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으왓……."
생각보다 엄청 가깝다.
눈앞의 무시무시한 광경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지간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서지한조차 말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게다가 크다.
엄청나게 거대했다.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놈의 끝이 어디인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생물이라기보다 마치 지역을 세는 단위가 어울릴 것 같은 거대함이다.
온갖 기운이 휘몰아치는 거대한 구멍.
그것이 가까이에서 포식자를 마주한 첫 느낌이다.
포식자의 이빨이라고 생각했던 새하얀 것은 구멍에 빨려 들어가는 빛이 충돌해 산란하며 일으킨 것이었다.
사실 쿠와아아 라든가 크르르 같은 괴물다운 소리가 들릴 거라 생각했는데, 몹시 고요했다.
어쩌면 우주라 소리가 안 들리는 걸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생각보다 훨씬 무생물 같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동안 만났던 보스 몬스터들이 더 괴물다웠다.
나를 죽이고자 하는 살기도, 위협도 느껴지지 않았다.
포식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그저 탐욕이었다.
마주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또 무한히 먹어치우고 싶어 하는 욕망.
해일이 바닷가의 사람을 공격하고자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듯, 포식자 또한 지구를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솔직히 나를 인식하지도 못 하는 것 같았다.
서지한 또한 비슷한 생각이 들었나 보다.
“우릴 지나쳐서 지구로 가지는 않겠지?”
발밑에 펼쳐진 푸르스름한 지구를 내려다보며 그가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포식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먹어치우느라 멈춰 있는 것이었다.
뭘 먹고 있는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눈앞의 게이지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시스템이 펼쳐준 내 방벽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포식자가 이걸 다 먹기 전에 해치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방어벽이 깨지는 순간 내가 먹히고, 그다음으로는 우리 뒤에 있는 지구가 먹히겠지.
오싹해졌다.
“시작할게요.”
나는 인벤토리에서 S급 마력 증가 포션을 하나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섭취한 S급 마력 증가 포션으로 인해 마력이 721 증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