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 사구 (3) >
김세진은 우르르 몰려오는 기자와 기사, 심지어 구급차까지 모두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침대로 직행한 그는 아주 오랜만에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아마 바실리스크와의 전투로 인해 오크의 투쟁심이 충족된 덕택이겠지.
그렇게 아침의 해가 다시 뜨고, 세진이 상쾌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 습관적으로 TV를 켰을 때.
그는 순간적인 뇌 일시정지 상태를 경험하게 되었다.
뉴스를 틀자마자 나오는 특수경찰국 국장의 기자회견이 그 원인이었다.
특수경찰국(特殊警察局).
일반인이 아닌, 마나를 익혔거나 특성을 지닌 범죄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수한 경찰국.
이 특수경찰국은 행정부의 산하조직이지만, 그 업무의 특수성 탓에 거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취급받는다.
게다가 소속 요원들이 받는 대우나 명예가 웬만한 기사단보다 좋아, 오히려 유능한 기사가 특수경찰국의 요원으로 스카우트 되는 경우도 많다.
허나 그런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있는 만큼, 특수경찰국은 조직자체가 지닌 프라이드가 무척 강하다. 혹자들은 그것을 두고 '아집' 혹은 '오만'이라 비하하기도 하지만, 설립 이래 수천 수만의 특수범죄를 다루면서도 실패는 고작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는 자부심이 그 프라이드를 공고히 해왔다.
“···쟤 왜 저래.”
그랬기에 김세진은 반쯤 놀리기 위한 목적으로, 어쩌면 철없이 ‘사과를 해야만 의뢰를 받아주겠다’고 했던 것이었다.
특수경찰국장의 사과. 그것은 기관자체가 자존심을 접고 고개를 숙인다는 것이나다름이 없고, 그런 일은 여태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용병 라이칸은 이 사태를 미연에 예측하고 방지하기위해 자신만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허나 저희 특수경찰국은 그것을 추악한 증오범죄로 규정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유백송의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가냘프고 처량했다.
세진은 어느새 자세를 고쳐 앉고서 TV의 볼륨을 키웠다.
-특수경찰국의 조사 결과. 이번 사태는 확실한 범죄이며, 그 조사과정에서 2년 전 국가에 보호신고를 요청한 뱀파이어가 용의선상에······
그렇게 멍하니 유백송의 입술이 오물오물 거리는 것을 관찰하다 보니, 이번에는 핸드폰에서 요란한 알람이 울렸다.
그는 TV에 눈을 떼지 못한 채 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오빠 저 세정이에요. 몸은 괜찮아요?
유세정의 연락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속삭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작고 가느다랬다.
“응. 괜찮아.”
-휴. 다행이다··· 저···
허나 그녀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별안간 수화기 너머에서 '요녀석이 또 그 놈···' 따위의 고함이 터져 나오더니, 전화가 뚝 끊겨버렸다.
“···뭐야?”
그리고 그 이상함에 세진이 고개를 갸웃한 순간, -저 유백송은 특수경찰국의 국장으로서 용병 라이칸에게 정식으로 사죄하고, 도움을 구하고자 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고고한 백호의 사죄선언이 들려왔다.
* * *
이튿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갑작스레 면적이 두 배 이상이나 넓어진 몬스터 필드에 대한 걱정은 어느새 뒷전으로 밀리고, 대한민국 전역은 라이칸에 관한 소식으로 들썩였다. 과연, 평생 고개를 숙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백호의 사죄가 일으키는 파급력은 그 정도로 대단했다.
그에 따라 대중과 언론은 앞으로 전해질 라이칸의 입장표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설적인 용병이라는 라이칸이 자신을 범죄자로 규정했었던 특수경찰국의 사죄를 받고서 임무를 수락할 것인지, 아니면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은둔할 것인지.
‘돌아버리겠네 진짜.’
허나 정작 그 모든 난리를 일으킨 장본인, 김세진은 노트로 전해지는 유백송의 메시지를 바라보며 후회와 고민에 빠진 채였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다는 말이 이러할까, 생각해보니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특수경찰국에게 이 사건은 기관의 명성과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을 터. 헌데 자신은 그것을 깃털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농락해버렸다···.
“···후···.”
그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드러누웠다.
뱀파이어, 또는 흡혈귀.
요 근래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놈들을 향한 증오의 감정은 여전하다.
왜 놈들은 하필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을까.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아니면 단지 배가 고파서였을까. 그리고··· 도대체 누가 그랬을까.
요즈음엔 그것들을 떠올릴 때면, 자다가도 증오가 치솟아 벌떡 일어나는 경우가 잦다.
아마 몬스터의 영향도 없지않아 있겠지. 늑대는 흡혈귀라는 종족 자체를 증오하고, 오크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몬스터니까.
아마 어떤 폼과 동화되어 가든, 놈들을 향한 분노는 격화되어갈 뿐 연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한참동안을, 최대한 인간적인 마음과 두뇌를 사용하여 고민하던 김세진은 결국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어차피 내 책임이 크다. 또한 나는 뱀파이어들에게는 갚아줘야 할 빚이 너무 많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놈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을 상대로 사구(死球)를 던졌음이 명확한데,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마음을 다잡은 그는 일필휘지로 답장을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답장을 적고서 약 10여분 뒤.
뉴스와 언론 등지에서 긴급속보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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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속보] [라이칸 특수경찰국 임무 수락]
라이칸, 특수경찰국 임무 수락.
(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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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830개]
─대박. 임무 수락했네? 자기 범죄자로 만든 경찰국인데 ㄷㄷ; [찬성 2093] [반대 858]
└솔직히 범죄자는 맞지. 뱀파이어 죽였잖아. [찬성 398] [반대 693]
└지랄하네. 이번 사태도 뱀파이어OOO들이 일으킨 건데, 그OOO들이 사람이냐?짐승만도 못한 OOO 개OOO지. 이OOO 내 집 물어내 OOO련아. 이OOO년 뱀파이어같은데 누가 위치추적좀 해봐 OOO. [찬성 673] [반대 203]
─아니 근데 라이칸 진짜로 있었던 용병임? 용병 끝물 때 잠깐 용병일 했다던 우리 삼촌은 전혀 모르던데? [찬성 1681] [반대 1458]
└니 삼촌은 시다바리니까 모르지 븅아. [찬성 381] [반대 158]
└너네같은 일반인이 아는 용병은 대부분이 그냥 잡종들이야. 진짜 강한 용병들은 보통 자기 정보 같은거 절대 안 남겨. 생명이랑 직결되는 문제거든. 그리고 용병신청도 안하고 용병노릇 하는 용병도 무지 많았는데,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면 신뢰도 99%. [찬성 481] [반대 38]
└위에 말이 맞음. 애초에 20여년전 용병 역할은 적대종족을 사살하는 거였는데, 미쳤다고 자기 광고하겠냐? 자칫 잘못하면 바로 다음날 암살당할텐데. [찬성 581] [반대 48]
─와; 그럼 이제 다시 종족전쟁 시작되는건가? [찬성 1581] [반대 958]
└아니. 미쳤냐. 그냥 여기에 관련된 뱀파이어만 잡아 죽이면 되지. [찬성 581] [반대 358]
└뭘 죽여 교화해야지 ㅉㅉ. 이런 놈 때문에 사회가 각박해지고 살벌해지는거다. [찬성 181] [반대 458]
└지랄하네. 감옥에 갇힌 뱀파이어 80% 이상이 자살한거 알고는 있냐? 짐승 피 먹기 싫다고 버티다가 자살한건데 교화는 개뿔. 그냥 죽여야돼. [찬성 481] [반대 358]
라이칸의 임무 응낙 10분 뒤 게재된 인터넷 기사에는 3분만에 무려 4천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만큼 대중들이 이 사건과 라이칸의 결정에 민감한 관심을 쏟고 있었다는 뜻이겠지.
“···후우.”
허나 정작 김세진은 노트에 적힌 내용을 바라보며 아주 정적인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노트에 여백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른 통신수단이 필요합니다.]
평범한 노트에 간단한 성질만을 부가했기 때문일까, 페이지가 모두 동이 나버렸다. 그간 특수경찰국이 정말 간절했었는지, 연락을 씹고 있을 때도 하루에 1페이지 이상의 메세지를 보내다시피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기에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또 다른 노트를 만들어 건네 주거나, 아니면 직접 대면하여 얘기를 끌어 나가거나.
전자는 간단하고 위험도 별로 없지만, 후자는 방법이 복잡하고 리스크도 크다.
그러나··· 김세진은 후자를 선택하고 싶었다.
물론 정체를 완전히 드러내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김세진을 라이칸의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것 뿐.
게다가 용병기록에 적혀 있는 라이칸과 김세진은 완전히 다른 사람. 애초에 라이칸이 음지에서 비닉한 채 활동했다는 10여년 전, 자신은 꿈과 희망을 잃은 고아원에서 잿빛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기에 의심할 껀덕지도 별로 없다.
‘역시 그게 낫겠지.’
만약 정체가 탄로나면 대국민사기죄로 구속될 만큼 위험하겠지만, 그래도 세진은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래야만 10여년전 뱀파이어에게 살해당한 어머니의 진상조사를 요구할 수 있을 테니.
[앞으로의 통신수단은 없습니다. 그저,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몬스터의 리더 김세진에게 전하십시오. ]
그는 이렇게 문장을 적어냈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전해진 특수경찰국 지하의 회의실 내부.
“···.”
유백송의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 회의실에서 함께 작전을 구상하던 1급 요원들도마찬가지였다.
“···여기서 김세진이 왜 나와? 야. 뭐야 이거?“
“예?”
그녀가 자신의 바로 옆에 앉은 요원을 툭툭 건드리며 물었다.
“그··· 그냥 친한 사이 아닐까요?”
“김세진이 가족관계가 어떻게 된다고 했지?”
“없습니다. 전무해요.”
“근데 라이칸이랑 어떻게 알아?”
유백송이 미간을 좁히며 요원을 노려봤다.
“······다녀오겠습니다.”
그 시선을 잠시 마주보던 요원은 이내 한 줄기의 빛살이 되어 어딘가로 쇄도했다.
"김세진······ 요즘 진짜 자주 보이네."
그리고 유백송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의자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하아아암~"
크게 하품을 내쉬었다.
고작 40살 밖에 되지 않은 신수는 여전히 어렸고, 아직 많은 잠을 필요로 했다.
*
갑작스런 사균열 사태가 어느정도는 안정된 지금. 김유린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근데 김세진 진짜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 라이칸이랑도 연줄이 있고. 특성으로 미래에서 회귀했다는 소문도 있던데, 그게 진짠거 아냐?”
“···아니 그건 좀. 아 맞다. 야, 너 그거 서류접수 했어?”
현재 그녀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은 몬스터 필드 근처에 마련된 임시 휴게실. 이 곳에는 한 남자에 관련된 이야기로 가득했다.
“어떤거?”
“더 몬스터 신입 단원 뽑는다고 공지 올라왔잖아.”
“아 그거? 당연히 넣었지. 그거 새벽은 아예 상급기사까지 싹 다 넣었다던데? 칠흑도 중상급까지는 넣은 것 같고.”
유린은 들려오는 말소리에 신경을 끄고, 짧은 손톱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그녀는 지금 4일 전의 밤을 되새기고 있다.
영웅오크와 함께 바실리스크를 토벌했던 날, 전투가 끝나자마자 쓰러진 자신에게로 다가왔던 김세진의 모습, 동시에 홀연히 사라졌던 괴물오크···.
‘시간차이가 너무 짧은데··· 어, 잠깐. 김세진은 몬스터랑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했으니까 혹시··· 괴물오크도 길들이는 데 성공한건가?’
아니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어마어마한 놈을 길들일 수 있을 리가···.
“···으으으!”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짓누르며 휴대폰의 액정을 바라보았다.
[김세진 082-2349-3048]
그 날의 의문과는 별개로, 도와준 것에 감사는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고서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아아아아~"
또 부재중 전화기록에 남겠네. 김유린은 쪽팔려하며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트렸다.
*
김유린이 세진에게 전화를 건 것과 같은 시각.
‘되려나···.’
고블린 폼의 김세진은 지금 실험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안 되면 마나오링인데.’
꽤 특수한 물건을 하나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특수한 만큼, 제조과정도 상당히 복잡하다.
이게 벌써 13번째 시도. 고작 물건 하나를 제조하다가 마나오링이 날 지경이다.
“후···.”
먼저 D등급까지 성장한 ‘물의 지배자’를 사용해, 비커에 담겨져 있는 김세진-자기자신의 혈액 100ml에서 마나만을 추출해 결정화한다.
이렇게 제조된, 일명 ‘김세진의 마나결정’은 그저 이 상태로는 별다른 쓸모가 없다. 허나 여기에 마력문신이 덧붙여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본래 사람의 특성과 스킬은 그 사람의 '고유한' 마나 속에 저장되어 있는 법. 물론 마력문신으로 자신의 특성 그 자체를 다른 물체에 이식하는 것은 평생토록 불가능 하겠지만, 관련 스킬의 등급이 오름에 따라 ‘패시브스킬’의 일부를 옮기는 것은 가능해졌다.
그러니까, 김세진은 지금 자신의 패시브스킬 중 하나를 평범한 물체에 이식하여 특별한 도구를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식할 스킬은 ‘늑대의 후각’, 이를 통해 만들 도구는 흡혈귀만의 희미한 냄새를 탐지하게 해주는 목걸이.
원리는 이러하다. 늑대의 후각을 이식한 목걸이의 알맹이에 성질까지 (오크의 단조를 통해) 부가하여, 특정한 냄새를 맡는 순간 알맹이가 진동하고, 붉은 빛을 발산하는 식.
이것은 시중에 판매되는 보통 마법 아티펙트와 비슷한 면이 있긴 하지만, 스킬 하나가-비록 하향적용 된다 하더라도- 통째로 적용되는만큼, 여타 보통 아티펙트의 성능은 가벼이 초월할 터.
지금은 일단 하나 만드는데도 벅차고, 갑작스런 일이 생겨 그다지 실용성이 있는 물건이 아닌 수사용 물건을 만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이런 제조과정 자체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더욱 괜찮은 물건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테니 별 상관은 없다.
게다가 숙련도도 무지막지하게 오르고.
“···크응.”
고블린 폼인 김세진은 평범했던 목걸이에 사력의 힘을 다해 마력문신을 새기고, 오크의 단조로 마무리까지 지었다. 이게 벌써 13번째 시도. 이번에도 안 되면 오늘은 그냥 포기하자···.
“···흡!"
그는 대기중의 수분 성질을 조절하여, 최대한 뱀파이어와 비슷한 냄새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맡기만 해도 순간적인 분노를 야기시키는 비릿한 내음.
스물스물- 냄새가 서서히 퍼져나가 목걸이에 닿자, 별안간 목걸이가 선명한 붉은색으로 발하기 시작했다.
“됐다!”
어느새 다시 인간이 된 김세진은 목걸이를 부여잡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나를 너무 많이 사용했기 때문일까, 순간 아득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허나 쉴 틈은 없었다.
똑똑똑-
-특수경찰국장입니다.
오늘은 유백송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으니.
인간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확인해보니, 4시간. 충분하다.
그는 퍼뜩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어주려다가, 순간 멈칫했다.
‘..맞다 향기.’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 일으키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향기를 맡는 주체가 ‘수인’이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게다가 유백송은 전 세계에서도 여덟 개체밖에 없는 1세대 수인, 즉 '순수한 수인'중 한 명. 여타 수인보다도 감각이 예민한 만큼 이 향기가 조금 치명적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별 문제 없겠지?’
그러나 이런 향기따위의 유혹을 견뎌내지 못하면 그건 신수가 아니지. 그는 긴장을 풀고서 문을 열었다.
< 20. 사구 (3) > 끝
ⓒ 지갑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