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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191화 (191/298)

191편

<-- 발전 -->

타이와의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시란 연신 같은 말만 반복하며 넋을 잃고있었다. 결국 훈련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아직도 그러고 있는거야?”

키르비르의 방을 찾아갔을때. 여전히 키르비르는 자신의 컵안에 담긴 탄산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원했던 음료는 미지근해지고 그안에서 피어오르던 탄산거품도 전부 사라진지 오래였다. 멍하니 컵을 내려다보고있던 키르비르는 내 목소리를 듣자 화들짝 놀란다.

“아... 타메르. 일은 다 끝난거야?”

“뭐... 와장창 꺠졌지.”

“깨져?”

키르비르의 물음에 피식 웃은 나는 그녀가 만든 마법주전자안에서 따듯한 온도로 유지되는 물을 컵에 따라 네이가 하던대로 차잎을 부드럽게 우려낸다. 그리고 따듯한 차를 한모금 마시며 키르비르의 앞에 걸터앉으며 타이와의 일을 말해준다.

“갑작스럽게 대련을 부탁하더라. 그래서 한번 붙어봤는데... 와장창 꺠졌지 뭐.”

“타이는 마계에서도 손꼽히는 검사야. 그런 녀석과 붙어서 살아있는게 용하네.”

키르비르의 심드렁한 대답에 피식 웃은 나는 찻잔을 기울인다. 그러고보니 타이의 검술은 범상치 않았다. 비록 내 몸을 빌린다는 패널티가 있었지만 시란또한 그녀와의 싸움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실망... 한건 아니지?”

“너무 깔끔하게 져버려서... 실망할 기운도 없는데?”

키르비르는 살짝 걱정이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런 그녀의 걱정이 담긴 말에 피식 웃으며 말해준다. 그리고 차잎이 은은하게 우러나 부드러운 빛을 머금은 찻잔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어간다.

“녀석... 꽤나 강했어. 나 혼자싸웠으면 상대가 안됬을껄.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반칙 아닌가?”

“뭐야... 역시 실망했잖아.”

솔직히 가슴이 씁쓸하기는 했다. 타이는 누가봐도 나보다 어린 녀석이었다. 그런데도 나보다도 강했다. 어린 나이에 그런 경지까지 오른 녀석도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뭐하나 싶은 자괴감이 밀려온다.

“나도 나름 노력한다지만... 그 녀석처럼 강해질 것 같지는 않아...”

“하아... 타메르...”

그녀는 실망했다는 듯이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목소리에 뒤늦게 키르비르 앞에서 괜한 푸념을 했다는 듯한 후회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키르비르는 나를 놀리거나 비웃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는다.

“너도 너 나름대로 길이 있어. 타이는 그 길을 조금 일찍 찾은것 뿐이야. 실망하지 마.”

“그런가...”:

그녀의 위로에 나는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나를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곁으로 온다. 그리고 나보다 작은 몸을 가진 주제에 나름 나를 위로해주려는 듯 내 등을 두드려준다.

“힘내야지? 타메르가 이기려는 사람은 무지 강하다구.”

“그래... 힘내야지.”

그녀는 다시금 내 목표를 상기시켜준다. 에페리아. 그녀를 쓰러뜨려야만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강한 힘이 필요했다. 지금은 상상도 하지못할 강력한 힘을. 하지만 그 바람이 너무나도 허황되어 과연 거기까지 내 손이 닿을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였다.

“두려워하지마. 지금은 그냥 조금씩 걸음을 옮기는거야.”

내 속마음을 읽은 걸까. 키르비르는 조용히 내 등뒤에서 내 목을 끌어안는다. 등을 감싸는 따듯한 온기에 나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고개를 돌려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그녀는 오랜만에 장난끼가 가득 차있는 웃음을 짓고있었다.

“그 장난끼 가득한 웃음... 꽤나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너가 맨날 심각했으니까.”

키르비르의 말에 나또한 나도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트려버린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정정해준다.

“우리 둘 다 심각했지.”

“그랬나...?”

우리 둘은 그 말을 끝으로 아무말없이 그저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키르비르는 나에게 의지하고 있다. 그것은 내 눈으로 직접확인한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 또한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같았다.

“키르비르...”

나는 작게 그녀의 이름을 웅얼이며 내 목을 끌어안은 그녀의 따듯한 손을 감싸쥔다. 등뒤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따듯한 체온이 언제나 휘청거리는 나를 지지해주는 것 같았다. 너무 작고 여리지만 그 누구보다도 믿음직했던 지지목. 그것이 키르비르였다.

“타메르...”

내 웅얼거림을 들었는지 키르비르는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 속삭이며 내 이름을 부른다. 그런 부름에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그녀는 살짝 얼굴을 붉힌채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우... 우리... 섹... 스할래?”

“....뭐?”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한 단어가 따듯한 분위기를 한순간에 날려버린다. 나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게 무슨뜻이냐는 듯이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얼굴을 잔뜩 붉힌채 허둥지둥 말하기 시작한다.

“아.. 그.. 뭐... 도.. 도서관에서 전송되어왔어...!! 남자를 힘내게 하기 위해서는... 이.. 이 방법이 좋다고하던데? 이... 이 상황에서는 아닌가?”

“.....”

나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답지 않게 우왕좌왕 변명을 하던 그녀는 결국엔 가서는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애꿎은 고대도서관 탓을 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트려버린다.

“뭐야... 결국은 위로해주고 싶다는거야?”

“아.. 뭐... 그.. 그렇지? 풀이 죽어있는거... 상당히 꼴뵈기 싫다고.”

“쯧... 이리와.”

키르비르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오라고 한다. 그러자 움찔 놀란 키르비르는 주춤주춤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지.. 진짜 하려고?”

“이리 오라니깐.”

그녀의 물음에 나는 빨리오라는 듯이 손짓을 한다. 그러자 어쩔 수 없다는 듯 키르비르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내 앞까지 힘겹게 걸어온다. 약간 겁에 질려하는 키르비르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 나는 내 앞까지 다가온 키르비르를 부드럽게 끌어안는다.

그러자 상당히 놀란듯 키르비르는 몸을 움찔 떤다. 곧이어 잔뜩 긴장한듯 딱딱히 굳은 그녀의 몸과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발랑거리는 그녀의 심장울림이 품안 가득히 느껴져왔다. 나는 그런 그녀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작은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는다.

“지금은... 이거면 돼.”

“우우... 낯간지러워...”

그런 내 진한 포옹에 키르비르는 입술을 삐쭉내밀며 내 어께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팔을 살며시벌려 작은 팔로 내 가슴을 끌어안는다. 그런 키르비르를 내려보며 나는 환한 미소를 짓으며 말한다.

“자... 여기서 애정이 잔뜩 담긴 키스 한번이면... 완전히 회복될것같은데?”

뻐억!!

“으컥..!!”

너무 무리한 요구였을까. 나를 끌어안고 있던 키르비르는 기습적으로 무릎을 휘둘러 내 복부를 가격한다. 숨통을 턱 하고 막는 묵직한 충격에 나는 비명을 삼켜버린다.

쪽.

하지만 그 순간 내 볼에 닿는 따듯한 감촉. 그런 감촉에 놀란 나는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지.. 지금은 이걸로 만족해 줘.”

그녀는 터질듯이 붉어진 얼굴로 작게 웅얼거리며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실소를 흘린 나는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은체 붐안에서 느껴지는 소중한 그녀의 체온을 조용히 만끽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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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좀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가 올게.”

저녁 시간. 타이와 약속한 시간이 되자 나는 저녁준비로 분주한 리엔에게 양해를 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슨 일인데?”

“식전 운동. 오늘 타이랑 겨루면서 뭔가 거림찍한게 있거든.”

그런 내 행동에 키르비르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나는 미리 준비해둔 변명을 어색함없이 말해줬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수긍해준다.

“너무 늦지말고 와.”

그리고 그녀는 리엔을 감시하듯 그녀를 쫓아 부엌으로 들어가 그녀의 일손을 도와주려고한다. 그런 키르비르와 리엔의 모습을 확인한 나는 조용히 약속장소인 유적지 외곽의 꽃밭을 향해 걸음을 옮겨나간다.

“나도 데려가.”

숙소문을 막 벗어났을때. 문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 듯한 시란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개인적인 훈련이야. 같이 올 필요는...”

“타이라는 녀석 만나러가는거지?”

키르비르에게 했던 변명을 시란에게 해보려했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듯이 내 말을 끊어버린다.

“키르비르에게 말한다?”

“....칫. 대신 검의 모습으로 와.”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시란은 만족한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검집과 같이 자신의 검을 나에게 건낸다. 그녀의 검을 받아들자 시란의 형체가 푸른 안개로 변해 검안으로 스며들어가 사라져버린다. 푸른 요기에 휩싸인 그녀의 검을 검집에 집어넣은 나는 검을 허리춤에 맨채로 꽃밭을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그나저나 과연 타이가 무슨 일로 부른걸까?

“1:1로 부른 거면 개인적인 일이겠지.”

꽃밭을 향해 걸어가는 지루한 길목에서 시란은 심심한듯 나에게 뻔한 질문을 던진다. 괜히 방해꾼이 하나 추가되어 심기가 언잖았던 나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해버린다.

-넌 타이에 대해 아는 것도 없잖아. 그 녀석도 널 처음보는 것 같고..,. 근데 개인적인 일이라고?

하지만 시란은 지루함을 이기려는 듯 집요하게 나에게 질문을 던져온다. 나또한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질문에 맞장구쳐주기 시작했다.

“하긴... 녀석과 나의 연결점은 오전에 했던 대련밖에 없는데...”

-재대결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것은 진쪽이 이긴쪽에게 신청하는 거 아니야? 저렇게 압도적으로 이겼다면 재대결이라는 명분도 없을텐데...

“키르비르...와 연관될 수도 있겠지. 녀석은 키르비르의 아버지란 사람의 부하라고 하던데...”

꽃밭을 향해 가는 길에 시란과 같이 타이가 나를 부른 이유에 대해 계속해서 토론을 해본다. 하지만 나나 시란이나 타이의 목적을 제대로 유추해낼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세 잔잔한 꽃가루가 흐르는 꽃밭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

천천히 산맥사이로 노을지어가는 저녁햇살 아래. 꽃밭 한가운데에 서있는 타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네이의 무덤앞에 서 있었다.

“저 녀석.. 저기서 뭐하는거야!!”

네이의 무덤앞에 서 있는 타이의 모습을 본 나는 순간 발끈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달려가려는 순간 그녀의 행동에 내 발걸음이 우뚝 멈춘다. 타이는 네이의 무덤앞에서 붉은 포도주를 네이의 무덤에 흘려주고 있었다. 타이는 네이의 무덤을 부드럽게 적셔나가는 포도주를 경건한 얼굴로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이 가져온 포도주병이 전부 비워지자 타이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천천히 몸을 돌려 꽃밭에서 걸어나온다.

“후... 하아!!”

꽃밭에서 벗어난 타이는 숨을 참고있었는지 크게 숨을 들이킨다. 그리고 크게 숨을 헐떡이며 이제 막 꽃밭에 도착한 나를 바라본다.

“예... 예상외로 일찍... 오셨네요...”

“너... 저게 누구 무덤인지 아는거냐?”

숨을 헐떡이며 떠듬떠듬 말하는 타이에게 다가서며 나는 그녀의 행동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타이는 살짝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한다.

“아뇨. 몰랐습니다.”

“근데... 아니다.”

일단 타이가 네이의 무덤에 홰손이나 손상을 가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죽은자에 대한 예우를 해줬다고 생각한 나는 고개를 가로저어 말을 끊어버린다. 괜히 타이의 앞에서 네이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우리와 관계없는 타인이었고 그녀가 그 사실을 알아봤자 우리에게 득은 커녕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무슨 이유로 날 부른거냐?”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내 질문에 작게 마른침을 삼킨 타이는 마치 나를 꿰뚫어보려는 듯이 검은 눈동자로 나를 주시한다. 약간의 침묵 후.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저는 그릇을 찾고 있습니다.”

“그릇?”

이해못할 그녀의 말에나는 살짝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금 이 상황이나 너의 말로 추정해볼때... 너가 말한 그 그릇이라는게... 나를 칭하는거란 말이지?”

내 질문에 타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도데체 뭘 담을 그릇인데?”

“제 아버지의 힘입니다.”

타이는 자신의 검을 매만지며 대답한다. 그녀의 아버지. 나는 타이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라는 존재또한 내가 알고 있으리가 없었다. 내가 계속 인상을 찡그리고 있자 타이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어간다.

“당신이 진짜 그릇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가능성이 높다고 느껴집니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가 말한 그릇은 아닐꺼야.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놀라운 잠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능력도 없어.”

“저희 아버지도 그랬습니다.”

타이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저희 아버지가 가진 것은 근성밖에 없었습니다. 포기하지않고 도전하며 언제나 새로운 힘을 추구해오셨습니다. 그리고 얻으셨죠.”

촤악...

타이는 자신이 매만지던 검은 검을 뽑아들어 나를 겨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나는 반사적으로 시란의 검을 움켜쥔다. 나를 향해 겨눠진 검은 검은 천천히 붉게 변색되며 숨겨진 날카로운 검날을 들어낸다.

“저 또한 그 힘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진 것은 극히 일부분일뿐입니다. 제가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힘은... 제 가슴속에 있습니다.”

“그게... 무슨 뜻...”

나는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찰나의 순간. 타이의 검은 눈동자가 붉게 물들어버린다. 그런 변화를 놓치지 않았던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묻는다.

“너... 설마 광혈의 저주를...”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이 아버지의 힘을 받을 그릇인지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약 내가 그 그릇이라면?”

“당신은 제 아버지의 힘을 얻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릇이 아니라면?”

“별 손해는 없습니다. 어자피 괴로운것은 저 하나뿐이니까요.”

“.....”

나쁘지 않는 조건이었다. 만약 내가 그릇이 아니라고 해도 손해볼것은 없었다. 잠시 고민한 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작게 숨을 몰아쉰 타이는 자신이 겨눈 검을 회수하여 다시 허리춤에 묶어둔다.

“그릇을 확인하는 과정은 뭐지?”

내 물음에 대답하지않고 타이는 자신의 셔츠를 벗어버린다. 그러자 작은 흉터가 곳곳에 나있는 그녀의 새하얀 피부가 들어난다. 하지만 타이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내가 보는 앞에서 상의를 벗은채 자신이 벗은 상의를 가지런히 개어 풀밭위에 올려둔다.

“너... 뭐하는거야.”

그런 그녀의 행동에 깜짝 놀란 나는 뒤늦게 타이를 제지하려한다. 하지만 타이는 손을 들어 괜찮다는 뜻을 보이며 나에게 등을 돌린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속옷을 벗어낸다.

“그릇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담담한 모습과 다르게 부끄러움을 느끼고있는지 타이의 목소리는 묘하게 떨리고있었다. 나에게 등을 돌린 타이는 자신의 가슴을 가린채 조심스럽게 나를 돌아본다.

“제 피를 취하시면됩니다.”

“네... 피를?”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타이는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젖혀 자신의 새하얀 목덜미를 나에게 보인다.

“깊게 물어 뜯어주세요. 동맥을 제대로 찢어야지만... 충분한 피가 나오니까요.”

“너... 지금 무슨..”

“걱정마세요. 저또한 약간이지만 광혈의 저주가 흐르니... 동맥이 찢어진걸로 죽지는 않습니다.”

“야야야!!!”

나는 나에게 다가선 타이를 황급히 밀친다. 그러자 뒤로 밀려난 타이는 이해못하겠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무슨 뱀파이어같은 흡혈귀인줄 알아? 목덜미를 물어뜯어서 피를 취하게?”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다량의 피를 취하려면 겨드랑이나 목덜미에 있는 동맥을 찢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겨드랑이는 조금 그러니까... 목덜미를...”

“젠장... 피를 취하는 방법은 그것말고도 있단 말이야...”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내쉰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말에 타이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뭐지. 나도 광혈의 저주를 가지고 있어. 최근엔 안했봤지만 흡혈이라면 내 힘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단 말이야.”

말그대로 나는 적은 양이지만 내 의지대로 피를 조종할 수 있었다. 타인이라고 해도 신체적 접촉이 된다면 접촉된 부분의 근처의 피를 조종할 수 있었다. 이 힘을 이용해 타인의 피를 흡혈하거나 되려 내 피를 타인에게 주입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정도로 흡혈을 하려면 혈액 유동량이 많은 심장 근처에 접촉해야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

나는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타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심장 근처에... 손만 닿으면 돼.”

“....”

내 말에 타이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본다. 심장근처에 손을 덴다면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야만한다는 뜻이다. 그 사실에 타이는 살짝 얼굴을 붉힌다.

========== 작품 후기 ==========

Solar Eclipse / 응앜ㅋㅋ 들킴...!!

좋아좋아!

기분좋게 한주를 시작해봅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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