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69화 (69/198)

#69. 플레이오프 1차전(1)

[강송구 한국 프로야구 최소투구 완봉승을 기록하다!]

[71구 완봉승! 드래곤즈의 타선을 꽉 붙잡은 호크스의 에이스가 보여준 품격!]

[강송구! 정규시즌뿐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에도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다!]

[대전 호크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승리! 14 대 1로 드래곤즈를 크게 찍어 누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호크스! 정말로 한국시리즈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데빌스의 이중일 감독, ‘호크스는 강한 팀이다. 만반의 준비를 다 해서 1차전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플레이오프 1차전의 선발 대결! 강송구vs사뮤엘 힉맨!]

-이번에 진짜 호크스 우승각이냐?

-응, 데빌스랑 스왈로스 남았어.

-이제 준플레이오프 이겨놓고 우승?ㅋㅋㅋㅋㅋ 진짜 호크스 팬들도 설레발 오진다.

-놔둬 즐기시게……. 호크스 팬들 다 30년 이상을 우승도 구경 못 한 아저씨들이잖아.

-제발 호크스 우승! 호크스 우승!

-현실은 데빌스에게 컷 당하고 호크스 꼬마 팬이 엉엉 우는 장면 나오면서 끝날 듯.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호크스는 거칠 것이 없다는 듯이 2차전에서도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드래곤즈의 타자들은 1차전에서 엉망이 된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무너졌고, 반대로 호크스는 1차전에서 터질 듯 말 듯했던 타선이 제대로 터지며 승리를 거두었다.

패장이 된 임성균 감독은 인터뷰에서 ‘호크스에 진 것이 아니라 강송구에게 졌다.’라는 말을 남기며 드래곤즈의 감독 자리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를 모두 점검했다. 이제 새롭게 뽑을 무기를 파악할 시간이다.’

-뭐가 나올지는 몰라도 분명히 사기적인 게 나오겠지.

우효는 이제 달관한 듯이 꽝꽝 언 망고를 혀로 할짝대며 강송구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HoF 에디션 카드를 개봉하시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강송구.

그가 펼쳐진 50장의 카드를 바라봤다.

이윽고 강송구의 두 눈에 검은빛을 내뿜는 3장의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손을 들어 카드를 선택한 강송구.

빙글빙글 회전하며 검은빛을 내는 카드를 보며 우효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이윽고 카드 앞면을 확인한 순간.

우효와 강송구는 묘한 감탄을 내뱉었다.

-와!

‘음…….’

나쁘지 않은 카드가 나왔다.

아니, 최고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카드가 나왔다.

[철마는 달린다!]

-종류: 특성

-효과: 최대 투구수, 체력 회복속도, 부상 회복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특성 퀘스트 보상]

-한 시즌에 완투 10번 하기 (0/10)

-한 시즌에 200이닝 소화하기 (0/200)

[특성 퀘스트 보상]

-부상빈도가 큰 폭으로 줄어듭니다.

야구 선수에게 있어서 부상은 조금만 방심하면 깜빡하고 잊은 체납세금처럼 찾아오는 지독한 악몽이다.

그리고 그 부상과 관련해서 도움을 주는 특성은 어깨에 잠재적인 불안을 가진 강송구에게 있어서 정말 끝내주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끝내주는 게 아니라……. 죽여주는 특성인데?

우효의 말에 강송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카드도 빨리 개봉해야겠군.”

[HoF 에디션 카드를 개봉하시겠습니까?]

두 번째 카드.

다시금 50장의 카드가 눈앞에 떠오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검은빛을 내는 카드가 4장이나 강송구의 두 눈에 들어왔다.

어떤 것을 선택해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잠깐 고민을 하던 강송구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카드를 선택했다.

빙글빙글 회전하는 카드.

이윽고 검은빛을 내던 카드의 앞면이 드러난 순간 우효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게 나온다고?

* * *

대체로 ‘돌아온 코리안 비스트’ 강송구를 향한 기자들의 시선은 호의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인터뷰는 무미건조한 편이지만 다른 부분에서 기자들이 좋아하는 스토리와 이슈를 모두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야! 동수야! 그 예전에 강송구 선수가 구했다던 여자아이는 어떻게 알아봤어?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신문사의 스포츠 기자인 한동수는 강송구가 구했다던 여자아이를 수소문하고 있었다.

담배를 뻑뻑 피우며 스마트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상사의 잔소리에 한동수가 고개를 찌푸렸다.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 찾을 수 없던데요.”

-그런 게 어디 있어? 대한민국에 기자가 찾지 못할 인물이 어디에 있냐고!

“아! 진짜 모르겠습니다. 자료도 없고……. 당시 기사를 봐도 뭔가 남아 있는 것도 없어요.”

-아오. 미치겠네. 알겠어! 일단 잠실 야구장으로 빨리 가봐! 현준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잠실에 도착도 못 했데!

“현준이는 괜찮습니까?”

-큰 사고는 아닌가 봐! 그러니까 빨리 잠실로 달려! 알겠지? 오늘 어쩌면 강송구가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울지 모르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한동수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남은 담배를 더 깊게 빨아들였다.

“후우……. X같은 세상.”

일산에서 잠실까지 가려면 제법 빠듯할 것 같으니 슬슬 출발해야 했지만, 그는 묘한 눈으로 어딘가를 잠깐 바라보다가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내가 기레기라고 불리는 쓰레기지만, 적어도 이걸 기삿거리로 쓰면 안 되지.”

그가 있는 곳은 봉안당이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안치된 유골에는 한 여자아이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것도 호크스의 유니폼을 입고 환히 웃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의 사진이었다.

잠깐 그 사진을 바라보던 한동수 기자는 봉안당을 떠나서 차에 올라탔다.

그의 차는 곧 잠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잠실 야구장.

플레이오프 1차전이 펼쳐질 이곳에 호크스의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그 주변을 호크스의 팬들이 모여서 기대감이 가득한 눈으로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오늘 꼭 이겨요!”

“화이팅! 호크스!”

“김효곤 선수! 홈런 하나 때려주세요!”

“이주혁 오빠! 사랑해요!”

“꺄아아악! 박진수 선수! 멋져요!”

호크스의 선수들은 그런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내리는 거인 한 명.

그가 버스에서 내리기 무섭게 호크스의 팬들이 더욱 큰 목소리로 소리를 내질렀다.

“강송구다!”

“강송구 선수! 이번에도 완봉 부탁해요!”

“와! 진짜 크다!”

“강송구! 강송구! 강송구!”

“강송구 선수! 사인 좀 해주세요!”

강송구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꼬마 팬들에게 다가가서 일일이 사인을 다 해주었다.

-너 어른은 모르겠는데……. 유난히 어린 팬들에게는 사인을 꼬박꼬박 다 해주네?

‘……’

우효의 물음에 강송구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뭔가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일 뿐.

이윽고 사인을 끝낸 그가 천천히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약속이니까.”

-약속?

“예전에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지. 남자라면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켜야 한다고.”

그런 말을 내뱉고선 그가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라커룸에 들어서니 호크스의 선수들이 모두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치겠네……. 왜 이렇게 떨리지?”

준플레이오프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며 기어코 포지션 경쟁자인 조규환을 제치고 김동식 감독에게 신임을 받기 시작한 이호승이 정신없이 라커룸을 돌아다녔다.

조금은 정신이 사나울 수 있지만, 그 모습을 보고 그 누구도 나무라지 않았다.

저렇게 덜덜 떨면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자기가 해야 할 플레이는 확실히 보여줬던 이호승이었다.

그렇기에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보다 가장 걱정인 것은 의외로 박진수였다.

“무릎은 괜찮으십니까?”

강송구의 걱정에 박진수가 씩 웃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중요한 상황에서 홈으로 파고드는 드래곤즈의 주자와 충돌이 있었는데 그 충동이 있고 난 뒤에 무릎에 통증이 느끼고 있었다.

“이 정도도 못 버티면 포수 그만둬야지.”

“떨어지는 구종을 최대한 자제할까요?”

그 말을 듣고 박진수가 얼굴을 굳혔다.

“아니, 그냥 걱정하지 말고 다 던져. 내 몸 상태를 걱정해서 그렇게 던질 생각하지 마.”

그 말에 강송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빠르게 흘러서 국민의례와 시구가 끝나고 데빌스의 1선발 투수인 사뮤엘 힉맨이 마운드에 올랐다.

호크스의 1번 타자 김국도가 타석에 들어서자 주심이 거침없이 경기 시작을 알렸다.

“플레이 볼!”

데빌스의 사뮤엘은 초구부터 140대 중후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날카롭게 뿌리며 김국도를 압도했다.

-사뮤엘 힉맨! 초구부터 코스가 날카롭습니다.

-아무래도 강송구 선수와 호크스에게 패배했던 기억도 있고, 그 패배가 썩 좋은 않은 기억이기에 처음부터 강하게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 같습니다.

-아……. 데빌스가 기록의 희생양이었죠? 강송구 선수가 데빌스를 상대로 등판했던 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의 신기록을 세우며 승리를 거머쥐었으니까요.

사뮤엘 힉맨의 큰 키에서 꽂히는 포심 패스트볼은 150대 구속이 아님에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포심 패스트볼과 섞여서 나오는 커브는 김국도가 쉬이 배트를 내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5구째 승부!

-김국도 선수를 멋지게 삼진으로 잡아낸 사뮤엘 힉맨! 깔끔한 커브였습니다!

-오늘 제대로 기합이 들어간 것 같은 사뮤엘 선수입니다!

이어지는 2번 타자와 승부.

타석에 들어선 이호승이 숨을 크게 내뱉으며 마운드에 선 큰 키의 투수를 바라봤다.

‘조규환 선배는 저 거대한 투수를 상대로 어떻게 안타를 만들었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데?’

저 큰 키에서 꽂히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는 그 존재만으로도 타자를 크게 압박한다.

이호승도 그 큰 키에 압도되었다.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강하게 내리꽂는 포심 패스트볼.

이게 끝이 아니었다.

패스트볼 다음에 날아든 커브는 알아도 치지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꺾이며 이호승의 배트를 유인했다.

그리고 3구째 날아든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이호승이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순식간에 두 명의 타자가 아웃을 헌납했다.

다음 타자는 호크스의 3번 타자 김효곤.

그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사뮤엘 힉맨을 상대로 상대전적이 좋은 김효곤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거의 천적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초구!

초구는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

앞선 두 타자와 다르게 김효곤을 상대로는 사뮤엘 힉맨이 조심스럽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2구째는 커브.

소름 돋게 꺾이는 커브에 배트를 내민 김효곤은 오늘 마운드에 선 투수가 보통 컨디션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무리 천적 관계여도 저렇게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상대로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기세를 탄 사뮤엘 힉맨은 천적인 김효곤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1회 초를 깔끔히 끝냈다.

-사뮤엘 힉맨! 완벽한 피칭입니다!

-산뜻한 시작을 보여주는 사뮤엘입니다.

-정말 피칭이 날카롭네요.

와아아아아아!

사뮤엘의 호투에 잠실 야구장을 찾은 데빌스의 홈팬들이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강송구가 마운드로 향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데빌스 타자들의 표정에 독기와 승부욕이 크게 드러나 있었다.

처벅처벅.

마운드에 도달한 강송구.

그가 덤덤한 표정으로 로진백을 들어 올렸다.

이윽고 타석에 들어서는 데빌스의 1번 타자를 보며 강송구가 박진수와 사인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강송구의 손에서 초구가 빠져나왔다.

슈우우욱! 펑!

“스트라이크!”

그것도 제법 깔끔한 포심 패스트볼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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