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2화 (2/198)

#2. 확인 작업

[현재 포인트는 0포인트입니다.]

[튜토리얼 플레이어입니다. 초심자 보상으로 당신의 상황에 알맞은 조언을 해줄 조언자를 선정 중입니다.]

[현재 조언자 선정의 98%를 완료했습니다. 조언자 선정과 함께 실버 카드 1회 이용권이 지급됩니다.]

[스킬카드과 특성카드를 뽑을 수 있는 ‘MLB 카드 뽑기’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브론즈 카드 - 500포인트]

[실버 카드 - 1,000포인트]

[골드 카드 - 3,000포인트]

[사파이어 카드 - 15,000포인트]

[루비 카드 - 15,000포인트]

[다이아 카드 - 50,000포인트]

[HoF 한정판 카드 - 100,000포인트]

다시 서울에 있는 원룸으로 올라온 강송구.

그의 눈앞에 떠오른 홀로그램은 현실이었다.

절대 거짓이 아니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공을 던질 수도 없던 어깨에서 다시금 120대 후반에 가까운 구속의 공을 던질 수 있었으니까.

직접 확인을 해봤으니까.

그렇기에 믿을 수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언자 선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조언자를 소환합니다.]

-으하하하! 진짜다! 진짜야!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한 마리의 고슴도치.

-역시! 이 우효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

저 말하는 고슴도치를 보고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진짜 저 홀로그램이 현실이구나.

그것을 강송구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봐! 너 이름이 뭐지? 이 위대하신 우효님께서 특별히 너의 커리어를 위해 조언해주지!

“강송구.”

-그래, 강속구가 왜?

“강송구.”

-그래! 널 강속구 투수로 만들어주지.

“이름이 강송구라고.”

고슴도치 우효는 순간 작은 불길함을 느끼며 강송구를 조용히 바라봤다.

‘이 녀석 또라인가?’

하지만 강송구가 가진 피지컬.

거대한 키와 덩치.

거기다 단단한 하체를 본 우효는 고개를 흔들었다.

한눈에 봐도 강송구는 괴물이었다.

‘그래, 위대한 선수들도 작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지. 저 피지컬을 봐…. 분명히 저 괴물은 MLB를 뒤흔들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야.’

우효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에 선택받은 플레이어는 정말 어마어마한 역사를 쓸 선수라는 것을 말이다.

-좋아! 강송구!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도움을 주도록 하지. 난 야구의 요정 우효! 널 위대한 선수로 만들어주겠다! 자! 던질 수 있는 구종은?

“구종?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정통파군. 우완이야?

“그래, 우완.”

-구속은?

“최고 131, 평균 127”

-거짓말하지 말고 인간이 어떻게 131마일을 던질 수 있다는 거야? 평균 127마일? 그렇게 던지면 네 어깨가 갈려 나갈걸?

하지만 강송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고 우효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효는 침을 삼켰다.

꿀꺽.

‘설마…. 정말 131마일을 던질 수 있다고?’

순간 우효의 똘똘한 두 눈이 크게 흔들렸다. 이상하게도 저 괴물의 육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동양은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제법 큰 키에 속할 것 같은 강송구의 몸은 ‘인간흉기’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았다.

떡 벌어진 어깨와 탄력 있는 근육.

거기에 통나무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허벅지.

부드럽고 유연한 관절까지.

야구가 아니라 어디 스트롱맨 첼린지에 출전할 것처럼 보이는 압도적인 피지컬이었다.

-정말로 131마일이라고?

도대체 현대의 야구는 얼마나 발전을 했단 말인가.

저런 괴물이 날뛰는 게 현대의 야구란 말인가?

우효의 가슴이 크게 뛰었다.

어쩌면 자신은 역사상 최고의 투수와 함께 어마어마한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시스템의 도움이라면….

우효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환상적이군.

그때 강송구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최고 131km/h라고.”

-어?

“마일이 아니라 킬로미터라고.”

-어?

“131km/h”

우효가 멍하니 강송구를 바라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아이~ 씻팔!

* * *

-좋아, 그러니까 넌 원래 최고의 유망주였는데, 어깨를 다치면서 야구를 포기했고, 군대를 다녀와서 야구 게임을 하려는데 감전이 돼서 깨어나니 시스템의 선택을 받았다. 이거지?

“그래.”

-그리고 게임 캐릭터의 스텟이 네 몸에 적용되었고, 지금 날 만나서 이렇게 지랄 같은 네 이야기를 요약하는 거고.

“그렇지.”

-씨펄!

욕쟁이 고슴도치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걸려도 뭣 같은 놈이 걸리냐. 하…. 승급전에서 트롤을 만난 격이잖아. 이게 말이 되냐고!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조언자로 내정이 돼버렸는걸.

우효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휴….

“무슨 한숨을 그렇게 내쉬어?”

강송구의 물음에 우효가 고개를 흔들었다.

-너 같은 쭉정이를 도와주는 건 처음이라 걱정이라고. 아니, 게임으로 만들어도 이런 난이도로 내놓으면 게이머들이 다 떠나는 법인데…. 쯧!

“아무튼, 카드를 뽑으면 되는 건가?”

-아니…. 내 설명을 듣고 뽑으라니까!

우효가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이미 강송구의 손은 홀로그램에 향했다.

[카드가 정렬됩니다.]

50장의 카드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깔렸다.

-진짜…. 답답하다. 왜 이렇게 성질이 급한 거야? 이런 건 먼저 하늘에 기도하고 뽑아야 한다고!

“그래 봤자 확률은 똑같은데?”

입을 꾹 닫은 우효.

그런 고슴도치를 무시하고 강송구가 조용히 50개의 카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우효는 그런 강송구를 보며 그가 내뱉었던 말을 되돌려주며 빈정거렸다.

-그렇게 바라봐봤자 확률은 변하지 않는다. 너도 MLB 더 슈퍼스타 시리즈를 즐겨봤다면 알 수 있겠지? 실버카드의 구성은 100장 중에서 50장은 브론즈 등급의 스킬과 특성이 나오고, 나머지 40장이 실버, 9장이 골드, 마지막 1장이 플래티넘이 나오지.

우효의 말처럼 강우효는 그 확률을 알고 있었다.

MLB 더 슈퍼스타는 시리즈마다 카드 뽑기의 확률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니까.

그저 카드를 쭉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눈이 조금 이상해져서 그런 것이었다.

‘카드의 테두리가 왜 빛나지?’

50장의 카드는 황동색으로, 40장의 카드는 은색으로, 그리고 9장의 카드는 황금색으로 빛났다.

그리고 딱 한 장의 카드가 백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은색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색.

강송구는 ‘혹시?’ 하는 마음에 그 카드를 골랐다.

환하게 빛나는 카드. 그리고 나온 결과물을 본 우효가 비명을 내지르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니미랄! 이건 또 뭐야!

반대로 강송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플래티넘 어서 오고.”

* * *

프로에 도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니, 그전에 고교 야구선수가 프로에 갈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2011년도의 자료를 보면 중학교 야구팀이 총 81팀이 있는데, 그에 속한 선수가 2222명이나 존재했다.

그리고 고교야구 선수는 1474명으로 중학생 선수의 66%만이 살아남았고, 프로에 부름을 받는 선수는 그 남은 66%의 선수 중에서 고작 11%의 선수만이 부름을 받았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 프로에 입단하려는 선수들까지 합치면 현재 고교 선수가 고교, 대학을 거쳐서 프로에 입단할 수 있는 확률은 약 19% 근처라고 보면 옳을 것이다.

왜 이런 소리를 하느냐고?

가장 유망하고, 재능이 넘치는 고교 선수도 프로가 되는 선수가 19%밖에 되지 않는데, 트라이아웃으로 프로가 될 수 있는 선수는 몇이나 될까?

그래도 한국은 조금 나은 편이다.

미국에서는 고등학생이 프로 선수로 뛸 확률이 약 1%밖에 되지를 않으니까.

아무튼, 그런 험난한 길을 강송구는 다시 걸으려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증명이 필요했다.

다시 도전할 자격이 있다는 증명.

그걸 위해 그는 모교를 찾았다.

-제법 시설이 갖춰져 있군.

“충청도에서 최고인 명문이지.”

-그래? 뭐, 네 자격을 증명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아주 훌륭한 무대라는 건 부정할 수 없군.

“뭐, 명문이라기보다는…. 돈을 꼬라박아서 명문으로 거듭난 졸부 같은 야구부지.”

-모교에 너무 신랄한 평가인데?

“사실을 거짓으로 표현할 수 없지.”

-또라이.

학교 내부로 들어가 야구부실이 있는 방향으로 운동장의 가운데를 그대로 지나갔다.

그리고 도착한 야구부실.

강송구는 조용히 노크했다.

“들어와.”

잔잔히 들려오는 노인의 목소리.

많은 것을 가르친 은사의 목소리였다.

야구부실로 들어서니 달라진 것이 없었다.

딱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봉황기 우승 사진으로 자신들이 채워났던 여러 액자가 이제는 다른 후배들의 사진으로 제법 채워졌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은사는 뭔가를 보며 고민하는 것 같았다. 그가 야구부실로 들어왔음에도 고개를 들지 않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송일섭 감독님. 저 강송구입니다.”

그제야 고개를 든 송일섭 감독.

그의 두 눈은 강송구를 보고 크게 떠졌다.

“송구야! 네가 여긴 웬일이냐!”

갑자기 사라진 제자의 등장에 그가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동시에 그는 안쓰러움과 반가움이 가득한 눈으로 강송구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오랜만이구나!”

“네, 4년 만이죠?”

“그렇지.”

송일섭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상만 없었다면, 지금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있을 선수였을 텐데….’

그가 씁쓸한 표정으로 강송구를 바라봤다.

저 압도적인 피지컬이 너무 아까웠다.

저 황금 어깨를 관리하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며 고생을 했었던가.

하지만 그 고생도 물거품이 되었다.

자신이 조율한 최고의 투수가 망가진 것이다.

그렇다고 강송구가 어리석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일이었으니까.

그의 선택은 훌륭했다.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 여긴 어찌한 일이니?”

어깨도 다친 녀석이 어째서 여길 찾아왔을까.

송일섭 감독의 물음에 강송구가 바로 대답했다.

“공을 좀 던지고 싶습니다.”

“뭐?”

“제가 프로에 도전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한번 공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잠깐의 고민도 없었다.

강송구는 무덤덤한 눈으로 대답할 뿐.

그 모습에 순간 송일섭의 두 눈에 경련이 일었다.

‘서…. 설마!’

어깨가 회복된 것일까?

그렇다면…. 야수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인가?

100마일을 던지던 코리안 비스트.

“다시 어깨가 회복되었다는 뜻이구나! 100마일을 던지던 그 코리안 비스트가 돌아왔어!”

“그저 확인해보고 싶을 뿐입니다.”

덤덤한 강송구의 대답.

고교야구를 폭격하던 한국 역사상 최강의 재능이 다시금 돌아온다는 소리에 송일섭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송일섭 감독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고슴도치 우효가 고개를 절레 흔들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 노인네야! 저 새끼 130km/h도 겨우 던진다고! 무슨 100마일을 던지던 그 괴물이 아니라고! 니조랄! 저런 새끼가 무슨 코리안 비스트야! 코리안 나무늘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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