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149화 (149/198)

#149. 오프시즌(1)

[월드시리즈 위너! 라스베이거스 웨스트스타즈!]

[라스베이거스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월드시리즈 MVP는 당연히 ‘강송구!’]

[창단 5년 만에 우승을 기록한 라스베이거스!]

[강송구 AL 사이 영 상의 주인공이 되다!]

[MVP는 카디안 스타우트에게로! 유격수라는 위치에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결과!]

[한국팬들 ‘왜 캉이 MVP가 아닌가?’]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을 내뱉었던 몇몇 투표권자들 모두 카디안 스타우트에게 1위 표를 몰아주다.]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음에도 MVP는 타자의 것이라는 기조 때문에 MVP를 놓친 라스베이거스의 타이탄!]

[카디안 스타우트, ‘상은 감사하게 받겠다. 하지만 캉이 나보다 MVP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강송구,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팀의 승리를 생각할 뿐이다. 다음 시즌에는 지금보다 더 잘하도록 하겠다.’]

[라스베이거스 팬 투표에서 ‘캉이 MVP를 받아야 했나?’란 질문에 ‘물론이다‘란 답변이 81.6%!]

-ㅋㅋㅋㅋ 진심 실화냐? 데드볼 시대 투수처럼 던지고 평자는 0점대 찍었는데 MVP를 안 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은근히 메이저리그도 꼰대라니까? 배트 플립도 겨우겨우 자리 잡았잖앜ㅋㅋ

-강송구 성적이 어떤데 MVP 못 받았다고 난리임?

-262이닝 17실점. 23승 4패 327K ERA 0.58을 찍고도 MVP를 못 받은 기적ㅋㅋㅋㅋㅋㅋ 여기에 퍼펙트게임 노히터까지 기록한 것도 생각하면……. ㅉㅉㅉ

-진짜; 메이저리그 기자들 수듄;

-인종차별주의자도 싹 다 뒤져야 함

-그래도 같은 팀인 카디안 스타우트가 받아서 다행이짘ㅋㅋㅋㅋㅋㅋ 다른 팀이 받았어봨ㅋㅋ 라스베이거스에 총기 난사랑 폭동이 일어났음.

-카디안도 받을 만은 했음. 유격수가 골글 수준의 수비력에 타율 0.322, 출루율 0.407, 장타율 0.557로 슬래시 라인 찍고 OPS 0.966, 홈런 37개에 타점도 100타점 찍음ㅋㅋㅋ

-강송구 없었으면 무조건 카디안 스타우트넼ㅋㅋㅋ 와;; 저건 실존 인물 맞냐? 사람 아니지?

-소설 속 인물일지도 모름.

-진짜……. 투수엔 강송구, 타자엔 카디안 스타우트가 있으니까 라스베이거스가 우승했구나;

-저 두 명이 없었으면 라스베이거스 지구 2위도 힘들었을지도 모름ㅋㅋㅋㅋ

월드시리즈가 끝났다.

동시에 야구가 없는 계절이 돌아왔다.

각 구단은 스토브리그를 준비하며 벌써 다양한 트레이드나 FA 계약에 관련된 루머를 생산했다.

[체이스 반 다이크 FA시장으로 나오다!]

[자신감이 넘치는 브라이스 하퍼! 39살의 나이에 옵트아웃을 실행해서 FA시장에 나오다!]

[오스틴 아이소톱스의 일루수인 에반 화이트를 향한 양키스와 매리너스의 관심!]

[37살의 외야수! 브랜든 로우에게 파드리스, 다저스, 필리스, 아이소톱스가 손을 내밀다!]

이번 FA의 좋은 매물들이 나오기 무섭게 다양한 루머가 퍼지며 모두의 시선이 촉각을 세웠다.

그러는 사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룩한 강송구는 한국이 아닌 하와이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한국이 아니라 왜 하와이야?

우효의 물음에 강송구가 눈을 감았다.

“아버지를 만나려고.”

-아……. 그 이상하고 뻔뻔한 어록을 남긴 아버지?

“이상하지도 않고 뻔뻔하지도 않다. 아버지는 남자다운 기상을 가지신 진짜 사나이다.”

-진짜 사나이가 아니라 가짜 사나이겠지.

툴툴거리는 우효.

시간이 제법 많이 흘러 하와이 공항으로 나온 강송구와 우효는 강송구보다 키는 작지만, 옆으로는 드웨인 존슨을 씹어먹을 거구의 남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왔습니다.”

“그래.”

동시에 우효는 확신할 수 있었다. 강송구의 저 무덤덤함은 바로 저 남자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이다.

* * *

우두두두둑!

우두두두두둑!

한 사람이 살기에는 제법 큰 집.

하지만 4인 가족이 살기에는 알맞은 집.

그 집에 들어선 강송구는 짐을 풀고 거실로 나와 TV 앞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아버지의 옆에 앉았다.

우두두두둑.

강송구의 아버지.

강인한이 가득 쌓인 호두에 손을 가져갔다.

곧 호두 2개가 ㅎ,ㅗ,ㄷ,ㅜ가 되었다.

가볍게 2개의 호두를 호두였던 것으로 만든 강인한의 모습을 보고 우효는 경기를 일으키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근데 여긴 어찌한 일이냐?

‘증조부님의 기일이 내일이니까.’

-아……! 그렇구나.

우효가 고갤 끄덕였다.

“송구야.”

“네.”

“월드시리즈 잘 봤다.”

“네.”

“예전에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지.”

“...”

“남자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적어도 3년은 그 자리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군요.”

그게 끝이었다.

뜬금없이 이어진 대화에 우효는 어질어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주저앉았다.

-정신 나갈 것 같애!

강송구 하나를 상대할 때도 심력이 소모되는데 그와 똑같은 성격인 강인한까지 있다니…….

우효는 생각했다.

여긴 지옥이라고.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 우효는 그 생각을 바꿨다.

옆집 꼬마가 키우는 암컷 고슴도치 로라를 보는 순간 우효는 자신이 어제 내뱉은 말을 취소했다.

-여긴 천국이야……!

우효를 데리고 하와이의 푸우이키 공동묘지로 향한 강인한과 강송구는 1903년 사탕수수 수확을 위해 하와이로 이주한 1세대 한인이 잠든 묘비들 사이로 증조부인 강춘삼의 묘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로 강춘삼.

하와이로 이주하며 10시간 이상의 고강도 중노동을 하며 채찍까지 맞았다.

그리고 그의 증조부는 한동안 이름이 아닌 241호라는 번호로 불린 이주노동자로 살았다.

그런 증조부의 묘비 옆에는 조부인 강유상의 묘비도 같이 세워져 있었다.

그때 우효가 이상하단 표정으로 강송구를 바라봤다.

-야, 증조부가 이주노동자면 너 미국 국적자 아니야? 근데 왜 군대를 갔다 왔냐? 그것도 그 아픈 어깨로?

‘증조부님은 자신의 증손자라도 한국국적을 갖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한국국적을 가진 어머니와 결혼하셨고……. 나도 증조부의 유언에 따라서 한국국적을 가졌다.’

-음…….

우효는 순간 탈룰라를 해버린 멍청한 자신을 속으로 자책하며 입을 꾹 닫았다.

종이컵 두 잔에 일 년에 단 300병만 생산되는 한화 580만 원짜리 위스키인 랜디뱅크 싱글 말트를 따랐다.

쫄쫄쫄쫄.

두 사람은 잔이 채워지자 묵념을 했다.

3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잔에 채워진 술을 묘비에 뿌린 강인한이 조용히 두 묘비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제 가자.”

“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아니, 원래 말이 없었다.

이윽고 집에 도착하기 무섭게 강송구는 어머니와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우효는 강송구의 부모를 보며 감탄했다.

-역시……. DNA는 속일 수 없구나!

그때 정채윤 여사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내가 못 살아! 이 양반아! 내가 그 이상한 양주 좀 그만 사라고 했지? 죽고 싶어? 오늘 내 손에 죽어볼래?”

“…….”

“어쭈? 참아? 참아? 오늘 죽어볼래?”

“미안.”

“미안?”

“죄송합니다.”

프로배구 선수였던 어머니의 스파이크에도 강인한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강송구는 알고 있었다.

사실 아버지는 아픔을 참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밤에 몰래 맞은 부위에 살살 연고를 바르며 조용히 훌쩍인다는 사실을 말이다.

누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킥킥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등에 어머니가 매서운 강스파이크를 꽂는 것을 본 강송구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야! 어디가?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지. 남자는 가끔 의리를 접고 조용히 넘어가야 할 줄 안다고.”

강송구도 어머니의 손바닥은 무서웠다.

* * *

라스베이거스의 단장실.

찰리 브라운 단장은 12월에 접어들면서 전화기에 불이 난 것처럼 울리는 벨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단장이었으니까.

-찰리! 오랜만이네?

“그래, 네가 우리에게 카디안 스타우트과 대니 모랠을 주고 우리의 골칫덩이 베테랑과 아직도 더블A에 있는 유망주 3명을 데려간 게 27년도니까……. 제법 됐지.”

-시작부터 그런 날카로운 말은 너무한 거 아니야?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찰리 브라운은 조금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았다.

상대는 메이저리그에서 알아주는 호구였다.

여기선 살살 풀어줘야 한다.

“그래, 내가 예민했군. 사과하지.”

-그런 의미에서 캉을 트레이드…….

“총 맞아 죽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해.”

-그게 무슨 의미야?

“우리 보스가 캉에게 10년 5억 달러를 쥐여주면서 꼭 붙잡으라고 했거든……. 만약에 트레이드로 다른 구단에 캉을 넘기면 히트맨을 고용해서 나는 물론이고 트레이드를 했던 단장을 죽여버릴지도 몰라.”

-그건 좀 무섭네. 그런데 아직 캉의 계약 기간도 제법 남았는데 벌써 장기계약을 할 생각을 한다고?

“그만큼 대단한 선수지.”

그래, 대단했다.

데드볼 시대도 아닌데 2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정확히는 262이닝이었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0.58이었다.

당장 거액을 처박을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수준의 괴물 같은 활약이었다.

지금 수준에 조금 못 비치는 활약을 10년간 꼬박 보여줘도 5억 달러가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캉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꾸준히 해줄 것 같다는 게 문제지.’

그때 호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돈이 되겠어? 카디안 스타우트도 잡고 캉도 잡으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들어갈 것 같은데?

딱히 돈은 걱정하지 않았다.

“네 보스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 보스는 적어도 다저스나 양키스처럼 돈 지랄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말이야. 두 사람에게 장기계약을 맺고……. 네 팀의 마무리랑 셋업맨까지 데려와도 문제가 없을걸?”

-엿 먹어.

“아무튼, 본론이나 말해.”

-알잖아. 내가 누굴 원하는지.

“앤디 요스트?”

-그래.

그래, 휴스턴이 원하는 선수는 앤디 요스트.

좋은 선수다.

라스베이거스가 앤디 요스트에게 기대하는 값어치의 최대가 ‘앨버트 푸홀스’였다.

그리고 데뷔하고 지금까지 앤디 요스트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절대 앨버트 푸홀스급의 재능은 아니지.’

구단주가 거액의 금액을 지원해도 그 금액의 절반은 카디안 스타우트와 강송구의 재계약 비용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니 그는 지금 가진 라스베이거스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야 했다.

‘그래도 사치세를 적게 내는 게 마음에 편하니까.’

아무튼.

왜 앤디 요스트의 이야기가 나왔나.

그건 그가 라스베이거스가 생각한 수준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랬다.

거기다 라스베이거스는 1루 자원에 27살의 주전인 엘빈 하인리히와 20살의 나이에 AAA를 폭격하며 다음 시즌에 메이저리그가 거의 예약된 마리오 카릴로가 있었다.

-누굴 원해?

“헤이든 존스와 앤디 요스트를 줄 테니……. 바비 데 프랑크를 줘. 네 팀에 있는 더블A 포수야.”

-그 친구 하나만?

“개소리하지 마. 2대4 트레이드니까.”

-그래서 남은 3명은?

“대니 오로즈코, 호세 가르지아, 빌리 코플레이.”

-잠깐만.

아마도 옆에 있는 스카우트 팀장과 열심히 이 트레이드가 좋은 거래인지 생각하고 있겠지.

잠시 뒤에 휴스턴의 호구가 입을 열었다.

-진짜 그 친구들로 되겠어?

의심이 가득한 목소리다.

당연했다.

싱글A+에서 0.162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견수와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슬라이더 성애자.

마지막으로 11가지의 구종을 익히며 정신을 놓은 변화구에 미친 또X이까지.

모두 정상인의 범주에 넘어선 유망주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의 감과 스카우트팀의 의견이 저 3명은 최소한 밥값을 해줄 수준으로 성장해 준다는데…….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이 트레이드의 진짜 주인공은 포수인 바비 데 프랑크지.’

서른 초반의 포수인 헤이든 존스와 앤디 요스트를 내주고 22살의 포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그것도 더블A에 있는 선수를 말이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스카우트팀은 확신했다.

바비 데 프랑크는 무조건 터진다고.

‘22살의 젊은 나이. 딱히 큰 장점이 없는 포수. 타격은 더블A에서 겨우 2할 언저리에 걸치는 수준.’

물론, 그건 대충 훑었을 때의 평가고.

바비 데 프랑크의 큰 장점은 이미 완성된 수비였다.

22살의 나이에 31살의 헤이든 존스와 비슷한 수준의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스카우트팀 내부에서 나왔다.

물론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22살의 나이는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으며 타격에서도 앤디 요스트만큼 해주겠거니 하는 평가도 있었다.

‘그래서 앤디 요스트를 넘긴 거지.’

물론, 휴스턴은 앤디 요스트를 가지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이미 1루 자원이 포화였으니까.

하지만 휴스턴이 간절히 원하는 패를 쥐고 있는 구단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리가 1루였다.

올해 앤디 요스트는 최악이었다.

‘올해 타율은 0.173이었지.’

하지만 앤디 요스트라면 금방 반등할 것이다.

그의 재능은 진짜였으니까.

-좋아. 헤이든 존스와 앤디 요스트를 받고 바비 데 프랑크와 대니 오로즈코, 호세 가르지아, 빌리 코플레이를 넘기는 거로.

“좋은 트레이드 고마워. 서로 윈윈하자고.”

-네 입에서 윈윈이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야.

휴스턴의 호구가 꿍얼거린다.

‘제발 이 미친 트레이드가 성공했으면 좋겠네.’

찰리 브라운 단장은 씩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하루 뒤에 이번 트레이드 소식이 기사를 탔다.

[라스베이거스 앤디 요스트와 헤이든 존스를 내주고 휴스턴에서 유망주 4명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에 합의!]

[라스베이거스! 휴스턴에서 카디안 스타우트를 빼 왔던 것처럼 제2의 카디안 스타우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번 오프시즌의 첫 트레이드.

라스베이거스와 휴스턴의 트레이드가 시작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곧이어 다양한 트레이드와 FA 계약 소식이 메이저리그 기사란을 조금씩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2031년 12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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