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하는 식당-32화 (32/330)

# 32

Restaurant 31. 단골 포인트 상점

현재 강지한이 보유하고 있는 단골 포인트는 29였다.

강지한이 무거운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

‘단골 포인트 상점을 이용하고 싶어.’

그가 원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단골 포인트 20을 들여 단골 포인트 상점을 오픈할 수 있습니다. 오픈하시겠습니까?]

강지한의 잠이 확 달아났다.

“응.”

[단골 포인트 20이 차감되었습니다.]

[단골 포인트 상점이 오픈되었습니다.]

[단골 포인트 상점은 열심히 단골을 확보한 노력을 치하하는 보상입니다. 언제든 원할 때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용하시겠습니까?]

“응.”

강지한의 대답과 함께 작은 상점이 나타났다.

말 그대로 정말 작았다.

건물의 크기가 끽해야 21인치 모니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거기에다 건물의 재질은 알록달록한 종이였다.

한마디로 강지한의 눈앞에 나타난 건 종이접기로 만든 상점 모형이었다.

난데없는 장난 같은 상황에 강지한이 어이없어 하는데, 상점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역시 색종이로 만든 것 같은 메뉴판 한 권이 나타났다.

다행스럽게도 메뉴판의 크기는 정상이었다.

허공에 둥실 떠 있는 메뉴판이 활짝 열렸다.

[단골 포인트 상점 메뉴]

<음식 LV1>

김치-5단골 포인트.

<인테리어 LV1>

조화(造花), 그림 액자-각각 5단골 포인트.

<잠김-음식과 인테리어의 레벨을 3까지 올릴 경우 해금>

*팁: 각각의 항목을 레벨 업 시키면 새로운 메뉴가 구입 가능해집니다. 각 항목의 모든 메뉴를 구입할 경우 레벨 업 됩니다.

메뉴를 읽고 난 강지한이 머리를 긁적였다.

“메뉴까지도 레벨 업이군.”

음식과 인테리어라는 큰 항목은 현재 레벨 1이었다.

거기에서 살 수 있는 건 김치, 조화, 그림 액자였다.

세 번째 큰 항목은 잠겨 있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음식과 인테리어의 레벨을 3까지 올리면 해금된다고 한다.

“한데 설명이 부족해. 나물을 사면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건지 알려줘야지.”

강지한이 투덜거리자 메뉴판이 한 장 넘어가며 각각의 항목에 대한 설명이 나타났다.

[메뉴 설명]

김치-구매 시 레벨 업 현황 [특수 능력]에 ‘김치 LV1’이라는 항목이 추가됩니다. 이 항목은 포인트 투자로 업그레이드가 불가하며, 직접 만들어 숙련도를 쌓는 것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조화-구매 시 레벨 업 현황 [인테리어]에 ‘조화 LV1’이라는 항목이 추가되며, 아름다운 조화 한 송이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조화를 식당 안에 배치해 두면 음식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손님들의 기분을 평안하게 해주는 은은한 향이 퍼집니다. 포인트 투자로 레벨 3까지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그림 액자-구매 시 레벨 업 현황 [인테리어]에 ‘그림 액자 LV1’이라는 항목이 추가되며, 초보 작가의 그림이 담긴 작은 액자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액자를 식당 안에 걸어두면 손님들의 마음이 더 느긋해져, 음식이 조금 늦게 나와도 이해해 줍니다. 포인트 투자로 레벨 3까지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이런 거구나.”

단골 포인트가 이토록 유용하게 사용되리라곤 생각 못했다.

현재 강지한에게는 단골 포인트 상점을 활성화 시키는 데 20단골 포인트를 써버린 터라 9단골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

세 가지 메뉴 중 중 무엇이든 구입이 가능했다.

강지한은 어떤 걸 사야 하나 망설이지 않았다.

“김치를 사겠어.”

[김치를 구입하셨습니다. 5단골 포인트가 차감됩니다.]

[음식의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반찬 5가지 메뉴가 추가 되었습니다.]

김치를 구입해 음식 카테고리의 레벨이 2가 되었고 반찬 5가지라는 메뉴가 추가되었다.

강지한은 그것에 대한 메뉴 설명을 읽어보았다.

[메뉴 설명]

반찬 5가지-구매 시 레벨 업 현황 [특수 능력]에 선택한 반찬들의 항목이 각각 LV1로 추가 됩니다. 구매 가능한 반찬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진미채 볶음, 쥐포채, 양념깻잎, 명태회무침, 간장깻잎, 된장깻잎, 쌀게조림, 멸치볶음, 무말랭이 무침…… ……오이지무침 등 총 50가지입니다. 이 중에서 다섯 가지 반찬을 고를 수 있습니다.

“탐난다.”

강지한에게 있어서 반찬의 맛 향상은 중요한 항목이었다.

그는 일단 반찬의 구매를 목표로 단골 포인트를 꾸준히 모으기로 했다.

[구매 가능한 단골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이용을 종료하시겠습니까?]

“응.”

강지한의 대답에 메뉴판이 접히며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활짝 열린 상점의 문이 닫히더니 먼지처럼 축소되어 사라졌다.

처음으로 이용해 본 단골 포인트 상점이 강지한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가 얼른 레벨업 현황을 열어 살폈다.

<레벨 업 현황>

[강지한]

얼굴  LV5 만족도+4 (NEXT 숙련도 72/100)

혀   LV5 미각+4  (NEXT 숙련도 70/100)

목소리 LV5     (NEXT 숙련도 78/100)

손   LV5     (NEXT 숙련도 97/100)

잠겨 있는 능력    (하나의 숙련도가 100이 되면 열립니다)

[음식]

떡볶이 LV5     (NEXT 숙련도 79/100)

오뎅  LV5     (NEXT 숙련도 71/100)

떡볶이 볶음밥 LV5  (NEXT 숙련도 70/100)

라면  LV5     (NEXT 숙련도 73/100)

김밥  LV5     (NEXT 숙련도 78/100)

비빔밥 LV2     (NEXT NEXT 20)

김치찌개 LV2    (NEXT NEXT 20)

된장찌개 LV2    (NEXT NEXT 20)

[특수 능력]

김치  LV1<배추김치> (NEXT 숙련도 0/100)

.

.

.

[설탕이 LV6]

핥기, 손, 앉아, 엎드려, 하이파이브: 행복+5

누적 포인트: 39372

단골 포인트: 4

정말로 김치라는 특수 능력이 추가되어 있었다.

아울러 강지한의 머릿속에 김치를 담그는 기본적인 레시피가 입력되었다.

‘이거 진짜 대박 각인데.’

메뉴 슬롯을 추가 구매 하지 않고도 김치 담그는 실력을 레벨 업 시킬 수 있었다.

강지한은 당장 내일부터 김치를 담그기로 마음먹었다.

* * *

“엥? 오빠! 뭐해요? 김치 담가요?”

주방에서 절인 배추에 속양념을 버무리던 강지한이 이리나를 보고 인사했다.

“좋은 아침.”

“아니, 김치 담그냐구요.”

“응.”

“이제 사서 쓰지 않고 직접 담그려구요?”

“그러려고.”

“손 진짜 많이 갈 텐데.”

“그러니까 주방 보조가 빨리 구해져야지.”

“근데 김치 담그는 건 또 언제 공부했대요?”

“어제. 먹어볼래?”

강지한이 방금 속 양념을 끝낸 배추 이파리를 조금 뜯어 돌돌 말아 내밀었다.

이리나가 거절도 없이 입을 앙 벌렸다.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온 배추가 아삭거리며 씹혔다.

처음엔 매콤한 양념이 혀를 자극했고 그다음엔 배추에서 나온 짠맛과 약간의 달콤함이 쫙 퍼져 나왔다.

세 가지의 맛은 적절히 섞여 하나의 완성된 맛으로 변했다.

꿀꺽!

갓 담근 김치를 삼킨 이리나에게 강지한이 물었다.

“어때?”

“음……. 맛있긴 한데 그냥 어디서나 먹어볼 수 있는 그런 김치네요. 큰 특징은 없어요.”

이리나는 착하다.

남을 신경 쓰고 배려할 줄 안다.

즉, 맛이 그냥 그렇다는 걸 돌려 얘기한 것이다.

“그렇구나.”

하지만 강지한은 풀이 죽지 않았다.

그 역시도 충분히 공감하는 바였다.

배추 한 포기에 양념을 다 바를 때마다 숙련도가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레벨 1이라서 그런지 숙련도가 오르는 속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

“저도 도와줄게요!”

이리나가 양팔을 걷어붙였다.

그에 강지한이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홀 정리나 해줘.”

지금 김치를 담는 건, 오로지 강지한 혼자서 해야 했다.

그래야 숙련도가 빨리 오르니까.

이리나는 강지한의 고집을 알기에 더 들러붙지 않고 홀을 청소했다.

강지한은 총 열 포기의 배추를 버무리고 숙련도를 살폈다.

‘반이나 찼네.’

이 속도라면 집에 가서 열 포기를 더 담그면 금방 레벨 2가 될 터였다.

그때 홀 정리를 하던 이리나가 불쑥 물었다.

“오빠, 오늘 담근 김치, 익으면 내놓을 거예요?”

“아니.”

“엥? 그럼요?”

“내가 집에 두고 먹을 거야. 아직 손님상에 내놓을 수준이 아니라서.”

“그렇구나. 그런데 10포기를 다 어디다 두게요?”

“옥탑방이잖아. 옥상에 빈 장독대가 좀 많아. 주인아주머니 건데, 허락 맡고 몇 개 쓰려고.”

어차피 겨울이니 김치가 잘못될 염려는 없다.

강지한이 한 달을 꼬박 먹으면 다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먹다가 지겨우면 볶아 먹고 끓여 먹고 지져 먹고 부쳐 먹고 등등.

“그러지 말고 저도 몇 포기 주세요. 가져갈게요.”

“맛없는 걸 가져가서 뭐하니.”

“손님상에 내놓을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맛없지는 않아요. 마침 김치도 떨어졌는데 잘됐어요.”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가려고?”

“그러는 오빠는요?”

“하루에 두 포기 정도씩 담아가면 돼.”

“저는 한 포기씩 세 포기 가져갈게요.”

한마디도 지지 않는 이리나였다.

결국 이번에는 강지한이 손을 들었다.

“알았어. 고마워, 리나야.”

“공짜 김치 생겼는데 제가 감사하죠.”

잡담을 나누던 강지한이 홀의 유리문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영업시간이 10분 전인데도 미리 도착한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리나야., 손님 들여. 영업 시작하자.”

“네, 사장님!”

* * *

오늘도 지한 분식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그나마 테이블이 몇 개 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더 넓었어도 알바 한 명을 더 들여야 할 판이었다.

이리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거의 실수 없이 일을 해나갔다.

하지만 이리나의 맹활약에도 간혹 기분이 상하는 손님들이 생겨났다.

식당은 좁은데 몰리는 사람이 많으니 긴 웨이팅으로 인해 이미 짜증이 난 상태로 들어오게 되는 경우, 사소한 것에도 화가 나는 법이다.

이럴 때 이리나가 착각해서 다른 테이블에 요리가 나가 버리는 경우 손님의 기분은 나빠진다.

‘표정이라도 읽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강지한이 독심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방일이 바쁘다 보니 손님들의 컨디션을 살피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사탕이나 껌 같은 소소한 후식을 미리 주는 것이었다.

‘내일부터 그렇게 해볼까.’

강지한이 머릿속 한편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완성된 라면 하나를 그릇에 담아 내놓는 순간.

[손의 숙련도가 100이 되었습니다.]

[손의 레벨이 6이 되었습니다. 모든 조리도구들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접하지 않았던 요리를 만들 시 더욱 빨리 능숙해집니다.]

[손의 다음 레벨이 잠겨 더 이상 레벨 업이 불가능합니다. 잠긴 7레벨은 스테이지3에서 풀립니다.]

[레벨 5의 능력 중 하나가 레벨 업 되어 잠겨 있던 능력이 해금됩니다.]

[새로운 능력 ‘눈’을 얻었습니다. 레벨 업 현황을 확인하세요.]

[눈은 이번 스테이지에서 3레벨까지 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4레벨은 다음 스테이지에서 활성화됩니다.]

[눈은 한 번에 3레벨까지 논스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불가합니다. 각각의 레벨에서 거쳐야 할 튜토리얼이 있으며, 그것을 완수해야 다음 레벨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잠겨 있던 새로운 능력이 해금되었다.

‘열렸다!’

강지한이 레벨 업 현황을 살폈다.

그의 이름 아래로 나열된 능력들 맨 밑에 ‘눈 LV1(NEXT 5P)’이라는 항목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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