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턴으로 산다는 것(1)
의진대병원 기숙사.
최기석은 방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의사가운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가운 가슴에 달린 호주머니에는 의진대를 상징하는 열쇠 마크가 새겨졌다.
그 위로는 최기석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박혔다.
얼마 전 있었던 인턴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했고 내일부터 병원에 출근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의사 생활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렸다.
"인턴이라······."
최기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인턴(Intern)
말 그대로 안을 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수련 과정은 1년이며 그동안 한 달마다 병원 내의 각종 과를 돌며 임상경험을 쌓는다.
과거 최기석에게 인턴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늘 다른 동기보다 먼저 일어나서 가장 늦게 잤다. 그럼에도 둔한 업무 능력으로 욕을 먹고 속칭 C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과거 진성대병원의 경우
일 잘하는 인턴을 A턴.
그럭저럭 업무처리 하는 인턴을 B턴.
속 터지게 일하는 인턴을 C턴으로 분류하곤 했기에.
"이제는 그럴 일 없지."
최기석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지금의 그는 다르다.
레지던트 3년의 내공을 그대로 가졌으며 피나는 노력으로 과거의 동기보다 뛰어난 성취를 이룬 경험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
그것은 그에게 히포크라테스의 눈과 각종 스킬들이 있다는 점이다.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발전시키고 새로운 스킬들을 얻을 수 있다면, 인턴 생활 중에서도 놀라운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방 바깥으로 나왔다.
지나가다가 방을 살피니 짐을 꾸리는 이들이 보였다.
합격자 발표 후 인턴들은 3박 4일의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그때 인턴들은 1년간 돌아야 할 과들을 배치받았다.
개중에는 첫 달부터 외부 파견을 나가는 인원들도 있었다.
"야!"
등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김건우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 밤에 어디 가냐?"
"그냥 산책 좀 하려고."
"같이 가자."
최기석은 김건우와 기숙사 근처 정원을 걸었다.
그러던 중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넌 어째 표정이 덤덤하다? 내일이 첫 출근인데 긴장 안 돼?"
"전혀."
"짜식. 센 척하기는."
김건우가 팔꿈치로 최기석의 옆구리를 슬쩍 건드렸다.
"나 진짜 재수 없는 것 같아. 첫 달부터 응급실 행이야. 졸라 빡셀 것 같은데."
"뭐든 어렵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지.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해 봐."
최기석이 말을 이었다.
"응급실 일 할 때는 딱 한 가지만 알아 둬."
"딱 한 가지?"
"그래. 너를 교통경찰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교통경찰?"
김건우가 이마를 찡그렸다.
교통경찰과 응급실 인턴의 일은 전혀 다르다. 비유를 들 생각이라면 좀 제대로 들 것이지······.
"네가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환자 증상을 파악하는 거랑 간단한 처치뿐이잖아. 아냐?"
"맞아."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건 환자를 파악한 후에 해당 과 선생님께 연락하는 일이지."
"······."
"그게 교통정리가 아니면 뭔데? 환자만 과에 잘 꽂아 넣으면 최소 면피라고."
"듣고 보니 그러네."
김건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최기석의 말은 응급실 업무의 핵심을 찔렀다.
실제로 인턴이 응급실에서 엄청난 처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인턴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환자를 1차적으로 대면하고 정보를 파악하는 일이다.
더불어 약간의 처치까지······.
"한마디 덧붙이면 내일은 별일 없어."
"뭐야. 이젠 족집게 행세까지 하시려고?"
"족집게 행세가 아니라 과학이다, 과학."
최기석은 웃으며 하늘을 가리켰다.
오늘은 유독 밤하늘이 어두웠다. 별과 달은 보이지 않았으며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내일 비 오잖아."
"그게 뭐 어쨌다고?"
"유비무환 몰라? 내일은 별일 없을 거고 아마 다음 날 근무자가 죽어날걸?"
최기석의 말에 김건우가 넋 나간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갑자기 척척박사가 됐대?"
"뭐. 여기저기서 주워들었지."
"말투는 꼭 네가 경험한 걸 이야기하는 것 같았는데?"
"어허. 파고들지 마. 다쳐."
최기석은 김건우의 어깨를 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격려를 사용했다.
[격려를 받은 대상의 감정이 밝아집니다.]
[면역력, 저항력, 재생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띠링!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하였습니다.]
[격려가 Lv.2로 올랐습니다.]
액티브 스킬
[격려 Lv.2]
- 따뜻한 한 마디로 환자 및 의료인의 감정, 면역력, 저항력, 재생력을 상승시킵니다.
- 레벨이 오를수록 다양한 수치가 증가하며 증가폭도 높아집니다.
- 격려 효과가 이틀까지 지속됩니다.
- 격려할 수 있는 사람 수가 다소 늘어납니다.
최기석은 김건우와 기숙사로 돌아갔다.
스킬 숙련도를 올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 사실이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격려 스킬의 빠른 레벨업.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딱 한 가지뿐이다.
격려 받아야 할 사람이, 힘들게 사는 사람이 그만큼 주변에 많다는 뜻이니까.
언젠가 격려 스킬이 필요 없는 날이 올 수 있을까.
* * *
지이이잉.
어둠 속에서 알람이 울렸다.
최기석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알람을 끄고 세면장에서 샤워를 했다.
콜폰을 비롯해서 다양한 물건들을 챙기고 가운을 입었다.
길이 들지 않은 빳빳한 가운.
가운에서 흐르는 차가운 섬유 냄새.
인턴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감회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최기석은 거울 앞에서 외모를 다듬은 후 기숙사를 떠났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위장관외과 병동.
이곳이 바로 최기석이 앞으로 한 달 동안 생활할 곳이다.
찰싹!
볼을 가볍게 두드리고 병동 안으로 들어갔다.
현재 시간은 오전 5시 30분.
복도 불은 꺼져 있었으며 스테이션에는 나이트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박소연 간호사가 최기석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위장관외과 수술방 업무를 맡게 된 인턴 최기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기석이 깍듯이 인사했다.
인턴은 보통 병동 인턴과 수술방 인턴으로 나뉜다.
병동 인턴은 병동 환자들에 대한 처치를 하고, 수술방 인턴은 수술실 보조로 들어간다.
"아. 새로운 인턴 선생님이구나."
"반가워요."
간호사들이 차례로 인사를 건넸다.
최기석과 가장 늦게 눈이 맞은 사람은 바로 책임간호사 한영희다.
한영희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최기석을 위아래로 훑었다.
"일 잘하세요. 우리 레지 선생님들 다 깐깐해요."
"네.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잘해야죠."
최기석은 둥그런 답변으로 대화를 넘겼다.
책임간호사의 임상경험은 의사라도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간호사에게도 기를 펴기 힘든 초턴(인턴 초반 시기)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차트랑 처치 물품 주세요."
최기석은 박소연을 응시했다.
일찍 온 김에 병동 처치를 직접 할 생각이다.
"여기요."
박소연이 건네 준 차트를 간단하게 훑고 병실로 향했다.
액팅간호사 진현아가 보조로 붙었다.
첫 번째 환자는 60세 환자 최미순, 필요한 처치는 ABGA(동맥혈 채혈)이다.
"자. 시작해 볼까요?"
최기석을 가운 소맷자락을 걷어 올리고 병실 불을 켰다.
최미순의 자리는 창가 쪽이다.
"할머님. 깨셨죠?"
"······."
"방금 저 힐끔 쳐다보셨잖아요."
"시방. 지금 피 뽑으려고 하는 거 아녀? 그러니까 그라제."
최미순은 쥐 죽은 듯이 누워 있다가 이내 일어나서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얼굴에 짜증이 덕지덕지 묻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안 아프게 놔 드릴게요."
최기석은 재빠르게 격려를 사용했다.
띠리링!
[스킬이 실패했습니다. 비호의적인 상대에게 격려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최기석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어째 말만 고로코롬 잘혀? 얼마 전에 뭐시기야. 그 얼굴 길죽한 총각이 바늘로 팔을 얼마나 찔러 댔는지 알아잉?"
최미순이 역정을 내며 팔을 내밀었다.
그녀의 팔에 멍 자국과 바늘 자국이 상당했다.
'피곤하네.'
최기석은 쓴웃음을 지었다.
예전 인턴 입장도, 할머니의 입장도 둘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인턴의 입장에서 ABGA, 즉 동맥혈 채혈은 꽤 어렵다.
피부 밑에 있는 정맥을 채혈하는 것과 달리 ABGA는 피부 깊숙하게 있는 동맥을 천자해야 한다.
이때 자주 사용하는 손목동맥.
이른바 요골동맥은 굵기가 얇기 때문에 살짝이라도 바늘이 어긋나면 채혈 실패다.
반면 할머니 입장에서는 졸지에 바늘 세례만 받았으니 짜증이 날 법하다.
"할머님. 저는 딱 한 번에 할게요. 그게 실패하면 돌아가고요."
"선생님! 환자하고 그런 약속 함부로 하시면 안 돼요."
최기석의 말에 진현아가 펄쩍 뛰었다.
"의사 총각. 정말이제? 딱 한 번에 놓을 거제잉?"
"네. 절 믿으세요."
"그럼 혀 봐."
"하아······."
진현아는 최기석과 최미순이 꿍짝을 맞추는 것을 보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어르신. 손 움직여 보세요."
최기석은 최미순의 요골동맥과 척골동맥을 압박한 채 최미순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피도록 했다.
이윽고 최미순의 손이 창백해졌다.
알렌 테스트.
요골동맥의 순환 여부를 살피는 시험으로, 손바닥이 계속 창백하거나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요골동맥에 천자하지 않는 편이 좋다.
"별 문제없으시네요."
최기석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요골동맥을 촉지했다. 그리고 동맥 주변을 소독한 뒤 주사기를 60도 각도로 눕혀서 동맥을 찔렀다.
푸우우욱!
바늘이 피부 속을 파고들었다.
등 뒤에서는 진현아가 숨죽인 채 최기석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주사위 몸통을 당기면 결과가 나온다.
혈액이 딸려 나오면 성공이고 아니라면 헛방.
만약 실패라면 최미순의 분노를 고스란히 받아 내야 하리라.
"됐다!"
진현아가 기쁨의 목소리를 냈다. 주사위 몸통으로 빨간 피가 차오르고 있었다.
최기석이 약속대로 한 번에 처치를 끝낸 것이다.
"주사 부위를 5분 정도 꼭 누르고 계세요."
"의사 총각. 잘하는디?"
최미순이 환하게 웃으며 최기석을 응시했다. 토라진 아이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앞으로도 총각이 계속 피 뽑아 줘. 알았제?"
"그럼요. 저만 믿으세요."
최기석은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두드렸다.
띠리링!
[과거의 영광 임무를 수행하셨습니다.]
[잠들어 있던 칭호, 뱀파이어를 획득하셨습니다.]
[자동으로 칭호를 착용합니다.]
[평판이 소폭 증가합니다.]
[최미순 환자와의 라포가 새롭게 형성되었습니다.]
처치 한 번 했을 뿐인데 알람이 정신없이 떠올랐다.
최기석은 의료모드 창을 확인했다.
칭호
[뱀파이어]: 착용 중
- 우리 병원에는 전설의 인턴이 있지. 눈을 감고 바늘을 찔러도 혈관에 꽂힌다는 무시무시한 인턴이. 혹시 그 인턴은 전생의 흡혈귀가 아니었을까?
- 채혈 성공률이 100퍼센트로 올라갑니다.
- 채혈 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50퍼센트 감소합니다.
칭호를 확인한 최기석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과거 C턴 취급을 받으며 내내 욕을 처먹었지만 채혈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잘했다.
채혈마저 못했다면 아마 주변의 괴롭힘을 못 이겨 인턴 생활을 그만뒀을지 몰랐다.
그런데 과거의 채혈 능력이 업그레이드 돼서 칭호로 변했다.
평판: 1.5
라포 형성
- 정설화(의료인): 1단계 - 친밀
- 최미순(환자): 2단계 ? 믿음
그밖에 평판은 전보다 0.5 더 올랐다.
또한 최미순과의 라포는 단번에 믿음 수준으로 올랐다. 환자 와 쌓을 수 있는 라포가 최고 4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번에 엄청난 성장을 이룬 셈이다.
"선생님. 이제 다음 병실로 가셔야죠."
"아. 네."
최기석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침상에서 떠나려는 순간 최미순이 최기석의 손목을 붙잡았다.
"의사 총각. 이거는 여태 아무한테도 안 준 겨."
"······."
"그러니께 꼭 혼자서만 묵어."
최미순이 양갱을 슬쩍 가운 주머니에 넣었다.
할머니의 귀여운 행동에 최기석은 웃고 말았다.
* * *
위장관외과 병동 스테이션.
간호사들은 신입 인턴인 최기석 이야기를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원래 새 인물은 어떻게 해서든 주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기 마련이다.
"이번 달은 망한 것 같다."
한영희가 한숨을 푹 쉬었다.
"최 선생은 일단 생긴 것부터 매가리가 없어 보여. 송 선생의 절반이나 쫓아오면 다행일 텐데."
"첫 인상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지 않을까요?"
"얘, 내가 간호사 생활이 벌써 이십 년째다. 일 잘하는 사람은 척하면 딱 보여."
"그럼 저는 어땠어요?"
"넌 나쁘지 않았지."
한영희의 말에 박소연이 배시시 웃었다.
"근데 저는 최 선생님도 잘할 것 같아요."
"왜?"
"뭐랄까. 눈이 막 반짝거리고 있었어요. 원래 초턴이면 불안해하고 초조해 보이기 마련인데 그런 것도 전혀 없었고요."
"긴장은 정상인들이 하는 거야. 상태가 안 좋으니까 긴장도 못 하고 까불거리지."
한영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스테이션을 벗어났다.
화장실을 가려고 복도를 도는데 그 앞에 떡하니 최기석이 나타났다.
"어머! 깜짝이야."
"죄송해요. 놀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건 그렇고······ 최 선생님 벌써 처치 끝냈어요?"
"네."
최기석의 당당한 대답에 한영희는 혀를 찼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병동의 말턴이자 지금은 레지던트 1년이 된 송지영보다도 처치 시간이 빨랐던 것이다.
"권태원 환자 비위관 삽관도 제대로 했어요?"
한영희는 팔짱을 낀 채 회심의 질문을 날렸다.
비위관은 엘 튜브 또는 콧줄이라고도 불린다.
삼키는 데 장애가 있거나 가스가 많이 찬 환자의 가스를 빼 주는데 주로 이용되는데 인턴들이 애를 먹는 처치 중 하나다.
"한 번에 끝냈죠."
"혹시 관이 기도나 기관 쪽으로 넘어가진 않았어요?"
"이미 청진기로 확인했습니다. 못 미더우시면 직접 확인해 보실래요?"
최기석은 여유로운 태도로 청진기를 가리켰다.
한영희의 임상경력은 인정하지만 기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호구 취급 당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뭐. 책임은 최 선생님이 지는 거니까요."
한영희가 쌩 하니 최기석을 지나쳤다.
"박 쌤. 최 쌤 완전히 대박이에요."
뒤에서 잠자코 있던 진현아가 박소연에게 다가가 호들갑을 떨었다.
"뭐가?"
"ABGA도 잘하고 다른 처치도 잘하고. 이런 인턴분은 처음이에요."
"그 정도야?"
"그렇다니까요. 나중에 직접 보세요.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그러다가 저 날아갑니다."
최기석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지금 이 순간이 어색하기만 했다. 과거 초턴 때는 간호사들에게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기에.
"전 이만 갑니다."
최기석은 병동 끝에 붙어 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간단하게 책상과 주변을 청소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술환자의 명단을 뽑았다. 환자 명단을 테이블에 깔아 놓고 EMR(전자의무기록)을 켜 놓았다.
이로써 회의 준비는 끝이다.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