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6
136. 되찾은 세계(1)
화면에 비친 알데바란과 린의 싸움을 보는 아카터스의 얼굴을 아주 볼만했다.
마치 분노의 5단계를 보는 것 같았다.
“아냐, 뭔가 이상해. 이건 아니라고.”
처음에는 부정했고,
“씹!! 말이 돼?! 이게 말이 될 리가 없잖아!!”
분노했으며.
“이봐, 내가 실수했으니까…… 우리 이야기를 한번…….”
타협하고.
“하,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우울해졌다.
“…….”
최종적으로는 체념하며 고개를 떨구는 녀석을 보니 당장 웃음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1회차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나는 1회차에서 녀석이 지구를 떠날 때까지 오만하게 웃고 있는 모습밖에 못봤다.
마지막에 뭐라고 했더라?
‘꿀 잘 빨고 간다!’
그랬었지.
내가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녀석은 모를 것이다.
언젠가, 반드시 언젠가 녀석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리라 생각했다.
그것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했을 만큼.
나는 놈의 눈을 보았다.
녀석의 눈에는 명백히 공포의 감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아까 전 녀석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보아라, 아카터스. 저것이 다 너 때문이다. 네가 한 짓 때문이야.”
“나는, 나는 그저 네놈 하나만을 죽이려 했을 뿐이다!”
“그래, 지금의 너는 그랬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를 죽이려 했던 것처럼 다른 인간들을 죽이려 했을 것이다.
한국 서버의 사람들 대부분이 몰살할 때까지.
그리고 전 서버가 점차 무너지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몸을 뺄 것이다.
이번에는 그렇게 두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할 생각도 없었다.
왜냐면, 이 세계는 이제 내 것이니까.
[시스템 권한 요청 중, 사용자 변경을 진행 중입니다.]
새하얀 공간에 나직한 알림이 울려 퍼졌다.
그건 내 귀에만 들린 것이 아니었다.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아카터스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사용자 권한이라니?”
“내가 아까 물어봤잖아. 지금 퍼블리셔와 지구의 연결이 완전히 단절된 거냐고.”
아카터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경악한 얼굴로 입을 어물거리며 제대로 된 단어를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그래서 가져가기로 했지.”
“허, 헛소리 하지 마라!”
격앙된 어조로 아카터스는 소리쳤다.
“확실히 네 말대로 지금 퍼블리셔와 지구의 연결은 단절됐다. 서버의 복구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 하지만 그뿐이다. 시스템에 속한 존재인 네가 그사이에 지구에 무슨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그, 그래”
아카터스는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확신이 담겨 있었다.
확실히 아카터스의 말이 맞다. 나 혼자서는 게임을 탈취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시스템의 틀에 얽매여 있는 존재이기에 그 이상의 권한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초월적인 존재인 신들이 게임을 이용만 할 뿐 운영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우주의 법칙에 속한 존재이기에 시스템 자체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능한 건 시스템에서 태어난 티탄과 같은 존재나, 이 우주에 속하지 않은 이뿐.
“너 뭔가 잊은 거 없냐?”
“뭐?”
“그래, 네 말대로 나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시스템에 속하지 않은 녀석이라면 가능해. 공교롭게도 녀석은 이미 몇 번이나 시스템을 조작했던 적이 있지.”
이쪽 우주에 속하지 않으며, 시스템을 조금이나마 조작할 수 있는 격을 지닌 신.
외우주의 신이자, 꿈과 환상을 조작할 수 있는 자.
현재 모든 신이 로그아웃된 상태에서 지구에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신.
그제야 아카터스의 입이 크게 벌려졌다.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과 같은 얼굴이다.
어쩌면 뭐라 소리치고 싶은데 나오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분명 ‘열쇠’가 없는 한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크나큰 영향을 행사할 수는 없다.
아무리 이드라라도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훨씬 많았다.
게임은 시스템이 있는 한 계속 진행될 테고, 바뀌는 건 운영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만 탈취하는 것은 가능했다.
이 거대한 우주에서 작은 별 하나.
그것도 게임이 진행 중임에도 무방비하게 방치된 지금의 지구라면.
“빨대를 꽂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서버를 만들 수 있는 포인트만 있다면 지금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몽상의 던전을 신전으로 만드는 것처럼, 이드라는 시스템에 포인트만 있다면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그리고 걔, 요즘 포인트를 좀 많이 벌었거든.
적어도 빨대를 꽂을 만큼은 충분히 벌었지.
“그만, 그만, 그만해! 제발! 제발 그만해! 내가 잘못했다. 내가 전부 잘못했으니까 이제 부탁이야 그만해 줘!”
녀석은 내게 무릎을 꿇었다.
땅에 머리를 박고 고개를 조아리며 연신 잘못했다 소리쳤다.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 건지.
물론, 나는 용서할 마음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쿵! 쿵! 거리며 머리를 땅에 박으며 용서를 비는 아카터스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녀석의 얼굴이 코앞에서 보였다.
이마에 있는 보석에 내 얼굴이 비칠 정도였다.
아카터스는 내게 멱살을 잡힌 와중에도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이미 멱살을 잡혔다는 굴욕감 따위는 얼굴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만회하기 위해 떠들 뿐이었다.
“자, 잘 생각해 봐라. 그년은 외우주의 신이다. 외주의 족속들이 어떤 놈들인지 모르는 거냐? 차라리 우리가 나을 걸? 오히려 지구를 더 개판으로 만들 거란 말이다! 넌 지금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거야!!”
넘은 멱살이 잡힌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떠들었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 끝에 꺼낸 대답인지, 확실히 말은 됐다.
물론, 그건 나도 알고 있었다.
외우주의 신격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에 나는 1회차의 이드라를 끝까지 꺼려했다.
하지만 2회차를 겪으며 그것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기에 나는 한 가지 안전장치를 이드라에게 제안했다.
“아바타.”
“……뭐?”
“신격을 지닌 존재라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단, 상대가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일반적으로는 자신보다 하위존재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스템의 영향에 있으며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니까.
신들은 그들을 육성하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신화시대에 영웅을 만들었을 때처럼.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동의만 한다면 아바타로 삼을 수 있는 건 플레이어로 한정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자신보다 격이 높은 신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가능했다.
즉.
“나는 녀석을 아바타로 삼을 생각이다.”
***
황도 12궁, 금우궁이 된 이후 전력을 다해 싸울 일은 그다지 없었다.
새롭게 태어나는 신은 존재하지 않았고, 세계를 위협할 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스템이라는 틀이 완성된 이후로는 그랬다.
이미르가 퍼블리셔를 만들고, 게임을 운영하기 시작하며 더더욱 강자들이 등장할 일은 사라졌다.
플레이어란 결국 신에게 귀속된 자일 뿐이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힘을 빌려 사용하는 것이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알데바란은 앞으로 그가 전력을 다해 싸울 만한 일은 영원히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바로 오늘까진.
콰아아앙!!
대지를 박차자 도로가 부서지며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음속을 넘자 주변의 건물들이 충격파로 흔들거렸다.
알데바란의 주먹이 린의 몸을 스쳤다.
몸을 가볍게 흔들어 주먹을 피한 린은 알데바란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미끄러트리며 손목을 잡았다.
그것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그대로 집어 던지자 알데바란의 몸이 날아가며 몇 개의 건물을 꿰뚫으며 날아갔다. 알데바란이 지나간 자리에는 도미노처럼 건물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크아아아아!!”
포효를 내지르며 알데바란은 전신의 투기를 끌어올렸다.
아직 부족하다.
자신은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금우파성권.”
자신이 오랜 시간 익혀온 무의 정수.
알데바란은 그것으로 언제나 벽을 돌파해 왔다.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그의 주먹에 쓰러졌다.
그의 주먹이 소리를 앞지르고, 빛을 쫓는다.
주먹이 한번 휘둘러질 때면 천둥이 치는 것과 같은 굉음이 울리며 연신 린의 몸을 노렸다.
처음에는 그것을 간단하게 피하던 린의 눈이 움직였다.
그리고 손이 움직이며 알데바란의 주먹을 앞질렀다.
그 동작은 금우파성권을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콰아아앙!!
린의 주먹에 적중당한 알데바란의 몸이 날아가 산에 처박혔다.
하지만 그런 그를 린이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었다. 추격해 온 린의 주먹이 재차 알데바란의 몸에 꽂힌다.
쿠쿠쿠쿵!!
산사태가 일어나며 알데바란과 린의 몸이 거대한 산을 파고들고, 꿰뚫으며 나온다.
‘하하. 그래, 그렇게 나온다 이 말이지.’
금우파성권은 단순한 주먹질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초식이 있었지만, 방금 린의 공격은 자신이 보여준 금우파성권의 초식을 완전히 닮아 있었다.
아니, 완벽하게 습득한 상태였다.
“해보자 이거로구나.”
말하자면 이제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음식을 음미하기 위한 준비를 끝낸 거다.
물론 음식은 자신의 금우파성권이었다.
“그럼 기대에 어울려 줘야겠지!”
달린다.
바람을 찢으며 린의 주먹과 자신의 주먹이 교차한다.
턱을 이마를, 눈을, 가슴을, 복부를 노리며 주먹의 잔상이 허공을 채운다.
금우파성권은 19개의 초식으로 구성된 권법이었다.
금우궁을 상징하는 열아홉 개의 별에서 따온 주먹은 천변만화와도 같은 힘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빠른 쾌의 묘를 닮은 권이 린의 전신을 스친다.
속전타(速電打), 라고 불리는 그 기술은 알데바란이 지닌 기술 중 최고의 속도를 자랑했다.
린은 눈동자가 그것을 빠르게 훑는다.
──익혔다.
린의 손이 움직이며 알데바란의 주먹과 같은 각도, 같은 속도. 같은 힘으로 충돌한다.
한 번 한 번이 부딪칠 때마다 둘이 발이 점차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땅이 무너지고 거대한 구덩이가 되며 둘의 몸은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빠르게 움직이던 알데바란의 주먹이 부드럽게 휘어지며 린의 사방을 점했다.
변화의 묘를 담은 주먹이 펼쳐지자 린은 손바닥으로 그것을 막아냈다.
몇 번을 막은 린의 눈동자가 움직이며 주먹을 쫓았다.
그러자 쾌의 묘를 담고 있던 린의 주먹이 변화의 묘를 담기 시작했다.
──익혔다.
진각을 밟으며 알데바란의 주먹에 무게가 실린다.
중격의 묘를 살린 파중권(破重拳).
──익혔다.
환술의 묘를 살린 환수장(幻殊掌).
백의 환상을 만들어내는 장법조차 린의 몸을 스치지 못했다.
──익혔다.
알데바란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린이 쫓아오면 다음, 그리고 또 다음.
자신이 가진 모든 걸 펼쳐 보이며 적에게 맞섰다.
──익혔다.
──익혔다.
──익혔다.
두 명의 싸움의 시작된 건 불과 몇 분.
그 몇 분 동안 알데바란은 자신이 수천 년간 쌓아온 노력을 빼앗겼다.
열아홉 개 중 열여덟 개가 이미 린의 수중에 들어갔다.
중위급과, 최상급 신격의 차이.
그것을 넘은 재능의 차이가 그곳에 있었다.
‘부족해.’
알데바란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뻤다. 자신의 노력을 부정당했음에도, 지금까지의 세월과 역사를 탈취 당했어도 그저 웃었다.
이정도의 강자가 이 세상에 또 있을 수 있을 것인가.
“부족해, 부족해, 부족하다!!”
상대는 아직도 전력을 내보이지 않았다.
보고 싶었다, 그녀가 내보이는 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 것인가.
그가 바라던 궁극에 닿아 있을 것인가.
“우오오오!!”
알데바란이 온 힘을 모아 땅을 발로 찍었다.
그러자 주변에 아스팔트를 뚫으며 두터운 미궁의 벽이 솟아올랐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미궁은 그가 지상에 떨어지면서 파괴됐던 것보다 훨씬 두텁고 견고하며 강대한 장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두두두두!!
알데바란은 관자놀이에 달린 뿔을 앞세워 린을 향해 돌진하며 그대로 들이받았다.
뿔에 들이받힌 린의 몸이 미궁의 벽에 충돌하며 크게 부서졌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라면 백날을 때려도 흠집도 내지 못할 미궁의 벽에 린의 몸이 틀어박혔다.
“오, 오오오. 오오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알데바란은 주먹을 말아 쥐고 벽에 파고든 린을 향해 연신 주먹을 휘둘렀다.
부족하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전력을 다해, 혼신의 힘을 실어 알데바란의 주먹이 비처럼 쏟아지며 미궁의 벽을 부수며 린의 몸을 뒤로 날렸다.
날아간 린의 몸은 다시 벽에 틀어박히고 알데바란은 그 위를 주먹으로 덮었다.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서울의 절반을 덮은 미궁의 벽을 돌파하며 알데바란은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렀다.
한계를 넘어,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벽을 부수며.
땅이 울리며 지축이 뒤틀렸다.
알데바란의 주먹이 린의 몸을 강타하고 미궁의 벽을 꿰뚫을 때마다 서울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연신 흔들거렸다.
내딛고 있는 땅이 갈라지고, 서울을 단번에 조각낼법한 충격이 수십 번, 수백 번 울려 퍼졌다.
턱.
“──!!”
뻗어지던 알데바란의 주먹이 잡혔다.
양팔을 잡고 미궁의 벽에 박혀있던 린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그것을 밀어냈다.
금색으로 타오르는 린의 눈동자가 알데바란에게 고정되었다.
하, 알데바란은 그 눈빛을 마주친 순간 웃었다.
‘이제야, 진심이라는 건가.’
드득, 드드득.
잡았던 알데바란의 주먹에서 손을 떼며 자신의 주먹을 말아 쥔다.
힘을 모으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팔을 뒤로 당기며──.
알데바란의 안면을 린의 주먹이 강타했다.
콰콰콰콰쾅!!
단 한 방.
단 한 방에 지금까지 부수며 왔던 미궁의 벽을 반대로 꿰뚫으며 알데바란의 몸이 날아갔다.
수십 개의 벽을 꿰뚫으며 날아가던 그를 린은 순식간에 쫓아 목을 잡아챘다.
그리곤 산산이 부서진 아스팔트 위로 메다꽂았다.
콰콰쾅!!
땅이 붕괴되어 갈라지고 서울의 수도관이 일제히 터지며 비처럼 사방에서 물이 치솟았다.
거기에 땅에 매쳐져 튕겨진 알데바란의 복부를 린은 그대로 걷어찼다.
알데바란의 몸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수십 미터 수백 미터를 넘어, 서울에 있는 건물들이 개미처럼 보일 때까지.
“커어억!!”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충격에 알데바란은 처음으로 신음을 내뱉었다.
머리를 흔들어 공기가 희박한 하늘의 위에서 겨우겨우 정신을 되찾았다.
시야에는 재차 추격해 오는 린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그녀를 향해 알데바란은 반사적으로 금우파성권을 펼치기 위해서 주먹을 쥐었다.
──무엇을 사용하지?
이미 열여덟 개를 빼앗겼다.
남은 건 하나뿐이었다. 그것은 자신조차 완벽하게 구사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용하지 않는다면 언제 하겠는가.
알데바란은 웃었다.
고통을 참으며 다가오는 린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 주먹은, 자신의 한계를 부수는 일권(一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