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0화 (200/231)

200화

“으왓……."

생각보다 엄청 가깝다.

눈앞의 무시무시한 광경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지간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서지한조차 말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게다가 크다.

엄청나게 거대했다.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놈의 끝이 어디인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생물이라기보다 마치 지역을 세는 단위가 어울릴 것 같은 거대함이다.

온갖 기운이 휘몰아치는 거대한 구멍.

그것이 가까이에서 포식자를 마주한 첫 느낌이다.

포식자의 이빨이라고 생각했던 새하얀 것은 구멍에 빨려 들어가는 빛이 충돌해 산란하며 일으킨 것이었다.

사실 쿠와아아 라든가 크르르 같은 괴물다운 소리가 들릴 거라 생각했는데, 몹시 고요했다.

어쩌면 우주라 소리가 안 들리는 걸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생각보다 훨씬 무생물 같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동안 만났던 보스 몬스터들이 더 괴물다웠다.

나를 죽이고자 하는 살기도, 위협도 느껴지지 않았다.

포식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그저 탐욕이었다.

마주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또 무한히 먹어치우고 싶어 하는 욕망.

해일이 바닷가의 사람을 공격하고자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듯, 포식자 또한 지구를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솔직히 나를 인식하지도 못 하는 것 같았다.

서지한 또한 비슷한 생각이 들었나 보다.

“우릴 지나쳐서 지구로 가지는 않겠지?”

발밑에 펼쳐진 푸르스름한 지구를 내려다보며 그가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포식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먹어치우느라 멈춰 있는 것이었다.

뭘 먹고 있는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눈앞의 게이지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시스템이 펼쳐준 내 방벽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포식자가 이걸 다 먹기 전에 해치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방어벽이 깨지는 순간 내가 먹히고, 그다음으로는 우리 뒤에 있는 지구가 먹히겠지.

오싹해졌다.

“시작할게요.”

나는 인벤토리에서 S급 마력 증가 포션을 하나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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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한 S급 마력 증가 포션으로 인해 마력이 721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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