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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 컷-39화 (39/49)

러프 컷   39편

<--  --> 뜬금없이 거론된 이름에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선우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혹시 이 일에 태형이도 관련된 건가요?”

“정황상 그래요. 진술할 사람은 찾아놨고 최대한 많은 물증을 확보하려 움직이고 있어요.”

할 말이 없었다. 선우는 아득한 기분을 느꼈다. 현석은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두 눈을 깜빡거리다 굼뜬 음성으로 되물었다.

“잠깐만. 갑자기 여기서 이태형이 왜 나와?”

선우는 짧은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저와 같은 대학교를 다녔고 한때 사귀었습니다.”

현석이 소리 없이 헉 하고 입을 크게 벌렸다. 현석이 저와 해경의 관계를 모르는 것 같지 않아 꺼낼 수 있는 얘기였다. 동시에 그는 이제 선우에게 있어 믿을 수 있는 사람의 범주에 들어서 있기도 했다.

“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아직 안 좋은 감정이 남아있는 듯하고요.”

선우가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먼저 헤어지자며 끝을 고한 건 태형이었고 이별을 받아들였으니 다 정리된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태형에겐 여전히 지저분한 불순물 같은 감정이 남아있는 듯 보였고 선우로선 그게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일견 무덤덤해 보이는 얼굴 속에 어둡게 가라앉는 선우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해경은 잠시 침묵했다. 지금 선우가 느낄 감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차마 다 짐작하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태형에게로 향할 감정이 부정적인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나 해경은 그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선우가 지금 깊은 생각에 잠겨 과거의 연인이었던 이태형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해경은 그를 저지하듯 마치 선우에게 통보하듯이 말했다.

“기자와 이태형 사이에 오고 간 게 있다는 걸 알았으니 기사 고소와 별개로 앞으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낼 거예요. 그 외에 이태형과 관련 있는 지저분한 소문들도 사실 여부를 확인할 거고.”

그 말에 선우의 고개가 들렸다. 다시금 제게로 향하는 시선을 바라보며 해경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물론 내가 직접 한다는 건 아니고 그 일은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이 진행할 겁니다.”

아는 분들이라는 비교적 광범위하면서도 간접적인 표현에 실체를 아는 현석이 한마디 덧붙이려다 선우를 보곤 꾹 눌러 삼켰다.

“뭐 능력 있는 놈이 손 거든다니까 든든하고 좋긴 하네. 거기에 월급도 따로 안 챙겨줘도 되니 나야 땡큐지.”

일단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결론이 나오자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데도 선우는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졌다. 해경의 말대로라면 이제 곤란에 처해질 사람은 태형이었다. 나아가 이제 그는 배우로서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어지러운 감정이 일었지만 신기하게도 그에 안타깝다거나 연민이 들지는 않았다.

“이현석.”

한차례 환기된 분위기 속에 가볍게 내려앉은 정적을 깨고 해경이 그를 불렀다.

“왜.”

“잠깐 사무실 좀 빌리자.”

그 말에 선우와 현석 모두 남자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그게 뭔 소리냐.”

“나가면 둘만 따로 있기가 힘들어서.”

해경이 흘긋 선우를 바라보았고 현석이 그 시선을 따라가다 애매하게 우물거렸다.

“...나보고 지금 나가라고?”

“5분만. 부탁할게.”

현석이 잠시 해경을 향해 ‘뭐 이런 새끼가’싶은 어이없는 눈길을 보냈다. 회사 대표 보고 대표실을 5분만 나가있으란다. 부탁이라고 하긴 하지만 어딘가 영 찜찜했다. 현석이 소파 팔걸이에 걸쳐져 있던 손을 애매하게 말아 쥐었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순간 애먼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 선우의 귀가 벌게진 것을 보자 자리를 비켜줘야겠구나, 하고 순순히 수긍하는 현석이었다.

“그냥 대화만 할 거야.”

해경이 뭐가 걱정이냐는 듯이 태연하게 덧붙였다.

“당연히 그래야지, 새끼야.”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현석이 선우를 돌아보며 젠틀하게 미소 지었다.

“그럼 편하게 대화 나누고 나와요.”

현석이 문을 닫고 나가자 조용해진 대표실 안으로 문밖에서 이어지는 대화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대표님, 어디 나가세요?”

“아니, 잠깐 휴게실에. 음... 휴게실 말고는 딱히 갈 데가 없겠죠?”

“예?”

“아니, 아뇨. 내가 알아서 쉬다가 올게요.”

현석이 사라진 듯 밖은 다시 잠잠해졌다. 잠시 사이를 두고 해경이 입을 열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농담하듯 가볍게 말을 던지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선우는 회사에 오기 전에 했던 생각을 솔직하게 꺼내 보였다.

“서피디님 요즘 많이 바쁘시기도 하고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또 말을 하더라도 소속사랑 상의한 후에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걱정 끼쳐도 되니까 다음부턴 이런 일 생기면 바로 말해요.”

선우가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선우씨, 나한테 소속된 사람이기도 하니까.”

소속사와 먼저 상의한다는 말조차 쉽게 넘기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선우는 얼굴이 조금 달아올랐다.

“이리 와 봐요.”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해경이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렸다. 설마 여기에서까지 무슨 일을 벌일까 싶으면서도 은근한 경계심이 뒤따랐다. 요 근래 알게 된 거지만 서해경은 스킨십을 꽤 좋아했고 한 번 그런 욕구가 일면 그다지 참는 기색도 아니었다.

“얘기할 게 있으면 그냥 여기에서...”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키스를 못하죠.”

해경이 눈웃음을 지으며 뻔뻔하게 말했다. 설마 싶었는데 정말로 대화만 할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선우는 괜히 마른침을 삼켰다. 선우가 다가오길 기다리듯이 해경은 더 이상 재촉하지 않고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굳이 기다릴 필요 없이 해경이 선우의 옆자리로 건너올 수 있을 텐데도 남자는 그러지 않았다. 선우는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했다. 얼마 전에야 깨달은 거지만 해경은 선우가 그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 꼼꼼히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의외의 기질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감독이라는 직업에서 비롯된 특성인 건지 알 수 없었다.

“선우야.”

그리고 언제부턴가 가끔씩 이렇게 이름을 부르곤 했다. 듣기 좋은 남자의 저음은 선우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럴 때면 선우는 꼼짝없이 그에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무엇이든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해경의 옆으로 다가가 앉으려는 순간 침착해 보이던 해경이 돌연 거칠게 선우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회사 괜히 소개해줬나 봐요. 진수 선배처럼 성실한 매니저가 늘 곁에 붙어있으면 나만 손핸데 말이죠.”

선우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힌 채 남자는 귓가에 뜨거운 숨을 뱉으며 속삭였다.

“이제 4분 남았는데 뭐 할까요.”

해경이 또 자신의 답을 유도하는 게 순간 조금 얄미워서 선우는 가까이 있는 그의 목을 끌어당기고는 입술 위를 슬쩍 핥았다.

“이런 거요.”

예상하지 못한 선우의 행동에 놀란 듯 눈을 조금 크게 뜬 해경이 이내 눈가를 접으며 웃었다.

“입 벌려요.”

선우의 입술이 슬쩍 벌어지자 곧바로 뜨거운 남자의 혀가 밀려들어왔다.

“이태형은 계속 실검 1위네.”

진수의 중얼거림에 대본을 보고 있던 선우가 그를 슬쩍 돌아봤다.

“그런 걸로 1위 하는 건 뭐 하나도 안 부럽다.”

민정이 한마디 거들며 오늘 가져온 의상 품목들을 한 번 더 체크해나갔다.

“누가 부럽대. 그냥 그렇다는 거지. 방송용 이미지 진짜 하나도 믿을 거 못 된다더니.”

아침부터 태형과 관련한 기사가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몇몇 기자에게 지나친 접대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방송 출연을 대가로 익명의 PD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까지 새롭게 제기되었다.

“아악! 바지 하나 밴에 두고 왔나 보다. 진수 오빠, 키 좀 주세요.”

민정이 차키를 받아 대기실을 나가자 대기실 안은 좀 더 조용해졌다.

“아이고, 성접대까지. 가지가지 했네.”

선우의 눈썹이 움찔했다. 태형이 한 일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고도 다양했다.

“그래도 선우 너한텐 참 다행이지 싶다.”

선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대본을 내려놓고 진수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이태형이 이런 놈인 거 이번 기회에 다 밝혀졌으니 너 억울하게 누명 쓴 거도 자연스럽게 풀릴 거 아냐.”

진수의 말이 맞았다. 예상했던 대로 해당 기사를 작성한 인턴 기자와 잡지사를 상대로 고소하기로 했지만 그 소식은 오히려 선우의 이니셜 기사가 돌아다닐 때보다 관심이 적었다. 선우가 누명을 벗는 데엔 오히려 태형의 역할이 컸다. 정확히는 그의 혐의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부터였다.

선우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휴대폰을 들어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여전히 이태형이었다. 뉴스 섹션에 들어가자 상단에 관련 기사가 있었다.

‘인기 배우 이태형, 기자 및 PD 상대로 부정청탁 및 성접대 의혹’

헤드라인 밑으로는 예능 프로 녹화 스케줄이 급작스레 취소된 이태형이 후드를 뒤집어쓴 채 방송국 후문을 빠져나오는 모습의 기사 사진이 실려 있었다. 선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인터넷 어플을 종료하고 다시 대본을 집어 들었다. 곧 있으면 드디어 ‘시차’의 첫방송이 전파를 탈 예정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지저분한 인연의 고리를 매듭짓고 선우를 또 다른 시작으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다시 이어진 며칠간의 지방 촬영은 근처에 숙소까지 빌려 진행되고 있었다. 강당에서 스태프들 사이에 껴 밥을 먹고 돌아온 선우는 양치를 한 뒤 가볍게 운동이라도 할 겸 방을 빠져나왔다.

“식사는 잘 했어요?”

복도를 걷고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조금 피곤해 보이는 해경이 서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첫방송을 앞두고 해경은 누구보다 쉴 틈 없이 일하는 중이었다.

“네, 방금 먹었어요. 어제도 밤새우셨다고 들었는데...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선우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해경이 부드럽게 웃었다.

“이번 휴일에 꼭 쉬어야 해서 꽤 무리한 건 사실이에요."

그 말에 선우의 얼굴이 미미하게 달아올랐다. 선우의 집에서 그가 자고 갔던 날, 돌아오는 휴일엔 해경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었다.

"그래도 아직은 버틸 만해요. 잠깐 시간 괜찮아요?”

해경의 물음에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됐네요. 둘이서 느긋하게 꽃구경이나 가죠.”

서해경과 꽃구경이라는 단어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감과 기묘한 조화로움이 공존했다. 그나저나 촬영장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둘이서 꽃구경이라니, 그게 가능할까. 선우의 의문 어린 시선을 마주하면서도 해경은 그저 조용히 웃어 보일 뿐이었다.

의외로 해경이 선우를 이끈 곳은 방송국 스태프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는 한 건물의 옥상이었다.

“와아.”

문을 열자마자 선우는 어린아이처럼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벚나무는 꽃이 만발한 채 옥상 난간을 넘어 가지를 펼치고 있었다. 건물의 높이 때문에 나무는 우러러볼 만큼 높은 곳에 있지 않고 나란히 서 있다는 느낌을 줄 만큼 낮고 가까운 곳에 있었다. 정작 옥상에는 화분 하나 없는데도 화려한 꽃의 정원으로 걸어들어온 것 같았다.

“데려온 보람이 있네요.”

해경이 만족스러운 어조로 말하자 눈앞의 풍경을 홀린 듯이 바라보던 선우가 들뜬 기색으로 돌아봤다.

“아름다워요.”

별다른 꾸밈이 없는 선우의 표현은 단출하다거나 성의 없다기보다는 오히려 정확한 진심에 가까워 보였다. 드넓게 팔을 벌린 벚나무 곁으로 다가서자 꼭 품속에 안긴 것만 같았다.

“피디로서 탐나는 그림이네요.”

선우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풍경이라면 어떤 장면을 찍어도 꽤 근사하게 나올 것 같아요.”

“내가 말한 그림은 벚꽃보다 선우씨가 거기 있는 게 중요한데요.”

해경이 웃으면서 말했다. 선우는 그에 무어라 반응하려다 해경이 무의식적으로 눈가를 만지는 것을 보곤 말을 꺼냈다.

“봤으니까 이제 내려가죠. 잠깐이라도 쉴 수 있을 때 쉬세요.”

“나한텐 지금 이게 쉬는 거예요.”

그 말을 증명하듯 피곤한 와중에도 해경의 얼굴엔 느긋한 즐거움과 만족감이 묻어났다. 선우는 어쩔까 고민하다 벚나무 아래쪽에 마련된 벤치를 발견하곤 그곳으로 다가갔다. 건물의 주인이 마음껏 벚꽃을 감상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것 같았다. 선우는 벤치 끝에 앉아 자신의 허벅지 위를 두드렸다.

“그럼 여기에라도 누우세요.”

선우의 고집에 해경이 작게 웃었다.

“더 이상은 거부하기 힘들겠는데요.”

해경은 벤치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선우에게로 향했다. 선우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고 눕자 만발한 벚꽃을 배경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름다운 이가 보였다. 해경은 손을 뻗어 선우의 뺨을 조심스레 매만졌다. 말없이 이어지는 그의 손길에 가만히 자신의 얼굴을 내어주던 선우는 뒤늦게 미친 생각에 급히 옥상 문을 돌아보았다.

“아, 그러고 보니 문을...”

“이미 잠갔어요.”

해경이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였다. 선우가 피식 웃고서는 손을 뻗어 반쯤은 장난스럽게 해경의 눈을 억지로 감기었다.

“한 시간 정도 여유 있으니까 눈 좀 붙이세요.”

해경이 선우의 손을 잡고 끌어내려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소리 없이 얽혔다.

“천국인 줄 알았더니 그 반대네요. 혹시 이런 데서 해본 적 있어요?”

해경의 입가에 걸린 짓궂은 미소를 바라보다 선우는 조금 웃었다.

“아뇨. 그리고 안 되고요.”

“갑자기 뭐가 안 되는데요.”

“지금 생각하고 계신 거요.”

해경은 장난처럼 아쉬워하는 한숨을 내쉬고는 자세를 틀어 선우를 향해 모로 누웠다. 해경의 긴 팔이 선우의 허리를 휘감고서 바짝 끌어당겼다. 해경은 선우의 옷이 부드럽게 이마에 스치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이렇게 안고 있으니까 좋네요.”

해경이 한없이 편하고 충만한 감각에 사로잡혔을 때 동시에 그동안 견뎌왔던 피로 역시 서서히 그를 잠식해가고 있었다. 해경 또한 그것을 느낀 듯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누구 소원대로 진짜 잠이 오는데요.”

남자의 목소리는 약간 가라앉아 있었다. 해경은 선우의 허리를 더욱 깊게 끌어안으며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다.

“드라마 빨리 끝내야겠어요. 연애하게.”

투정 같은 그의 한 마디에도 선우는 가슴이 설렜다. 눈앞에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도 자꾸만 시선은 잠든 해경의 얼굴로 향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두 사람만의 시간이 소중하고도 느리게 흘러갔다. 선우는 한 사람으로 인해 부지런히 떨리는 제 심장의 고동조차 풍경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스럽고도 귀하게 느껴졌다. 간간이 작은 바람이 불었다. 흩날리는 벚꽃들이 두 사람의 머리와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마치 지는 것이 아니라, 피어나듯이.

========== 작품 후기 ==========

올해 봄에 벚꽃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마지막 장면을 스케치했던 것 같은데 어느덧 겨울로 접어들었네요^^;

조금씩 손이 시려오는 이 계절에도, 여전히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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