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146화 (146/198)

#146. 월드시리즈(4)

[댓글창]

-아닠ㅋㅋㅋ 저건 사기지;

-와;; 무슨 10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름?

-표정 변화 없는 거 실화냐? 와……. 무슨 터미네이터가 마운드에 있는 줄 알았다.

-터미네이터가 뭐야?

-와……. 터미네이터도 모르는 세대가 있네; 지금 30대도 다 알 텐데; 진짜 끝내주는 영화임

-아니; 할배요; 그건 지금 30대도 모르는 영화임;

-아닠ㅋㅋ 2010년생이 터미네이터를 어떻게 알고 있겠음? 이제 30대에 접어든 2000년생도 모를 텐데; 진짴ㅋㅋㅋ 환장하겠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회 초.

강송구가 마운드에 올랐다.

아무리 철완을 가진 그라도 정규이닝을 넘어선 피칭을 하면 피곤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송구의 두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다시 왼손이네.

우효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갤 흔들었다.

포스트시즌 2번의 퍼펙트게임을 기록하고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려 했다.

아니, 점수가 나왔다면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4번째 퍼펙트게임을 기록했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기록이다.

그 어떤 투수도 한 시즌에 4번의 퍼펙트게임을 기록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슈우우욱! 펑!

강송구의 왼손이 불을 뿜는다.

10회 초.

선두타자를 상대로 던진 초구는 100마일을 찍었다.

정규이닝을 소화했음에도 구속이 줄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저스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미친 새끼.”

그런 욕이 나올 만했다.

10회 초에 나온 100마일이다.

그것도 100구 가까이 던진 선발투수가 던진 공.

100마일의 구속은 희망을 품던 다저스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기에, 충분한 임팩트를 주었다.

-캉! 10회 초를 가볍게 막아내면서 그가 어째서 라스베이거스의 타이탄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증명합니다!

-거인이 쓰러지지 않습니다! 다저스가 어떻게든 9회 말까지 악착같이 버텼음에도 쓰러지지 않습니다!

순식간이었다.

기세를 잃은 다저스가 10회 초를 허망하게 소모하는 것은 정말로 순식간이었다.

조금 분위기가 뒤숭숭하던 ‘777 베가스 그라운드’는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캉! 캉! 캉! 캉!

모두가 강송구의 이름을 외쳤다.

그리고 그 기세는 다저스의 젊은 마무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압박이었다.

슈우우욱! 따아악!

97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 배트에 맞았다.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공을 쫓았다.

-어……. 어! 높습니다! 높습니다!

-공이 외야를 넘어서! 그대로! 그대로! 담장을 넘습니다! 호세에에에에에에 피자로오오오! 라스베이거스의 거포가 10회 말에 월드시리즈 1차전의 종지부를 찍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캉이 10이닝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면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깁니다!

-한 시즌에 포스트시즌에서 3번의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바로 라스베이거스의 캉입니다!

모두가 달려 나온다.

그리고 홈플레이트에서 기다렸다.

홈런을 때린 호세 피자로는 여유롭게 베이스를 돌고 홈플레이트로 멋지게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모두가 환히 웃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은 승리였다.

* * *

[10이닝 퍼펙트게임! 강송구는 또 역사를 썼다.]

[한국산 거인의 폭주! 라스베이거스의 승리를 이끈 강송구! 1차전에서 10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다!]

[완봉했음에도 승리가 없는 코디 호이어. 상대의 피칭에 절망하며 고개를 숙이다.]

[다저스의 좋지 않은 패배. 어쩌면 이번 1차전으로 기세를 완전히 넘겨줬을 수 있다.]

[도박사들의 예상 ‘라스베이거스의 4대0 스윕 가능성↑’]

-주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

-주모! 샤따 내려! 오늘 퇴근 없어! 나 계속 국뽕 달란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끼요오오옷! 끼요오오옷!

-와; 진짜 쟤 한국 사람 맞지? 막 혼혈 아니지? 어떻게 한국인의 DNA로 저럴 수 있지?

-강송구 사람 아님. 기계임.

-맞아. 기계지. 사실 한국 기계 과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궁극의 피칭머신임.

-ㅋㅋㅋㅋ 아; 구라ㄴ 자꾸 들으니까 진짜 기계 같잖아;

-넌 이게 구라 같아?

-아직도 강송구를 사람이라 생각하는 놈이 있넼ㅋㅋ

1차전이 끝났다.

강송구의 압도적인 피칭에도 연장까지 이어졌던 것이 라스베이거스의 타선에 자극을 준 것일까?

2차전에서 라스베이거스는 11대2라는 큰 점수 차이로 다저스를 찍어누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홈에서 2연승을 찍은 라스베이거스.

반대로 연패에 빠지며 최악의 상황에 놓인 다저스.

월드시리즈 3차전을 위해 두 팀이 LA로 향했다.

2031년 11월 3일.

월드시리즈 3차전.

두 팀의 선발로 젊은 선발이 마운드에 올랐다.

라스베이거스는 대니 아비티아.

다저스는 알렉스 코르테스.

25살의 동갑내기 투수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극을 받은 것처럼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보여주었다.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다저스의 홈팬들은 이번 3차전의 승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응원의 목소리를 더 크게 가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찾아온 7회 초 라스베이거스의 공격.

씰룩씰룩.

타석에 선 카디안 스타우트를 보기 위해 우효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강송구의 머리에 올라탔다.

-한 방 날려줄 것 같은 느낌이네…….

‘그럴 것 같군.’

강송구도 고갤 끄덕였다.

카디안 스타우트라면 지금쯤 하나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을 제대로 적중했다.

빠아악!

큰 타구음이 들려오기 무섭게 카디안 스타우트가 가볍게 배트 플립을 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카디안 스타우트의 투런포가 여기서 터집니다!

-라스베이거스가 여기서 3대1로 달아나는군요. 정말로 깔끔한 스윙이었습니다. 진통제를 맞아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몸 상태임에도 스윙은 정말 아름답네요.

1 대 1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3 대 1로 앞서나가는 점수를 만든 카디안 스타우트가 덤덤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강송구가 피칭머신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카디안 스타우트도 스윙머신이라고 불렸다.

3 대 1로 앞서나가는 라스베이거스.

다저스도 어떻게든 1승을 거둬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3차전에 불펜을 모조리 쏟아 넣으며 발악했다.

하지만 9회 말까지 라스베이거스는 3 대 1이라는 점수 차이를 지켜내며 기어코 3차전의 승리도 가져갔다.

[라스베이거스 3연승! 우승까지 단 1승!]

[라스베이거스 웨스트스타즈는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가져갈 수 있을까?]

[4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다저스!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서 7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

[그레고리 펜넬 다저스 감독, ‘3차전 패배는 뼈아프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4차전부터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차전까지 승리를 거두었다.

이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남은 승리는 단 1승.

3승을 채우기 무섭게 라스베이거스의 분위기는 이미 우승을 확정 지은 것처럼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아온 월드시리즈 4차전.

다저스는 오프너까지 기용하면서 그야말로 영혼까지 이번 4차전에 갈아 넣으며 1승을 거머쥐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그 노력은 헛된 노력이 아니었다.

불펜진을 모두 투자한 4차전에서 다저스는 라스베이거스의 켄 크로윈 상대로 4점이나 거머쥐며 4 대 3로 4차전에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드디어 1승을 챙긴 다저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5차전! 코디 호이어는 1차전의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에는 원정이다! 5차전에서 강송구를 상대로 필승을 다짐하는 LA 다저스!]

[4차전에서 불펜진을 많이 소모한 다저스! 코디 호이어가 최소 7이닝을 소화해 주길 기대하다.]

5차전을 앞두고 모두가 1차전에 있던 경기를 떠올렸다. 라스베이거스의 타이탄이 지배했던 경기를 말이다.

그리고 이번 5차전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건 라스베이거스의 팬들뿐만 아니라 다저스의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의 홈에서 펼쳐진 경기와 다르게 이번 5차전은 다저스의 홈에서 치러진다.

아무리 저 괴물이라도 원정이라면 혹시 모른다는 생각을 한 다저스는 이번 5차전만 이길 수 있다면 역스윕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상대는 그 괴물이었다.

그를 상대로 1점만 만들어도 성공일 것이다.

다저스의 그레고리 펜넬 감독은 이번 5차전이 어쩌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여기서 승리하면 기세를 타서 무조건 월드시리즈 우승을 가져올 수 있다.’

어차피 3차전부터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다저스는 지금 절벽 앞까지 몰렸다.

이제 1패만 더 허용하면 우승을 내주게 된다.

남은 모든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우승할 수 있다.

이번 5차전이 승부처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코디 호이어가 최대한 버텨줄 수 있겠지만…….”

9이닝을 그렇게 버틴다고 이길 수 없다.

그 괴물은 여건만 된다면 10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거기다 다저스의 타선은 1차전에서 그를 상대로 단 1점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 5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도 승리할 가능성은 한없이 희박했다.

그래도 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거액의 스타를 잡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돈을 모으고.

다양한 인물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이유.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였다.

그러니 희박하더라도 모든 것을 내던져야 했다.

그게 야구선수고, 그게 프로니까.

* * *

11월 5일.

월드시리즈 5차전이 있는 날.

천천히 러닝을 하고 있던 강송구는 평소보다 더 게으른 표정으로 밀웜을 주워 먹는 우효를 볼 수 있었다.

-쒸…… 뿔……. 돈이…… 복사된다구!

혼자서 이상한 말을 내뱉는 우효는 조금 충혈된 눈으로 아무도 보지않는 구석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빤히 바라봤다.

‘토토군.’

강송구가 절레 고갤 흔들었다.

경기가 시작하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은 상황.

그가 이번 월드시리즈를 복기했다.

‘1차전처럼 던지면 무조건 1실점을 허용한다. 다저스가 부족한 전력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던 이유는 그만큼 전력분석팀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서였지.’

그 대단한 전력분석팀의 위력은 이번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제대로 드러났었다.

거의 1점 차이 승부였다.

앞선 경기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그러니 이번 5차전은 1차전과 전혀 다른 경기가 될 확률이 높았기에 그도 이번에는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

물론, 딱히 큰 걱정은 없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는 마운드에서 공만 던지는 것이 아니었다.

다저스의 홈이었다.

그렇기에 지명타자가 없고 투수가 타석에 선다.

강송구는 설사 1점을 내줘도 타석에서 1점을 만들어낼 자신감이 있었다.

그만한 타격 능력도 있었다.

그가 러닝을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앉아 있던 조던 델가도가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오늘 컨디션은 어때?”

“나쁘지 않다.”

강송구의 대답에 그가 고갤 끄덕였다.

하지만 마냥 걱정을 거둬들일 수 없었다. 4일을 쉬다가 3일만 쉬면 피로가 덜 풀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피로감은 없겠지만……. 그래도 어깨가 무거울 거야. 오늘 경기에선 내 역할도 누구보다 중요하겠어.’

조던 델가도가 고갤 끄덕였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관중들이 차곡차곡 관중석을 채웠다.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우는 홈팬들.

강송구는 입에서 김을 느끼며 슬슬 겨울이 가까워져 오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조금 춥군.’

확실히 날씨가 쌀쌀했다.

곧이어 5차전을 시작할 시간이 찾아왔다.

천천히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코디 호이어.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다저스의 홈팬들이 그들의 에이스를 향해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곧이어 국민의례와 시구가 끝났다.

슈우우욱! 펑!

가볍게 연습 투구를 시작한 코디 호이어.

곧 타석에 라스베이거스의 선두타자가 들어섬과 동시에 주심이 큰 목소리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플레이 볼!”

월드시리즈 5차전.

1회 초의 첫 번째 승부.

코디 호이어가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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