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78화 (78/231)

078화

마침 번개가 쳐서 그런지 분위기는 무슨 서부극의 한 장면 같다.

할아버지의 끝내주는 발음과 억양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 까짓 거.

나도 갱스터인 척 한번 해보자.

번개까지 치면서 대자연이 자리를 깔아주잖아.

이 분위기에서 ‘안녕하세요. 암거래 장물 사러 왔는데요. 넵, 감사합니다’ 이럴 수는 없잖아.

할아버지의 영화 같은 영어 발음에도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마켓에서 미리 소통 유과를 몇 개 사두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소통 유과를 하나 꺼내 개봉한 뒤, 반으로 갈랐다.

소통 유과를 쪼개는 감촉은 언제나 좋네.

파삭하고 부서지는 가벼운 파열감이 진짜…….

아무튼 할아버지에게 나는 한쪽을 내밀었다.

내가 하는 것을 가만히 보던 할아버지는 천천히 유과 조각을 받아 익숙한 듯 입에 던져 넣었다.

나도 나머지 반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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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소통 유과’의 효과가 적용됩니다.

‘아이템: 소통 유과’: 지속시간 59분 5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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