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250화 (250/298)

250편

<-- 마녀와 쓰레기 -->

부스스한 얼굴로 침상에서 일어나는 에페리아. 그녀는 멍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본다. 원래 이맘때면 레오가 자신의 곁에서 차가운 물한컵과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서있는게 정상이었다.

“레...”

레오를 불러 야단치려하지만 에페리아는 살짝 벌어졌던 입을 꾹 다문다. 잠이 천천히 깨면서 자신이 레오를 쫓아냈던 사실을 다시금 인지한 그녀였다. 자신이 대충 벗어 던져놓은 옷은 잔뜩 구겨진채 침상위에 나뒹굴고 있었고 엉망이 된 책상은 정리되어있지 않았다.

“...옷..”

속옷차림으로 침상에 일어선 에페리아는 주변을 돌아보며 인상을 찡그린다. 언제나 레오가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고 있어야만했다. 그러나 레오가 없는 이상. 그녀 스스로 옷을 찾아보려하지만 옷을 보관하는 곳이 어딘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아... 젠장...”

떡진 머리를 벅벅 긁은 에페리아는 신경질이 가득한 욕설을 한마디 내뱉은 후. 박제처럼 서있는 네이를 바라보며 말한다.

“네이. 옷가져와.”

에페리아의 지시에 네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콰앙!!

“....”

콰앙!! 콰아앙!!

실험실이 뒤흔들린다. 그녀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네이는 옷을 찾기위해 실험실을 뒤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지나치게 전투적인 기세로... 그녀가 움직일때마다 연구실 바닥이 으깨지며 그녀가 이동한 직선거리의 벽은 전부 붕괴되어버린다.

“아.... 젠장할...”

사방을 들쑤신 네이가 다시 에페리아의 눈앞에 나타났을때... 실험실은 마치 커다란 폭격을 맞은듯 폐허가 된 이후였다. 심지어 네이가 건내는 옷또한 돌조각과 먼지. 그리고 지나치게 빠른 움직임속에서 이리저리 찢어져 걸레가 된 이후였다.

“.....”

단 몇초사이에 손델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박살난 연구실을 돌아본 에페리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다시 침대에 몸을 뉘여버린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그녀는 복부에 남겨진 흉터. 아리엘에게 당한 상처자국을 긁적이며 짜증이 섞인 긴 한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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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억! 뻑 뻑!!

골목 구석에서 격한 구타음과 함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아무런 저항없이 다수에게 구타당하고 있는 레오. 에페리아를 향한 분노를 그에게 푸는지 골목 주변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마계인들이 즐거운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카으...”

리더로 보이는 거구의 남자는 피투성이가 된 레오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그를 억지로 일으켜세운다. 그러자 레오의 입에 잔뜩 고여있던 핏물이 울컥 쏟아져 내린다.

“흐음... 심문이라는 형식상 무언가 질문을 해야하는데... 뭐 딱히 질문거리가 생각나지 않네.”

거한의 남자는 힘없이 축 늘어진 레오를 비웃으며 얼굴뼈가 뭉개진 레오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는 생생히 살아있는 눈으로 그런 거한의 얼굴을 바라볼뿐이었다. 그런 레오의 눈빛이 맘에 들지않는지 거한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솔직히 지금의 레오에게 이런 집단 구타는 큰 문제거리가 아니었다. 평소에 에페리아에게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저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래도 이 귀찮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 레오는 자신의 신진대사를 늦춰 회복을 느리게해 큰 상처를 입은 것처럼 위장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새끼 앉혀봐.”

같은 뤼베크족끼리 단순한 육체적인 괴롭힘으로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있는 거한의 남자는 자신의 체구의 절반밖에 되지않는 레오를 한손으로 번쩍 들어올린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부하들은 골목에 나뒹구는 나무상자 두 개를 쌓아 간단한 의자를 만든다.

“좋아. 질문을 좀 해보겠어. 에페리아에 대해서야.”

억지로 나무상자 의자에 앉혀진 레오는 퉁퉁부운 눈꺼풀 사이로 무릎을 굽혀 자신과 눈높이를 맞추는 거한의 얼굴을 바라본다.

“난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어. 부족에게 버려진 쓰레기같은 네 녀석이 어떻게 에페리아 밑으로 들어간거지?”

“.....”

거한의 질문에 주변의 부하나 동료들까지 잡담을 멈추고 레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또한 외면하고 있었지만 레오가 에페리아의 밑으로 들어간 이유가 궁금해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던 레오는 천천히 입술을 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옛날 생각난듯 피투성이가 된 그의 입술은 묘한 미소를 그린다. 짧게 숨을 들이킨 레오는 은은한 미소를 지은채 말을 이어간다.

“버림받을 정도의 쓰레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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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에페리아님!!”

“경호원. 튼튼하고 쌩쌩한 놈으로.”

오랜만에 외출한 에페리아. 레오의 부재로 불편함을 느꼈던 그녀는 자신을 보좌해줄 만한 새로운 인물을 찾아 메트로폴리스로 나왔다. 커다란 검은 마녀모자와 칠흙처럼 어두운 로브는 아무리 멀리서 봐도 에페리아임을 직감하게 만들어주는 옷차림이었다.

“하... 하지만...”

용병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당황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커다란 홀안에는 일거리를 찾으러 온 용병들이 가득 있었다. 하지만 에페리아가 경호원으로 쓸 용병을 원하자 모두들 시선을 회피한채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에... 에페리아님... 저기.. 외람된 말이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담당자는 두려움에 몸을 바들바들 떨며 벽 한쪽을 가리킨다. 그곳에는 언제 붙여놓은지도 모를 낡은 의뢰서가 붙어있었다.

“....”

한눈에 그 의뢰서의 정체를 확인한 에페리아는 인상을 찡그린다. 이 홀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볼 수 있도록 중앙 기둥 한가운데에 떡 붙혀진 의뢰서는 바로 에페리아의 경호원을 구한다는 의뢰서였다.

오랜 기간동안 아무도 만지지 않았는지 의뢰서는 색이 바래있었지만 의뢰서를 고정하는 핀만은 매일매일 교체하는지 반짝 반짝 빛이나고 있었다.

에페리아의 경호원으로 떠난 용병중에 돌아온 용병은 없었다. 애시당초 마왕 다음가는 힘을 가진 에페리아가 경호원이 필요할 리가 없었다. 고로 그녀의 경호원으로 가면 온갖 실험체로 이용을 당하다 죽임을 당한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고액의 보수가 있다고하지만 가면 죽을 것이 뻔한 일을 하려는 정신나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짜증나...”

에페리아는 의뢰서가 붙은 기둥을 향해 손을 내뻗는다. 단순히 의뢰서를 회수할 생각이었지만...

콰지지직!

“...!!”

의뢰서가 붙은 기둥 자체가 찌그러져버린다. 자신의 힘을 순간적으로 조절못한 에페리아또한 당황한듯 눈을 휘둥그레뜬다.

콰드드드..

“으.. 으아아..!!”

중앙 기둥이 으스러져버리자 커다란 건물이 중심에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한다. 홀안의 용병들과 관리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하기 시작한다.

“칫!”

짧게 혀를 찾 에페리아는 가볍게 마법을 끌어올려 무너지려는 건물을 지탱한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테이블이나 의자등 주변 사물을 끌어모아 부숴진 기둥을 감싸버린다.

와드득!!

기둥을 감싼 테이블과 의자들은 강력한 마력의 힘에 찌그러지며 부숴진 기둥파편을 대신해준다. 의자와 테이블로 손쉽게 기둥을 수리해낸 에페리아는 쓸데없이 힘낭비를 했다는 사실에 기분나빠하며 양 손을 탁탁 털어낸다.

“미안.”

그리고 짤막한 사과를 남긴채 나뭇조각과 같이 짓뭉개진 의뢰서를 허공에 태워버리며 그대로 용병소개소에서 빠져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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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네.”

레오가 에페리아를 만난 것은 기분나쁜 끈적함이 가득한 골목 구석진 곳이었다. 곧바로 끊어질 듯 흐릿해진 시야넘어로 커다란 마녀모자가 보였다. 모자로 인해 에페리아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절대로 레오를 동정하는 표정은 짓고있지 않았을 것이다.

“사... 살려... 주세요...”

어린 레오는 뼈가 훤히 보일정도로 처참하게 난도질당한 손을 에페리아를 향해 힘겹게 들어올린다.

“내가 왜?”

에페리아의 입가에 재미있다는 미소가 서린다. 타인의 생명이 죽어가는 순간 앞에서도 그녀는 단순히 연약한 곤충을 괴롭히는 듯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레오는 간절하게 그녀에게 생명을 구걸한다.

그런 애원에도 불구하고 에페리아는 근처에 굴러다니는 나뭇가지를 집어들고 죽어가는 레오의 머리카락을 뒤적인다. 곧이어 나뭇가지 끝에 반쯤 찢어진 늑대 귀가 걸려 들어올려진다.

“뤼베크족이네... 부족원간 결속이 끈끈한 그놈들이 이렇게 부족원을 버릴 리가 없는데...”

“살려... 살려주세요.. 제발..”

레오의 몸에 새겨진 수많은 참상들. 뤼베크족의 특유의 재생력까지 억제하는 혼돈의 힘까지 서린 것까지... 레오의 상처를 살펴본 에페리아는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같은 뤼베크족에게 당한거잖아... 뭐야 너?”

일반적으로 뤼베크족끼리는 싸우지않는다. 강력한 재생력과 혼돈의 힘. 그리고 신체변화능력까지 있는 그들이었지만 같은 뤼베크족 사이의 싸움으로 인한 상처는 혼돈의 힘에 의해 재생능력이 무효화 되어버린다.

“제발... 제발...”

에페리아의 질문에 이미 죽음의 문턱까지 다달은 레오는 대답할 여력이 되지 않았다. 오직 자신에게 생명을 구걸하는 레오를 바라보며 에페리아는 혀를 찬다.

“너도 엄청 문제아구나. 동족에게 배신당한 것을 보면...”

작게 한숨을 내쉰 에페리아는 레오를 찌르던 나뭇가지를 한쪽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그건 네 인생. 미안하지만 난 착한 놈이 아니라서.”

그리고 매정하게 레오에게 등을 돌린다. 천천히 멀어지는 에페리아를 바라보며 레오는 마지막 희망인 그녀를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을 휘적인다. 그런 레오의 염원이 닿았던 걸까... 골목사이를 걸어가던 에페리아의 발걸음이 우뚝 멈춘다.

“이 에페리아님이 기회는 하나 줄 수 있지. 살아 남을 수 있는 기회를 말이야.”

그녀는 로브를 휘날리며 레오를 돌아본다. 슬쩍 손끝으로 마녀모자의 챙을 툭 치고 레오를 바라보는 에페리아의 얼굴에는 동정은 커녕 그저 장난끼가 가득한 미소가 가뜩 지어있을 뿐이었다.

“여기까지 와봐. 살고자하는 너의 근성과 집념을 보여줘.”

“아... 으...”

레오의 눈동자에 절망의 빛이 감돈다. 끊어지려는 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안간힘을 쓰고 있는 레오였다. 비록 다섯 발자국 정도라지만 이 상태에서 그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우... 으우우...”

하지만 이대로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레오는 힘겹게 몸을 기울인다. 살이 찢어지고 근육이 끊어져 바들바들 경련을 일으키는 손끝을 세워 거친 골목길 바닥을 긁는다.

“크아... 으으...”

몸을 기울이자 온몸의 상처에 고여있던 핏물이 골목 바닥에 쏟아져내린다. 순식간에 어두운 골목길이 핏빛으로 물들어버린다. 하지만 그런 끔찍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페리아는 키득키득 웃으며 동물을 관찰하듯 쓰러진 레오를 바라볼 뿐이었다.

“끄으.. 으으읏!!”

온몸에서 느껴진 통증은 무감각해진지 오래였다. 이빨이 으깨질 정도로 악물고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있는 레오는 어떻게든 에페리아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한다.

“뭐야아...”

하지만 그런 레오의 움직임은 처절한 꿈틀거림으로 그칠 뿐이었다. 이미 망신창이가 된 몸. 망신창이가 된 그의 팔은 자신의 몸뚱아리 하나 조차도 이끌지 못한 채 처절하게 돌로된 골목바닥을 긁을 뿐이었다.

이미 자신이 헛된 노력을 하고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걸까. 흐린한 눈동자로 에페리아만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그녀에게 다가서기 위해 바닥을 긁는 레오의 모습에 에페리아는 실망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다.

“너... 참 벌레같다. 죽어가는 쓸모없는 벌레... 나 이런 모습 본것같아. 아마도 배가 터져버린 개미였나?”

처절한 레오의 모습과 다르게 에페리아는 키득키득 웃으며 여유로운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개미는 말이야... 심장이 배에 있거든? 배가 터진이상 이미 죽을게 뻔한데도 말이야 그 개미는 계속 바둥거리더라. 마치 자신이 죽음을 부정하듯이 말이야. 너도 그것과 비슷한거야?”

이미 에페리아의 말은 들리지 않는 레오였다. 그의 머릿속에 마지막 각인된 에페리아의 말은 단 하나. 자신의 발치까지만 도달하면 자신을 살려준다는 약속. 레오는 그 약속하나만을 머릿속에 되뇌이며 손톱이 떨어져나갔는지도 모른채 계속 골목 바닥을 긁을 뿐이었다.

“하우음... 죽음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는 건 재미있지만... 금방 질린다는게 단점이란 말이야.”

그때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던 에페리아는 레오를 향해 한걸음 다가선다.

“개미에겐 못 물어봐서 아쉬웠던게 있었거든.”

잠시 입을 다문 에페리아는 느긋하게 한걸음을 다시 다가선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죽음에 저항해서말이야... 만약에 기적이 일어나서 살아났어.”

또다시 한걸음. 이제 레오와 에페리아 사이는 고작 두걸음의 거리밖에 안남았다.

“그러면 어떻게 할껀데? 너나 그 개미나 특별한 존재도 아니잖아. 그냥 평범한 개미, 그냥 평범한 뤼베크족 꼬맹이일 뿐이잖아.”

다시금 움직이는 에페리아의 다리. 이제 레오와 그녀사이의 거리는 한걸음밖에 안남았다.

“아무것도 아닌 너희들에게 그런 기적이 필요할까? 그런 기적이 온다해도... 너에게 뭔가 변화가 생길까?”

레오는 에페리아의 발등을 바라본다. 힘껏 팔을 뻗어도 닿지않는다. 한걸음의 거리라고 했지만 몸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레오에게는 너무나도 먼 거리였다.

“기적적으로 살아나면... 너가 과연 여왕개미가 될 수 있을까? 또다시 일개미의 삶을 살바에 차라리 죽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는게 좋지 않을까?”

레오는 움직이지 않는다. 또다시 에페리아가 한걸음만 내딛어주기를 원하는 걸까. 그런 레오를 조용히 바라보던 에페리아의 얼굴에 실망한 빛이 가득찬다.

“끄아아아아아!!”

그 순간. 축 늘어진 레오의 입에서 죽어가는 사람에게 나온 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그런 비명소리에 에페리아조차도 화들짝 놀라버린다.

촤악!!

“......!!”

그리고 허공에 피보라가 일어나며 에페리아의 발등으로 무언가 기분나쁜 덩어리가 툭하고 떨어진다.

“뭐야 이건...”

에페리아는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물건을 질색이라는 눈으로 내려본다. 그건 다름아닌 붉은 내장덩어리. 그녀의 발등위로 떨어진 내장은 쓰러진 레오와 이어져있었다.

“끄... 끄륵... 끄윽..”

“이런 미친...”

에페리아는 자신도모르게 욕을 내뱉는다. 안간힘을 써도 에페리아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던 레오였다. 그가 쓴 마지막 방법은 바로 복부의 상처에서 내장을 끄집어낸 것이다. 비록 미약한 힘이었지만 그가 사력을 짜낸 힘은 내장덩어리를 한걸음 거리에 있는 에페리아의 발근처로 던지기 충분했다.

“크...크크크큭.. 아하하하핫!!”

에페리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후련하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런 에페리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레오의 눈동자가 천천히 뒤집어진다.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리던 에페리아는 자세를 낮춰 의식을 잃어가는 레오를 바라보며 말한다.

“뭐야 너... 제법이잖아?”

그의 몸과 이어진 신체 일부라도 에페리아의 약속대로 그녀의 발치까지 다가온 것이다. 그것이 비록 내장이라는 것이 역겨웠지만 에페리아에겐 그런 것이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기적을 기다리는 녀석에게 온 기적은 가치가 없지. 하지만 너에겐 기적이란걸 받을 자격이 있어보이네.”

천천히 식어가는 레오의 내장조각을 바라보던 에페리아는 결심을 마쳤는지 양손을 가볍게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이 기적이 널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결심과 근성이라면... 뭐가 어떻게라도 변화가 되겠지.”

이미 의식을 잃어버린 레오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별 상관없다는 듯이 양팔에 마력을 끌어모아간다.

“너에게 기적을 베풀어줄게. 거기다 나는 인정이 많아서... 너에게 변화할 기회까지도 줄테니까. 기대하라고.”

========== 작품 후기 ==========

밤길을걷는자 / 저는 순수한 이성애자...입니다앙..

빨간달팽이 / 언제나 감사해요 ㅇㅂㅇ!

akdldkssm / 약속은 지켜야죠. 조금 늦었지만..

Solar Eclipse / 렛잇고가 최고죠. 저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전개는 쪼끔..

유운처럼 / 죄송합니다... 끊을데를 잘못 정했어요 ;ㅅ;

이제 설이 시작되네요. 다들 설음식 맛있게 드시고 푹 쉬시길 바랍니다.

연재는 계속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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