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일상의 변화. (1) >
‘영광스러운 한국인.’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주간지 중 하나, 이번 주차 ‘타임지’의 중심을 관통하는 주제다.
그 주인공은 김세진. 타임지는 그를 두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 평하며 여태 그가 걸어온 궤적을 자세히 소개했다.
물론 으레 국위선양이 그러하듯, 김세진의 내용이 중점적으로 실린 이번 호 타임지는 본토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한편 그런 전세계적 유명세를 담보로 더 몬스터는 이번 심사에서 길드로 승격을 했고, 덩달아 길드 부지의 땅값은 물론 근처 일대의 관광가치까지 천정부지로 솟았다.
또한 오크 대장장이로서의 김세진은 보물을 창조해내는 남자라며, 각국의 유명인사들이 직접 한국까지 찾아와 그와의 면담을 요청해왔다. 심지어 권력이 막강한 세계구급 거물은 정부인사를 압박하기까지 해가며 김세진을 찾았다.
그리고 그런 만남요청이 있을 때 마다 김세진은 인물의 급을 따졌다. 즉, 사람을 가렸다. 계속 거절을 놓으면 미운털이 박힐 것 같고, 모두 만나면 끝이 없을 것 같았기에.
그렇게 약 3주 정도 동안, 만남의 행렬은 미국 최고의 기사라는 ‘로프테스’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 3왕자, 세계적인 엘프 여가수-이건 다소 사심이 섞였다- 등등··· 그는 수 많은 유명인과 인맥을 쌓았다.
처음에는 TV나 뉴스로만 보던 유명인들을 만나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으나, 만남이 계속될수록 몸과 정신이 몹시 피곤해졌다.
세진과 만남이 성사된 유명인은 좋아라 했지만, 거절당한 사람은 자신을 탓하지 않고 그를 건방지다 욕을 해댔으니.
결국 그는 단체가 길드로 승격하면서 일이 너무 전문화, 집적화 되었다는 이유로 단체장으로서의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고(그래서 길드장 대행으로 ‘조한성’이 그 자리에 앉았다), 과로로 인한 휴식을 취한다는 핑계로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저택에 칩거-라 쓰고 행복-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오크 대장장이의 무기를 애타고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세진은 한동안 애간장을 태우기로 작정했다. 아닌 게 아니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아는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무기를 세간에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지는 않을지 언정, 한달에 두개라는 공약을 파기했다면서 게을러졌다 나태해졌다 뭐다 이 따위 지랄 염병을 떠는 놈들. 그 놈들 때문에라도 적어도 3개월 이상은 쉴 예정이다. 때때로 SNS로 정치질도 조금 하면서.
“···흐음.”
어쨌든 그렇게 꿀맛같은 안식기의 이른 오전, 김세진은 길드사옥이 아닌 자신의 주택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주간신문을 훑어보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걸겠다 말하던 김한설, 계속해서 드러나는 비리사실에 결국 장관직 자진 전격 사퇴.]
[측근 비리에 연관된 인물은 대현생명 부사장 김종혁?]
까도 까도 계속해서 새로운 치부가 드러나는 양파같은 남자, 김한설은 이제 곧 투옥될 기미가 보이고 다른 배후들도 속속들이 엮여가고 있다. 지금 상황만 보자면, 아무래도 파워게임은 자신과 새벽쪽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듯했다.
[신수계 수인 유백송, 특수경찰국장 사임.]
그리고 그가 기다리던 권력의 승계 또한 토막 글로 자그맣게 쓰여 있었다.
“됐네~”
그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신문을 내려놓았다. 이제 길드는 굳이 나 없어도 잘돌아가고-원래 그랬지만-, 주제를 모르고 날뛰던 놈은 감옥으로 줄줄이 소시지니까···
남은 것은 하나 뿐이다.
뱀파이어와 부모님, 그리고 자신에 얽힌 진실.
“다음 주.”
유백송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 7월 14일. 세진이 달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때 끼익- 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곧 자신에게 다가올 여인을 기다렸다.
“···또 밖에 나갔다 왔어?”
비틀비틀 걸어와 소파에 앉은 유세정은 김세진의 품에 폭 안겼다. 맨 살 위에 오직 와이셔츠 하나만 걸친 터라, 세진에게는 상당히 자극적인 감각이었다.
“아니, 나 자고 있을 때 밖으로 나가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나 깼을 때 만큼은 옆에 있어주면 안돼?
“일단 옷부터 입고와.”
“싫은데요.”
그녀는 퉁명스레 대답하고서 그의 목을 앙 깨물었다.
“진짜··· 오빠는 매일 밤마다 어딜 그렇게 가는거야? 잠자다 깬 내 생각은 안하지? 둘이 있다가 혼자가 되면 얼마나 외로운 줄 알아?”
“···.”
찔린 세진은 아무 말 하지 않고, 화제전환을 위해 리모콘으로 TV를 켰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아트라무스’가 출몰했다는 비상속보입니다.
비상속보. 때마침 화제를 돌리기에 충분한 주제가 흘러나왔다.
“우리나라는 무슨 난리가 이렇게 끊이질 않지···.”
유세정은 뉴스속보를 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뉴스에서는 괴조 ‘아트라무스’가 경상북도 부근에 똬리를 틀었다는 소식과 영상이 급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이 아트라무스의 몸체는, 경상북도에 생겨난 사균열의 규모보다 훨씬 큰 것으로추정되어, 균열보다 큰 몬스터는 균열에서 나올 수 없다고 추정하던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아트라무스는 상당히 까다로운, 아니 까다로움을 넘어 특유의 질긴 생명력 탓에 불락(陷落)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리는 몬스터다.
놈의 최초 출현은 13년전, 일본의 오사카. 별안간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처럼 갑작스레 출몰한 이 괴조는 특유의 계명성으로 오사카 일대를 혼란에 빠트리고, 털을 대신하여 온몸에 난 기이한 촉수로 무려 수 만에 달하는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아트라무스는 현재 ‘보스’ 등급으로 규정되었고, 가장 먼저 발견한 칠흑기사단의 고위기사 ‘김유린’을 주축으로 발빠르게 협동팀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보스’ 등급은 문자 그대로 보스다. 게임의 그것과 비슷하여, 혼자나 둘의 힘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처치하기 힘든 몬스터. 보통 이런 강력한 몬스터는 전세계적으로 한 국가당 일년에 한 기 정도 출몰한다.
“우리 집이랑 가깝네···. 별 피해 없이 잡을 수 있겠지?”
유세정은 짐짓 가련한 소녀인 척.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머리를 기댔다. 세진은 그런 그녀의 정수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근데 너 출근 안하냐?”
“···하. 진짜.”
라는 공약을 파기했다면서 게을러졌다 나태해졌다 뭐다 이 따위 지랄 염병을 떠는 놈들. 그 놈들 때문에라도 적어도 3개월 이상은 쉴 예정이다. 때때로 SNS로 정치질도 조금 하면서.
“···흐음.”
어쨌든 그렇게 꿀맛같은 안식기의 이른 오전, 김세진은 길드사옥이 아닌 자신의 주택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주간신문을 훑어보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걸겠다 말하던 김한설, 계속해서 드러나는 비리사실에 결국 장관직 자진 전격 사퇴.]
[측근 비리에 연관된 인물은 대현생명 부사장 김종혁?]
까도 까도 계속해서 새로운 치부가 드러나는 양파같은 남자, 김한설은 이제 곧 투옥될 기미가 보이고 다른 배후들도 속속들이 엮여가고 있다. 지금 상황만 보자면, 아무래도 파워게임은 자신과 새벽쪽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듯했다.
[신수계 수인 유백송, 특수경찰국장 사임.]
그리고 그가 기다리던 권력의 승계 또한 토막 글로 자그맣게 쓰여 있었다.
“됐네~”
그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신문을 내려놓았다. 이제 길드는 굳이 나 없어도 잘돌아가고-원래 그랬지만-, 주제를 모르고 날뛰던 놈은 감옥으로 줄줄이 소시지니까···
남은 것은 하나 뿐이다.
뱀파이어와 부모님, 그리고 자신에 얽힌 진실.
“다음 주.”
유백송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 7월 14일. 세진이 달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때 끼익- 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곧 자신에게 다가올 여인을 기다렸다.
“···또 밖에 나갔다 왔어?”
비틀비틀 걸어와 소파에 앉은 유세정은 김세진의 품에 폭 안겼다. 맨 살 위에 오직 와이셔츠 하나만 걸친 터라, 세진에게는 상당히 자극적인 감각이었다.
“아니, 나 자고 있을 때 밖으로 나가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나 깼을 때 만큼은 옆에 있어주면 안돼?
“일단 옷부터 입고와.”
“싫은데요.”
그녀는 퉁명스레 대답하고서 그의 목을 앙 깨물었다.
“진짜··· 오빠는 매일 밤마다 어딜 그렇게 가는거야? 잠자다 깬 내 생각은 안하지? 둘이 있다가 혼자가 되면 얼마나 외로운 줄 알아?”
“···.”
찔린 세진은 아무 말 하지 않고, 화제전환을 위해 리모콘으로 TV를 켰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아트라무스’가 출몰했다는 비상속보입니다.
비상속보. 때마침 화제를 돌리기에 충분한 주제가 흘러나왔다.
“우리나라는 무슨 난리가 이렇게 끊이질 않지···.”
유세정은 뉴스속보를 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뉴스에서는 괴조 ‘아트라무스’가 경상북도 부근에 똬리를 틀었다는 소식과 영상이 급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이 아트라무스의 몸체는, 경상북도에 생겨난 사균열의 규모보다 훨씬 큰 것으로추정되어, 균열보다 큰 몬스터는 균열에서 나올 수 없다고 추정하던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아트라무스는 상당히 까다로운, 아니 까다로움을 넘어 특유의 질긴 생명력 탓에 불락(陷落)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리는 몬스터다.
놈의 최초 출현은 13년전, 일본의 오사카. 별안간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처럼 갑작스레 출몰한 이 괴조는 특유의 계명성으로 오사카 일대를 혼란에 빠트리고, 털을 대신하여 온몸에 난 기이한 촉수로 무려 수 만에 달하는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아트라무스는 현재 ‘보스’ 등급으로 규정되었고, 가장 먼저 발견한 칠흑기사단의 고위기사 ‘김유린’을 주축으로 발빠르게 협동팀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보스’ 등급은 문자 그대로 보스다. 게임의 그것과 비슷하여, 혼자나 둘의 힘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처치하기 힘든 몬스터. 보통 이런 강력한 몬스터는 전세계적으로 한 국가당 일년에 한 기 정도 출몰한다.
“우리 집이랑 가깝네···. 별 피해 없이 잡을 수 있겠지?”
유세정은 짐짓 가련한 소녀인 척.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머리를 기댔다. 세진은 그런 그녀의 정수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근데 너 출근 안하냐?”
“···하. 진짜.”
그녀가 이를 꽉 깨물고서 그를 노려보았다.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세진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관찰했다. 미간은 좁혀지고 입은 앙 다물려, 나 토라졌다- 고 안면근육이 직접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 그는 기습적으로 그녀와 입맞춤을 했다. 귀엽기도 했고, 그녀를 달래주는건 귀찮았으니.
빈정이 상했던 그녀는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내 그의 능숙한 움직임에 점차 매료되어갔다.
"으음.."
가만히 눈을 감고,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진 자신의 온몸을 더듬는 그의 손길을 느낀다.
"하아···."
세진은 그녀를 천천히 소파에 눕혔다. 입은 건 커다란 와이셔츠 뿐이라 벗기는 건쉬웠다.
"잠깐, 나.."
허나 창문으로는 오전의 맑은 햇살이 비쳐왔고, 유세정은 그 밝음을 부끄러워하며 그를 살짝 밀어냈다.
"···자랑해도 모자랄 몸매인데, 왜 가리려고 하는데?"
그는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래도··· 밝으면 부끄러워.."
"···."
유세정이 얼굴을 붉히며 두 팔로 제 몸을 가리자, 김세진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커텐을 쳤다.
그녀는 그제서야 세진의 품에 안겼다.
그렇게, 아침의 일상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
다음 날.
“아트라무스는 과거 오사카에 출몰했을 때도 ‘보스’등급이었습니다만, 이 놈은 그때보다 더욱 강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칠흑기사단 1팀의 회의실에는 오랜만에 출몰한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기 위한 브리핑이 한창이었다.
“생김새가 상당히 그로테스크 한 이 괴조는 멀리서 본다면 그저 거대한 검은 닭 같겠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털 대신 ‘촉수’같은 것이 나있습니다. 이 촉수에는 농축된 마나가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기사들의 방어구를 충분히 뚫어낼 수 있을 만큼 예리하고 강력합니다.”
촉수가 온몸에 나있으니 놈의 공격반경에 ‘사각(死角)’이란 없다. 그만큼 무지막지하게 까다로운 축에 속하는 몬스터이나, 촉수 하나하나에 소량의 마나석이 함유되어 있어 그 사체의 값어치 또한 무지막지하다.
당시 경제가 침체기에 있던 일본이 이 아트라무스를 잡고서 얻은 자본으로 위기를 견뎌냈다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그럼 팀은··· 적어도 상급 이상으로 꾸려야겠네요?”
이혜린이 사뭇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이 공략팀에 참여한다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차고 넘칠 것은 확실하다.
허나 문제는 역시 그 위험. 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 해도 그건 목숨이 붙어있을 때나···
“방금 전, 고블린 연금술사님께서 괴조로부터 산출될 수익의 소량부분을 얻는 대가로 필요한 포션을 전부 후원을 해주시기로 했으니 그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요. 저 할게요.”
김유린이 그 말을 꺼낸 즉시 이혜린이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런 그녀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참 바보 같았다. 고블린 연금술사님은 서로 같은 길드 소속인데-물론 김유린은 객원이지만- 당연히 도움을 주시겠지.
참 천군마마도 이런 천군마마가 없구나.
그녀는 ‘더 몬스터’라는 어마어마한 인맥에 새삼스레 감탄하며,
“너는 안돼.”
거절을 당했다.
“···왜, 왜죠?! 저도 상급기산데?!”
“상성이 안 맞잖아. 일초에 수십 개씩 쇄도해오는 촉수를 네 장검으로 무슨 수로 막는다는 말이지?”
“다, 당연히 막을 수 있죠! 오히려···.”
“조용히.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다음 브리핑은 제가 하겠습니다.”
김유린은 이혜린의 말을 냉정히 끊어내고서 브리핑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서류를 집어 들고 단상 앞에 선 그녀는 일단 헛기침을 한번 했다. 무슨 말을 꺼내려는 지는 모르겠으나,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선 팀원은 총··· 1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급기사, 그리고 그 상급 중에서도 전투실적을 비롯한 종합능력이 B등급이상인 기사를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의사를 물을 예정입니다.”
김유린이 언급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사는 대한민국 내에서도 그리 많지 않다.
상급 중에서도 종합능력이 B등급 이상, 이쯤 되면 고위기사까지 넘 볼만한 경지이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렇게 선택된 기사는 2팀의 송민유, 주하영 3팀의······”
김유린은 총 여덟 명의 인원을 호명하고서,
“그리고 이혜린.”
“휴···”
이혜린까지 아홉명의 엔트리를 완성했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한 명의 호명을 하지않았다. 단지 바싹 타는 입술을 혀로 적셔가며 입을 달싹거리기만 할 뿐.
"..마지막은요?"
이혜린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제서야 김유린은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더니,
“마지막 자리에는 영웅오크를 초청하고 싶습니다.”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녀가 그 말을 꺼낸 순간에는 회의장 안의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처음에는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수준 높은 농담이겠거니- 생각했다.
“···영웅오크의 역량은 고위기사 수준에 근접한걸로 생각되고, 상성도 알맞으니 그분이 참가해준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오크는 강자와의 전투를 즐기는 존재. 분명···.”
“아니아니, 아니 잠깐. 진심. 진심이세요?”
허나 계속 듣자니 김유린의 태도는 너무나도 진중했기에, 이혜린이 나서서 말을 끊었다.
“···요즘 내가 영웅오크 관리를 맡았다. 직접 부락 내부를 드나드는 것을 본 사람도 많지. 또한 영웅오크의 안전함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고 있고, '한국오크'라며 좋아해주고 있는 실정···”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혜린이 기겁한 표정으로 고개를 거세게 저었다.
"말이 안 되잖아요. 오크, 몬스터랑 같이 몬스터를 레이드 한다고요?"
"···안될 게 뭐가있지?"
허나 김유린은 전력을 다한 진심이었다. 그에 회의장에 모인 기사들이 경악한 눈빛을 보냈다.
"게다가 오크의 무기는 꽤나 특이하여서···"
하지만 유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브리핑을 이어갔다.
아니, 이건 브리핑이라기 보다는 영웅오크를 납득시키려는 '프리젠테이션'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욱 알맞았다.
< 28. 일상의 변화. (1) > 끝
ⓒ 지갑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