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편
<-- 달라진 일상(이리엘H) -->
“또.. 같이 요리를?!”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 나를 반겨주는 것은 아침을 만들어달라는 이리엘의 요구였다.
“리엔이 후유증이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어. 아침. 만들어야해.”
“어제 그 티라미슈였나? 그 망할 디저트는 잘만들더니만!!”
티라미슈를 거론하자 이리엘의 눈빛이 기대감에 가득 차버린다. 아마도 그 티라미슈라는 디저트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이리엘의 모습이 가증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래그래. 뭐 리엔이 그런다면 어쩔 수 없지. 그전에 이리엘. 나에게 할 말없어?”
“없어.”
내 물음에 이리엘은 단호한 목소리로 부정을 표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입꼬리를 움찔거린 나는 이리엘을 향해 손짓을 하여 나에게 다가오게만든다.
“...?”
순진한 녀석은 별 거부감없이 쫄래쫄래 내 앞으로 걸어온다. 나는 그런 이리엘의 팔을 기습적으로 잡아당겨 그녀를 억지로 품에 안는다.
“이건 무슨?”
의심이 없는 이리엘은 저항없이 내 품에 안겨버린다. 그리고는 그런 내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하지만... 나는 신속하게 그녀의 엉덩이에 있는 자그마한 주머니를 뒤져 내가 원한 물건을 찾아낸다.
“아.”
내 손에 쥐어진것은 접혀있는 강철막대기. 이리엘의 모습을 잘 보고있었던 나는 그녀를 따라 접혀진 강철막대기를 펼쳐낸다. 그리고 스위치를 돌리자...
파치직..
전기막대기 끝에 푸른 전류가 감돈다.
“그거.. 위험해.”
“나도 알아.”
그녀의 걱정에 피식 웃은 나는 스위치를 조작한다. 그녀가 나에게 했던것처럼 초고압으로 지져버렸다가는 평범한 사람은 순식간에 숯덩어리가 될것이 뻔했다. 나는 스위치를 돌려 괴롭지만 기절이나 생명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전류를 바꾼다.
“그걸.. 어떻게 할꺼야. 돌려줘.”
이리엘은 내 손을 향해 팔을 뻗어 자신의 호신용 무기를 뺏으려한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팔을 번쩍 든 행위 하나만으로 그녀의 손이 닿지않는 곳까지 전기막대기를 들어올린 뒤 그녀를 향해 말한다.
“너도 당해봐야.. 이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지.”
내 말에 이리엘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나와 거리를 벌리기위해 내 몸을 밀어내려 안간힘을 쓰려하지만 이미 그녀를 끌어안고 있는 내 팔덕에 그녀가 내 품에서 벗어나기란 무리가 있었다. 불안해하는 이리엘의 얼굴을 내려보며 그녀의 허벅지를 향해 전기막대기를 가져간다.
파츠즉..!
“으읏...!!”
전기막대기가 그녀의 허벅지에 닿는 동시에 그녀의 몸이 팔딱 뛰며 억눌린 신음을 뱉어낸다. 상당히 괴로운지 내 옷자락을 찢어질 듯이 움켜쥐고 있는 이리엘이었지만 그런 그녀를 쉽사리 용서할 마음은 없었다.
“어때?”
“아.. 아파.”
내 물음에 이리엘은 억눌린 목소리로 솔직히 대답한다. 그런 그녀를 내려보며 다시금 천천히 전기막대기를 그녀의 허벅지를 향해 가져간다. 그러자 이리엘은 몸을 바들바들떨며 어떻게든 전기막대기를 피하기 위해 내 품안에 기어들어온다.
파츠즉!!
“으흑!!”
하지만 결국 전기막대기의 끝이 그녀의 허벅지에 닿아버린다. 다시금 온몸을 바르르 떨며 괴로워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직접 겪어보니까 꽤나 아프지? 너는 이것보다 더 심한 전류로 나를 괴롭혔던거야.”
“하.. 하지만... 타메르는... 튼튼..”
“나도 고통은 느낀다고.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말이지.”
파츠즈즉!!
“우으으으... 꺄으으읏!!”
이번엔 조금 길게 전기막대기를 누르고 있었다. 그러자 필사적으로 비명을 참아가던 이리엘은 결국 참지못하고 비명을 터트려버린다.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은 나는 그제서야 전기막대기를 떼어낸다. 그러자 힘이 풀린 듯 이리엘은 내 몸에 자신의 몸을 의지하며 힘겹게 헐떡거린다.
“그.. 그만해.. 아파.”
“미안하지만 너에게 그런 명령권은 없어.”
용서를 구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다시금 전기막대기를 그녀의 허벅지에 갔다덴다. 하지만 지쳐보이는 이리엘을 배려해서 약간 전류를 낮춘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모르는 이리엘은 두려움에 사무치는 눈동자로 천천히 자신의 허벅지로 다가오는 전기막대기를 바라본다.
파치직!!
“으읏.. 아으으읏..”
처음처럼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를 괴롭히기에는 충분한 량의 전류가 그녀의 허벅지에서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처음보다는 견딜만 했는지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아가는 이리엘.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그녀의 인내력이 어느정도일까를 시험해본다.
지지지직!!
“우으으으... 아웃..!!!”
미량이지만 계속해서 전류가 주입되자 그녀의 허벅지에서 시작된 경련은 천천히 그녀의 온몸으로 번져나간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참다 못한 이리엘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져나온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를 괴롭히고 있던 전기막대기를 뗴어낸다.
“이제 좀 반성했어?”
“하아.. 하아..”
내 물음에 이리엘은 대답할 정신조차 없는지 몽롱한 눈으로 짧게 헐떡거린다. 그리고는 몸을 지탱할 힘을 잃은 듯 내 품에 힘없이 무너져내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용서해줄 요량으로 전기막대의 스위치를 내린다.
“...음?”
그때 나는 뭔가 가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뭔가 자그마한 이물질이 나랑 이리엘 사이에서 끼어들어와 성가신 불편함을 느끼게해주고 있었다. 그런 이물질의 정체를 확인해볼겸 나는 조심스럽게 이물질이 느껴지는 부분에 손을 가져간다.
“아웃..”
“....”
그러자 짧게 신음을 터트리는 이리엘. 그녀의 얇은 옷넘어로 딱딱히 발기된 그녀의 자그마한 유두가 만져졌다.
“이리엘?”
그녀의 이상을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 이리엘은 내 부름이 들리지 않는 듯 입에 고인 군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리를 움직인다. 내 무릎에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의 가랑이를 문지르는 이리엘. 그녀또한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지 몽롱한 얼굴로 그저 본능에 따라 맹목적으로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야야!! 이리엘!!”
그런 그녀의 행동에 나는 그녀를 윽박지른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이리엘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이미 붉게 상기되어 미묘한 색기를 흩뿌리고 있었다.
“타.. 메르으..”
그녀는 뭔가를 애타게 갈구하는 듯이 살짝 꼬이는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내 부름에 슬쩍 상체를 일으킨 이리엘은 주저없이 내 품을 끌어안으며 자신의 몸을 밀착시킨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허리를 좌우나 상하로 움직여 자신의 비부를 내 무릎에 문질러나간다.
“너.. 발정난거냐?”
뭐가 그녀를 자극했는지는 몰라도 이리엘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내 몸을 더듬으며 어설프고 애처롭게 자신의 허리를 움직여나간다. 그런 그녀를 난감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나는 슬쩍 내 손에 쥐어진 전기막대기를 바라본다.
“설마.. 이거 때문인가...”
나는 설마하며 조심스럽게 다시 전기막대기를 조작해본다. 가볍게 스위치를 올리자 파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푸른 전류를 품어가는 전기막대기.
“아...”
그녀또한 내 손에 쥐어진 전기막대기의 존재를 눈치챈다. 그리고는 미묘한 기대감이 서린눈으로 전기막대기를 바라보며 거기서로부터 눈을 뗴지 못한다.
“이런...”
짧게 탄식을 뱉은 나는 가볍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번쩍 들어올린다.
“아...”
그러자 몸이 번쩍 들린 이리엘은 아쉬움이 가득한 탄성을 흘리며 양손을 바동거린다. 그런 그녀를 내 무릎위에 억지로 앉힌 나는 슬쩍 그녀의 하반신을 바라본다. 언제나 그녀가 애용하는 짧은 반바지에 조그만 물기가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너... 참을 수 있겠냐?”
내 물음에 이리엘은 주저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 애타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무언의 갈망을 내비친다. 이런 방면에 대해 어이없을 정도로 무지한 이리엘은 성적인 쾌락에 대한 인내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은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반바지 자락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아훗..!”
손끝으로 느껴지는 촉촉한 물기와 부드럽고 말랑한 그녀의 균열의 감촉. 동시에 이리엘의 입에서 미묘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온다. 비록 그녀 스스로가 원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매번 그녀의 소중한 부분을 만질때마다 이상한 죄책감이 들어왔다.
이리엘이 너무 어려서 그런걸까. 최소한 키르비르를 건들일때만해도 이런 죄책감은 들지 않았는데... 키르비르와 달리 이리엘은 아직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해서 그런 것 같았다.
“우으으...”
그녀의 비열을 능숙하게 애무하며 나는 이리엘의 얼굴을 확인해본다. 그녀는 짜릿한 쾌락을 참지못하고 녹아내리는 듯한 얼굴 표정으로 자신의 옷속으로 기어들어 와 움직이는 내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솔직히 이런 적극적인 표정변화는 그녀가 쾌락에 취할 때가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진귀한 광경이었다.
“아우읏.. 타.. 타메르.. 잠깐.”
그때 쾌락에 취해 헐떡거리던 이리일은 간신히 입술을 달싹거리며 나를 부른다. 그런 그녀의 부름에 움직이던 손끝을 멈춘 나는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자 이리엘은 천천히 눈동자를 굴려 내 손에 쥐어진 전기막대기를 바라본다.
“이거..?”
내 물음에 이리엘은 부끄러운 듯 작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러고보니 이리엘이 저렁게 발정난 것도 이 전기충격 때문이었다. 전기 충격이 가져다주는 쾌락이 적지 않았던걸까... 나는 의아해하면서도 가장 낮은 전압으로 조정한 전기막대기를 천천히 그녀에게 가져간다.
“우으...”
그러자 이리엘은 약간의 두려움과 미묘한 기대감이 섞인 눈으로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전기막대기를 바라본다. 나또한 그녀의 상태를 걱정하며 아주 천천히 전기막대기의 끝을 그녀의 비열에 가져간다.
파치직..!!
“꺄흐읏!!!”
전기막대기의 끝이 그녀의 비열에 닿자 이리엘은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과 함께 내 몸을 움켜쥐고 허리를 튕기며 몸을 바르르떤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깜짝놀란 나는 황급히 전기막대기를 떼고 그녀의 몸상태를 확인해보려했다.
“하.. 하아... 하으읏...”
그녀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입에 고인 군침조차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칠칠치 못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조.. 좀더.. 타메르으.. 조금만 더...”
이리엘은 평소와 달리 나에게 엉겨붙으며 묘하게 색기가 서린 목소리로 나에게 애원한다. 그런 낯선 모습에 놀란 것도 잠시.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다시금 전기막대기를 움직여나간다.
파치지지직!!
“히잇.. 아그그... 흐읏..!!”
그녀가 원하는대로 나는 그녀의 비열에 전기막대기의 끝을 꾹 누른다. 그러자 이리엘은 자신의 몸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전류에 몸을 벌벌 떨며 비명인지 신음인지 분간할 수 없는 울음소리를 터트린다.
허리를 활처럼 튕긴채 이미 반쯤 넋이 나간듯 살짝 뒤짚어진 눈동자. 고통을 참으려는 듯 그녀의 입술을 꽉 다물어져있었지만 고통사이로 느껴지는 짜릿한 쾌감에 그녀의 입술은 미소와 비슷하게 뒤틀려져있었다.
파치지..
더 이상하면 이리엘이 미쳐버리것 같다는 불안감에 나는 서둘러 그녀의 균열에 붙어있던 전기막대기를 뗴어낸다. 그러자 두어번 몸을 바르르 떨던 이리엘은 내 목을 끌어안은채 품안으로 무너져내린다.
“하아.. 하아..”
미묘한 땀내음을 흘리며 왠지모르게 만족함이 가득한 한숨을 흘리는 이리엘. 그런 그녀를 앉혀놨던 내 무릎을 적시는 선명한 물기가 느껴진다.
“이리엘?”
아직도 두어번 작게나마 경련을 일으키는 이리엘을 조심스럽게 불러본다. 그러자 그녀는 대답없이 내 목을 꽉 끌어안은채 내 품에 엉겨붙어올 뿐이었다.
“이런...”
난감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를 매만져본다. 이미 그녀의 엉덩이까지 축축히 젖을 만큼 그녀의 반바지는 질펀하게 젖어있었다.
“으응...”
내 손길이 느껴지는지 내 품에 얼굴을 처박은 이리엘이 작게 신음을 흘리며 마치 나를 유혹하는 듯이 어색하게나마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살짝 흔들어보인다. 아마 그녀도 자기 스스로 무슨행동을 하는지 잘 모를것이다. 단지 본능에 따라 몸이 움직이고 싶은대로 놔뒀을 뿐일 것이다.
“이리엘... 일어나.”
나에게 억지로 엉겨붙어있는 이리엘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어 그녀를 힘으로 떼어낸다. 지친듯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 하지만 아직도 절정의 열락이 가시지 않았는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이리엘을 바라보며 나는 그녀를 침대맞에 앉힌다.
“여벌의 옷은 있냐?”
“옆... 방에...”
이대로 움직일 수 없을정도로 축축히 젖은 반바지. 그녀를 침대맞에 앉힌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반바지의 버클을 풀어 벗겨내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이리엘은 아직도 몽롱한 감이 가시지 않은듯 아무런 저항없이 내 손길에 온몸을 맡길뿐이었다.
축축히 젖은 반바지를 벗겨내자 그안에 숨겨진 앙증맞은 토끼모양이 그려진 얇은 속옷이 들어난다. 그녀의 성격과 맞지않게 귀여운 디자인의 팬티에 살짝 놀란 나는 토끼모양이 투명하게 보일정도로 젖어있는 그녀의 팬티를 천천히 벗겨낸다.
“이건... 몰래 처리해야겠지.”
벗겨낸 그녀의 반바지와 팬티를 잘 게어 한쪽에 놓아둔 나는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림없이 들어내면서도 아무런 감정없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이리엘을 바라본다.
“...”
그런 그녀를 보고있자니 욕정보다도 그녀에 대한 죄책감이 몰려온다. 남자를 유혹하기에 미성숙한 몸과 납작한 가슴. 거기다 아무것도 몰라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오직 쾌락에만 의존하여 행동하는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타..메르.”
내 시선을 느꼈는지 이리엘은 허탈감이 느껴지는 눈동자를 굴려 나를 바라보며 나를 부른다.
“이제 좀 정신이 드냐?”
나를 바라보며 간신히 초점을 맞춰가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땀에 절어있는 그녀의 상의까지 벗겨내려했다. 내가 그녀의 옷자락을 잡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이리엘은 내가 상의를 벗기게 하기 쉽도록 자신의 양팔을 들어올려준다. 어렵지않게 그녀의 상의까지 벗겨 나체로 만든 나는 침대맡에 게어둔 이불을 그녀에게 던져준다.
“일단 옆방에서 네 옷을 찾아올테니까. 그때까지 그 이불이라도 덮고있어.”
내 말에 이리엘은 내가 던져서 자신의 무릎을 살짝덮고 있는 이불을 내려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고 천천히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본다.
“이불 덮으라니까.”
그녀가 가만히 있자 답답함을 느낀 나는 내가 직접나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려했다. 내가 다가오자 이리엘은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술을 움직인다.
“타메르.”
“뭐야? 할말이라도 있는거야?”
그녀의 부름에 대충 응답하며 나는 이불을 펼쳐 그녀를 덮어줄 준비를 한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이리엘의 한마디에 내 몸이 딱딱히 굳어버린다.
“나랑 섹스해줘.”
“......”
잠시만. 잠시만. 아주 잠시만... 내가 잘못들은거겠지? 키스해달라는 잘못들은 거겠지?
“뭐라고?”
“섹스해줘. 성관계.”
“....”
아. 잘못들은게 아니구나.
“무... 무슨 헛소리냐!!”
기겁한 나는 나도모르게 바락 소리를 질러버린다. 이리엘의 눈앞에서 그녀에게 소리를 지르자 이리엘또한 적지않게 놀란듯 몸을 움찔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잠시후 침착함을 되찾았는지 이리엘은 평소와 같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한다.
“흥미가 생겼어. 섹스에 대해서.”
“아니.. 너 그게 뭔지나 알고는 말하는거냐?”
내 물음에 이리엘은 잠시 입을 다문다. 그리고 약간의 생각후 다시금 천천히 입을 열어가기 시작한다.
“엘을 통해서 배웠어. 암수간의 성관계. 줄여서 섹스. 번식을 위해 본능적으로 습득된 행위중 하나.”
“그... 그러니까! 그건 그냥 번식을 위한 행동이잖아? 아이를 갖는 행위라고! 너는 아이를 가지고 싶은거냐?”
“그건 아니야.”
내 물음에 이리엘은 주저없이 부정을 표한다. 그런 그녀의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난 아직 초경이 안왔어. 아이갖을 확률은 없어.”
“....”
강적이다. 이건 강적이야... 이게 바로 촌절살인일까.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욕정이나 이런 음탕한 쪽이 아니다.
“엘을 통해 섹스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 일반적으로 인간들은 섹스를 하기전 전희라는 것을 통해 섹스를 위한 준비를 한다고 해. 사랑을 속삭이는 말, 키스, 애무등으로 서로의 성감을 고조시키는 행위 후 본격적인 섹스에 돌입한다고 해.”
나는 아무런 말없이 반쯤 포기한 자세로 이리엘은 섹스에 관한 낯부끄럼지만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상세한 설명을 들어간다.
“방금전 타메르와 내가 한 행위는 일종의 성감을 고조시키는 행위. 이 다음으로 이뤄져야하는 행위는 섹스. 근데 타메르는 왜 안해?”
“.....”
이리엘의 물음에 나는 머리를 감싸안는다. 본격적인 멘탈붕괴이다. 그녀의 말에 반박할 여지는 하나도 없었다. 최소한 키르비르도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갈 수 없었는데. 이는 단순히 웃음이나 농담으로 넘겨버릴 사항이 아니었다.
“전희는 기분 좋았어.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하는 섹스는 더 기분좋을 것 같아.”
얼굴이 뭉개질 정도로 내 얼굴을 힘껏 문지른 나는 용기를 내어 이리엘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낯부끄러운 말을 하고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섹스하자.”
“....”
그런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음탕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대낯에. 아무것도 모르는 이 망할 꼬맹이가. 다짜고짜 나에게 섹스를 하자고 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무런 대답도, 행동조차 못할정도로 정신이 멍해질 것이다.
“이리엘... 그러니까. 그 섹스나 전희같은 것은... 너가 사랑하는 살마과 해야한다니까?!”
“사랑한다라는 것이 뭐야?”
그녀의 질문에 나는 마지막 활로가 생겼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녀는 사랑에 대한 뜻을 모른다. 그녀에게 사랑에 대해 그녀가 납득할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녀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이란 말이지...”
잠시 고민하던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사랑에 대해 설명해가기 시작한다.
“너와 다른 이성에게 느끼는 감정으로... 같이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던가...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던가.. 뭔가 설레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사랑이라고 해.”
“....”
내 말에 이리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며.. 으음... 그 사람을 위해 뭐든 해줄 수 있을 정도의 마음일까나?”
막상 사랑에 대해 말로 표현하자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결국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두서없이 그녀에게 말해준다. 다행히도 이리엘은 이해력이 좋은지 머리를 끄덕거리며 내 말을 이해했다는 제스처를 취해보인다.
“뭐.. 대충 그런거야. 알겠지?”
“응. 알겠어.”
내 물음에 이리엘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최소한 그녀가 내가 말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을 찾을때까지... 더 이상 나에게 이래나 저래나 성적인 일로 부탁해올 일은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 난 타메르를 사랑해.”
“....뭐?”
하지만 이리엘은 쉽지않았다.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폭탄발언을 터트려버린다. 네이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한 단어에 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본다.
“타메르가 애무해주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설레어져. 그런 시간이 즐겁고 기뻐.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고 안아주면 마음이 편해져.”
“어..어버버..”
순간 나는 벙어리가 된듯 입술만을 움찔거리며 그녀의 논리정연한 반박에 좌절한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가 남았다.
“그.. 그러면!! 너는 나를 위해 뭐든지 해줄 수가..”
“나도 해줘?”
이리엘은 내 말이 끝마치기도 전 손끝으로 슬쩍 내 사타구니 사이를 가리키며 묻는다. 순간 울컥하는 오기에 해볼테면 해보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이리엘이라면 주저없이 행동에 옮길 것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사랑해 타메르.”
아무리 사랑한다는 말도 저렇게 무표정의 얼굴과 마치 업무를 보는듯한 무덤덤한 말로 한다면 설레긴 커녕 오히려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것을 지금 알아챈 나였다. 나는 점점 첩첩산중으로 빠지는 현실에 땅이꺼져라 무거운 한숨을 내뱉는다.
“여튼... 일단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이니까... 옷부터 가져올게.”
모든 것을 포기한 나는 터벅터벅 출구를 향해 걸어나간다.
“섹스안해?”
그런 나를 향해 물어오는 끈질긴 이리엘의 질문. 나는 그녀를 향해 힘없이 고개를 돌리며 될대로 되란 식으로 대답한다.
“아침 만들어달라며? 섹스할 시간이 어디있어?”
“...응.”
내 말에 이리엘은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응답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금 깊은 한숨을 내쉰 나는 그녀의 새로운 옷들을 가져다 주기위해 그녀의 방으로 향한다.
========== 작품 후기 ==========
배재대감 / 앜ㅋㅋㅋㅋ 그건 오리지날. 이건 리메이크. 약속했짜나여... 해피엔딩.
BrightBiz / 스테이키!! 나도 먹고파 챱챱!
달을쫓는아이 / 으잌;; 그... 그런가요?
유운처럼 / 왜요? 공감하시는거 아님? 나만그런가?!
Lizad / 제가 좋아하는 소스거든요. 여러모로 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는 소설.
Ishanal / 네.. 그거였습니땋!
이리엘. 오리지날엔 묻혔지만 다행히도 리메이크때는 플레그가 마구마구 서네요.
뭐... 이미 척봐도 이리엘은 뙇~!
미칠정도로 순수 로리 컨셉이 잘 통하려나.
근데... 소설에서 19세 이하도 아청법에 걸리는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