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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발할라-186화 (186/208)

# 186

186화. 먹구름 (2)

더 이상 말 섞을 필요는 없다.

나는 곧장 창을 내질렀다.

“큭!”

콰직! 와장창! 노린 것은 어깨건만, 발리가 황급히 굴러 피한 탓에 애꿎은 소파만 고물이 되었다.

더불어 티테이블 위를 체중을 실어 굴렀으니, 테이블이라고 멀쩡할까?

고급 호텔의 좋은 가구들이 한순간에 흉물이 되어 버렸다.

“쯧, 호텔에서 골치 아프겠군.”

이 부서진 물건을 누구에게 물어내라 하겠는가?

체포당할 배신자, 발리에게 청구할까? 아니면, 공무를 수행하느라 발리와 싸운 오디슨에게?

전자는 받아 낼 가능성이 없고, 후자는 무진장 욕을 먹으리라.

그런 생각을 할 때, 발리가 씩씩거리며 소파 밑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여유로운 척은 다 하더니, 쪼잔하게 거기 무기를 숨겨 뒀었나?”

“닥쳐라!”

할 말이 없는 놈은 언제나 힘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발리 역시 그랬다.

스르릉- 맑은 소리와 함께 은빛 칼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내가 칼을 한 자루 부숴 먹었던가?”

“흐아아앗!”

발리는 나와 대화하기 싫은지, 냅다 달려들었다.

어깨를 두들겨 맞은 탓인가? 엉성한 폼이지만, 가볍게 피할 수 있는 공격은 아니었다.

채앵! 창을 1자로 세워 칼을 막아 냈다.

“흐흐!”

발리가 웃음을 흘렸다.

갑자기 뭐지? 눈살을 찌푸릴 때 튕겨 낸 칼날이 다시 날아들었다.

요사로운 붉은 기운을 품고 있는 칼.

아까보다 한층 더 빨라진 탓에 재차 창을 들어 막는 수밖에 없었다.

챙챙챙챙!

“으음!”

침음을 흘렸다.

연이어 날아드는 공격은 한번 튕겨 낼 때마다 더 빠르고 강인해졌다. 빠르되 가벼워 대충 막았건만, 이제는 대충 막을 수가 없었다.

한 손으로 대충 들고 있던 창에 한 손을 더 보탰다.

“흐핫! 핫핫!”

기합을 내지르며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칼날.

자세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지, 그저 속도에 치중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우습게 볼 수는 없었다.

공격 횟수를 더해 가며 한층 더 선명해진 붉은 빛만 봐도 그랬다.

그 붉은 빛이 힘의 원천이리라.

“큭……!”

손아귀가 아려왔다.

연이어 두들겨 맞은 창대가 주술사들이 버섯을 먹고 모닥불 주위를 맴도는 듯, 정신 사납게 춤췄다.

그를 잡은 손이 멀쩡할 리가 없다.

인상을 찌푸리며 슬그머니 물러서자, 발리가 히죽 웃는다.

“흐흐흐, 흐흐흐! 미천한 놈! 감히, 감히…….”

챙챙챙!

얼굴을 굳혔다.

“미천하다?”

챙챙, 연이어 날아드는 공격을 막아 내며 그 말을 곱씹었다.

가장 높으신 분, 오딘의 피를 받아 태어난 신이니 나더러 미천하다 할 수 있겠지.

태생부터 신이었던 발리와 신이 된 지 얼마 안 된 나. 둘을 비교하자면 발리가 훨씬 고귀할 수는 있다.

하지만…….

“배신자보다 미천한 자는 없다!”

“개소리! 멍청하기 짝이 없어 미래를 볼 줄 모르는구나!”

허. 헛웃음이 나왔다.

미래를 볼 줄 모른다? 내가 할 말이다.

“배신자에게 미래가 있다니, 놀라 자빠질 지경이군.”

“적어도 지금 죽어 나자빠질 네놈보다는 긴 미래가 있겠지!”

발리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챙챙챙! 검에 서린 붉은 빛이 마치 피범벅처럼 불길하다.

문득, 발리의 축복이 투사들 사이에 꽤 인기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깊어 가는 복수심>.

발리의 대표적 축복이다. 아마 그의 탄생 신화와 얽힌 축복이리라.

발리의 어머니, 린드는 눈으로 가득한 동방 왕국의 공주였다. 오딘이 그녀를 꾀어내려 무진 애를 썼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던 오딘은 그녀를 겁탈하고 사라진다.

임신했으나, 10개월이 지나도록 부른 배는 꺼질 줄 몰랐다. 1년이 그대로 지나고, 린드 역시 사라진 자의 정체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겁탈당한 공주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아스가르드로 향한다. 그리고 아스가르드의 신들이 그녀를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발리가 태어났다.

보통 사람이 태중에 머무는 기간보다 훨씬 더 긴 기간을 태중에 머물렀다. 태어난 아이는 오딘에게 곧장 칼을 받아 회드르를 찔러 죽였다.

우스운 이야기다.

“복수해야 할 대상과 함께 손을 잡고 배신하다니.”

“닥쳐라! 네까짓 게 뭘 안다고!”

발리가 노호성을 토했다.

그의 손에 들린 칼이 선명한 붉은 빛을 내뿜었다.

<깊어 가는 복수심>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축복이다. 그리고 축복은 남에게 베푸는 권능. 그 효과는 다르지 않을 터.

상대가 방어할 때마다 점점 실리는 힘이 강해진다.

아주 단순하기 짝이 없는 권능이다.

“죽어라!”

발리가 소리쳤다.

쯧, 나는 혀를 찼다. 손아귀가 찢어져 피가 흘렀지만 상관없다.

“축복을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신성을 끌어올렸다.

“권능의 약점도 같이 팔아치우는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나?”

권능이 발현했다.

* * *

쨍그랑! 서걱!

“크아아악!”

서늘한 소리와 함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팔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피가 호텔 방을 더럽혔다.

오디슨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리 강인한 권능이라 해도, 그 대상이 못 견딘다면 의미가 없는 것.”

믿었던 검이 부러지고, 이어진 반격에 팔이 잘려 나갔다.

발리는 눈앞에 있는 적이 예전의 그 상대가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검도 아니고 창을 휘둘러 정확하게 팔만을 잘라 냈다? 무기를 다루는 솜씨가 자신보다 한 수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신의 주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신성 싸움은? 발리의 대표 권능이 깨졌다.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발리는 입술을 짓씹었다.

“어떻게……?”

“말하지 않았나? 네 권능은 지나치게 노출되었다고.”

오디슨이 피식 웃으며 창을 휘휘 돌렸다.

가장 좋은 검을 사용했음에도 그 검을 막아 낸 창대에는 흠집 하나 없다. 쇳덩어리도 무처럼 잘라 내는 보검임에도.

오디슨이 너스레를 떨었다.

“내 권능, <변치 않는 자>. 충격에 따라 힘이 들긴 하지만… 신성을 쏟아붓는다면 그 어떤 것도 못 견디진 않지.”

발리는 으득-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되었건만, 오디슨은 장점조차 노출하지 않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신명 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오디슨이 깔아 준 판이었다.

발리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항복해라, 발리.”

오디슨이 항복을 종용했다.

발리는 히죽 웃었다.

“항복? 우스운 소리를 하는군. 내가 노출되었노라 말했던가?”

“…쉬운 길을 놔두고 가시밭길을 선택하는군.”

“그래, 나는 쪼잔하게 감춰 두고 살 수 있는 성격이 아니지.”

발리는 오디슨의 말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오디슨은 쯧-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발리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명하게 보였다.

발리는 문득 자신이 왜 오디슨에게 집착했는지 알아챘다.

‘…그때도 그랬지.’

시기가 멍청한 짓을 벌여 오디슨의 판정승으로 끝난 첫 싸움.

그전까지 발리는 그저 오디슨을 휘하로 넣고 부릴 생각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왜 이리되었는가?

자존심이 상처 입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들어.’

언제고 이길 수 있다 자신하는 저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다.

어찌 보면 저 눈빛 때문에 배신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저런 오만한 눈빛을 보이면서도, 오딘에게는 공손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다르는 멍청했지.’

만일 비다르가 오디슨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았다면?

발리가 죽였으리라. 원 역사와 달리 회드르라는 복수의 대상을 잃은 발리다. 본래의 역사에서는 ‘형의 복수’라는 명분에 어머니를 외면했다. 하지만 ‘형의 복수’가 사라진 지금은?

오딘은 대체 왜 린드를 겁탈하여, 자신을 낳았는가?

어째서 어머니는 혼자 방에 있으면 발작을 하는가. 어째서 어머니는 자신을 볼 때마다 말로는 차마 표현하기 힘든 표정을 짓는가. 고통과 원한, 복수와 분노가 뒤섞인 눈물을 흘리는 린드를 볼 때마다 발리의 복수심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회드르를 향한 게 아닌 오딘을 향한 복수심이었다.

“…흐, 흐흐…….”

발리가 나지막이 웃었다.

오디슨은 그 웃음에 당황했다.

“피를 너무 흘려 미친 겐가?”

“그럴지도 모르지. 눈물은 투명한 피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러니… 피값을 받아내고야 말겠다.”

발리가 이를 악물고 손을 번쩍 들었다.

외팔이가 된 그에게는 더 이상 선택권이 없었다.

“오라, 노퉁이여. 내 가는 길을 가로막는 자를 베어 넘기고, 그 끝에 찔러넣을 복수의 칼날이여!”

번쩍!

발리의 손아귀에 빛이 서렸고, 불길한 빛을 내뿜는 검이 튀어나왔다.

오딘이 그에게 하사한 검, 노퉁.

신검(神劍)이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은 물건이었다.

“…끝까지 해 보겠다는 건가?”

“이제는 물러날 곳도 없다. 이 검은 쓰고 싶지 않았건만…….”

발리가 노퉁을 잡으며 말했다.

본래도 꺼려지던 검이다. 하지만 오딘을 배신하며 더욱더 꺼려졌다. 오딘이 노퉁을 자신에게 맡기긴 했으나, 그 통제권은 오딘에게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언제고 사라질 수 있는 검을 믿고 쓸 수 있는 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발리는 피식 웃음 지었다.

“지금 내게 신경 쓸 겨를이야 있겠냐마는.”

“…쯧, 최대한 멀쩡히 데리고 가고 싶었다.”

오디슨이 그 말과 함께 자세를 바로 했다.

오디슨 역시 노퉁이 보통 검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다. 무려 오딘이 하사한 검이다. 그 어떤 기괴한 일이 일어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발리가 피식 웃었다.

“이제까지는 봐줬다는 건가?”

오디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발리가 으득- 이를 악물었다.

“건방진 놈!”

한 손으로 들고 휘두를 수 있는 물건이라 해도, 외팔이가 휘두르는 것과 멀쩡한 사람이 휘두르는 것은 차이가 있다. 무게 중심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제 막 외팔이가 된 자라면?

엉성하기 짝이 없는 공격이었다.

“최대한 멀쩡하게 데리고 가고 싶었다만…….”

흡- 오디슨이 기합을 넣었다.

날아들던 노퉁이 챙- 소리와 함께 튕겨 나가고, 발리가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어쩔 수 없지.”

쐐액! 오디슨은 쯧 혀를 차며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창이 쏜살같이 날아들었다.

발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웃었다.

그가 누구던가? 복수의 신 아니던가? 궁지에 몰릴수록, 권능으로 뒤집었을 때의 효과가 크다.

“걸려들었구나!”

발리가 웃으며 권능을 펼쳤다.

노퉁과 함께 발리의 몸 전체가 붉게 빛났다. 발리도 축복으로 풀지 않았던 권능이다. 하지만 오디슨은 그 권능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시구르드의?”

무심코 내뱉으면서도 뻗어 낸 창을 걷잡을 순 없었다.

핏빛 붉은 권능의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그 권능이 낼 효과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피해 반사. 발리는 복수의 신답게 피해를 튕겨 내 반전을 꾀할 셈이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칼질도 모두 계산에 지나지 않았다.

좌절과 분노, 절망과 탄식이 함께 함에도 발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네놈을 죽이고, 오딘 역시 죽이고야 말겠다!”

“…꿈이 크군.”

퍼억! 발리의 허벅지에 꽂힌 창.

피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붉은 기운에 가로막혀 물리 법칙을 무시한 채, 그 모든 충격이 오디슨에게로 향했다.

“끝이다!”

발리가 웃으며 외쳤다.

하지만 오디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몇 번이나 본 권능이다.”

오디슨 역시, 쓸 수 있는 권능이기도 했다.

발리가 휘감은 붉은 빛에 맞서는 총천연색 오색찬란한 빛이 오디슨에게 서렸다. 발리가 흠칫 몸을 떨었다.

“그건……!”

그에게 익숙한 권능의 모양새다.

오디슨이 씩 웃었다.

“비다르, 시구르드, 그리고 너까지. 세 번이나 봤다.”

“…세 번? 고작 세 번 보고 그걸 따라 한다고?”

발리가 경악했다.

하지만 어쩌랴? 사실인 것을.

오디슨의 권능, <무지개 복수>가 펼쳐졌다.

똑같은 권능을 펼쳤다면 그 상하를 나누는 것은 결국 신성.

아무리 오딘의 아들이라 한들, 발리는 그리 비중이 큰 신이 아니다. 비다르처럼 펜리르를 찢어 죽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막 태어난 신이 회드르를 찔러 죽였다는 게 대단하긴 해도, 회드르는 눈먼 신. 하계의 인간들은 그리 높게 평가해 주지 않는다.

그에 비해 오디슨은? 하계에 믿는 이들도 꽤 많은데다, 아프로디테의 신성도 흡수한 상태.

“아, 아아……!”

쩌적! 쩌저적!

권능의 빛이 서로 부딪히며 묘한 소리를 냈다.

그 대치의 끝이 어찌 될지, 발리는 잘 알고 있었다.

‘…끝인가.’

발리의 마음이 약해지기 무섭게, 그를 감싼 붉은 권능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예했던 고통이 그를 덮쳤다.

푸욱!

“아아악!”

오디슨의 창이 발리의 허벅다리를 꿰뚫었다.

지독한 비명이 울려 퍼졌고, 발리는 패배를 직감했다.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풀썩, 쓰러져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았다. 짙은 먹구름이 낀 창밖은 발리의 최후를 암시하는 듯했다.

오디슨이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끝이다, 배신자.”

“흐, 흐흐… 정말, 정말로 이리될 줄이야.”

“나스트론드의 바르그들이 이를 갈며 널 기다리더군.”

발리가 풋- 웃었다.

“그네들의 직장을 박살 냈다고 원한을 품은 건가? 그리 좋은 직장도 아니건만.”

오디슨이 어깨를 으쓱였다.

“4대 보험인가 뭔가도 다 되는 데다, 어지간한 투사들보다 많이 번다던데.”

“…그런가.”

발리가 피식 웃었다.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고문, 교정시설이지만 의외로 대우는 좋았다. 어이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니 아는 거라도 다 불어라. 바르그들에게 좀 덜 괴롭히라고 할 테니.”

“아는 걸 다 불라고?”

오디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신한 발리는 괘씸하지만, 지금 배신자를 고문하고 즐길 시간은 없다. 한시라도 빨리 배신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내는 게 우선이다.

언제 제우스가 쳐들어올지 모르지 않나? 혹여나 제우스의 외침(外侵)에 배신자들이 내부에서 난동을 부린다면? 그 피해를 걷잡을 수 없으리라.

발리는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넌 제우스의 무서움을 모른다.”

“…대단한 놈인 건 알지. 하지만…….”

“하지만? 아버지, 아니 오딘을 믿는 것인가?”

발리가 피식 웃었다.

“오딘 역시 제우스의 무서움을 모른다.”

오디슨이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꾸미는 짓이 있다는 건데…….

“무슨 짓을 꾸미고 있나?”

“글쎄,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군.”

“뭐? 그게 무슨…….”

오디슨의 대꾸는 중간에 끊어졌다.

콰- 르- 르- 릉!

어마어마한 천둥소리가 발할라 전체, 아니 위그드라실 전체를 뒤흔든 탓이었다.

“…빌어먹을.”

무심코 창밖을 바라본 오디슨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창밖에는 굵은 번개 줄기가 마구 쏟아지고 있었다.

거대한 번개 폭풍이 몰아닥쳤다.

오딘이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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