예소린에게 한계까지 얻어낸 닭고기 육포 조각들이었다.

잘게 잘린 닭고기 육포를 전부 물고 와서 우울해하는 소금이에게 준 것이다.

헥헥헥!

설탕이의 마음을 알게 된 소금이가 헥헥 대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러고는 육포 조각을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설탕이가 그런 소금이의 코를 할짝 핥아주었다.

그 모습을 부엌에서 고개만 배꼼이 내밀고 지켜보던 예경천과 예소린이 혀를 내둘렀다.

“설탕이 클래스 오지네.”

“푸훕! 아빠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나도 인터넷 한다, 녀석아. 흠. 개는 주인을 닮는다던데…… 강 사장도 저리 멋진가?”

“그럼요.”

예소린이 방긋 웃었다.

예경천의 머릿속에서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던 강지한의 이미지가 몇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주인의 격까지 높여주는 설탕이 클래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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