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전조 (2) >
새로이 얻은 스킬을 확인할 틈도 없었다.
오크 대전사로 진화하자마자 ‘역전의 전사’가 한번 더 가동되었다. 그 즉시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던 체력이 용솟음치듯 차오르고, 전신에는 참을 길 없는 힘이 뜨겁게 분류했다.
“──!”
세상을 통째로 뒤흔드는 포효를 내지르며, 오크가 메이스로 허공을 강타했다.
콰아아앙─!
허공에서부터 발생한 충격파가 반월모양으로 퍼져나가며 경로에 닿는 모든 몬스터를 먼지로 바스러뜨렸다. 과연 재규어와는 격이 다른 위력이었다.
그렇게 단지 단 한번의 일격으로, 몬스터로 가득했던 전방이 깨끗하게 비워지게 되었다.
허나 아직 하나가 남아있다.
오크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등 뒤로 돌아섰다.
갑작스레 반전한 오크의 기세에, 인면사자는 살짝 물러서서 그 경과를 지켜보았다. 마치 탐색이라도 하는 듯, 촉수를 닮은 기묘한 꼬리를 살랑이며.
그러나 오크의 본능은 그따위 간을 보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크는 은행의 타일을 개박살내며 사자에게로 돌격했다. 비대하고 육중한 몸체와는 대조되는 쾌속의 질주.
그 야만스런 기습은 회피할 틈도 없어, 맨티코어는 치닫아오는 오크의 메이스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우지끈-!
이것이 마지막 강타, 한계까지 쥐어짜낸 힘은 사자의 몸통과 그 인면을 분리시켜버렸다.
철벅철벅- 몸과 머리가 분해된 맨티코어의 끈적한 선혈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
“······.”””
그 이후에는 오직 적막 뿐이었다.
대전사로부터 넘쳐나오는 흉흉한 기운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 아래격의 몬스터들은 감히 이곳으로 다가올 수조차 없었고, 그 덕분에 은행은 급박한 사태와 어울리지 않는 한적한 고요를 꽤 오랫동안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
허나 김세진의 상황은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않았다.
‘···출혈이 멎질 않는다.’
잠시 비틀거리며 후유증을 견뎌낸 세진은 힘겹게 호흡을 고르다가, 이내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는 시민들의 넋 나간 시선을 받으며 은행 밖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갔다.
역전의 전사를 두번이나 사용하고, 무리하게 강타를 남용한 탓일까.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고 시야가 흐리멍텅해졌다. 그럼에도 그는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헤맸다. 이대로 기절이라도 하면 여태 쌓아온 인생이 사라지게 된다. 그것만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그는 필사적으로 걸어 반파된 건물을 발견했다. 그는 그 잔해 속에 숨어들어 다시한번 지켜보는 눈이 없나 확인했다. 다행히 없었고, 만약 있다 하더라도 이제는 시간이 없다.
몸을 숨긴 그는, 이내 아주 오랜만에 흑색늑대가 되어 선풍의 질주를 사용했다. 늑대는 마치 검은 빛살처럼, 안락한 집을 향해 신속히 쇄도했다.
* * *
사태의 양상은 반년 전 서울에서 발생했던 몬스터 강습때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사후 진상조사의 결과, 그 어디에도 ‘균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몬스터가 도심으로 습격해오는 방법은 두가지다.
도심 근처의 균열이 크게 벌어져 그 안의 몬스터가 해일처럼 밀려나오거나, 아니면 몬스터 필드 이외의 지역에서 떠도는 일명 ‘야생 몬스터’가 우연찮게 지역 경비대에게 들키지 않고 도심까지 걸어오거나.
균열의 흔적이 없기에 전자는 소거. 허나 후자라고 하기에도 몬스터의 숫자가 너무 많아, 정부는 물론 UN에서 파견해온 탐사팀도 이 원인의 실마리조차도 발견해내지 못했다.
또한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전문가들에게는 혼란을, 대중에게는 열광을 불러일으킨 파격적인 뉴스까지도 전해졌으니.
─CCTV에 찍힌 괴물오크의 영상입니다. 오크가 메이스를 휘둘러가며 몬스터를 도륙, 마치 은행 안에 갇힌 사람들을 보호하는 듯한 행동을 하죠. 그리고 이건 은행 안에 갇혔던 한 남학생이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인데요. 은행 안에서의 경과가 더 자세히 찍혀 있습니다.
몬스터 필드에서 수 많은 기사에게 좌절을 선사하던 괴물오크, 그는 이제 수 많은몬스터로부터 시민을 지켜낸 영웅오크가 되었다. 표창장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하하. 괴물오크라고 말하니까 실시간으로 교정요청이 들어왔네요. 죄송합니다. 영웅오크로 정정하겠습니다. 근데, 영웅오크라 하니 왠지 무슨 게임이나 전설 속 이야기 같지 않습니까?
─네, 허허. 그렇네요. 근데 여기서 또 재미있는 것이, 이 영웅오크가 등장함에 따라 요즘 유명한 오크 대장장이도 이상한 재조명을 받고 있더군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두 명의 오크라나요?
거의 모든 TV프로그램에서 오크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TV뿐만이아니었다. 인터넷도, SNS도, 그리고···.
“되게 신기하네요. 영상보니까 저 오크 턱수염이랑 머리카락도 꽤 길던데, 아마 재규어 이상으로 성장한 것 같아요. 저 놈 분명 특별한게 뭔가 있긴 있는데.. 한번 만나보고 싶네.”
세진의 침대 옆에 앉아서 태연히 귤을 까먹고 있는 하젤린도 마찬가지였다.
“오크···끙, 오크를 털로 분간이 가능합니까? 그거 리치만 그런 거 아니었어요?”
그는 목소리를 낼 때 마다 느껴지는 옆구리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하젤린은 바로 옆에서 끙끙대는 그에게는 아무런 눈길도 주지 않고, 오로지 TV에만 열중하며 대답했다.
“그럼요. 세진 씨, 대전사 실제로 못보셨죠? 걔냬들이 얼마나 멋진데요. 길게 자란 턱수염, 뒤로 묶은 긴 머리. 오크에게 머리카락이랑 수염은 경험과 강함의 상징이에요.”
“그건 또 몰랐네. 근데, 이거 제가 만든 포션맞아요? 으.. 아픔이 안 가시는데요.”
세진이 앓는 소리를 내며 옆구리를 매만졌다. 지금은 오크 대전사 폼일 때 입은 부상이 인간형일때도 그대로 남은 상태.
거동이 불편해 직접 포션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이 부상은 심각해서, 그는 대충 변명을 둘러대며 하젤린에게 포션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헌데 직원이 아닌 하젤린 본인이 직접 온 건 예상외였다.
“네. 용아병한테 베이셨다면서요. 용아병의 뼈칼은 낫기 힘든 상처니까 어쩔 수 없어요. 참아내세요. 냠.”
하젤린은 말을 하면서도 연신 귤을 한 조각씩 떼서 집어삼켰다. 우물우물- 작고 고운 입이 위 아래로 앙증맞게 움직인다.
“···이제 가셔도 될 것 같은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진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집에 온 지 벌써 30분째, 20여개에 달하는 귤을 쉬지않고 드시고 계신다. 포션을 가져와 준건 고맙지만··· 이제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남은 귤도 얼마 없고.
“네? 아뇨 괜찮아요. 이상하게 여기 오니까 마음이 편해지네··· 냠.”
“···”
“냠. 냠냠.”
뭐라 말하려던 세진은 잠시 행동을 멈췄다. 역시 엘프라는 것인지, 그녀는 단지 귤을 먹는 것 뿐임에도 화보의 한 장면 같았다.
“얌남.”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상한 소리만 빼고는.
“···이제 좀 가세요. 늦었는데.”
그렇게 그녀가 귤을 먹는걸 관찰한 지 5분정도 지났을까. 세진이 다시금 부탁했다.
“아뇨 괜찮아요. 오늘 한가해요. 어차피 난리 터져서 알케미하우스도 잠시 쉬게 될 것 같고.. 여기 있으니까 왠지 마음이 편하네.”
그 태연한 대답에 세진의 눈썹이 절로 찡그려졌다.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정 부담되시면 30분만 더 있다 갈게요.”
세진이 남은 시간을 확인해봤다. 2시간 23분. 조금 여유가 있긴 하니, 그는 그나마 안심하고 다시 편안히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정확히 30분 뒤, 하젤린은 아프지 마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
전문가들이 우려한대로 이 몬스터 사태는 단발성이 아니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소~중규모의 몬스터 습격사건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이상 발생했고, 결국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비상상태를 선포함과 동시에 모든 기사단에 상비(常備)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국가가 비상상태에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관심은 오롯이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선량한 몬스터’.
대중들은 혼란속에 등장해 시민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괴물오크에 열광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NS와 커뮤니티사이트는 영웅오크에 관한 새로운 소식들을 퍼다 나르기에 여념이 없었고, 몬스터 학계 또한 괴물오크를 주제로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가’ 혹은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몬스터’에 관한 진중한 토론을 시작했다.
‘뭐야 이게.’
그러나 이러한 뜨거운 반향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어이없을 뿐이었다. 그는 오크를 찬양하는 기사와 댓글을 훑어보며 연신 헛웃음을 내뱉었다.
-똑똑.
그러는 와중에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세진이 들어오라 말하자, 조한성이 보고서를 품에 안은 채 터벅터벅 걸어왔다.
“무슨 일이죠?”
“아탄이 버전 2.0 구매요청서입니다. 단체장님 말씀대로 그 판매대상을 전세계로 확대했기에, 여러 국가의 수백 개소 기사단에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당장미팅을 잡아도 적어도 한 달은···”
“아. 그건 한성 씨가 알아서 해주세요. 홍보팀 팀장이시니까.”
“···예?”
조한성은 자신이 무언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요즈음 아탄이는 현물적 가치만 해도 수백억 이상. 그러나 현재 아탄이의 존재유무가 기사단의 위신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점을 생각하면, 실질적 가치는 천문학적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오죽하면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아탄이를 타국가와의 외교에 활용할 수 있게 정부에 판매해달라, 는 반부탁 반협박까지 해왔을 정도니까. 이른바 아탄이 외교라나?
헌데 왜 그 거대하고 중요한 사업을 저렇게 별거 아니라는 듯, 고작 홍보팀 대리였던 자신에게···
“근데 한성 씨. 여기 앞에 좀 앉아보세요.”
“네?”
“빨리.”
“아, 예. 예.”
조한성은 약간 정신이 멍했지만, 그래도 세진의 바로 앞자리로 가서 앉았다. 세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분 좋은 향내가 한성의 마음을 약간 진정시켰다.
“한성 씨 최종학력이 몬스터인류학과 박사. 맞나요?”
“네. 학사때는 경제학과를 복수전공했습니다.”
“음. 좋네요. 그래서 그런데···.”
세진이 뒷목을 긁적이며 살짝 고민했다. 이걸 이렇게 쉽게 말해도 되나, 싶은 표정이었다.
“···있잖아요. 만약 몬스터를 길들였다고 하면. 언론과 대중, 정부가 어떻게 생각할까요?”
조한성이 고개를 갸웃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였기에, 당연히 장난이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김세진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
“그, 그러니까 몬스터와 대화를 하실 수 있다는 말이십니까?”
“···예, 뭐 그런 셈이죠. 제 스킬 중 하나라고 보시면 돼요.”
김세진이 그렇게 말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표정의 조한성이 그를 뒤따랐다.
“근데 어떻게 그리핀을 길들이신 겁니까? 흉폭하기로 유명한 몬스턴데.”
“우연히 알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새끼때부터 말을 걸면서 세뇌했죠. 제가 이 능력으로 약간의 강제력도 행사할 수 있거든요.”
띵- 엘리베이터가 옥상에 도착했다.
사옥의 옥상구조는 특이했다. 하늘은 탁 틔어 있지만, 사방이 불투명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은 불가능. 당장 일주일 전부터 시공을 한 결과물이지만··· 이게 설마 그리핀을 위해서 였을 줄이야.
조한성이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예요. 저기 동굴처럼 생긴 곳에서 살고있죠.”
세진이 옥상의 한 켠에 있는 어둡고 깊은 인조동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고있자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저 놈을 옮기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지...
“솔직히 조금 오랫동안 숨기려고 했어요. 근데 이번에 오크 사건으로 때마침 ‘인간이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지’가 화제가 됐더라고요. 딱 시류에도 맞고, 또 이번이 아니면 영영 공개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동굴 안에서 기묘한 진동이 울렸다.
“으헛!”
조한성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동굴에서 전해지던 울림은 점점 진해지더니, 마침내.
-끼엑.
그리핀 한 마리가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곱고 단정하여 고결하게까지 느껴지는 순백의 머리털과, 강맹하고 튼실한 사자의 몸. 저 신비한 생명체는, 확실히 야생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그리핀이 맞았다······.
“···”
조한성의 뇌가 잠시 작동을 중지했다.
“일단 온순하긴 해요. 이름은 머핀이에요. 그리핀 뒤 두글자를 땄는데, 리핀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심심해서.”
사고가 정지한 조한성을 뒤로하고, 김세진은 머핀이에게로 천천히 다가가 그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한번 의념을 흘려 보냈다.
‘사람은 너의 친구다. 조한성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조한성은 네 친구다.’
“한번 만져보실래요?”
세진은 혹시 모를 안전장치까지 단단히 걸어두고서 한성을 불렀다.
순간 한성은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로 놀랐으나, 그의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학자의 집념이 먼저 반응했다. 단지 취업을 위해. 먹고 살기위해 제쳐 둘 수 밖에 없었던그 무엇인가가, 한성의 다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꿀꺽
저도 모르는 사이, 그는 어느새 그리핀의 목전까지 다가가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머핀이는 어떠한 적대감도 드러내지 않았다. 단지 눈을 감고, 새로운 사람을 고요하게 받아들일 뿐.
쓰담쓰담.
그렇게 그는 그리핀의 머리를 매만지는 데 성공했다.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어때요. 괜찮죠?”
“네. 그렇··· 그렇네요.”
김세진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자신과 함께 이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이 필요했었는데··· 여기 그 적임자가 있었다.
“오··· 옳지. 그래.”
그리핀을 매만지는 조한성의 동공은 어떠한 열망이 불타올랐다.
“조한성 씨. 기왕 이렇게 된 거. 몬스터연구팀 팀장까지 맡아보실래요? 월급은 두 배로 드릴게요. 원하면 더 드릴수도 있고.”
세진이 악마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조한성에게, 그 미소는 오직 천사로만 비춰질 뿐이었다.
*
김세진이 떠나고. 조한성은 벅찬 가슴을 안고 머핀이를··· 어디갔어?
“···음? 뭐야, 머핀아?”
한성의 부름에 머핀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녀의 주둥이에는 공 하나가 물려 있었다.
“놀자고?”
한성이 미소를 지으며 그 공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머핀이는 그 공을 한쪽 구석으로 훽 내던지더니, -끼에엑
“으아악!”
날개를 크게 피며 조한성을 위협했다. 김세진이 있을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왜, 왜.”
머핀이는 앞 발로 공을 가리키며 연신 그를 위협했다. 대충 어느 뜻인지 이해한 그는 후다닥 달려가, 멀리 튕겨나간 공을 잡아들고 그녀에게로 돌아왔다.
“자.”
-그릉.
그제서야 만족한 듯. 머핀이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한성에게 자신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을 수 있는 권리를 하사했다.
“그.. 그래. 옳지.”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녀는 다시금 공을 물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멀리. 옥상의 바깥으로 내던졌다.
“······”
포물선의 궤적을 그리며, 공은 사옥 바깥의 수풀 속으로 떨어졌다. 그 잔악한 행위에 한성이 입을 떡 벌린 채 멍하니 있기만 하자, 머핀이는 그에게로 슬금 슬금 다가가서.
-끼에에엑!
날개를 쫙 피며 재촉의 의미가 담긴 계명성을 내질렀다.
< 17. 전조 (2) > 끝
ⓒ 지갑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