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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113화 (113/298)

113편

<-- 달라진 일상 -->

우리가 숙소로 되돌아왔을때는 이미 해가 천천히 저물어가는 저녁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 리엔과 키르비르는 저녁을 먹었는지 주방에는 더러워진 접시들과 우리몫의 음식이 한쪽에 준비되어있었다.

“어디갔지?”

숙소로 돌아온 나는 우선 키르비르부터 찾아본다. 그러나 그녀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리엔의 기색또한 느껴지지 않는 것이 둘이 식후 산책이나 간단한 담소를 나누러 떠난 것같았다.

“이리엘! 저녁은 먹을꺼냐?”

아직도 네이의 눈치를 살피며 은연중 그녀를 피하는 이리엘을 바라본 나는 그녀에게 저녁식사를 할껀지 물어본다. 그러자 이리엘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 자신이 조금씩 오물거리며 먹고 남아버린 막대모양의 빵을 나에게 보여준다.

“아아... 그게 저녁이라 이거지.”

너무나도 빈약한 식사에 나는 그저 쓴웃음을 지어보일뿐이었다. 그래도 빈약한 그녀의 몸을 보면 억지로라도 끌고 저녁을 먹여버리고 싶지만 이리엘은 용건이 없다는 듯이 빠른 걸음으로 주방에서 벗어나 자신의 방으로 걸어간다.

“에휴...”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는 사이. 네이는 신속하게 리엔이 남겨둔 우리 몫의 저녁식사를 식탁위에 차려두기 시작한다. 좀 식었기는 하지만 리엔의 만들어서 그런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기시작한다. 하지만 식사하기 직전...

“타메르!!!”

나를 부르는 키르비르의 외침이 숙소를 뒤흔든다. 나는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대체... 이 놈은 정말...”

복도 넘어에서 그녀가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막 들어올린 식기를 식탁에 내려둔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타메르! 여기있지?!”

점점 발걸음소리가 가까워지며 갑작스레 주방의 문이 벌컥 열린다.

“찾았다 타메르!”

“...”

갑작스레 등장하는 키르비르. 하지만 그런 그녀의 존재보다도 그녀의 옷차림에 나는 할말을 잃어버린다. 이제 막 샤워를 하려는 듯 수건으로 가슴과 하반신을 가린 키르비르. 몸을 전부 가릴 정도로 커다란 수건이 없는지라 평범한 수건 두 개로 가슴과 하반신만을 대충 가리고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건의 크기가 작은지라 그녀가 움직일떄마다 언뜻언뜻 그녀의 속살이 살짝살짝 비춰진다.

“비상사태야!”

“뭐.. 그 무슨..”

내 말이 미처 끝나기도전 키르비르는 다짜고짜 양팔로 내 손을 붙잡고 나를 이끈다. 그런 나를 바라보던 네이또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나와 키르비르를 쫓아 걸음을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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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해줘.”

그녀가 나를 잡아 이끌고 온 곳은 다름아닌 숙소 지하에 존재한는 커다란 목욕탕이었다.

“아.. 아하하..”

거기에는 키르비르와 비슷한 차림의 리엔은 내가 들어오자 구석에 앉은 채 작은 수건으로 가리기 힘든 자신의 몸을 필사적으로 가리며 어색한 웃음을 흘린다. 그런 그녀의 나체를 애써 외면한 나는 키르비르가 나를 부른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

“뭐가 문제인거냐?”

내 질문에 그녀는 보란듯이 목욕탕안을 가르킨다. 저번에 그녀가 청소해준 이후로 틈틈이 청소한 덕분에 목욕탕은 그다지 더럽지는 않았다. 그것을 증명하듯 욕탕안에는 깨끗한 물이 가득 담겨져 찰랑거리고 있었다.

“뭐가? 깨끗하잖아?”

그녀가 가리킨대로 욕탕을 둘려봐도 더러운건 없어보였다. 그러자 뚱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던 키르비르는 천천히 욕탕으로 다가가 물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참방..

“앗 차가!!”

손을 참방여 나에게 물을 튀겨버린다. 기습적으로 튀어나온 차가운 물에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거린다. 그러자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나를 바라보는 키르비르는 자신이 나를 부른 이유를 말한다.

“물이 차가워.”

“.....”

그녀의 말에 나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물이 차갑다. 그건 당연하다. 여기는 온수같은 제공되는 아주 시설 좋은 욕탕은 아니었다. 저번에 온수로 샤워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다 키르비르의 마법덕분. 그녀의 마법이 사라진 이상 이 욕탕의 물은 더 이상 따듯할 수 없었다.

“나보고 어쩌라고...”

“어떻게든 해보라구! 그럼 나 보고 찬물로 씻으라는거야 지금?!”

키르비르는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따듯한 물을 요구해온다. 그런 키르비르를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어떻게든 설명을 해명받기 위해 구석에 숨어있는 리엔을 돌아보지만... 그녀또한 조용히 웅크린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

“잠깐... 키르비르. 난 너처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을 따듯하게 만드는 법도 몰라. 어떻게 하라는거야 대체?”

“어떻게든 해봐!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찝찝해 죽겠는데 씻지말고 자라는거야?”

“....”

그녀는 자신의 팔목에 채워진 팔찌를 흔들며 이제 거의 우기다싶이 나에게 요구해온다. 이 욕탕의 물을 전부 온수로 바꿀 수 있는 신비한 마법이라도 있으면 내가 평소에 쓰고다녔지 왜 내가 벌벌 떨며가며 찬물로 씻어왔겠는가.

“아... 좋은 방법이 있다.”

볼을 잔뜩 부풀린채 자신의 불만을 표시하며 나를 노려보는 키르비르를 바라보며 나는 씨익 웃는다. 그러자 키르비르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다.

“따듯하게 만들 방법이 있는거야?!”

“뭐... 비슷한 방법이야.”

나는 좋아라하는 키르비르를 이끌고 욕탕 옆에 앉힌다. 과연 내가 어떤 방법으로 물을 데울까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잔뜩 서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키르비르의 시선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찬물이 가득차있는 욕탕으로 다가선다.

“좀 놀랄수도 있으니까... 긴장해.”

“응!”

내 주의에 키르비르는 아무것도 모르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런 키르비르와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돌아보는 리엔. 그리고 욕탕 입구에서는 네이가 자신의 손을 매만지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 간다!”

첨벙!!

신호와 함께 나는 힘껏 손을 휘저어 욕탕옆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키르비르를 향해 욕탕 속의 찬물을 잔뜩 뿌려버린다.

“우.. 우아아앗!!”

그러자 기겁한 키르비르는 허겁지겁 자신에게 쏟아져오는 욕탕물을 피하려하지만 그런 그녀의 뜀박질이 쏟아져내리는 물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꺄아앗!! 차가워!!”

단숨에 온몸이 푹 젖어버리는 키르비르. 그녀는 허겁지겁 자신의 몸을 감싸안고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떤다. 그리고 이유를 설명하라는 듯이 날카롭게 세워진 눈으로 나를 돌아보려하지만...

“아직 안끝났거든.”

그런 그녀의 등뒤에서 씨익 웃은 나는 그녀의 허리를 휘감아 단숨에 들어올린다.

“뭐... 뭐하려는거야!!!”

“냉수샤워는... 피부에 아주 좋다지?”

“뭐.. 뭐?! 그.. 그만둬!! 꺄아아앗!!”

내 손에 허리가 휘감겨져 잡아 들어올려진 키르비르는 다리와 팔을 바동거리며 어떻게든 나에게로부터 빠져나가려한다. 그녀는 차가운 물이 가득차있는 욕탕이 가까워질수록 사색이 된 얼굴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네.. 네이!! 도와줘! 이 녀석이 미쳤어! 꺄아아아앗!!”

“에... 키르비르님. 냉수 샤워가 피부에 좋은건 사실... 인데요..”

키르비르의 도움에 입구에 서있는 네이는 이런 상황이 재미있는지 가볍게 쿡쿡거리며 대답한다.

“자.. 긴장하라고.”

욕탕의 가장자리까지 도착한 나는 싱글싱글 웃으며 그녀를 들어올려 찬물이 찰랑거리는 욕탕에 빠뜨릴 준비를 한다.

“으.. 으아.. 으아아아..”

그러자 키르비르는 이미 저항을 포기한채 몸을 둥글게 만채로 오들오들떨며 이제 다가올 차가운 한기에 대비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짧게 감상한 나는 피식 웃으며 미련없이 찬물이 가득찬 욕탕에 그녀의 몸을 가볍게 던져넣는다.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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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으우우우...”

욕실 밖에서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 지나고 키르비르는 새파랗게 변해진 입술로 몸을 웅크린채 오들오들떨고있었다. 이미 냉수샤워에 익숙한 리엔은 벌써 샤워를 끝마치고 키르비르의 몸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어때. 신선한 경험이었지?”

그런 그녀의 앞에서 냉수샤워에 대한 감상을 물어본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리엔의 품에 안긴채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나에게 대한 분노를 내비칠 뿐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자세를 낮춘다. 그리고서는 내 행동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파랗게 질린 그녀의 얼굴을 내 손으로 감싸쥐어준다.

“뭐... 뭐하는거야.”

그런 내행동에 키르비르는 볼멘소리로 투덜거린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않은채로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감싸쥐며 말한다.

“따듯하잖아?”

맘만 먹으면 내 한손으로도 충분히 가릴만한 자그마한 키르비르의 얼굴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그런 그녀의 양볼을 양손으로 감싸쥐고 있자 키르비르또한 볼멘소리로 투덜거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또한 따듯하다고 느끼는지 얼마가지않아 흐리멍텅해진 눈을 반쯤 감은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다들... 무슨일?”

그때. 욕탕안으로 또다른 방문자가 찾아온다. 그 방문자는 다름아닌 이리엘. 그녀또한 작은 수건을 한 장 들고있었지만 다행히도 그 작은 수건 한 장으로도 몸이 전부 가려질만한 자그마한 몸을 가진 그녀였다.

“아. 너도 씻으러 온거냐?”

내 물음에 이리엘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대답한다. 그리고는 나와 키르비르. 그리고 그런 키르비르를 품에 안고있는 리엔. 마지막으로 옆에 서있는 네이를 주의깊게 바라본 뒤 그녀는 별 관심없다는 투로 욕탕이 있는 목욕탕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

그런 그녀의 조용한 등장에 우리들은 조용히 그녀의 뒷모습을 주시한다. 천천히 목욕탕안으로 걸어들어간 이리엘은 키르비르가 씼었던 냉수가 가득 담긴 커다란 욕탕에 들어가지 않고 그 욕탕을 지나쳐 옆으로 걸어간다.

“어...?”

목욕탕 한쪽 구석에서는 생전 처음 본 조그만 욕탕이 하나 있었다. 구석진 곳에 있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공간. 그 공간속에 있는 조그만 욕탕의 존재에 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본다.

“이리엘... 그건 뭐냐?”

“...온탕.”

내 물음에 이리엘은 간신히 들릴만한 자그만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녀의 말이 믿을 수 없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다가선 작은 욕탕을 향해 다가간다.

“이건...”

그녀의 말대로 많아야 두사람정도 들어갈만한 자그마한 욕탕안에는 따듯한 물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이 베히모스 유적지에는 온천이 없을뿐더러 마법이 아닌 이상 물을 데울 방법이 없었다.

“온수 펌프를 만들어 놨어.”

내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은 이리엘이었다. 나는 그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녀가 가리킨 욕탕 한쪽 구석에는 내 키만한 기계가 고요한 소음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기계에 부착된 호수는 정확히 이 작은 욕탕안으로 이어져있었다.

“마법은...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으니까.”

나는 할말을 잃은채 이리엘과 그 온수펌프라는 것을 번갈아 돌아본다. 그리고는 욕탕안으로 손을 집어넣어봤다. 그러자 내 손을 감싸오는 따듯한 온기. 이런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니...

“아...”

그떄 나를 바라보던 이리엘은 나를 향해 손을 들어올리며 작은 탄성을 지른다. 그런 그녀의 탄성에 고개를 갸웃거린 나는 그녀가 바라보는 곳을 돌아본다.

“죽어라.”

거기에는 새파랗게 변한 얼굴로 살의가 가득찬 미소를 짓고있는 키르비르가 있었다. 힘으로 되지않자 그녀는 욕탕 주변에 걸터앉게 만들어진 작은 의자를 양손으로 번쩍 들어올린채 뒤를 돌아본 나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뻐억!

========== 작품 후기 ==========

마스터칼솔럼 / 읭...?!

유운처럼 / 아.. 연참은 하루에 연속인가요... 그러면 나 죽을듯.

로나프 / 그렇죠... 조교할 성격은 아니죠. 하지만 내면에 키르비르가 재워버린 본성이 나오면 어떻게될까요?

Solar Eclipse / 올ㅋ. 역시 순애가 좋죠? 저도 좋습니다요.

Lizad / 설마... 그런취미일까요? 최소한 이리엘은 순수녀로 남기고 싶은 소망이..

달을쫓는아이 / 이번황 ㅔ나옴니다. 번갈아가면서 한번씩 합씌다 ;ㅅ;

레리꿀 / 뭘까요? 이건또 색다른 떡밥.

캐비스 / 캐비스님도 즐거운 추석명절을.. .이라지만 벌써 끝났잖앙?!

으아아아아

내일은 쉬겠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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