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179화 (179/298)

179편

<-- 후유증(H) -->

“조금만 참아봐... 곧 괜찮아 질거야.”

그녀와 이어진 나는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하지 않고 반쯤삽입한 어정쩡한 상태로 조용히 그녀의 몸을 끌어안는다. 여전히 키르비르는 낯선 고통에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질벽은 그녀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때마다 일정한 리듬으로 움찔거리며 내 물건을 조여오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감각에 나는 속으로 짧게 신음을 삼킨다.

“나 믿지?”

마지막으로 그녀의 울먹거림을 멈춰세우기 위해 비장의 한수를 내던진다. 그런 내 물음에 키르비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손을 들어 자신의 눈가를 훔쳐낸다. 그리고 아무런 저항없이 불안하다는 듯이 내 손을 붙잡고 얌전히 누워있을 뿐이었다.

“좀 괜찮아졌어?”

약간의 시간이 흐른뒤. 나는 그녀에게 물어본다. 이미 그녀의 울먹거림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담긴 눈으로 흘끗 나와 자신이 이어진 비부를 내려본다.

“이.. 이제 어떻게할건데?”

“움직여야지.”

“....”

내 말에 키르비르는 마른침을 삼킨다. 여기까지는 어떻게 익숙해질 수 있었지만 움직인다는 말 하나가 그녀의 안색을 창백하게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긴장하지 않도록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세를 잡는다.

“그럼... 움직일게.”

“으... 으응.”

그녀에게 신호를 하며 천천히 허리를 뒤로 당긴다. 그러자 그녀의 질내로 삽입된 내 물건이 천천히 뒤로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으.. 흐읏!!”

자신의 뱃속을 채우고 있던 뜨겁고 낯선 이물질이 천천히 빠져나가자 키르비르는 자기도 모르게 콧소리를 흘린다. 그녀의 질벽이 내 물건을 단단히 물고있는 만큼 내가 성기를 움직이면 그녀가 받는 자극도 배는되어 돌아갔다. 오랜시간 가만히 있어 약간 건조해진 질벽이었지만 단 한번의 움직임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촉촉이 젖어가기 시작했다.

“왜그래? 기분좋아?”

키르비르가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콧소리를 들은 나는 얄밉게 그녀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하지만 키르비르또한 어안이 벙벙한지 내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침대자락을 움켜쥐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키르비르를 내려보며 다시금 천천히 허리를 눌러간다.

“우.. 우읏..!”

이번엔 내 성기가 다시 오무라든 그녀의 질을 확장시키며 삽입되는 선명한 감각에 키르비르는 짧은 신음을 흘린다.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는 듯한 신음이었지만 처음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괜찮아?”

다시금 성기를 절반정도 삽입시킨 나는 키르비르의 상태를 확인해본다. 고통은 느끼는 것 같았지만 참을만 했는지 그녀는 전과 같은 요란한 저항이나 비명은 지르지 않았다. 그저 내 질문에 뭐라고 답변해야할지 곤란해 보이는 얼굴로 나를 바라볼뿐이었다.

“나쁘지 않다는거지?”

침묵은 긍정이라 이해한 나는 씨익 웃으며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여나간다. 내 성기를 꽉 움켜쥔 그녀의 질벽을 차분히 즐기며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나가자 키르비르의 입안에서 금세 달콤한 한숨이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아흣... 우으읏...”

천천히 성기가 빠져나올때는 아쉬운듯한 한숨을 흘리고 다시 성기를 밀어넣을때는 달콤함이 가득한 신음을 흘린다. 그런 솔직한 키르비르의 반응에 능글맞게 웃는 나는 그녀의 귀를 입술로 가볍게 간질으며 그녀에게 묻는다.

“아프지 않나봐? 그 요란스러운 비명은 어디간걸까나?”

“우... 으우우...”

내 짖꿎은 질문에 키르비르는 몸을 바르르 떨며 아무말없이 자그마한 신음을 흘린다.

“어디보자... 우리 키르비르양은 여기가 민감했지?”

키르비르를 끌어안은 나는 성기를 찔러넣은채 잠시 허리의 움직임을 멈추고 손을 더듬어 그녀의 음부를 매만진다. 확실히 그녀와 내 물건의 접합부 사이에서는 달콤한 꿀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좌우로 벌어진 그녀의 균열을 슬쩍 매만지며 부드럽게 쓰다듬듯 손을 위아래로 매만진다.

“오.. 여기있다.”

“꺄핫..!!”

곧이어 나는 손에 집힐만큼 딱딱히 부풀어오른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애액으로 적셔진 손끝으로 미끌어지듯 그녀의 귀여운 콩알을 매만지자 키르비르의 입에서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나온다.

“웃..”

하지만 그 순간 내 물건을 꽉 물고있던 질벽이 격하게 수축하며 적지않은 쾌감을 전해준다. 예상치 못한 강한 자극을 참으려는 듯 뒤틀린 미소를 지은 나는 지지않겠다는 듯이 그대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나간다.

“으.. 으아아.. 이.. 이러지 마.. 으흣...”

그녀의 질벽이 내 물건을 꽉 조이는 만큼 그녀에게 가는 쾌락도 배가된다. 내가 계속해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허리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전에 없던 강렬한 자극속에 키르비르는 숨조차 내뱉지 못하고 몸을 바르르 떨기 시작한다.

“왜? 기분 좋잖아? 내 물건을 놓기 싫다는 듯이 꽉 물고있는 네 몸을 봐봐..”

“으흣.. 그.. 그런거 아니야!! 거.. 거기가 오싹오싹해서... 몸이 제멋대로...”

솔직하게 자신이 느끼는 것을 말해주는 키르비르의 말에 피식 웃은 나는 천천히 허리를 길게 뒤로 당긴다.

“그러면.. 뺄까?”

“으.. 으읏..”

허리를 뒤로 크게 당긴덕분에 거의 첨단부분까지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괴롭히던 것을 멈춘 나는 뻔뻔하게 그녀에게 물었다.

“마.. 마음대로 해...”

그런 내 물음에 키르비르는 애써 관심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는 거절의 의사는 담겨있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거지?”

능글맞게 미소지은 나는 사심이 가득 들어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끈적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는다. 그리고 허리를 꾹 눌러 처음부터 천천히 성기를 삽입시켜나간다. 처음의 삽입때 나를 방해하던 뻑뻑함은 온데간데 사라지며 촉촉이 젖은 그녀의 살집이 부드럽게 휘감겨온다.

“후.. 후으아아...”

이제는 완전히 달콤함에 젖어버린 신음이 늘어지듯 키르비르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내 분신을 반겨주듯 따듯하게 휘감겨오는 그녀의 살결을 느끼며 나는 차분히 그녀의 성감대를 찾아간다.

“우으으.. 뭐.. 뭐하는거야아?”

가볍게 허리를 비틀어 민감한 부분을 찾아 그녀의 안을 휘젓는다. 어쩔땐 가볍게 꾹 눌러보기도하고 어쩔땐 가볍게 찔러보기도한다.

“으힛!?!”

어느 순간. 키르비르는 몸을 가볍게 튕기며 짧막한 비명을 터트려버린다.

“찾았다.”

“바.. 방금 뭐야?! 허리가 갑자기 쩌릿해서...”

“이런 느낌?”

나는 장난스레 미소지으며 허리를 꾹 눌러 방금전에 찾은 그녀의 스팟을 다시금 자극해본다.

“으... 하앗!!”

허리를 가볍게 좌우로 움직에 삽입된 성기를 천천히 좌우로 문지른다. 그녀와 수많은 관계를 가져봤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성관계를 맺어보지 않았던 키르비르는 낯선 자극에 애처로운 신음을 터트린다.

“어때? 괴롭지 않지?”

“으.. 으응.”

헐떡거리던 키르비르는 내 질문에 자신도 모르게 솔직히 대답해버린다. 곧이어 그녀는 자신의 말 실수를 깨달았는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아버린다. 그런 키르비르의 귀여운 행동에 피식 웃은 나는 부드러운 그녀의 살결을 쓰다듬으며 미소짓는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 그 편이 더 귀여우니까. 이런 좋은 감정 애써 숨길필요 없잖아?”

“우.. 우우...”

나는 다시금 사랑스럽고 자그마한 키르비르의 신체를 끌어안아 조심스럽게 그녀를 이르켜 세운다. 크게 요동치는 그녀의 가슴이 내 품안에서 선명히느껴져왔다. 내 품안에 안긴 키르비르는 잠시 주저하다 조심스럽게 내 몸에 기대며 잔뜩 붉어진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좀더 깊숙이 넣어봐도 될까?”

그녀가 느낄 고통을 걱정해서 내 성기의 절반밖에 삽입하지 못했었다. 미묘하게 부족한 쾌락에 아쉬운음을 느낀 나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그러자 우물쭈물 거리던 키르비르는 움찔거리던 입술을 조심스럽게 벌린다.

“타메르가 원한다면...”

“아플수도 있어.”

그녀의 허락을 들은 나는 천천히 허리를 들어올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내 성기가 좀 더 깊숙이 파고들어가기 시작한다.

“우.. 으으읏..”

키르비르는 입술을 꺠물고 고통을 참아낸다. 조금씩 비좁은 그녀의 질내를 확장시키며 진입하던 내 성기의 첨단부분이 자궁구에 닿는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던 나는 짤막한 한숨을 내뱉으며 찔러넣어가던 허리를 멈춰세운다.

“하아.. 하아.. 끄.. 끝이야?”

“더 이상은 무리거든. 어때? 괜찮아?”

“속이... 답답해...”

키르비르는 살짝 인상을 찡그린채 답답함이 느껴지는 숨을 토해낸다. 얕고 빠르게 숨을 헐떡이는 키르비르는 불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배안이 뜨거워... 이런 건 이상하단 말이야...”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내 팔을 움켜쥔 키르비르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아마도 그녀에겐 낯선경험일 것이다. 타인의 체온이 자신의 안을 가득채우는 느낌. 나야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감각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낯선 감각이 그녀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있었다.

“불안해할 필요없어.”

나는 오들오들 떨고있는 키르비르의 끌어안고 조심스레 그녀의 아랫배를 매만진다. 그러자 키르비르의 몸이 움찔하고 떨린다.

“이상한게 아니잖아. 나잖아.”

“타메르...”

내 이름을 웅얼거리며 키르비르는 내가 쓰다듬고 있는 자신의 아랫배를 매만진다. 그런 키르비르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자 키르비르는 조금은 안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자. 그러면 괴로운건 여기까지. 이제 같이 즐겨보자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은채 나는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여나간다.

“아으응...”

그러자 꾹 다문 키르비르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터져나온다. 이제 그녀의 신체는 적극적으로 나에게 달라붙어온다. 마치 모든 것을 나에게 맡겼다는 듯이 달콤하게 휘감겨오는 키르비르의 신체를 마음껏 즐기며 나는 그녀의 입안에서 달콤한 신음을 짜내기 위해 허리를 움직인다.

“아흣.. 타.. 타메르.. 나.. 이상해..”

떨어지기 싫다는 듯 내 팔을 움켜쥔 키르비르는 허리를 비틀며 스스로 자신이 잘 느끼는 부위를 내 몸에 비벼나간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음란할 말을 내뱉는 키르비르.

“하우읏... 거기.. 거기가... 꺄앗!”

다시한번 약점을 찔린 키르비르는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을 지른다. 크게 몸을 튕기는 그녀를 끌어안은채 나는 그녀와 같이 침대에 쓰러진다. 침대자락을 움켜쥐며 입가에서 침이 흐르는 것도 모른채 크게 헐떡이는 키르비르를 바라보며 나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려나간다.

연약한 키르비르를 배려해서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여나간다. 조금은 속도를 붙여보지만 그녀가 괴로워하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한다.

“흐.. 흐아.. 으앗.. 타메르.. 나.. 나 이제.. 으으읏!!”

내 이름을 부르며 그녀는 절정에 달한다. 질질 흘러내린 자신의 타액으로 물들여진 침대자락을 억세게 씹으며 그녀가 절정했다는 것을 내가 선명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격하게 몸을 벌벌 떤다.

“우웃...”

동시에 내 물건을 감싸쥔 그녀의 질벽이 강하게 조여온다. 갑작스레 전해오는 강한 조임에 나는 이를 악물고 끌어오르는 사정감을 참아간다. 사타구니를 뜨겁게 적시고 흘러내리는 애액이 느껴진다. 간신히 사정감을 참아낸 나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뒤로 당겨 내 성기를 빼내려한다.

“시.. 싫어..”

하지만 키르비르는 그런 내 행동을 알아채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가지마... 타메르..”

뭐라 말을 못하고 계속 내 이름만을 웅얼거리는 키르비르를 바라보던 나는 뒤로 당기던 허리를 멈춘다.

“나... 같이 있고싶어.. 타메르랑...”

자신이 뭐라 말하고 말하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텅빈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웅얼거린다. 왠지모를 애처로움이 느껴지는 그녀의 눈을 외면하지 못한 나는 그녀를 다시 끌어안고 침대에 눕는다.

“난 떠나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타메르...”

키르비르는 자신의 몸을 감싸안은 내 손을 감싸쥐며 다시 나의 이름을 웅얼거린다. 내 품안에 안긴채 키르비르는 행복한 미소를 짓지만 나는 작게 이를 악물뿐이었다. 차오르는 사정감을 간신이 견뎌냈지만... 그녀가 호흡할때마다 움찔거리는 그녀의 질벽은 잔잔하게 내 물건을 자극하고 있었다. 아주 느긋하게 한계까지 차오르고 있는 사정감은 예상외의 괴로움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타메르?”

그런 내 이상을 알았는지 키르비르는 살짝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그녀의 시선이 나에게 돌아오자 나는 움찔 놀라며 억지로 미소를 짓는다. 그런 나를 무끄럼히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다시 고개를 돌린다.

“휴우...”

키르비르가 시선을 돌리자 나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찌꺽..

“읏..!!”

키르비르는 수줍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리를 움직인다. 아직 질펀하게 남아있는 그녀의 애액이 다시 내 성기에 휘감기며 짜릿한 쾌감이 올라온다.

“키.. 키르비르?! 너지금... 크읏...”

나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짧막한 신음을 흘린다. 한계까지 차오르는 사정감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황급히 성기를 빼내야된다는 위기감이 머릿속에 가득차지만 스스로 움직여주는 키르비르의 행동에서 오는 자극은 예상외로 매혹적이었다.

“참지 말고... 안에다 해.”

“크읏... 키르비르..!”

그녀의 한마디에 나를 옥죄이던 모든 괴로움이 풀려나가는 것이 느낀다. 나는 키르비르의 몸이 부숴지도록 끌어안으며 허리를 꾹 눌러 깊숙이 성기를 삽입해나간다. 곧이어 간신히 참아왔던 욕망이 그녀의 뱃속에 터트려버린다.

“으읏...!!!”

갑작스레 자신의 배를 채워가는 뜨거움에 키르비르는 깜짝놀란듯 작게 신음을 흘린다. 그런 키르비르를 끌어안으며 그녀의 안에 내 욕망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낸 나는 만족스러움이 가득한 긴 한숨을 내쉰다.

“괜찮아?”

그리고 뒤늦게 키르비르의 상태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아무말없이 자신의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중얼거린다.

“배 안이 따듯해...”

“....”

“그것뿐이야. 난 괜찮아.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그녀의 말에 나는 그녀를 따듯하게 감싸안는다. 그러자 맘편히 내 몸에 기댄 그녀는 내 손을 감싸쥔채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나또한 그런 키르비르의 온기를 느끼며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려줄뿐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피로감에 지친 키르비르는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깊은 잠에 빠져든 듯 안정된 숨소리를 내뱉는 키르비르를 확인한 나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당긴다.

“으응...”

그러자 키르비르의 입술 사이에서 안타까움이 섞인 신음이 감미롭게 흘러나온다. 그런 그녀의 신음소리에 다시금 허리가 뻐근해지며 피가 한곳에 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그런 욕정을 애써 짓누르며 몸을 웅크린채 자고 있는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

몸을 둥글게 말고있는 키르비르의 꼭 다물어진 음부에서 새하얀 정액이 방울져가기 시작한다. 내 생각에 꽤나 많은 양의 정액을 사정한 것 같았는데 그에 비해 흘러나오는 양은 미미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정액은 자궁쪽으로 흘러들어간 것 같았다.

방 한쪽에 마련된 휴지를 꺼낸 나는 키르비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녀의 음순을 문질러 조금이나마 흘러나온 정액을 닦아낸다. 그리고 곤히 자고있는 키르비르를 커다란 이불로 덮어준다.

“후우...”

키르비르가 꺠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곧이어 나는 키르비르못지않게 지친몸을 이끌고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곤히 자고 있는 키르비르를 바라본다. 가볍게 잠꼬대를 하며 마치 나를 찾듯 팔을 허우적거리던 키르비르는 자신이 덮고있는 이불을 크게 감싸안고 다시 편안한 잠에 빠져든다.

“키르비르...”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키르비르의 이름을 웅얼거린다. 갑작스런 큰 변화속에 나는 뭘 어떻게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멍청한 나라도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가 있었다.

내가 키르비르의 전부라는 것. 네이의 죽음으로 키르비르를 지탱해오던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내가 네이를 대신해 그녀를 지탱하게 되버린 것이었다. 내가 없어지거나 내가 키르비르를 버린다면... 그녀는 처참하게 망가질 것이다.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모습으로.

그런 그녀를 내가 지켜줘야했다. 네이에게 빚진 목숨. 그리고 그동안 나를 알게모르게 도와줬던 키르비르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나는 그녀를 지켜줘야했다. 그 사실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변해 내 가슴을 짓눌러오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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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가 편히 잘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 방밖으로 나온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뭐... 어찌됬든. 잘된건가...”

결론적으로 키르비르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녀와 나의 관계는 상당히 큰 변화를 겪었지만 일단 지금은 키르비르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했다.

“뭐했어?”

“헛?!”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낮고 귀여운 목소리. 그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나는 목소리의 진원지를 돌아본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방긋방긋 웃고있는 리니아가 있었다.

“아... 너였냐.”

상대가 리니아라는 것을 확인한 나는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슬쩍 키르비르가 자고 있는 방을 돌아본다. 문이 부숴져 훤히 보이는 방안의 풍경. 지쳐 잠든 키르비르는 이불을 덮고있었지만 그 이불아래의 키르비르는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나체였다. 나는 리니아가 그런 키르비르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살짝 걸음을 옆으로 옮겨 리니아의 시선을 차단한다.

“무슨일이야?”

내 물음에 리니아는 살짝 기울어진 자신의 커다란 마녀모자를 바로쓰며 나를 바라보고 그저 방긋방긋 웃을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웃음에 괜히 가슴이 뜨끔했던 나는 슬며시 딴청을 피울 뿐이었다.

“그~냥...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와본것뿐이야.”

“이.. 이상한소리?”

살짝 마른침을 삼킨 나는 리니아의 안색을 살펴본다. 나이는 아무리 많이 잡아줘도 15살정도 밖에 안되어보이는 외모. 키르비르보다 어리면 어렸지 절대로 성숙한 나이가 아니었다.

“뭐~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소리라던가... 무언가에 습격당한 비명같은거?”

다행히도 리니아는 키르비르처럼 속이 알차게 성숙된 애늙은이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순수한 눈동자를 빛내며 비명의 주인을 걱정하는 목소리로 나에게 묻는다.

“얼마나 난폭하게 했길레 그런 비명이 나온거야?”

“....뭐?”

하지만 질문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말을 마친 리니아는 다시금 방긋방긋 웃음짓기 시작한다.

“무... 무슨 소리야?!”

“아주 재미있는 것을 한것 같은데? 리니아에게는 한번도 해주지 않았던 그런거 말이야?”

입속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리니아의 눈빛은 아무런 사심조차 담기지 않은채 순수함 그자체였다. 과연 모든 것을 알고 묻는것일까? 아니면 진짜로 아무것도 모를 정도로 순수한걸까? 나는 후자쪽을 믿으며 떠듬떠듬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다.

“조.. 좋은건 아니야. 그냥 괴롭힌거야.”

“괴롭힌거야? 흐으으음...”

리니아는 나를 의심하다는 듯이 자그맣게 콧소리를 흘리며 가늘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해해 준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거린다.

“난 착한 동생이니까 오라방의 말을 믿어야지 뭐...”

간신히 수긍한 리니아의 태도에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곧이어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에게 묻는다.

“잠깐... 착한 동생이라니? 나는 너에 대한 기억이 없는데?”

그녀를 처음만날때부터 궁금했던 사실이었다. 그녀는 나를 오라방이라고 부르며 쫓아다닌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내 기억속에 그녀와 관련된 기억을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히 없지! 나에 대한 기억은 진짜 타메르에게 있거든!”

진짜 타메르. 그녀의 말하는 존재가 누구인지 짐작이 갔다. 바로 내안에 봉인된 남자. 즉 진짜 이몸의 주인이었던 남자다. 하지만 내 두눈을 확인한 결과 그는 정체불명의 단단한 봉인속에 갇혀있었다. 두 번다시 풀려질 것같지 않을정도로 단단한 봉인 속에...

“놀라지 않네?”

내가 의외로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리니아쪽에서 놀란듯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미 수없이 들어온터라 이제 별 감흥이 오지 않았다. 내가 이몸의 주인이 아닌 사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문클로스라는 것.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버린 익숙한 현실이었다.

“난 가짜지. 이 몸에 끌어오르는 혼돈의 힘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호문클로스. 맞지?”

“....”

내 말에 리니아는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똑똑한 척을 다하던 녀석의 멍한 얼굴을 보자 왠지모를 승리감이 찾아온다.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 나는 여유롭게 말을 이어나간다.

“어자피 이런 현실을 받아드린지 오래야.”

“그럼 알고있겠네. 오라방을 위해 너가 사라져야한다는 것도?”

“.....”

그녀의 말에 나는 침묵으로 답한다. 리니아와 나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조용히 바라보던 리니아는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긴장하지마 오라방. 아직은 아니니까.”

“아직이라니...”

“방법을 찾아야하니까. 너를 오빠의 몸에서 안전하게 분리할 방법을.”

“나를 분리한다고?”

리니아는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조금 머쓱한지 볼을 긁적거리며 내 질문에 대답한다.

“타메르 오라방도 나에게 소중해. 그리고 너는 우리 오라방을 혼돈의 힘에서 구해준 빚도 있어. 아무리 창조된 생물이라도 이유없이 없에긴 싫단말이야.”

“나를 다시 병안에 넣는다는건가?”

“.....”

내 질문에 이번엔 리니아가 침묵으로 답한다. 내가 만약 이몸에서 분리된다면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야했다. 과거의 내가 있던곳은 비좁은 병안. 흐릿한 과거 기억들이었지만 그 기억만은 선명히 떠올랐다.

“방법을 최대한 찾아볼게. 말했잖아... 나는 너에게 빚진 은혜를 무시하고 싶지 않아.”

“알았어.”

리니아의 말에 나는 애써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한다. 일단 리니아가 나를 분리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같다. 그만큼 내 몸의 주인인 타메르라는 존재가 그녀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나에게 빚진 은혜를 갚는다는 그녀의 말에서도 거짓은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걱정하지마. 강요하지는 않아. 내가 방법을 찾으면 너에게 말해줄게. 그리고 너가 마음의 준비를 마치면... 그때 분리할 테니까... 너무 많은 걱정은 하지마.”

마치 나를 안도시키려는 듯 리니아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해준다. 왠지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나는 리니아에게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를 이 몸에서 분리시킨다는 그녀의 말에 거부감이 들기 충분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를 향한 반감이나 적의는 생기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내가 거절한다면?”

“....”

리니아는 아무말없이 자신의 소매를 걷어 팔목에 채워진 검은 팔찌를 보여준다. 아주 낯이 익은 팔찌. 바로 에페리아가 나를 조종할 때 사용했던 팔찌와 비슷했다.

“난... 쓰기 싫어.”

“그것 말고 너가 나에게 영향을 준 무언가가.. 있지않아?”

그녀가 검은 팔찌를 보여주지만 그것을 보고도 왠지모를 찝찝함이 남아있던 나는 혹시나 하는 의문을 품고 그녀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아마도... 있지않을까?”

하지만 내 질문에 리니아는 애매모호한 의문형으로 대답한다. 곧이어 그녀는 내 질문에 대답해야한다는 의무감에 자기 스스로도 미심쩍다는 듯 볼을 긁적거리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내가 병안에 있는 너를 돌봤으니까... 너는 나를 기억했거든.”

“....”

리니아의 말에 나는 흐릿한 기억의 일부가 떠오르는 것을 느낀다. 병안에 갇혀진 공간.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어린아이가 있었다. 내가 갇힌 병을 톡톡 두드리며 언제나 갇혀있는 나를 안타까움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던 순수한 소녀. 그런 그녀가 지금 내 앞에 있는 리니아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무거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자. 오라방.”

“나는... 너의 오라방이 아니...”

“상관없잖아? 타메르도 내 오라방이야. 하지만 너도 최소한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내 오라방이야.”

리니아는 한치의 거짓이 담겨있지 않은 발랄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구해줄게. 오라방. 나는 내 소중한 오라방들을 구하려고 여기까지 찾아 온거니까.”

나는 그녀의 진심어린 한마디에 할말을 잃는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녀의 말에서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음까지 전해져오는 한마디였다.

“알았어.”

나는 짧게 대답한다.

“필요한게 있으면 말만해라. 뭐든지 다 구해줄테니까.”

그녀를 위한다면 뭐든지 해주고 싶었다. 왠지 뭐든지 해줘야할 것 같았다. 단순히 그녀의 말에 감동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가슴속 깊숙한 곳에 고여있던 감정이었다.

“아직은 별로... 말이라도 고마워 오라방.”

내 말에 리니아는 생긋이 미소짓는다. 그리고 리니아는 그런 내 가슴에 파고드는 아련한 미소만을 남긴채 총총걸음으로 어디론가를 급하게 걸어간다.

“리니아?!”

“나 잠시 도서관좀다녀올꼐!!”

리니아는 그말만을 남긴채 빠른 걸음으로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린다. 나는 그녀를 뒤쫓이 못하고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골목을 바라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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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생각보다 격하게 뛰어온 리니아는 타메르가 보이지 않는 골목에서 벽에 몸을 기댄채 거친 숨을 토해낸다. 거친 숨을 헐떡이는 리니아의 얼굴에는 진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효과가 있었어.”

리니아는 자신의 팔을 들어올려 팔목에 채워진 검은 팔찌를 바라본다. 방금전 타메르는 못알아챘지만 리니아는 그 팔찌의 힘을 사용하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아무리 내가 없더라도... 그런 마녀랑 그런 일을 한거지?”

하지만 그녀가 기뻐하는것도 잠시였다. 곧이어 리니아는 질투와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몸을 바들바들 떨며 방금전에 자신이 봤던 상황을 떠올린다. 그녀의 눈과 귀가 잘못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선명히 들었다. 방안에서 들려오는 헐떡이는 키르비르의 신음과 그녀와 한 침대위에 뒤엉켜있는 타메르의 모습을.

“하지만 괜찮아... 마지막에 오라방을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거니까.”

리니아는 자신의 팔목에 매어진 검은 팔찌를 매만진다. 마음만 먹으면 리니아는 타메르를 멋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니아가 원하는 것은 타메르의 몸이 아니었다. 바로 그의 진심어린 마음. 조금씩이지만 타메르를 조종하는 팔찌의 힘을 이용한다면 그의 마음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은 그다지 큰일이 아니었다.

“어디서 굴러온 돌이... 나와 오라방사이를 떼어내려고? 지금은 행복하겠지만... 한번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해보라고...”

리니아는 자그마한 미소를 흘리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도서관을 향해 걸어간다.

========== 작품 후기 ==========

abcbbq / 으윽... 고.. 곧 회복될겁니다..

이러저러한폐인 / 오?! 그렇군욬ㅋㅋㅋㅋㅋ 미묘한 차이가있었네요.

유운처럼 / 헐ㅋ. 배덕감 좋죠. 하앍하앍..

에페리아도 나쁜년. 리니아도 나쁜년. 어자피 둘이 비슷한 년이니까 둘다 나쁜년.

이제 네이-키르비르 구도는 끝이났고,...

새롬게 리니아-키르비르 구도가...

결론적으로 둘중에 하나는 또 죽어버리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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