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Restaurant 38. 스테이크 VS 떡볶이, 라면
동창생들은 강지한의 비주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지한은 본래 패션이라는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냥 계절에 맞는 아무 옷이나 걸치고 온다고 표현하면 딱 맞았다.
그런데 그런 강지한의 패션이 완전히 달라졌다.
어지간한 감각으로는 저토록 본인에게 딱 맞게끔 코디하는 게 힘들었다.
특히 강지한의 패션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더욱 강렬히 어필됐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향숙의 도움을 받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놀라운 건 패션 감각뿐만이 아니었다.
키야 원체 컸지만 그게 전부였던 강지한이다.
한데 오늘 마주한 강지한의 얼굴은 전과 비교해서 훨씬 좋아져 있었다.
좋아졌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생김새 자체는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누가 봐도 강지한이 맞았다.
딱히 칼을 댄 것 같지도 않았다.
이목구비가 그대로인데도 훨씬 잘생겼다는, 딱 잘라 말해 미남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
거기에다 피부까지 뽀얗고 깨끗했다.
그 흔한 잡티 하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저거…… 강지한 맞아?’
도근한이 놀라 속으로 생각했다.
다들 넋을 놓고 있을 때 최영진이 벌떡 일어나 강지한을 와락 끌어안았다.
“지한아! 봐봐, 허사! 지한이 온다 그랬잖어.”
“지이하아나아~!”
허사린이 잔뜩 감격해서 두 팔을 벌리고 강지한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다 코앞에서 갑자기 멈춰 서더니 벌렸던 두 팔로 몸을 가리고서 버럭 소리쳤다.
“나 이제 임자 있는 몸이라서 찐한 스킨쉽은 안 돼!”
“……누가 한댔니.”
“헤헤헤. 반갑다! 이게 얼마만이야!”
허사린이 강지한의 손을 잡고 아래위로 격하게 흔들었다.
강지한이 반가워하는 친구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이들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
자신을 반겨주는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강지한은 두 사람에 비해 참 많이도 변했다.
“근데 너 어디서 관리라도 받아?”
“짱 훈훈해졌어.”
최영진과 허사린이 강지한을 위아래로 살피며 한마디씩 했다.
“관리는 무슨.”
“가끔 나이 먹고 포텐 터지는 경우가 있던데.”
“너 긁지 않은 복권이었구나. 부럽다.”
절친들의 부러움 섞인 칭찬에 강지한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하.”
순간 그의 입꼬리가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열렸고, 그 안에 감추어져 있던 가지런한 하얀 치아가 드러났다.
이를 본 여자들의 동공이 살짝 떨려왔다.
빛나는 미소라는 게 바로 저런 거구나 싶었다.
확 달라진 강지한의 모습에 사람들은 한참 동안 감탄하며 질문을 퍼부었다.
“사람이 달라 보인다, 지한아.”
“와~ 고딩 때 이 모습을 봤다면 한 번 꼬셔보는 건데.”
“연희야, 집에 있는 네 남편 생각해라.”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얘는.”
“아무튼 반갑다, 지한아.”
강지한은 난생 처음 받아보는 친구들의 환대가 어색했다.
그가 수줍게 웃으며 적당히 빈자리에 앉았다.
“자자, 빈속에 한잔하자. 주종은?”
“당근 소주지.”
“야, 너 저번처럼 와인 이런 거 꺼내지 마라. 나 진짜 안 맞아.”
“차라리 양주를 가져오면 인정.”
“난 쏘맥!”
벌써부터 신이 난 동창들이 저마다 한마디씩을 던졌다.
도근한은 직접 소주와 맥주, 양주를 들고 와 세팅한 후, 한 잔씩 죽 돌렸다.
건배사는 가장 생일이 빠른 조성호가 맡게 됐다.
“오픈한 지 세 달도 안 된 식당을 동창회를 위해서 기꺼이 내어준 근한이와, 여기 모인 우리 모두의 무사귀가를 위하여!”
“위하여!”
짠~!
사람들은 시원하게 술을 넘겼다.
“근한아, 진짜 축하한다. 매장 분위기 굿이야.”
건배사를 한 조성호가 도근한을 띄워줬다. 둘은 동창들 중에서도 가장 사이가 돈독했다.
“그치? 인테리어하느라 돈 좀 깨졌다.”
그때 이연희가 넌지시 물었다.
“설마 스테이크 집에서 중국집 안주 같은 거나 배달해 먹는 건 아니지?”
“야, 내가 양아치냐. 가장 맛있는 부위로 잘 구워서 내줄 테니까 걱정 마.”
“얼~ 기대되는데.”
“아, 근데 지한아.”
도근한이 강지한을 불렀다.
최영진과 허사린의 틈바구니에 껴서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강지한이 그를 바라봤다.
“응?”
“넌 요새 뭐하고 사냐?”
다른 친구들도 궁금했는지 강지한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냥 춘천에서 장사해.”
“무슨 장사 하는데?”
“음식 장사.”
“음식? 올~! 우리 동창들 중에 셰프 많네?”
“지한이 너도 양식 전문이야? 아니면 중식? 한식?”
“오늘 잘하면 탑 셰프 코리아 찍겠는데?”
“안주 걱정은 없겠다. 흐흐.”
도근한은 상황이 재밌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음식 장사?”
다른 친구들은 대충 신기해하며 넘어가려는데 집요하게 묻는 도근한이었다.
강지한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춘천에서 분식집 해. 작은 거.”
그 순간 도근한의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 어때? 지한이도 음식 장사 한다니까 실력 발휘 한번 해보는 건?”
도근한은 분식집 사장이나 하고 있는 그와 자신의 차이를 스테이크로 확실히 보여줄 참이었다.
딱히 강지한에게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다만 도근한은 스스로를 더 빛내고 싶었을 뿐이다.
고등학교 때 강지한을 괜히 괴롭히며 으스댔던 것도 그런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었다.
도근한의 저의를 눈치챈 절친 조성호가 당장 맞장구를 쳤다.
“양식이랑 분식? 그거 괜찮겠다. 다들 좋지?”
“만들어만 주시면 고맙게 먹지.”
“안주야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거 아니겠니?”
“지한아, 괜찮겠어?”
최영진이 강지한의 의사를 물었다.
“그래. 어려운 것도 아니고.”
딱히 안 될 것도 없었기에 강지한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싶은 도근한이 웃으며 주방으로 향했다.
“맛있게 부탁합니다, 셰프!”
“나는 미디움 레어로~”
도근한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친구들의 호응한 뒤, 쟁반 위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1++급 소고기 안심 여섯 덩이를 바라봤다.
20분 전에 미리 2.5㎝ 두께로 썰어 올리브 오일, 저민 마늘, 허브로 실온에서 마리네이드(marinade:고기, 생선등을 재는 양념) 해놓은 것이었다.
화르륵!
세 개의 화구에 가스불을 당기고 그 위에 팬을 올려놓은 도근한이 고기에 소금과 후추로 시즈닝(seasoning:소금, 향신료 등의 양념)을 했다.
이어 가열되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팬 세 개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뒤, 안심 여섯 덩이를 둘씩 나누어 올렸다.
치이이이익!
세 개의 팬에서 고소한 냄새와 함께 고기 익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거기에 로즈마리를 넣어 혹시 있을 잡내를 잡았다.
그 상태로 한쪽 표면이 바삭하게 익을 때 까지 시어링(searing)을 해준 뒤 고기를 뒤집었다.
양쪽 면이 바삭하게 익은 후에는 옆면까지 고루 지져 육즙을 안에 가뒀다.
그 과정을 여섯 개의 고기가 모두 오버쿡(overcook)되지 않고 원하는 굽기로 나올 수 있도록 정확하게 해냈다.
도근한이 괜히 스테이크집을 런칭한 게 아니었다.
미디움 레어로 익힌 스테이크 여섯 덩이를 접시에 담았다.
그 상태로 5~10분 정도의 레스팅(resting:휴지休止)은 필수였다.
그래야 강한 열로 중앙에 모인 육즙들이 근섬유들이 이완되며 고기 전체로 고루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 없이 바로 고기를 썰어 버리면 중앙에 과하게 몰린 육즙이 그대로 흘러나와 버리고 만다.
레스팅을 하는 동안에도 도근한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그가 스테이에 곁들일 야채들을 꺼냈다.
애호박과 새송이버섯, 파프리카를 썰어 올리브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담았다.
거기에 소금, 후추록 살짝 간을 해서 빠르게 볶아내 가니쉬(Garnish: 음식이 돋보이도록 곁들이는 장식)를 만들었다.
“됐다.”
도근한이 여섯 개의 접시를 꺼냈다.
그리고 하나하나 플레이팅을 시작했다.
볶은 야채부터 보기 좋게 담아낸 뒤, 레스팅이 끝난 스테이크를 썰어서 올렸다.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되어 있는 레드 와인 소스를 뿌린 뒤, 홀그레인 머스타드(whole grain mustard: 씨겨자)를 한 스푼 담아내는 것으로 완성.
여섯 접시의 먹음직스러운 안심 스테이크가 탄생했다.
도근한이 그것들을 직접 테이블에 서빙해 주었다.
스테이크를 본 친구들이 일제히 감탄을 뱉어 도근한의 노고를 치하해 주었다.
“보기만 했는데 벌써 맛있다.”
“스테이크 장사 할 만하네.”
“말들이 많다. 일단 먹자!”
조성호가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썰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잘 먹을게, 근한아.”
“냉정하게 평가한다, 나는.”
“얼른 먹기나 해. 눈 돌아갈 거다.”
도근한의 자신만만함에 동창들은 기대에 가득 차 포크를 들었다.
최영진과 허사린도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의 비주얼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어디. 냠.”
이연희가 가장 먼저 스테이크 고기를 입에 넣고 씹었다.
그러자 육질 안에 가두어졌던 풍부한 육즙이 터져 나왔다.
“으음~”
소고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미 가득한 육즙이 혀를 가득 감싸 안자 이연희가 만족의 신음을 흘렸다.
스테이크를 먹은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육즙은 육즙대로 안심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은 식감대로 입안에 고급스런 즐거움을 선사했다.
“최고다, 친구야.”
“진짜 맛있네. 다 먹으면 리필해 줄 거지?”
“얼마든지 해줄게.”
도근한이 씩 웃으며 강지한을 바라봤다.
그 역시도 스테이크를 씹는 중이었다.
‘어때?’
과연 강지한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기대하며 도근한은 속으로 물었다.
혹시라도 맛이 없다며 어깃장을 놓거나 억지를 부리면 당장 그에게 요리를 해보라고 부추길 셈이었다.
그런데,
“맛있네.”
강지한은 순순히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했다.
최영진과 허사린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근한은 비로소 진짜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조금 아쉽긴 한데 이 정도면 뭐…….’
이왕이면 제대로 눌러주고 싶었으나 그만하면 됐다 싶었다.
그런데 도근한의 간지러운 부분을 조성호가 긁어주었다.
“잠깐!”
그가 바빠지려는 동창들의 포크질을 제지했다.
“제군들, 우리 강 사장님도 실력 발휘하게 해드려야지.”
“다 먹고 하면 되지, 유난이야.”
“에헤이, 샐러드에 파스타에 스테이크까지 풀코스로 때려 넣으면 배불러서 맛이나 느끼겠냐. 아직 위장에 여유가 있을 때 먹어봐야 혀도 거부하지 않고 진실된 맛을 전해주지.”
그리 말하는 조성호를 보며 도근한이 슬며시 미소를 머금었다.
‘좋아. 같은 조건에서 이겨야 딴소리를 못하지.’
“지한아, 바로 가능하지?”
“그래. 주방 좀 쓸게.”
“얼마든지.”
강지한이 일어서자 도근한은 티 안 나게 쾌재를 불렀다.
‘걸렸다.’
확실히 조성호는 모략질에 일가견이 있는 인간이었다.
원체 그런 기질을 타고 나서 원하는 대로 판을 깔고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상당했다.
“주방에 있는 도구랑 재료 아무거나 사용해도 돼.”
도근한이 선심 쓰듯 말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방 앞에 선 강지한이 뭘 만들면 좋을까 고민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들이 샐러드 빼고는 전부 느끼한 것들뿐이었다.
이럴 때는 좀 화끈한 것이 끌리게 마련.
더군다나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으니 더더욱 그럴 터였다.
‘떡볶이랑 라면을 끓이자.’
라면에 들어가는 특제 양념은 숙성하는 시간 없이 바로 만들 수가 있었다.
문제는 떡볶이였다.
떡볶이에 들어가는 양념은 숙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강지한에게는 그에 대한 해결책이 있었다.
그의 떡볶이 레벨이 6으로 올라가며 얻게 된 새로운 레시피가 그 해답이었다.
레벨 6 떡볶이의 양념은 기본적으로 숙성을 하지 않아도 레벨 5 떡볶이와 비슷한 맛을 끌어낼 수 있었다.
거기에서 숙성을 하면 할수록 맛이 더 좋아졌고, 숙성 5일째가 가장 맛이 좋을 때였다.
‘재료만 있으면 되는데.’
강지한이 주방을 뒤적였다.
우선 육수를 내기 위한 재료들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었다.
라면도 몇 봉지가 존재했다.
도근한이 먹으려고 사놓은 것이었다.
한데 떡볶이용 떡과 어묵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떡국용 떡이 있었다.
그것 역시 도근한이 떡라면을 끓여 먹을 때 넣으려고 구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떡은 이것으로 대체해도 무리가 없을 듯했다.
넣는 타이밍을 떡볶이용 떡보다 느리게 하면 된다.
‘면적이 넓고 얇아 양념을 더 많이 흡수할 테니. 그건 그렇고 어묵을 어쩐다.’
어묵이 필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강지한의 떡볶이는 어묵이 들어가면 맛의 풍미가 더 좋아졌다.
다행스럽게도 양념에 들어갈 재료들은 한두 개 빼고 대부분이 있었다.
강지한은 머릿속으로 빠진 재료들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로 만든 양념의 맛을 그려보았다.
과연 이게 될까 싶었는데, 거짓말처럼 상상으로 재현하는 게 가능했다.
모든 재료의 맛을 확실히 알고 있고, 지금껏 떡볶이를 수도 없이 많이 만들어 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묵만 해결하면 돼.’
그래도 어묵이 빠진 심심한 맛은 해결되지가 않았다.
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뭔가 낌새를 눈치챈 최영진이 물었다.
“지한아, 뭐 없어? 필요한 거 말해봐. 근처에 마트 있으니까 사올게.”
“그럼 어묵 한 봉지.”
“그래.”
최영진이 식당을 나가자 강지한은 냄비에 물을 받아 최대한으로 찾아낸 육수 재료들을 넣고 우렸다.
동시에 떡볶이 양념에 들어갈 재료들을 믹서기로 갈아냈다.
모든 재료들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족한 대로 레벨 4에서 5 사이 정도 되는 수준의 떡볶이 맛은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지한은 오로지 요리에 집중하며 열심히 손을 놀렸다.
그 모습을 동창들이 가끔 힐끔거렸다.
한 가지에 집중해서 최선을 하다는 그의 모습에서 여자들은 기묘한 매력을 느꼈다.
순식간에 육수가 끓여지고, 떡볶이용 양념과 라면용 특제 양념이 완성됐다.
그 과정에서 분식을 만든다고 하기에는 조금 요란한 조리법들이 많았다.
특히 라면 양념을 만들 때는 프라이팬에 몇 번이고 불길이 일곤 했다.
양념 자체에 불맛을 배게 하려는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하면 라면에 양념을 넣었을 때 국물에서 불맛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저거 지금 분식 하는 거 맞아?’
도근한이 의문스런 시선을 강지한에게 던졌다.
그때, 밖으로 나갔던 최영진이 돌아왔다.
“지한아, 어묵 사왔다.”
“땡큐.”
이제 모든 재료가 다 갖춰 주었다.
냄비와 팬에 각 요리의 재료들을 담아 끓여내면 그만이었다.
그 과정은 길지 않았다.
강지한은 실수 없이 라면 5인분과 떡볶이 다섯 그릇을 완성해서 맛을 보았다.
떡볶이는 생각했던 대로 잘 만들어졌다.
떡국용 떡을 조금 늦은 타이밍에 넣어서 마무리를 했더니 쪽든함도 살아 있고, 소스도 더 넓게 머금어서 충분히 맛이 있었다.
라면 역시 분식집에서 만들어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됐다.’
자체 평가까지 마친 강지한이 음식들을 가지고 나갔다.
“와.”
“맛있겠다.”
처음 분식요리들을 본 친구들의 반응은 무미건조했다.
스테이크에 비해 비주얼이 워낙 떨어지니 당연했다.
게다가 분식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보니 큰 기대감이 없었다.
그냥 동창이 만들었다는 것에 의무적으로 감탄을 한 것뿐이었다.
그나마 최영진과 허사린이 강지한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허사! 떡볶이에 들어간 떡 봐라. 특이하다.”
“그러게. 이런 떡 사용한 떡볶이는 자주 볼 수 없는데.”
하지만 두 사람의 노력은 다른 친구들의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때 조성호가 포크에 떡과 오뎅 하나를 꽂아 입으로 가져갔다.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볼까~?”
뭐 이미 다 아는 맛이겠거니 했다.
때문에 적당히 맛있다고 해준 다음 다시 도근한의 스테이크에 집중할 참이었다.
그런데,
“…….”
떡볶이와 오뎅을 입에 넣고 씹는 순간 조성호는 입안에서 폭발하는 맛의 향연에 충격을 받아 굳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