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아니, 세상에 이게 다 뭐예요? 다른 아이템들 세트 효과도 이런 식이에요?”
“그럴 리가 없잖아. A급 민첩성 중심 장비 아이템 세트라고 하면 세트 효과로 민첩성 10% 증가가 추가로 붙는 정도야.”
서지한이 당치도 않다는 듯 대답했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저 너무 놀라고 어처구니가 없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을 뿐이다.
“B급이면 뭐 7% 증가, C급이면 5% 증가 같은 느낌이지.”
덧붙이는 서지한의 말을 들으며 나는 눈앞의 메시지 창을 거듭 반복해서 읽었다.
몇 번을 읽어도 너무나 파격적인 성능에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그런데 세트 아이템 효과는 전부 동일한 걸까요?”
“으음, 확인해봐야겠는데. 세트 효과 하나씩 불러줄래?”
“일단 투명화가 있고요……."
우리는 서로의 세트 효과를 비교해보았다.
결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큰 흐름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투명화, 환경 초월, 능력치 증가까지는 모두 동일했다.
다만 그 외의 효과는 차이가 좀 있었다.
서지한이 착용한 키르기스 장비 세트의 경우 마력 폭주 신체 손상 옵션이 없었다.
아마 마력 중심 장비 세트가 아니어서 그런 거겠지.
대신 대미지에 의한 신체 손상 경감 옵션이 달렸다.
그 외의 옵션은 재료로 쓰인 보스 몬스터의 특징을 약간 반영한 것 같았다.
그림자를 오가던 이노기스의 경우 그림자 계열 스킬을 무시하거나, 구속 계열의 스킬을 무시했다.
거기에 상태 이상도 막아주고 은신에 대한 감지 기능도 있었다.
이노기스 세트의 콘셉트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한 마리 자유로운 사자처럼!’일까.
반면 서지한의 키르기스 세트는 압도적인 단단함을 자랑하는 옵션이 달려 있었다. 30% 확률로 무조건 대미지 무효 판정 같은 옵션이 그 예시다.
콘셉트는 ‘아무튼 단단하게, 엄청나게 단단하게!’같다.
과연, 어떤 공격에도 끄떡도 안 하던 외피를 가진 키르기스! 정말 잘 어울린다.
옵션 점검이 끝났으면 이제 기능을 체크해 볼 시간이다.
옵션 순서대로 먼저 투명화를 써봤더니 옷 부분부터 투명해졌다. 그러곤 옷이 덮지 못 한 신체까지 투명화가 번져 나갔다.
“오, 진짜 되네요.”
다시 투명화를 풀었다. 그동안 서지한은 고민 어린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 투명화는 그렇다 치고……."
“네?”
“환경 초월 봤어?”
아, 그랬지.
처음 보는 옵션이 하나 있었다.
환경 초월. 그 단어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의미를 모르겠다.
그러나 다행히 상세 설명을 볼 수 있었다.
부가 효과 : 환경 초월
상세 : 사용자가 속한 세계에 한하여 외부 환경에 의한 신체 이상이 발생하지 않음.
대상 : 저온, 고온, 저압, 고압, 수중환경, 우주환경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