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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212화 (212/298)

212편

<-- 변화 -->

“괜찮은거야?”

내 상태를 묻는 키르비르의 목소리에 내 팔만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키르비르를 돌아본다. 그녀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붉은 기운이 스며들어간 내 팔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그런것 같네.”

그런 키르비르의 눈앞에서 보란듯이 팔을 움직여보인다. 내 의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내 팔을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린다.

“도데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마계로 돌아간다던 타이는 왜 하늘에서 떨어진거고... 이상한 광혈의 힘이 그녀의 몸에 서려있는거야?”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어. 일단 타이가 꺠어나봐야 사정을 알 것 같은데?”

키르비르는 쓰러진 타이의 몸상태를 확인해본다. 이리저리 그녀의 몸을 매만지고 살며시 감겨진 그녀의 눈꺼플을 억지로 들어올려 살짝 풀려있는 타이의 동공을 확인한다.

“일단... 몸상태는 괜찮은 것 같아. 그냥 탈진한거야.”

키르비르의 괜찮다는 진단에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이유는 타이가 꺠어나면 들으면 되었다. 지금은 단지 아무도 안다치고 큰 피해가 없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꽈악..

타이를 내려보고있던 나는 내 손목을 움켜쥐는 작은 손길을 느낀다. 그런 손길에 나는 고개를 돌려 그 손의 주인을 확인해본다. 그녀는 다름아닌 리니아. 그녀는 화가 난 듯 잔뜩 붉어진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있었다.

“왜... 왜 오라방이 한거야!!”

그리고 대뜸 소리를 빽 질러버리는 리니아. 그녀의 고함은 나 뿐만아니라 내 곁에 있는 키르비르의 관심까지 그녀에게 집중시켜버린다. 그런 리니아의 이해못할 외침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 저 마녀가 대신 할 수도 있었잖아!!”

곧이어 리니아는 키르비르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이유모를 분노를 뿜어낸다.

“도데체 무슨 말이야?”

“오... 오라방이 할 필요없는 그 위험한 일... 왜 오라방이 한거야!! 왜 나선거냐구!!”

아마도 타이의 몸에 서린 광혈의 저주를 내가 받아드린 일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았다. 나를 걱정해주는 리니아의 태도는 잘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이 이 정도로 리니아가 화낼일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다 잘됐잖아. 나도 별 문제없어. 그럼 됀거아냐?”

“됀거 아니얏!!!”

나는 그런 리니아를 달래기 위해 보란듯이 내 팔을 흔들어보인다. 하지만 잔뜩 부풀어오른 리니아의 볼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왜 화를 내는건데?”

그떄 우리 둘을 보다못한 키르비르가 나와 리니아 사이를 끼어든다. 그녀는 내가 들어도 움찔할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리니아에게 묻는다. 그러자 그런 키르비르의 차가움에 리니아는 움찔 놀라며 뒤로 반걸음 물러선다.

“으으으...”

자신이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는 사실이 분한 듯 리니아는 이를 악물고 눈꼬리 세우며 키르비르를 향한 강한 적의를 보인다.

“네 뜻대로 되지않아서 그런거야?”

하지만 키르비르는 그런 리니아가 가소롭다는 듯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든게 다 네 뜻대로 될것 같았어?”

“다... 당연하지!! 최소한 오라방은 나의...”

키르비르의 질문에 리니아는 키르비르에게 바락 대들려고한다. 리니아는 보란듯이 자신의 소매를 걷어내며 팔에 채워진 검은 팔찌를 키르비르에게 내보인다. 하지만 그 순간. 리니아의 몸이 우뚝 멈춰버린다.

“타메르도 알아?”

“.....”

검은 팔찌를 내보인 리니아는 뭔가 잘못됬다는 듯이 바들바들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데?”

그런 그녀들의 대화를 이해못했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니아를 바라본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리니아는 자신의 팔에 채워진 검은 팔찌를 다시 소매속으로 숨기려하지만 이미 모두의 눈에 훤히 들어나버린 후였다.

“그 팔찌는...”

내 기억이 틀리지 않으면 에페리아가 내 몸을 조종했던 팔찌. 분명 리니아도 같은 팔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리니아가 그 팔찌를 사용할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너... 설마!!”

“아... 아니야!! 아니야 오라방!! 이.. 이건...”

“그게 아닐텐데?”

크게 당황하는 리니아를 도와준 것은 다름아닌 키르비르. 그녀는 조용히 팔짱을 끼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건 마력증폭같은 걸 하는 힘도 안느껴져. 방금전 폭발의 정체는 뭔데?”

“포... 폭발?”

키르비르의 질문에 뭔가 퍼뜩 생각난 듯 리니아는 어색한 웃음을 터트리며 조심스럽게 검은 팔찌를 자신의 소매속에 숨긴다. 그리고 다른 반대편 손을 들어 소매를 뒤로 당긴다.

“이... 이거야.”

찰칵.

그런 그녀의 손목에는 작은 석궁이 장치되어있었다. 그녀가 작은 석궁을 가볍게 조작하자 시위가 좌우로 벌어지며 미리 장전된 볼트를 쏠 준비를 마친다.

“흐음... 볼트촉에다가 작은 화염석을 부탁한거네. 그정도면 방금전 폭발을 일으킬만하지.”

“그.. 그렇지?”

“폭발에 대해 물어봤던거야?”

둘의 대화를 듣던 나는 키르비르에게 대화의 주제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질문에 긍정을 표한다.

“그렇구나...”

키르비르의 대답을 들은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검은 팔찌. 다시한번봐도 섬뜩한 물건이었다. 내 몸을 멋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팔찌. 물론 나를 오빠라고 부르며 쫓아다니는 리니아가 그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할리는 없었다.

“나는 일단 타이를 숙소에 데려놓을게.”

키르비르와 리니아의 대화가 마무리 된 것을 확인한 나는 바닥에 쓰러져있는 타이를 조심스럽게 부축해 일으켜 세운다.

“나도 대충 여기를 마무리하고 쫓아갈게.”

키르비르는 엉망이 된 건물을 크게 한번 둘러본뒤 간단한 청소를 하려는 듯이 자신의 마력을 끌어온다. 그런 키르비르의 모습을 확인한 나는 그녀에게 뒷일을 부탁하며 타이를 부축한 채로 숙소를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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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메르가 떠나자 키르비르와 리니아 사이에서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청소하겠다는 변명을 하며 마력을 끌어올렸던 키르비르는 타메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끌어올린 마력을 천천히 허공에 흩어낸다.

“왜 날 도와준거야?”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귀찮은 거 질색이야. 시끄러운 것도 질색이고. 괜히 요란떨어서 좋을 것 없잖아?”

리니아의 질문에 키르비르는 가볍게 어께를 으쓱거리며 대답한다. 그런 키르비르의 대답에 리니아는 조용히 키르비르를 노려볼뿐이다.

“여전히 팔찌를 사용하네. 자신 없는거야?”

“시... 끄러...”

키르비르의 짗꿎은 질문에 리니아는 분하다는 듯이 억눌린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런 리니아의 모습이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은 키르비르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한다.

“너도 봤잖아. 너의 지배력이 강해도 타메르는 그 힘에 저항할 수 있어. 그 팔찌가 절대적인건 아니야.”

“.....”

그녀의 말에 반박할 수 없는 듯 리니아는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실제로 그녀또한 자신의 팔찌가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었다. 하지만 방금 전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제멋대로 행동한 타메르의 모습은 그 믿음이 너무나도 처참하게 망가뜨리게 하기 충분했다.

자신은 분명 타이의 몸에 서린 광혈의 저주를 흡수하는 일을 키르비르에게 떠넘기라고 타메르에게 명령했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따르는 듯이 보여줬지만 중요한 순간 그녀의 명령에 반박하고 결국 타이의 몸에 서린 광혈의 저주를 자신이 흡수해버린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뼈저리게 느꼈겠지? 팔찌의 힘에 의존하면 안돼. 너 스스로 부딪히고 너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지.”

키르비르는 좀더 누그러든 목소리로 리니아를 달래는 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건낸다. 하지만 입술을 잘근씹으며 키르비르를 노려보던 리니아는 천천히 입술을 떼어간다.

“신경쓰지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해! 너가 이래저래 참견할 필요는 없다고!!”

“....”

결국 자신의 분을 참지 못한 리니아는 그 자리에서 몸을 휙돌려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런 리니아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타메르와 약속한대로 이곳을 청소하기 위해 다시금 마력을 끌어올려간다.

========== 작품 후기 ==========

Ernia / 즐겁게 읽으셨다니 영광입니다!!

abcbbq / 엌ㅋㅋ 설마요...

이러저러한폐인 / 여기서 나오네요. 으히힛..

마스터칼솔럼 / 아. 쪽지 확인했습니다. 찾아보니까 삭제되있던데요... 혹시나 그 파일 가지고 계신다면 저에게 보내주실수 있으신지요?

으아아아...

아버지 회사에서 일합니다. 좋네요. 시원하고...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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