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 진실? (4) >
뱀파이어의 계급은 총 여섯 계급으로 나누어진다.
노예-신민-하수인-신도-사도-장로.
여기서 더욱 엄밀히 구분하자면 노예는 뱀파이어가 아니다. 그들은 현혹마법에 홀려진 ‘뱀파이어 이외의 종족’을 일컫는다. 즉 문자 그대로 뱀파이어들의 노예라 하겠다.
한편, 계급 중 하수인부터가 뱀파이어의 실질적인 전력으로 취급되며, 그들은 D~C-등급 마법사 · 중급~중하급 기사정도와 동등한 무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여기서 계급이 하나씩 올라갈수록 등급도 마찬가지로 격상된다고 보면 된다. 즉 사도 정도면 최소 중상급 기사, A-급 마법사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뜻.
그러나 마법적 무위가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신체적 강함이 전무하다면, 라이칸슬로프에겐 그저 빛 좋은 먹이감일 뿐이다. 그것은 저번에 하젤린과 김세진을 습격했던 사도와, 지금 세진이 생포한 사도가 그러했다.
그가 사로잡은 사도의 이름은 로스라델. 다만 나이가 어려 핏줄이 개화하지 않아,사도임에도 아직 신도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정말입니다!”
자기 입으로 털어놓고 있는 중이시다.
“그럼 네가 아는 정보는 정말 그것 뿐인가?”
“예, 예!! 현재 이미 벌어져서 세간에 다 공개된 것들과, 바토리 님이 진노해서 바락바락 날뛰고 있는 것, 그것밖에 저는, 저는 모릅니다아아아아악!! 으아아악!! 아아아악!!”
말을 늘어놓던 사도는 세진이 얼굴을 들이밀자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질러댔다. 그 반응이 웃겨, 세진은 괜히 크르렁- 헛기침을 했다.
"켁, 케에에에엑."
그러자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게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늑대의 형상이 그리도 무서운가, 늑대 중에서는 몹시 잘생긴 축에 든다고 생각하는데.
“흠···.”
뒤로 물러선 그는 손톱으로 가슴의 갈기를 긁으며 생각했다. 이 사도와 자신의 사이에는 이미 탁기의 고리가 매워져 있다. 라이칸슬로프로 진화하여 그 스킬의 격도 한단계 상승하였을 테니, 이거 잘 만하면 내부 끄나풀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헌데, 현혹마법에 걸린 일반인, 그러니까 ‘노예’가 누군지는 파악할 수 없는건가?”
문득 생각났다. 뱀파이어가 소수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 사도라면 그 능력에 따라 최대 5명정도까지 ‘지성이 있는 노예’로 부릴 수 있다고 방금 이 사도가 말하긴 했지만, 그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정확히 듣질 못했다.
“예? 그 누구를 노예를 부리는 지, 저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아직 어려 사도들과교류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네 노예도 모르나?”
“아뇨! 아뇨아뇨아뇨. 제 노예는 당연히 알죠. 당연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리기 때문일까. 이 놈은 세진이 당황할 정도로 경박스러웠다. 아마 탁기의 고리가 없어도 다 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저는 연예인 오연희, 서울지법 차장검사 김수호, 초선의원 육소한. 저는 세명 뿐입니다. ”
그러나 사도가 자신이 꼬셔냈다는 인물을 읊었을 때, 세진은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 최고의 여자배우나 다름없는 오연희와, 권력의 핵심에 맞닿아있는 차장검사, 거기에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까지.
그말은 즉 이 세 명까지 딸려온다는 뜻.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에 세진의 입가가 살짝 실룩거렸다.
“크흠. 노예는 다 그런 거물들 뿐인가?”
“아, 아뇨 아뇨 아뇨.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전 이들이 아직 성장하지 않았을 때 현혹마법을 건 뒤, 제 역량으로 살살 지원해주었습니다. 그러니 알아서 올라오더군요.”
납득할만했다.
“흥미롭구나. 하지만··· 이제 들을 건 다 들었으니, 너는 이제 쓸모가 없네?”
그는 짐짓 스산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쫙 폈다. 놈의 얼굴보다 배는 거대한 손바닥이 위협적인 음영을 드리웠다.
“아니! 으아아악! 잠깐마아아아안!!!!”
사도는 눈물을 흘리며 몸을 아둥바둥 뒤틀었다. 동시에 찢어질 듯 갈라진 목소리로 제 동료들을 향한 욕설을 뇌까리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하수인, 간도 쓸개도 없는 신도와 사도,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인 바토리까지.
실로 애절하고 절박한 마음가짐이었다.
“···어이.”
세진이 사도의 얼굴을 움켜쥔 채 말했다. 입이 틀어막힌 놈은 그저 격렬히 고개를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죽기 싫나?”
“으브브븝!”
삶의 의지가 강렬한 놈은 혀로 손바닥을 핥기까지 했다.
“그래?”
절박할 정도로 비굴한 놈을 바라보며, 그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
김유린과 약속했던 5일뒤가 되었다. 그녀는 시간을 칼같이 맞춰 오크의 부락지 앞으로 찾아왔고, 미리 대기하던 김세진은 영웅오크의 모습으로 그녀를 맞이했다.
유린은 연신 떠들며 오크와 대화를 하고싶은 눈치였으나, 영웅오크는 곧바로 대련장으로 직행했다. 대련장이라고 해봤자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흡사 씨름판일 뿐이지만.
허나 대련의 양상은 무대의 허름함과는 정 반대, 실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격렬했다.
대기를 짓뭉개며 휘둘러지는 파격의 메이스와, 공기마저 베어내는 말끔한 마나검격.
콰아아앙-!!
스타일은 판이하지만 파괴력만큼은 우위를 가르기 힘든 두 무기들이 서로 충돌할때마다, 마치 산사태가 벌어진 것같은 굉음과 진동이 대지를 울렸다.
허나 김유린은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특성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는 거진 전력을 쏟고 있긴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진가는 특성에 있었으니.
그러나 영웅오크, 김세진은 100% 전력이었다. 처음에는 역전의 전사도 사용하지 않았으나, 싸우다 보니 이성을 잃었다.
자꾸 공격을 절묘하게 흘리며 반격을 해오는 김유린을 상대하고 있노라니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결국 역전의 전사도 가동하고 말았다.
오크의 몸에서 붉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며 분위기는 급변.
"끄읏..!"
그러나 김유린은 당황도 잠시. 그녀는 무지막지한 메이스의 쇄도를 힘겹게나마 흘려내고서 오크의 품속으로 파고들어, ‘목적’을 담아 오크의 팔을 내려쳤다.
-탁.
오크에게는 돌멩이가 몸을 건드린 것처럼 가벼웠다. 사뿐히 무시한 오크는 그대로 몸을 날려, 소위 말하는 어깨빵으로 그녀를 저 멀리 튕겨내려 했다.
“···!”
허나 발이 땅에 붙은 듯 떼어지지 않았다. 그 찰나 두뇌가 차가워지고, 세진은 직감할 수 있었다.
‘검에 목적을 담는다.’
성장형 특성이 아님에도, 김유린이라는 여인이 최연소 고위기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그녀는 그 특성을 사용했다.
“그쪽이 먼저 기술 썼으니까, 저도 맞받아 친겁니다?”
김유린은 발을 떼어내려 끙끙대는 오크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그의 머리에 검을 툭 내리쳤다.
“제 승리입니다.”
‘개사기잖아.’
승리를 확신하는 김유린의 그늘따윈 없는 미소를 바라보며, 그럼에도 오크는 분통을 터트리며 노력했다.
오크 폼으로 있는 이상, 그 본성은 어찌할 수 없었다. 안되는 걸 알면서도, 다만 계속해서 발을 움직이려 시도할 뿐.
전신의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오르고 얼굴에는 핏대가 터질 듯이 섰다
“포기하십시오. 저도 마나를 꽤 많이 소모했으니 쉽게 풀리지 않을 겁니···.”
허나 김유린이 예상치 못했던 건, 시스템과 맞물리는 오크의 집념이었다.
[세계가 가하는 불가사의한 힘을 필사적으로 이겨내고자 했습니다.]
[그 집념으로 말미암아 ‘특수 저항력’을 습득합니다.]
[패시브 스킬이 종족 ‘라이칸스로프’, 특질 ‘마나지체’, 레비아탄의 고유스킬 ‘신성’과 동시에 감응합니다!]
[‘특수 저항력’이 ‘저항력’으로 격상됩니다.]
[저항력] [F-등급]
-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현상과 간섭, 더 나아가 개념과 섭리에 저항할 수 있는 힘.
대련 와중에 얻은 스킬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많은 글자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오크는 그딴 문자들은 재빨리 흩어버리고, 전신의 힘을 남김없이 쥐어짰다.
그러자 투두둑- 발가죽이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땅으로부터 떼어지기 시작했다.
순간 유린의 얼굴이 짙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크허어어허억.”
역시 김유린의 속박을 F등급으로 이겨내는 것은 무리였던 듯, 오크는 기진맥진하며 메이스를 놓치고 말았다.
오크는 마지막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을 분개했고, 유린은 말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로서는 난생처음 경험하는, 그래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마나가 부족하면 부족했지, 한번 활성화된 목적은 단 한번도 어긋나지 않았었는데···.
“크하아앜!”
그러는 와중에, 발이 묶인게 답답했던 오크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유린은 정신을 퍼뜩 차리고서 그를 진정시켰다.
"2분만 기다리세요. 그거 3분 동안만 지속되는 거거든요."
*
대련 이후 휴식시간. 오크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 김유린에게 다가가 나무통에 담긴 개울물을 건넸다.
“아. 감사합니다.”
유린이 웃으며 화답했으나 가볍게 무시한 김세진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새로이얻은 스킬을 다시금 확인했다.
[저항력] [F-등급]
-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현상과 간섭, 더 나아가 개념과 섭리에 저항할 수 있는 힘.
이름이며 설명이며 모조리 다 간단하고 모호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깊게 들여보면 들여볼수록 잠재력이 넘쳐나는 스킬이다.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현상과 간섭, 그리고 개념과 섭리.
이 문장을 두고 그가 떠올린 건 우선 공간이라는 개념, 그 다음은 시간이라는 섭리였다.
실제로 이 스킬이 공간을 어그러뜨리거나 시간을 거스를 가능성은 몹시 낮겠지. 무엇보다 고작 '대련' 도중에 얻은 스킬이라는 것이 신뢰도를 확 떨어트린다.
하지만 그 떨어진 신뢰도를 넘쳐나리만치 크게 복구시키는 점은 바로,
[숙련도: 0.000%]
이 숙련도였다.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보이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0.00075%]라는 정확한 수치가 보인다. 이 정도면 평생을 노력해야 겨우 D~E등급에 이를 정도가 아닌가···.
“···안 궁금하십니까?”
여러 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김유린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자신에게 도통 관심이 없어보이는 오크를 퉁명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뭔··· 아. 맞다.”
김한설을 만난 이유. 오크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 이유를 물었다.
“안 궁금하신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약속이니 뭐.”
유린은 헛기침을 하고서 말을 이었다.
“그냥 누군가를 조사해서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부탁이었어요. 제 부하가 그분 측근이거든요. 왠지 뒷조사 같아서 꺼려지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오크의 눈치를 힐끗 살핀다. 그 표정은 언제나처럼 험악했다.
“···조사?"
“아 그게 설명하자면··· 복잡합니다만.. 저희가 행정부 소속··· 아니. 저희 위에 보스가 있습니다. 근데 그분께서는 인물들의 자세한 보고서를 원하십니다. 왜냐면 그래야지 국정··· 일을 하는데 편해질테니까요···. 사실, 저도 이유는 잘 모릅니다. 시키니까 하는거죠. 안 하면 기사단에 누가 되거든요.”
듣고보니 별거 아닌 이야기였다. 뭔가 심각할 것이라 착각했던 오크는 김이 쫙 빠져서는 하품까지 크게 해버렸다.
“아하하하핫.. 뭐야. 오크도 하품 하시나봐요?”
그리고 오크의 때아닌 하품을 바라보며, 김유린은 아이처럼 웃었다.
*
김유린에게 한 부탁은 그저 구실이었을 뿐, 김한설의 의도는 일주일 뒤에 알게 되었다그는 ‘트릴로지’에 소속된 인물이었다. 심지어 창단멤버이며 -물론 장관이 되었기에 표면상으로는 탈퇴했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곤욕을 치뤘을 때 그것을 해결해준 것도 트릴로지였다.
“김한설의 주도로 길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허나 그것이 상당히 까다로와서, 기사가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비단 김한설 뿐만이 아니라 어떤 ‘길드’의 견제이기도 했다. 혹은 그 길드 속에 숨어든, 누구도 모를 ‘종족’의 계략일 수도.
세진은 마지막이라고 확신했다. 뱀파이어가 자신을 급습한 것이 당장 2주 전이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딱 맞아떨어지지 않은가.
어쨌든. 세진은 누명을 쓸 위험에 처했다. 죄목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세금과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유는 뭐랍디까?”
“김한설이는 오크 대장장이의 세율을 이용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오크 대장장이는 정체를 밝히지 않고 단체의 이름으로 거래를 하였는데, 여기서 대장장이의 우대세율과 단체의 세율이 확연히 차이나다보니 문제가 생긴것이지요."
확실히, 대장장이는 독려의 차원으로 세율이 확연히 낮다고 들었다.
"지금은 단체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예전에 단체가 커지기 전에는 판매대금은 모두 대장장이 세율로, 그것도 단체장님의 명의로 된 통장으로 입금되었잖습니까? 그것이 아주 많이 켕기는 부분입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머리가 아파졌다. 뭔가 복잡한데, 그것보다 ‘담궈진다’는 사실이너무 짜증났다. 라이칸슬로프는 당하는 상황 자체를 참을 수 없는 종족이다. 세진으로서도 아주 솔직히, 분노가 치밀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그것이··· 송구하오만 별다른 묘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장장이의 우대세율을 포기하고 추가세금을 납부하더라도 그것은 탈세를 인정하는 꼴이 되니··· 게다가 길드 승격 발표일이 한 달도 채 남지않아, 어떻게 대응을 하든간에 마이너스가 될 것 같습니다.”
1등은 2등이 치고 올라오자 순 비겁한 겁쟁이가 되었다. 세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우드득- 소리가 스산하게 울렸다.
물론, 해결방법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한 가지 방법은 있긴 하다. 김유손도 자신처럼 떠올랐겠지. 다만 자신이 민감하게 생각하기에 언급하지 않았을 뿐.
“···어쩔 수 없죠. 만약 터지면, 제가 오크 대장장이라는 것을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막을 수 있다면 최대한 막아주세요.”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후··· 예. 근데 거기에 더해서.”
세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열기가 다분한 숨결에서는 분노가 진하게 묻어나왔다.
처음엔 그저 온건적인 방법으로. 김한설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유백송을 억지로 위로 들이미는 노선을 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저희도 뒷조사좀 합시다. 김한설은 물론, 그쪽 배후 몇 명도 본보기 삼아서요.”
몬스터 용병단의 그림자에 개설된 ‘정보단’의 규모는, 앞서 말했다시피 13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고양이과 수인이며, 개중 대규모의 정보전에 투입할 수 있을 만한 정보원도 3명은 된다고 김유손이 말했었다..
물론 국가의 수뇌부가 극비리에 폐기한 일급기밀은 그들로서도 알아내기 힘들겠으나, 몇몇 사람의 흠을 찾는 것은 누워서 숨쉬기보다 쉬울 터. 그리고 그 흠만 찾아낸다면. 매장시키는 것은 이제 민중과 언론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
여기서 언론은 더 강한 쪽에 붙을테니 어쩌면 뒷배 대 뒷배의 싸움. 그러나 결코 전쟁은 아니다. 그들은 누가 김한설을 공격하는지 절대 모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김한설의 대체제가 명확하다면, 또한 그 대체제가 충성과 복종을 표면적으로나마 맹세하고 능력도 배는 특출난 ‘유백송’이라면.
그들이 무엇을 선택할지. 손해가 막심한 사고 덩어리를 포용할지, 아니면 내쳐내고 다른 깨끗한 옥구슬을 품에 안을지.
그것은 불 보듯 뻔하다.
김세진은 그저 당장 이틀 뒤, 김한설을 만나는 날이 기다려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