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14화. 영웅은 도망치지 않는다 (1)
감옥에 갇혔을 땐 당혹감과 황당함에 분노했다. 철창을 마구 두들겼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분노로 치를 떨 때, 이라호드가 뱉은 설명 한마디에 납득했다.
“투사는 전사가 아니에요.”
야른시다는 전사가 아닌 투사였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전사가 싸움에 목숨을 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투사는 항복이라는 구명줄이 있다.
그렇기에 항복한 이를 공격하는 건 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법이라.”
눈가 아래 새겨 넣은 문신을 쓰다듬었다.
법과 결투의 신, 티르. 그분을 의미하는 티와즈 루 룬이다.
전사로서 그 뜻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전사는 감정이 아닌 법에 따라 창칼을 휘둘러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부족법에 위배되는 게 없다면 죽일 수 없다.
또한 전사는 결투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만일 제국이 전쟁으로 자리를 비우지 않은 부족을 쳤으면 어땠을까?
우리는 제국을 주인으로 섬겼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힘이 부족해진다면 곧장 창을 치켜들고 저항했겠지만.
“추방인가.”
투사들이 말하던 대로 니플헤임으로 추방당한다?
분노와 짜증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니플헤임으로 가면 부족민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자니, 판결이 내려왔다.
* * *
U500 경기에서 벌어진 사건.
본래라면 발키리들이 대충 법전을 참고해 처리할 사항이었다. 하지만 그 문제는 신들의 회의장까지 올라갔다.
“아무래도 올림포스 쪽 반응 때문이겠지.”
군세와 군율을 담당하는 발키리, 헤르표투르가 생각했다.
법과 결투의 신, 티르의 직속 발키리인 헤르표투르는 본래 이 사건의 판결을 맡아야 했을 판사다. 그러나 그녀는 이 건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신계맘연합, 신계어머니회 등의 평화주의자들이 발할라 투기장 리그에 거부감을 나타낸 일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 주축이 올림포스의 헤라라는 걸 생각하면 더욱더.
‘헤라는 잔혹하기 그지없는 신이야. 그런 아줌마가 뭐? 과한 폭력성 때문에 발할라 투기 경기를 없애야 한다고?’
어이없는 일이다.
누구나 잠깐만 생각하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뻔한 짓이다.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태어난 아이들에게 독한 수를 쓰던 잔혹한 신. 더불어 올림포스 신계라는 강대한 신계의 안주인이다.
그런 여자가 개인의 취향을 앞세워 여론을 이끌 리가 있나.
‘역시 올림픽 때문인가?’
올림포스의 스포츠 경기.
발할라 투기 경기의 인기가 떨어지면, 빈자리에 올림픽을 끼워 넣을 계획인 거다.
‘…그 아줌마가 그렇게 죽이고 싶어 하던 헤라클레스가 올림픽의 책임자인 걸로 아는데…….’
사사로운 원한보다는 마법의 기초가 되는 황금을 모으겠다는 태도다.
올림포스의 안주인다운 생각이다.
잠깐 생각에 잠겨 있던 헤르표투르는 쾅! 하고 들려오는 굉음에 정신을 차렸다.
신들의 회의가 펼쳐지는 회의장 안쪽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오디슨, 이 자식은 전사다운 모습을 충분히 보여 줬다. 그런데 니플헤임으로 추방? 여기가 발할라인가, 응? 이게 발할라냐!”
“아니, 추방하자는 소리를 한 적은 없다, 토르.”
“1년간 니플헤임에 던져두자는 게 추방이랑 뭐가 다르지? 잘난 법의 신께서는 자신의 상징을 얼굴에 새긴 전사마저도 냉정하게 쳐내는 건가!”
발할라, 3대 신 중 둘이 맞붙었다.
최고신인 오딘을 제외하면 토르와 티르가 가장 강한 세력을 꾸리고 있다.
그 두 사람이 부딪히자 회의가 난전이 되었다.
티르의 편을 드는 자들, 그리고 토르의 편을 드는 자들.
고성이 오가고,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제3의 세력이 끼어들었다.
“나는 오디슨 쪽 편을 들기로 하지. 아무래도 그게 재밌잖아. 안 그래?”
오딘이 아니었다.
3대 신에는 포함되지 못하는 자다. 하지만 존재감은 그 셋에 전혀 밀리지 않는 신.
발할라 최고 대기업인 로키스 패밀리 그룹의 회장, 로키였다.
혼란이 더해 가는 찰나,
“까아아악! 까아아악!”
후긴과 무닌이 울었다.
온 세상의 기억과 생각을 들여다보는 두 까마귀 왕.
그들이 사건에 대한 내막을 추가로 밝혔다.
“흠… 야른시다 측이 먼저 협박을 했다? 항복할 생각 따윈 하지 말아라? 이건 항복을 안 받아 주겠다는 소리군.”
“그래! 오디슨이 말했잖아! 경기를 안 봤다고 말할 셈은 아니겠지, 티르?”
“적당히 진정하지 그래, 토르. 나도 이런 식의 협박이 먼저 있었다는 걸 알면 오디슨의 형벌을 줄였을 테니.”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야 한다니까!”
토르의 흥분에 로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지.”
로키는 역시나 로키였다. 재밌어 보이는 거라면 어디든 끼어들었다.
속사정을 아는 비다르는 정신이 없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로키가 왜 오디슨 편을 드는 거지? 아예 처벌을 안 하는 건 또 싫다 하고……. 젠장할, 로키 자식. 맨날 저딴 식이라니까!’
비다르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 툭툭- 작은 소리가 회의장을 가득 채운다.
가장 상석에 있는 왕좌. 그곳에 앉은 오딘이 낸 소리였다.
* * *
“…봉사 활동 200시간?”
너무 가벼운 처벌에 당황했다. 농담인가 생각했을 정도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대충 1년 정도 니플헤임에서 지낼 각오도 했는데…….”
“흐음, 신들께서도 야른시다가 비열한 놈이라는 걸 알아주신 게 아닐까?”
“이런 소소한 사건은 신들께 전달되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아마 티르 쪽 발키리들이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설마, 선배가?”
선배?
토냐르 말인가?
“토냐르 말인가.”
“네, 그 토… 냐르 선배요. 그 선배라면 이런 솜방망이 처벌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오! 역시! 대단한 발키리였군! 여성의 몸으로 그 정도 단련을 해냈다는 데서 알아챘지.”
“…그게 아니라. 쯧, 아우, 답답해.”
이라호드가 가슴을 퉁퉁 두드리며 말했다.
이 금발머리 발키리는 내가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 혼자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보다, 9일도 안 되는 시간이라 해도, 니플헤임으로 가야 한단 거지?”
“뭐, 실제로는 더 짧을지도 몰라요.”
“어째서지?”
“봉사 활동 명령은 사실, 니플헤임에 쌓이는 세계의 찌꺼기를 처리하는 일이거든요.”
세계의 찌꺼기?
내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자, 이라호드가 쯧- 혀를 찼다.
“내가 준 안내서 어쨌어요?”
“글쎄.”
목욕탕에 두고 왔는지,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내 반응에 이라호드가 한숨을 푹 내쉬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거기에 다 적힌 내용인데, 내가 설명해야 하다니.”
“아무래도 전사와 책은 안 어울리지 않나.”
“자랑스럽게 말할 게 아닌 거 같은데요… 요즘은 뇌섹남이 대세라구요.”
기묘한 단어에 인상을 구겼다.
뇌섹남이 뭐야 대체.
뇌(雷, 우레)가 들어가는 거니까, 아무래도 토르와 비슷한 무언간가?
섹… 섹? 섹하면 생각나는 건 하나뿐인데…….
“뇌가 토르면, 섹은 바로…….”
“아니, 그 말은 하지 마요. 경고했어요.”
이라호드가 정색했다. 서늘한 눈을 보자니, 내가 ‘그 단어’를 내뱉으면 한 대 칠 기세다.
입을 다물자 이라호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쨌든 일단 타고 난 뒤에 말하죠.”
“무얼 탄단 거지?”
이라호드가 손가락으로 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비프로스트요.”
하계와 연결된 아스가르드(신계)의 무지개다리.
내가 그걸 탈 수 있다니!
그 모습이 궁금해져, 이라호드를 닥달해 달리듯 걸었다.
그리고 실망했다.
[비프로스트 고속]
[발할라 ↔ 니플헤임]
“…이게 그 무지개다리라고?”
“풉, 무지개다리라니.”
이라호드가 날 비웃었다. 하지만 난 실망감에 무어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찬란하기 그지없는 화려한 다리를 떠올렸건만, 이건 쇠로 된 작은 집 아닌가?
검고 번들거리는 이상한 재질로 위를 덮어 뒀지만, 아무리 봐도 무지개색은 없다.
“얼른 타요. 곧 있으면 출발 시간이라구요.”
“…후우. 이놈의 발할라는 죄다 내 기대를 저버리는 곳이군.”
“뭐,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예요.”
툭툭, 내 등을 두드려 주는 이라호드의 손길에 비프로스트에 올라탔다.
그 안쪽은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주르륵 늘어서 있었다.
이라호드가 ‘맨 뒤로 가죠’ 하고 말했지만, 내 눈은 의자에 앉은 이에게 향했다.
“…야른시다?”
“젠장할 자식.”
그곳에 죽은 야른시다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혀가 길었다.
“니플헤임에는 내 친구들이 많다고, 엉? 네가 거기에서 멀쩡하게 돌아올 수 있을 거 같, 크억!”
퍽!
나는 반사적으로 야른시다의 얼굴을 때렸다. 야른시다의 턱이 홱 돌아가고, 그대로 기절했다.
이라호드가 깜짝 놀라 내 팔을 붙잡았다.
“뭐하는 짓이에요?!”
“어… 아니, 그냥?”
“전사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나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그래서 주먹으로 때리지 않았나?”
창칼을 휘두르는 데는 법이 필요하지만, 주먹을 휘두르는 데는 감정이면 충분했다.
* * *
비프로스트가 출발했다. 부드러운 진동에 투명하게 비치는 바깥이 빠르게 흐른다.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문득 물었다.
“야른시다에게는 왜 발키리가 없지?”
“아… 10년간 Mid300Room에 들지 못하면 담당 발키리가 사라져요.”
“그래?”
별 상관 없는 내용이었다.
나는 어차피 계속해서 싸울 테고,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또, 발키리가 있어서 딱히 좋은 점을 알지도 못했다.
그보다 궁금한 게 있었다.
“아까, 설명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아, 세계의 찌꺼기요? 뭐, 사실 평범한 이야기예요.”
이라호드가 설명을 시작했다.
모든 세계는 물잔에 담긴 물과 같다고 한다. 그 물잔을 오래토록 밖에 방치해 두면?
“먼지가 쌓이죠. 그리고 그 먼지가 점점 침전되겠죠?”
그게 일정 비율일 때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일정 비율이 넘어가면?
“흙먼지가 일정 비율 이상 함유된 물은 더 이상 물이 아니에요.”
“그럼?”
“흙탕물이죠. 못 마시는 물.”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가 변질되어 버린다는 의미였군.
“그래서 그 침전물들이 쌓이는 니플헤임에서 그걸 처리해야 하는 건가? 왜 한 번에 없애지 않고?”
“한 번에 없애는 건 큰 대가가 들어요. 그걸 위해서 모든 신계가 황금을 모으는 거구요.”
마법력이 가장 많이 담긴 흔한 물질이 바로 황금이라고. 그러니 큰 마법에는 많은 황금이 들어간다.
발할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잘 이해가 안 되는데.”
“뭐가요?”
“물잔 속의 물에 흙이 쌓이는 게 문제라면, 체를 깔고 다른 컵에 부어 버리면 안 되나?”
“그 물잔이 세계예요, 오디슨. 지금 당신이 한 말은 다른 세계로 이주하자는 말이구요.”
이라호드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하계를 버리고 신계만을 옮길 수는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런 게 마음에 들진 않았다.
“사실 세계는 순수성을 유지하기만 하면 돼요.”
“그건…….”
“흙탕물이 물이 되든, 흙이 되든 상관없단 거죠. 다만, 물로 비유한 게 신들이며, 사람이며, 동물이며, 문명이에요.”
이라호드가 말을 이었다.
아스가르드의 라그나로크, 올림포스의 기간토마키아, 수많은 세계에 예언된 대홍수 등.
신계의 몰락과 새 시대의 개막이 바로 물을 비워 버리고 흙을 가득 채우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들이라고.
“누구나 죽기는 싫어하죠. 파멸은 노화와 같아요. 늦출 순 있지만, 멈출 수는 없어요.”
죽음의 끝에 새로운 생명이 자리한다, 라…….
고민하는 건 싫지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생각을 돌리자.
“그런데 야른시다는 근데 왜 여기 있지?”
“아, 먼저 협박한 게 들켰대요. 그래서 부활 비용 5천만 크로나도 자기 부담이 됐고, 오디슨, 당신과 마찬가지로 200시간의 봉사를 명령 받았죠.”
혀가 길더니, 꼴좋군.
그런데… 뭐?
“부활 비용이 5천만 크로나?”
“네, 육체 재구축 비용이 그 정도 들죠. 무슨 문제 있어요?”
아니, 내가 분명 그 올림포스산 멧돼지와 싸우고 난 뒤에 5천만 크로나의 빚이 더 생겼는데?
그럼 내가…….
멧돼지에게 죽었었다고?
“몰랐어요? 그때 완전 개박살 났잖아요.”
아! 수치스럽다.
빌어먹을 올림포스산 멧돼지.
* * *
비프로스트가 멈췄을 때, 야른시다가 마침내 깨어났다.
귤과 계란 등을 잔뜩 먹은 이라호드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먹어 댔으니 뒷간이 가고 싶을 만하지.
“아니거든요!”
“뭐, 내가 뭐라 했나?”
“알만하다는 그 표정, 그 표정이 문제라구요!”
피식 웃자, 이라호드가 빨개진 얼굴로 비프로스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나도 그 뒤를 따르려는데, 야른시다가 한 발짝 빨랐다.
“흥! 두고 봐!”
여전히 혀가 길다.
잘라 버릴까? 그런 생각을 하다 피식 웃었다.
전사도 아닌 놈에게 내가 뭘 바라는 건지.
비프로스트 밖으로 나오자, 수십의 장정들이 야른시다를 반기고 있었다.
“아이고 형님! 얼마만입니까, 그려!”
“흐흐, 오랜만이구나. 힘든 일은 없고?”
“니플헤임에서는 크로나면 다 됩니다.”
“그래? 내가 발할라로 돌아가면 좀 더 보내 주마. 그리고…….”
야른시다가 날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저놈이 바로 그놈이다.”
“오호, 저놈이?”
“저 비열한 자식! 항복한 상대를 공격하다니! 살아서 발할라로 갈 생각은 접어라!”
야른시다와 서른 가까이 되는 장정들이 모두 날 보며 흐흐- 웃고 있었다.
그에 이라호드가 눈살을 구겼다.
“뭐하는 거죠?”
“발키리는 빠져 있어! 여긴 니플헤임이라고, 멍청한 년아!”
“으드득! 발키리를 무시하지 않는 게 좋을텐데요? 당신들 정도는 금방…….”
“흐흐, 이봐, 아가씨. 우리는 니플헤임 주민이거든? 발키리가 나서도 될까? 응? 발할라와 헬 사이에 전쟁을 터트리고 싶은 거야?”
이라호드가 흠칫 몸을 떨고, 이를 까드득 갈았다. 아무래도 뭔가 복잡하게 얽힌 사정이 있는 모양이었다.
서른 정도라……. 확실히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전사는 물러서지 않는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손을 풀었다.
“적어도 다섯은 나와 같이 죽음을 맞이하겠군.”
히죽 웃자, 야른시다와 장정들이 저마다 욕설을 토하며 싸울 준비를 했다.
패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척척척!
일사불란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바로 소리의 진원지로 향했다.
그곳에는 적어도 수백은 될 법한 병사들이 있었다. 손톱으로 엮은 갑옷을 입은 자들.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지만, 아무도 비웃지 않았다.
개중 가장 끔찍한 갑옷을 입은 사내가 앞으로 나와 외쳤다.
“오디슨 님? 물푸레나무 부족의 붉은 늑대, 오디슨 님?”
눈을 끔뻑이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음? 내가 바로 오디슨이네만?”
“아! 과연! 정말 헌앙하시군요!”
“어, 어어… 고, 고맙소.”
갑작스러운 칭찬에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싱긋-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리고 버럭 소리 지른다.
“오디슨 님의 니플헤임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와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그 말에 나는 눈을 끔뻑였다.
야른시다와 장정들, 그리고 이라호드도 입을 쩍 벌린 채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도 뭐…….
좋은 게 좋은 거다.
웃으며 눈을 돌려보니, 야른시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입을 벙긋거리며 놈에게 아까 말을 되돌려 주었다.
‘뭐라고 했던가? 여긴 니플헤임이라고? 멍청한 놈들!’
야른시다와 그 똘마니들은 얌전히 눈을 내리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