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 오브 발할라-4화 (4/208)

# 4

4화. 영웅은 포기하지 않는다 (3)

상상도 못한 일이다.

패배 수당이라니.

내가 이제껏 한 싸움은 언제나 승자 독식이었다.

승자는 모든 걸 가지고, 패자는 목숨이라도 챙기면 다행.

그런데 패배 수당이라니. 방금했던 게 전쟁이 아니라 투기 경기였다는 건가.

복잡한 마음에 입맛이 씁쓸했다. 왜 그런지도 잘 모르겠는데, 기분이 영 좋지 못했다.

“빌어먹을 고민.”

뒤엉킨 생각을 고개를 휘저어 털어 냈다.

고민은 필요 없다. 잘됐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가죽 주머니를 집어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가벼울 때부터 알아봤지만, 역시나 소소하다.

1만 크로나짜리 금화가 반짝인다.

목숨을 걸고 싸운 값어치가 겨우 1만 크로나라고? 최저 임금이니 뭐니 하는 규칙으로 인해 품을 팔면 한 시간에 최소 5천 크로나를 번다.

얼음도끼 이그나르가 싸움을 손에서 놓은 이유가 있었다.

“그래도 난 놓을 수 없어.”

금화를 꽉 쥐고 중얼거렸다.

“그야 제가 놓을 거니까요. 자, 오디슨 씨? 엉덩이 까세요. 주사 시간이에요.”

흠칫, 언제 왔는지 모를 에이르의 여신관이 바늘이 달린 작은 병을 쥐고 말했다. 방글방글 웃는 그녀를 보자니,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빌어먹을. 나는 금화를 들키지 않게 꼭 쥐고서 바지를 내렸다.

“언제 봐도 탄탄하네요. 후후.”

톡톡, 내 엉덩이를 때리는 손길.

분명 상대는 여신관이거늘, 어째서 저렇게 허덕이며 음탕한 표정을 짓는 걸까?

…수치스럽다. 싸움에서 졌을 때만큼이나 부끄럽다.

* * *

굉장히 큰 부상이었다. 하계에서라면 불구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과연 자비의 여신이시다.

겨우 하루 만에 에이르 신전을 나설 수 있었다.

“후후.”

금화도 내 손에 떡하니 잡힌 채다.

솔직히 11억 5천만 크로나가 빚인데(이번에 다치면서 5천만 크로나가 추가됐다), 지금 당장 1만 크로나를 갚는다?

바다에 물 한 바가지 붓는 셈이다. 헛수고를 하기보다는 미래를 보기로 했다.

나는 이 돈으로 세흐림니르 고기를 사 먹고야 말겠다.

오늘 아침에도 희멀건 죽과 파릇파릇한 풀이 나왔지. 제길.

딸랑딸랑.

“어서 옵… 뭐야, 어제 개박살 난 신참이잖아? 또 구걸하러 온 거냐?”

“후후, 건방지군.”

“뭐?”

“나는 손님이다, 손님.”

으스대며 말하자 이그나르의 태도가 돌변한다.

“아! 그러시구나! 자, 이쪽으로 앉으십쇼, 손님!”

“음, 고맙군.”

이그나르가 빼 준 의자에 걸터앉아, 벽에 있는 룬 문자를 살폈다.

[세흐림니르]

[숯불구이/150g/8,0-Kr]

[양념구이/150g/7,0-Kr]

[특수부위/100g/11,0-Kr]

(100% 발할라산)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

1만 크로나로 하나를 겨우 살 수 있다니. 개중 특수 부위는 하나도 못 시킨다. 아니, 반대로 생각해 보면 고작 1만 크로나로 뛰어난 재생력을 얻을 수 있는 건가?

어쨌든 제일 싼 걸로 하자.

“양념구이 하나 주시오.”

“양념구이 하나?”

“그렇소.”

“…쯧. 양념구이 하나요! 15번 테이블 양념구이 단 하나!”

하나를 왜 저렇게 강조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무심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음? 그러고 보면, 이그나르가 내가 박살 난 걸 알고 있던가?

“이보시오, 이그나르.”

“음? 뭐야. 더 시킬래?”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게 내가 어제 진 걸 알고 있소?”

“쯧, 말투하고는… 당연히 봤으니 알지.”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제 그 텅텅 빈 의자 사이에 이그나르가 앉아 있었던가?

“투기장에 왔었소?”

“뭐? 장사하느라 바쁜데 뭔 놈의 투기장?”

“그럼 어떻게 안단 말이오?”

“그야 당연히 TV를 보고 알았지.”

“티브이?”

이그나르가 쯧쯧 혀를 찼다.

“말투도 문제지만, 기본적인 상식이 없군. 너, 처음 왔을 때 발키리가 준 책 안 봤어?”

“책이라면 어제 받았소.”

“…어제?”

이그나르가 묘한 눈길로 날 본다. 그러고는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리바리한 신참에 어리바리한 발키리라니……. 끔찍하군.”

“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요?”

“…푸, 100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겠지. 자, 저게 TV다.”

이그나르의 손짓에 검은 상자를 바라보았다.

저게 천리안을 행하게 하는 마법 물품이라도 된단 말인가?

눈을 끔뻑이고 있자니, 이그나르가 검은 철괴 같은 것을 잡고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삑!

[오늘, 아스가르드에서는 니플헤임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 작업을 선포했습니다. 이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전사들은 모두 니플헤임에 서식하는 마수들을 잡으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발할라의 변화, 전문가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검은 상자에 사람이 자리 잡았다.

놀라운 마법 아닌가?

심장이 쿵쾅거릴 때 이그나르가 다시 철괴를 만지작거렸다.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보이는 사람이 바뀌었다.

[네, 이제부터 펼쳐질 경기는, Mid 300 Room 경기입니다.]

[대진표가 정말 화려하네요. 알프 대 드베르그, 그리고 요툰 대 요툰! 채널 고정해 주세요.]

투기장이 검은 상자에 비쳤다.

나는 멍하니 그 화면을 바라보았다.

가는 몸을 지닌 뾰족 귀 여자. 발키리에 비견될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가 땅딸막한 수염쟁이와 대치했다.

그리고 격돌한다.

“자, 양념구이 나왔어. 바로 구워 먹으면 된다고.”

“허… 대단하군…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검격이라…….”

“…젠장할.”

이그나르가 무어라 말을 건 것 같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알프가 휘두르는 검격 하나하나가 모두 등골을 울릴 정도였다. 게다가 드베르그의 대응은 어떤가?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다. 그 검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 내고 달려들다니.

척 봐도 거력이 담긴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 내려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수련이 필요하단 말인가!

심장이 쿵쾅거린다.

흥분이 콧김으로 삐져나온다.

“…우리 집은 물도, 굽는 것도, 반찬까지 셀프라고! 이 자식아!”

이그나르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

* * *

입에 들어오는 고기를 씹으며 티브이라는 것에 홀려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기가 사라졌다.

그 맛도 못 봤는데 이게 무슨……!

짜증을 부리니, 이그나르가 ‘내가 손수 먹여 주기까지 했는데!’ 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꺼져! 이 자식아!”

쫓겨나듯 계산을 하고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기를 먹은 것 같질 않은데…….”

음식을 직접 입에 넣어 줬다고? 집중하고 있었으니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음식을 먹고도 배가 고픈 건 이상하지 않은가?

아무래도 수상하다.

짤랑짤랑, 걸을 때마다 나는 동전 소리가 처량하다. 1만 크로나짜리 금화가 1천 크로나짜리 은화 3개로 둔갑했다.

“…일을 구해야 하나.”

세흐림니르 고기도 먹었겠다, 재차 투기장에 가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아까 티브이에서 본 싸움이 눈에 아른거린다.

꼴랑 세흐림니르 고기 좀 먹었다고 그 드베르그와 같은 내구력을 지닐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는다.

* * *

“깍깍깍! 어제 그렇게 깨지고 또 왔냐?!”

개구멍 같은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안경 낀 까마귀 놈이 깍깍댄다.

“흐흐, 오늘은 다를 거요.”

“깍깍깍, 도대체 병원비를 어떻게 충당하는 거냐, 깍깍!”

“음? 그저 외상으로 달아 뒀는데?”

“깍깍깍! 완전히 미친놈이다, 미친놈! 도대체 지금 빚이 얼마냐, 깍깍!”

그에 내 빚에 대해 알려 준다. 어차피 빚이 많은 놈은 그다지 이용 가치도 없다. 알려 준들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까아악! 11억 코로나가 넘는다고오오?!”

까마귀가 기겁했다. 내가 생각해도 큰돈이긴 한 거 같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까마귀가 까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쉬운 상대를 골라 줄 수는 없다, 깍깍.”

“일부러 쉬운 상대를 붙였다면 내가 네 목을 비틀었을 거다.”

그르렁거리며 말하니 까마귀가 웃었다.

“그럼 어려운 놈으로 붙여 주겠다!”

“크흐흐. 그거 좋지.”

심장이 어제의 처참한 패배를 잊은 듯 날뛰기 시작했다.

투기장 한편에 비치된 창을 붙잡았다.

손바닥에 닿는 꺼끌꺼끌한 나무의 느낌과 곧 다가올 전투의 긴장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 * *

와락 인상을 구겼다.

어제는 멧돼지더니, 오늘은 이상한 원숭이를 붙여 줘?

이 빌어먹을 놈의 까마귀.

[…브리튼 왕실이 협찬해 준 고블린입니다. 노예 시장에서 노예 각인을 새긴 고블린을 구매하실 수 있으며, 노예 각인이 새겨진 고블린은 생각보다 유능한 집사입니다.]

내 소개는 겨우 한마디였건만.

눈을 부라렸다.

[자,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키킥! 인간, 죽인다!”

“허, 초록색 원숭이가 말도 다 하네!”

“키이이익!”

고블린이 폴짝폴짝 뛰며 달려든다.

그 동작은 매우 우스꽝스러웠지만, 그 속도는 우습게 볼 수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가까이 다가온 고블린.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손톱을 휘두른다.

“죽어라, 인간!”

나는 그 속도에 깜짝 놀랐다.

쐐액! 날카로운 손톱이 내 목덜미를 노렸다.

잽싸게 바닥을 굴러 피했다.

“키키!”

원숭이 같은 놈의 웃음에 눈살을 구겼다.

저 개자식이?

“웃을 때가 아니지!”

창을 내질렀다.

쐐액! 공기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원숭이가 잽싸게 내 창을 피해 냈다.

단순한 찌르기였다면, 이 공격은 그대로 실패했으리라.

퍼억!

“끄엑!”

찌른 뒤, 창 뒤를 잡은 손을 주먹질하듯 뻗는다. 창 찌르기가 그대로 반원을 그리며 자루 치기가 된다.

고블린 놈이 철퍼덕 바닥에 엎어지지만…….

“키이?”

별로 아프지도 않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망할… 저깟 원숭이도 나보다 힘과 재생력이 좋단 건가?

“키히히히! 키힛!”

기괴한 웃음을 흘린 놈이 손톱을 휘둘러 공격한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고블린의 공격을 피했다.

놈은 제 공격이 몇 번이고 빗나간 탓에 약이 올랐는지,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뛴다.

“인간! 피한다! 안 돼!”

“무슨 개소리야, 그게! 아! 원숭이 소리던가?”

놈을 비웃자, 고블린이 크아앙- 고함을 치고 씩씩 콧김을 뿜는다.

됐다. 커다란 몸동작, 선명한 공격로.

빈틈이 철철 넘친다. 흥분과 분노, 그리고 방심으로 버무려진 기회다.

“후우.”

숨을 내쉬고, 아까 전 티브이로 봤던 알프를 떠올린다.

예쁜 겉모습이 아니라, 그 검 솜씨를 되새긴다. 순간을 자르는 듯한 공격.

전신에서 힘을 쭉 뺐다.

“키에에에엑!”

고블린이 고함을 내지른다.

펄쩍! 놀라운 다릿심으로 뛰어오른다.

허공에서는 피할 수 없다.

나는 공격을 준비한다. 발목과 무릎, 골반과 허리, 그리고 어깨와 팔꿈치의 힘을 푼다. 느슨해진 관절은 댐이다.

물은 부드럽지만, 쌓인 물은 난폭하다.

“흡!”

댐의 수문을 비틀어 열었다.

쐐애애애액! 꽈드드득!

창이 공기를 가르고 쇄도한다.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내질렀다.

고블린의 눈동자에 조소가 서린다.

조소?

“키이이이!”

놈의 손을 휘둘러 창을 쳐내려 한다.

창이 튕겨나간다면 공격은 실패다. 온몸의 관절을 제물로 패배를 얻게 되리라.

서걱!

“키엑?”

“흐, 흐흐!”

놈의 손톱은 창대를 잘랐다. 창의 속도가 놈의 생각보다 빨랐다!

창두는 여전히 뽀족하고,

퍼억!

“끄에에에엑!”

고블린의 눈동자를 꿰뚫었다. 허공에서 튕겨나간 고블린이 제 눈에 박힌 창을 뽑고는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제기랄. 입술을 짓씹었다.

“…얕았다. 윽!”

온몸의 관절이 삐걱댄다.

털썩, 무릎을 꿇었다. 천천히 숨을 골랐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전신의 관절이 모조리 박살 난 기분이다. 세흐림니르 고기로 얻은 재생력은 미약하다.

가망이 없다.

“끄에, 끄에에엑! 끄에에에엑! 인가아안! 쥬긴다아아!”

피를 철철 흘리는 고블린. 절규와 함께 나를 덮쳤다.

“주거! 쥬거어어!”

횅횅횅!

섬뜩한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최선을 다해 내 몸 위에 올라탄 놈의 공격을 피했다.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양손. 날카로운 손톱은 위협적이다.

나무 창대를 치즈처럼 갈라내는 손톱이다. 정타를 한 방이라도 허용하는 순간, 죽음에 이르게 되리라.

얼굴에는 이미 고블린이 내놓은 고랑이 여럿. 눈을 긁힌 탓에 제대로 앞을 볼 수도 없다.

광분한 고블린의 고함이 귓가를 괴롭힌다.

“키에에에에엑!”

“크억! 큭… 으으윽……!”

패배.

그 단어가 내 심장을 두드린다. 심장에서 잠든 투지가 나를 부추긴다.

전사라면, 제 목숨보다 상대의 목숨을 탐내라고.

“크흐흐…….”

입을 쩍 벌렸다. 송어처럼 몸을 튕겼다.

꽈드드득!

“끄에! 끄에에엑!”

고블린이 몸부림친다. 하지만 나는 그 목덜미를 놓지 않는다.

피와 땀, 그리고 이 초록 원숭이 특유의 지독한 노린내가 뒤엉킨 목덜미.

이제 조금만, 조금만 더……!

“끄아아악!”

비열한 놈! 로키 같은 놈!

놈이 내 눈에 흙을 집어넣었다! 상처는 피와 흙으로 엉망이 되었다. 나는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지독하게 아프다.

피눈물을 흘리는 눈이 아니다. 다가올 죽음도 아니다.

또다시 승리하지 못했다는 게 아프다.

화가 난다.

* * *

아스가르드에서 가장 한가한 신이 누굴까? 신들의 왕인 오딘? 아니면 초거대 그룹, 로키스 패밀리의 회장인 로키?

아쉽게도 둘 다 아니다. 윗사람이라는 건 탱자탱자 놀기보다는 온갖 안건에 골머리를 싸매야 하는 위치다.

가장 한가한 신은 바로, 오딘과 그리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비다르(Víðarr)다.

“쯧, 사람이든 신이든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는 할 일이 없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심심했다.

이복형제인 발리(Wali)도 그렇지만, 오딘이 시간을 되돌려 온갖 사건을 막아 내자 복수자의 의미가 사라졌다.

발리는 그래도 어머니 쪽이 왕가라서 왕위를 이을 수업을 듣기라도 한다. 신이 하계의 왕국의 왕자라니, 하며 투덜대는 발리가 부러울 지경이었다.

본래 그는 펜릴이 오딘을 죽인 후 그 복수를 하게끔 예정되어 있었다. 근데 그 펜릴이 오딘더러 삼촌, 삼촌하며 꼬리를 친다.

그래서 비다르는 정말 할 일이 없었다.

“오늘은 쓸 만한 놈 없나?”

비다르가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중얼댔다.

한가한 신이 매일같이 하는 건 TV 시청. 그리고 될성부른 떡잎이다 싶은 투기장의 투사들에게 후원을 한다.

“Under 500?”

가끔은 아등바등하는 게 재밌다. 무료한 만큼, 그는 취향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었다.

비다르는 채널을 바꾸지 않고 화면을 보았다.

미친놈을 발견했다.

“허, 완전히 돌았군! 완전히 복수에 미친놈이야!”

화면 속에서 분노를 삼키며 피눈물을 흘리는 전사는 딱, 그의 취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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