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8
168. 핏빛하늘을 가르다(4)
혈마는 말했다.
「무공은 재능이 있는 놈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무공이란 결국 본인이 강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린이나 백설이, 그리고 지수만 보더라도 강한 무공에, 그리고 초식에 관심이 없었다.
태생부터 강한 존재는 굳이 강해질 기술을 익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굳이 익히려 하지 않아도 본인이 육신을 움직이는 게 더 강하니까.
하지만 난 그것을 완전히 납득하지는 못했다.
무공을 익히려면 재능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하지만, 무공이 필요한 건 재능이 있는 자보다 없는 자인 건 맞다.
재능이 있는 자를 상대하기 위해, 그들과 동등한 수준이 될 수 있는 기회.
그것이 무공이다.
육신의 재능보다 마음과 정신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기술이며 기술이 아닌 것.
그렇기에 혈마는 무(武)라 불렀다.
“……하아.”
방금 받은 충격으로 전신이 저릿거렸다.
반사적으로 호신강기를 몸에 둘러막았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봤다.’
진천백의 몸에서 움직이는 내력의 움직임을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나는 린처럼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 따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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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단련(A)
사용 시 지정된 스킬 하나를 제외한 모든 스킬이 사용불가 상태가 된다.
지정된 스킬이 성장형일 경우 스킬의 성장속도가 10배 빨라진다.
현재 적용중인 스킬 : 혈천수라공(11성)
사용 시, 일주일 간 해제 불가.
사용 후, 일주일 후에 다시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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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동안 11성에 도달했다.
말도 안 되는 업적이다.
나는 린이나 백설이처럼 초월적인 재능을 지닌 것도 아니며, 지수와 같이 상성이 잘 맞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해냈다.
혈천수라공이 지닌 수많은 무학 중에 완벽히 익혔다고 자신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의 초식에 불과했지만, 11성까지 도달할 수는 있었다.
이건 내가 순수한 무인이 아닌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제 내게 남은 건 앞으로 한 걸음이었다.
“보아하니 뭔가 제약을 가지고 있구나.”
진천백은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신의 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 그리고 지구의 진인들은 스킬이라는 힘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말이다.”
천천히 그는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내가 계속 도발을 했음에도 그는 침착하게 나를 상대했다.
분노와 노여움을 가슴에 억누르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거지? 온전한 힘을 가지고 덤벼도 이길 수 없을 터인데. 불안정할 뿐인 무공으로 내게 덤비다니.”
그의 말은 옳았다.
내가 지닌 스킬을 모두 활용해 덤볐어도 녀석을 이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너는 분명 나의 힘을 안다. 하찮은 도발로 나를 흔들려 하지만, 너의 눈에 담겨 있는 긴장감이 그걸 증명하지. 나의 힘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짓을 벌이다니. 나는 납득하기 힘들군.”
“……하.”
나는 몸을 일으켜 진천백을 보았다.
조금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움직이는 데 전혀 문제없었다.
“내가 계속 생각했는데.”
전신의 내기를 순환시킨다.
기존이 혈천수라공과는 다른 방향.
닮았지만 다른 새로운 무공을
“너희는 말이 너무 많아.”
발을 박차며 진천백을 향해 달린다.
혈천수라공의 보법인 혈풍보를 펼치며 달리자 순식간에 진천백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콰앙!!
다인슬라이프를 내리찍자 진천백의 몸이 땅에 크게 가라앉았다.
혈천수라공의 내력에 다인슬라이프로 증폭된 힘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초식은 어설픈 주제에 제법이구나!”
쾅쾅쾅쾅!!
진천백의 양손과 다인슬라이프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붉은 잔영이 허공을 가득 채우며 한발한발이 상대의 급소를 물어뜯기 위해 휘둘러졌다.
‘아직 전력이 아니다.’
얼핏 보면 동등해 보이는 싸움이지만 진천백은 자신의 무기인 검을 허리에서 뽑지 않았다.
반면 난 전력이었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였다가는 바로 진천백의 손에 심장을 꿰뚫리리라.
“크크크, 그래. 좋다. 좋아. 혈마가 남긴 유산이라는 게 고작 이런 거란 말인가!”
진천백의 몸에서 붉은 혈광이 터져 나오며 내 몸을 크게 밀어냈다.
균형을 잡는 나을 향해 진천백이 정면으로 덤벼들며 우수를 내질렀다.
“혈천수라공이 우스워 보였나? 단시일 내에 익히고 나를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혈마의 심득이라면, 나를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냐!!”
이미 진천백의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았다.
녀석이 보는 건 혈마다.
녀석은 내가 아닌 혈마를 죽이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광기에 가득 찬 모습.
하지만 그것이 혈천수라공이 가진 본연의 모습이었다.
‘보인다.’
진천백의 허리춤에 있던 검이 천천히 공중에 떠올라 허공을 가른다.
검은 공간을 접으며 내 등 뒤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카앙!!
진천백의 검이 내 등을 찌르기 직전, 프라가라흐가 그것을 튕겨냈다.
허수공간을 열 수 없기에 프라가라흐를 자유자제로 순간이동시킬 수는 없었지만, 내 주변을 빙빙 돌며 진천백의 이기어검을 막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흥, 어검을 흉내 내는 검이라니. 네놈에게는 과분한 신물이로구나!”
“이러라고 있는 무기인데 과분하고 자시고 할 게 있나?”
진천백은 프라가라흐가 이기어검이 아님임을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
그야 간단하다. 한 방 한 방이 태산을 쪼갤 듯 강력한 어검과 달리, 프라가라흐는 단지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는 검일 뿐이었으니까.
그것에는 검강도, 검기도 담겨 있지 않다.
단지 프라가라흐가 어마어마하게 튼튼하기에 그것을 상쇄시킬 수 있을 뿐이다.
“실망이로군.”
진천백은 양손이 휘둘러진 다인슬라이프를 쥐었다.
끼긱, 끼기긱.
“니알라토텝으로부터 네놈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그곳의 너는 혈마의 심득을 얻었다. 그럼에도 고작 이정도인가?”
“그래?”
나는 삐걱거리며 조금씩 금이 가는 다인슬라이프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내가 보기엔 너도 마찬가지다.”
“뭐라?”
“혈마를 흉내 내는 건 똑같다는 말이지. 너도 나도, 결국 혈마를 모방할 뿐인 삼류야.”
진천백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붉은 눈이 한층 붉게 변했다. 그럼에도 단번에 폭발하지 않는 건 내 말이 진천백이 속내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내가 혈마를, 진천웅을 흉내 냈다고? 그놈은 내 동생이다. 어딘가 닮은 건 당연하지 않겠느냐!”
“아니. 그런 수준이 아니야. 넌 예전에 널 죽였던 혈마를 뒤쫓고 있어. 그래서 넌 아직 혈마의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거다. 네가 죽인 혈마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었으니 마음속에 남은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의 동아줄이었다.”
혈마를 죽였지만, 진천백은 완전해지지 못했다.
그건 진천백이 혈마의 진정한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번 생사결을 겨룬 기억이 있는 진천백과 달리 혈마는 초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진천백이 이긴 건 당연한 거다.
그것을 그도 알았다. 그렇기에 그는 혈마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너는 내가 혈마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혈마의 심득을 온전히 잇고, 혈천수라공을 익힌 나를 죽인다면 혈마의 그림자를 넘어설 수 있을 테니까.”
“닥쳐라.”
“또한 너의 무공이 혈마 진천웅을 닮은 것도 당연해. 네가 보았던 최고의 무공은 혈마의 것이었지. 완성된 혈천수라공을 네 손으로 익히기 위해 너는 혈마의 뒤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진천백은 전성기의 혈마에 버금가는 힘을 얻었지만 무공의 형태는 진천웅을 닮아 있었다.
“닥치라고 했다!!”
콰직!!
진천백의 손에서 붉은빛이 새어 나오며 세한의 몸이 크게 날아갔다.
간신히 몸을 뺄 수 있었지만 다인슬라이프의 일부는 부서진 상태였다.
SS급 아이템인 다인슬라이프가 이렇게 부서지는 것만으로 진천백의 힘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가진 무공이 진천웅의 것이라고? 웃기지마라! 내 무공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내가 이룬 경지다!”
진천백의 눈이 붉게 타오르며, 점차 그를 둘러싼 붉은 혈기가 나선으로 회전했다.
점차 빠르게, 더더욱 강하게.
허공을 날아다니던 진천백의 검이 그의 손에 잡힌다.
“보여주마. 나의 무공이라는 걸.”
붉은 섬전이 대기를 갈랐다.
공기가 밀려나가며, 땅이 갈라졌고.
벼락이 치는 것 같은 굉음이 울리며 나를 강타했다.
“크윽!!”
“혈천수라공의 일초식, 수라(修羅).”
수라는 혈천수라공의 가장 기초다.
가장 빠르게, 가장 강한.
하지만 타점이 제일 적은 공격.
혈천수라공의 모든 초식은 일초식 수라를 기준으로 파생된다.
“이초식 천허(天虛).”
가장 빠른 검.
“삼초식, 야차(夜叉).
가장 파괴적인 검.
결국 수라의 파생되는 공격이다.
나는 단 한 방만 맞아도 저승행이다. 다인슬라이프의 능력치 증폭이 없었다면 제대로 막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보인다.’
코앞까지 다가온 죽음의 칼날 위에서 나는 진천백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오직 진천백을 보는 것뿐이었다.
「모르는 게 있다면 보면 돼요. 보면 알게 되거든요.」
린은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건 린이나 가능한 말이다. 그 아이가 가진 재능과 특성은 천부(天賦)의 것.
범인(凡人)에 불과한 나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본다.
내가 보는 게 아니다. 혈마의 심득을 통해서 본다.
각막에 새기는 것처럼 그의 모습을 진천백에 투영한다.
혈마는 내게 혈천수라공을 전했다.
그렇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천살성도 없는 내게 전한 이유가.
“마지막이다.”
혈천수라공, 오초식.
“나락(那落).”
순간적으로 주변의 공기가 모조리 사라졌다.
대기를 가득 채우던 마력을 진천백이 포식하며 휘둘러진다.
‘피할 수 없다.’
진천백을 똑똑히 보고 있던 나였기에, 그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피할 수 없다.
다인슬라이프를 들고 그것을 막으며 다른 손으로 프라가라흐를 쥔 뒤에 겹치듯 막는다.
콰콰콰콰!!
진천백은 분명 이것을 검을 쥐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면 이건, 무형검의 경지에 이른 일격이었기 때문이다.
“으아아악!”
“무, 무슨 일이?!”
나를 가르고 지나간 검격은 대지를 반으로 갈랐다.
만약 이것이 내공을 방사하는 형태로 펼쳐졌다면, 지금 싸우고 있는 무인들의 대다수가 괴멸했을 것이다.
딱 검이 두께 만큼 얇은 실선이 수십 킬로미터 밖까지 그어져있었다.
덕분에 수십의 무인들을 제외하고는 진천백의 검을 맞은 자가 없었다.
“……컥.”
그것을 정면에서 맞은 나는 죽을 맛이었다.
아니, 죽기 직전이었다.
금이 갔던 다인슬라이프는 두 동강 나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나마 프라가라흐가 공격을 일부 상쇄해 준 덕에 즉사는 면했다.
하지만 프라가라흐도 거의 반파된 상태라 더 이상 사용하는 건 무리였다.
SS급 아이템이니 부서진 부분은 내버려두면 회복되겠지만,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더 이상 없었다. 정확히는 진천백에게 통용될 만한 무기가.
“살아 있을 줄이야.”
진천백은 노기마저 지운 채 진심으로 놀란 얼굴이었다.
아마 녀석은 내가 방금 일격에 죽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양팔은 뼈가 박살 나 덜렁거리고, 쇄골부터 허리춤까지 길게 베여져 덜렁거리는 인간을 살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어딜 봐도 난 곧 죽을 인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아직도 내 무공이 진천웅의 것이라 생각하나?”
그는 그것의 대답을 꼭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 녀석에게 난 그저 웃었다.
“아니.”
“……호오?”
그는 아마 내가 자신을 부정하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입가에 흘러내리는 피를 뱉어내며, 나는 억지로 말을 이었다.
“닮은 점도 있지만, 결국, 너는, 너의 형태로 무공을 완성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 경지에, 오를 수…… 없었을 테지.”
진천백은 비록 진천웅에 패배했지만 재능이 있는 자였다.
너무나 대단한 천재가 곁에 있었기에, 그는 자신을 범인이라 생각했다.
덕분에 그의 무공은 천재가 아닌, 범인의 것을 닮아 있었다.
평범한 인간의 길을 걸어온 천재.
그가 완성한 무공은 우습게도, 나에게 딱 맞았다.
“고맙다.”
감사를 표하는 내 말에 진천백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그의 얼굴에 한층 짙은 주름이 생겼다.
“고맙다고?”
“딱 한 걸음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혈마의…… 무공은, 천재가 만든 것이지. 내게 맞게 바꾸려 해도 완벽히 바꿀 수 없었어…….”
린도 백설이도, 지수도.
결국 모두 천재다. 아무리 나에게 맞춰 무공을 바꾼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평범한 인간과 동떨어진 인간이 평범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그게 가능했던 건, 오직 하나다.
“잘 배웠다.”
천재이며, 범인으로 살아온 남자.
혈천신군 진천백.
그의 무공은 내게 빠져 있던 마지막 조각을 맞추기에 충분했다.
천재의 재능을 가지고, 범인의 틀에 갇혀 있던 그가 변화시키고 완성한 혈천수라공.
그건 나를 위해 준비된 만찬이었다.
[혈천수라공이 극성에 도달했습니다!]
[혈천수라공이 극성에 도달하여, 뼈를 깎는 단련 스킬이 해제됩니다.]
[기존에 보유 중이던 모든 스킬이 전부 다시 적용됩니다.]
뿌득, 뿌드득.
어째서인지 작동하지 않던 재생스킬이 작동하기 시작하자 상처가 낫기 시작했다.
동강동강 잘려나갔던 뼈도, 베어진 살점도.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재생 스킬이 B급으로 상승합니다!]
워낙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탓에 재생 스킬을 발동시키자 급수가 상승했다.
‘지수만큼은 아니지만.’
천살성의 스킬에 재생.
이정도면 반죽음 상태에서 회생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A랭크인 지수는 아예 상반신이 날아간 상태에서 회복될 정도였으니까.
“뭐냐. 대체 무슨…… 어떻게 인간이 그런 회복력을 지닐 수 있지?”
“그건 내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지. 네가 말하던 스킬을 이제야 쓸 수 있거든.”
혈마를 떠올린다.
그리고 눈앞의 진천백을 본다.
두 개로 나눠진 둘의 모습이 점차 하나로 합쳐졌다.
여태 내가 익혀온 불완전한 혈천수라공이 하나로 완성된다.
“말도 안 돼. 인간이 그 짧은 순간에 혈천수라공의 극성에 오를 수 있다고? 네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정말 인간인 것이냐?!”
진천백이 그러하듯, 내 몸 주위로 붉은 혈기가 나선으로 회전한다.
내딛고 있는 땅에서 흙먼지가 밀려나가며 은은한 파동을 사방으로 퍼트린다.
아마 내 오른쪽 눈에서는 붉은 혈광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을 것이다.
“공부는 끝났으니…….”
거기에, 전신의 신력을 끌어 올린다.
나선으로 회전하는 혈기를 피해 내 몸을 휘감는다.
마공으로 분류되는 혈천수라공과는 섞일 수 없는 신성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동시에, 내 왼쪽 눈이 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때, 정의의 여신으로서 지상에 강림했던 린과 같이.
딱!
손가락을 튕기자 내 뒤에, 내 앞에. 내 위에.
수십, 수백, 수천.
무수히 많은 허수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제 시험을 칠 시간이지.”
마침, 문제지는 눈앞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